지난 이야기 : https://arca.live/b/lastorigin/25191780



"어머, 유산 상자가 기어다니는군요. 침입자일까요?" 



"상자? 햇츙?" 



'언니, 멈추면 안 돼! 거기는 페어리 경비구역이야!' 



'토모 양? 거기서 잡히면 무슨 짓을 당할 지 몰라요. 잡히더라도 다른 데서 잡힌다는 생각으로 달려요.' 



"허억, 흐윽, 에엑, 무거워서 이제 못 뛰어... 스테파니의 한계야..." 



'안 돼!' 



"히히히히히히, 주인님을 방해하는 햇츙은 죽-" 



"스토커, 잠깐!" 



"리ㄹ... 햇츙에 그 동생 햇츙들, 여긴 우리 경비구역이야. 무슨 꿍꿍이지?" 



"페로, 거기 페로니?" 



"오네상도 상자 참 좋아하신다니까요. 저는 이왕이면 주인님하고 같이 들어가는 게 좋은데!" 



"......" 



'오늘은 정말 운이 좋군요, 토모 양. 성대모사는 기대도 안 하니 고양이 소리라도 내서 대답해 봐요.' 



"... 애... 애옹~" 



'울음소리는 그럴듯하게 내는군요, 사령관님하고 침대에서 연습이라도 했나요?' 



'놀리지 말고. 토모 언니, 일단 좀 더 지켜보다 슬쩍 빠져나가자.' 



"이상해여, 페로 언니 냄새는 안 나는데 페로 언니 소리 같아여." 



"무슨 일인가요, 리제? 어머." 



"아, 무서운 이모." 



"......" 



"안 그래도 한 마디 해 두려 했는데. 당신, 잠깐 나 좀 봐! 지난 번 일 때문에 페로를 괴롭힌 거야? 스스로도 아니고 리제를 시켜서?" 



"헛다리 짚지 마, 햇츙. 저 상자가 뭔 줄 알고?" 



"닥치고 있어, 스토커! 이건 네 문제가 아니라 이 아줌마랑 우리 컴패니언 사이 문제니까!" 



"아줌..."



'서로 싸우는 데 완전히 정신이 팔렸군요. 덕분에 조금 쉬었죠?' 



'가도 될 것 같네, 거의 다 왔으니까 조금만 힘내, 언니!' 



"... 애오오옹!" 



"츄릅... 앗, 오네상!" 



"당신 무서워서 도망 가 버렸잖아, 어떻게 할 거야 아줌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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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갹!" 



'어이쿠, 진동이 여기까지... 토모 언니, 괜찮아?' 



"아야야... 어떻게 도착하기는 했는데, 상자가 부서져 버렸어. 어떻게 하지?" 



"오오, 온 건가, 심부름꾼! 진짜로 여기까지 올 줄이야." 



'해냈어 언니! 이제 그걸 아스널 대장한테 건네줘.' 

"아스널 대장, 약속했던 건 꼭 알려주는 거에요?" 



"아무렴! 실컷 해서 필요하다는 데이터는 원없이 남겨 주마!" 



"왠지 조금 흔들려서 와 봤더니 또 탈출해서 각하를 덮치려던 건가. 그렇게는 안 되겠군, 아스널 준장." 



"오, 마리 소장님 아니신가! 날 막으려고 온 것 같지만, 재미있는 제안이 있지, 들어보면 마음에 들 거야." 



"박사 양반이 요즘 사령관하고 즐길 때 쓰는 이런저런 약들을 만들어 보고 있지. 내가 그걸 시험하는 거고." 



"알고 있어, 애초에 캐노니어 숙소에 구금해둔 것도 이상한 약을 먹고는 각하의 정조를 위협해서 그랬으니까." 



"알고 있구만. 그래서 물어보는 건데 같이 해볼 생각은 없나?" 



"헛소리 마! 너는 애초에 각하를 뭐라 생각하는-" 



"원하는 약이 있으면 박사 양반에게 말해주지. 사령관이 잠깐 어려지는 약 같은 건 어떤가? 구미가 당기지 않나?" 



"............ 정말이겠지...?" 



"그럼 나도 끼워 주게!" 



"물론이다! 여기서 맹세하지. 우리 둘은 동지로서 오르카 바이오로이드 성생활의 진흐-" 



"시티가드다! 손 들어!" 



"히익!" 



'맙소사, 어떻게!' 



""""와아! 체포에요!"""" 





"ㄴ... 놔라! 나도 아스널 준장을 체포하러-" 



"거짓말 마! 도청 덕분에 왓슨한테 약 먹일 생각 하고 있던 거 다 알아!" 



"어떻게? 우리 숙소는 카메라고 녹음기고 다 치워 놨단 말이다! 설마 그 사이에 또..." 



"땡, 아쉽네! 토모한테 붙여 놨지롱!" 



"에, 나한테? 어디에? 어느 틈에!? 대단해!" 



"옷 주머니를 찾아 봐. 토모 양을 위해 설명도 해 줄게! 평소에는 다가가면 툴툴대던 시라유리 양이 오늘 아침에는 먼저 나한테 와서 뭘 전해달라고 부탁하는 거 있지? 거기서부터 냄새가 났어!" 



"으윽. 또 당신이..." 



"080 기관하고 관련된 일 같은데, 다른 사람한테 부탁해야 할 정도의 일이라. 처음에는 뭐였을까 싶었다? 

 그런데 며칠 전에 닥터랑 아스널 대장이 같이 이동금지명령을 받고 호위까지 강해졌잖아. 

 그리고 그 날 밤에 왓슨이 나를 불러서 놀 때 보니까 묘하게 불안해하던걸. 거기까지 생각해 보니까 무슨 일인지 대충 감이 왔지. 

 에이미 씨도 생각했지만, 역시 토모 양이 이런 데 이용하기 쉬울 것 같아서 아침식사 할 때 슬쩍 도청기 넣어 뒀어. 그리고 빙고!" 



"사령관님하고 침대에서 뒹굴었던 걸 되짚어서 그 정도까지 추리했다니, 후후후... 당신 정말 마음에 안 들어요." 



"아하핫, 부끄러운걸?" 



"능글맞은 점도 질색이에요. 성공 직전까지 지켜보다가 덮치다니. 정말 악취미군요." 



 "자자, 그쯤 하고. 그럼 서로 가서 이야기할까? 토모 양은 몰랐던 것 같으니 그냥 가도 되겠지만 일단 따라와. 같이 저녁 먹자! 

 시라유리 양도 한가하면 어때?" 



"사양할게요. 나중에 제가 당신 콧대를 꺾으면 한 턱 쏘지요." 



"나는 좋아. 가서 이야기 더 들려 줘, 나 더 인터네셔널해지고 싶어!" 



"그리고 닥터 양도, 듣고 있지? 실행범은 아니지만 연구랍시고 왓슨 너무 괴롭히지는 마." 



"그래, 우리가 졌어, 리앤 언니. 앞으로는 적당히 할게. 그래도 약에 흥미 생기면 나눠줄 테니 찾아와." 



"고맙지만 사양할게, 약 없이도 왓슨하고는 어떻게 놀아도 새로워서 좋은걸!" 



""""이제 가서 밥 먹어요!"""" 



"하하, 그래야겠네. 오늘도 한 건 해결했으니 가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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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도 더 전에 써서 던져 둔 물건을 교환소 리앤 등장 기념으로 마무리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