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로이드들이 사령관에게 임신공격을 가했을 때의 이야기 1 

바이오로이드들이 사령관에게 임신공격을 가했을 때의 이야기 2 

바이오로이드들이 사령관에게 임신공격을 가했을 때의 이야기 3 

바이오로이드들이 사령관에게 임신공격을 가했을 때의 이야기 4

바이오로이드들이 사령관에게 임신공격을 가했을 때의 이야기 5 

바이오로이드들이 사령관에게 임신공격을 가했을 때의 이야기 6 
바이오로이드들이 사령관에게 임신공격을 가했을 때의 이야기 7 

바이오로이드들이 사령관에게 임신공격을 가했을 때의 이야기 8

바이오로이드들이 사령관에게 임신공격을 가했을 때의 이야기 9 


므네모시네랑 야스마렵다


아직 스토리도 제대로 안 나온 언니라 잡을 밈이 없다구, 오빠. 그렇다고 세상 모든 카스의 주인인 로드 할카스니 뭐니같은 걸 쓰지는 않을 거잖아?




수줍음이 많다고 해도 가끔씩은 대범해지는 법, 매일 당신이 다가가면 숨기만 하던 그녀가 모두가 떠난 사령관실에서 은폐를 풀고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대체 얼마의 노력이 필요했을까 상상도 가지 않았다. 그녀의 눈에 담긴 진심을 보고 당신이 그녀를 받아들이려는 순간 문이 열렸고, 최상위 암살자다운 깔끔한 몸놀림은 당신과 그녀를 문을 열고 들어온 아스널의 눈길에서 완벽하게 감췄다. 물론 그 이후 허공이 들썩거리는 걸 본 아스널이 씩 웃으며 돌아나간 걸로 봐서는 그녀도 정황을 파악한 것 같긴 했다만, 그 호쾌한 여장부라면 인생의 모든 용기를 모아 마음을 고백하던 여자를 방해할 정도로 졸렬하지는 않았을 테니까.


당신에게 주입된 모든 기억이 가짜였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요람에서 당신을 보고 미소짓던 부모님도, 귀여운 손자에게 밥을 해주면서 웃으시던 할머니도, 가족 나들이에서 환한 표정으로 지켜보던 흩날리는 꽃잎들도, 여름 해변가에서 즐기던 신나는 물놀이도, 심지어는 꿈을 이루기 위해 다하던 혼신의 노력까지도 모두 누군가가 당신에게 주입한 가짜였다면?

버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고, 그녀 또한 그러했다. 과도하게 심각한 PTSD는 그녀의 마음을 마치 오래된 요새의 정문처럼 닫아걸었고, 당신은 그 절망의 폐허로 이루어진 성벽에 희망이라는 이름의 틈을 만들기 위해 수없는 시도를 해야만 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 그녀의 마음도 약간은 나아진 것 같지만, 앞으로도 나아갈 길은 멀고 멀겠지. 그것은 연인으로서의 사랑보다는 부모로서의 사랑인 바, 그녀가 회복된다면 세상 마지막 남자는 그녀에게 연인보다는 진정한 아버지가 되리라.


에이미나 레이시와 비슷한 신세였지만 타고난 성격의 차이였는지 그 정신적 성장의 속도는 많이 달랐다. 처음에는 수양딸 같았던 아이가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교류하며 마음을 키우고, 마침내 당신에게 수줍은 목소리로 사랑을 말했을 때 당신은 마치 고생고생해서 키운 딸이 당신을 남자로 보는 것 같은 기분에 괴로워했다. 하지만 가끔 마음을 먹은 여성은 그 무엇보다 강한 법. 그녀는 당황한 당신을 순식간에 형성한 철구 안에 가두고 당신을 보면서 맹수의 눈빛을 빛냈다. 당신은 현실을 인정하고 맹수사냥에 나섰다. 


전쟁이 계속되던 중, 감정적 괴로움에 지친 당신은 전선 소강을 틈타 잠시 믿음직스러운 비서와 지휘관들에게 저항군을 맡기고 푸른 하늘 너머로 향했다. 셔틀의 조종간을 잡고 있던 그녀는 당신의 고통을 알았는지, 몰랐는지 신이 나서 우주의 거대함과 광대함에 대해 끊임없이 설명했고, 천구에 알알이 박힌 별들이 불러주는 빛으로 이루어진 노래를 듣고 있던 당신은 자신도 모르게 셔틀의 조종실 창문으로 새어들어오는 별빛 아래에서 조잘조잘 떠들던 그녀의 입술을 훔쳤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한 그녀가 방금 무엇이 일어났는지 깨닫고 얼굴을 붉혔고, 다음으로 이어진 조그만 목소리로 다음은 없어..?라는 말은 당신의 이성을 끊었다. 그날 잉태된 아이는 괴물들에게서 별의 아이라는 이름을 자랑스럽게 빼앗아오는 데 성공했다.


그러니까, 피스톤 3번으로 역장이 벗겨지는지 알고 싶었다고요..? 

..내가 미쳐. 그래서 결과는? 

벗겨진다고요.

난 이딴 사실 정말 알고 싶지 않았어..


즐거운 운동을 끝내고 펌핑된 몸으로 거울 앞에서 포즈를 잡으며 자신감과 만족감을 충전할 무렵, 당신의 눈에 벤치에 앉아 수건 대신 웃옷을 걷어올려 땀을 훔치는 그녀의 모습이 들어왔다. 압도적인 질량감이 막 운동을 끝내고 근육포즈를 잡던 당신 앞에서 파릇파릇한 생명력을 과시했고, 다음 일어난 일은 너무도 당연한 결과였으므로 말할 필요조차 없었다.


원래 사람들은 대부분 대외적으로 쓰는 가면과 편할 때 드러내는 본모습이 따로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가끔 그 차이가 너무 심하면 사회에서의 모습만 알고 있는 사람에게 상당한 충격이 오는 것은 인지상정. 예배가 끝난 주말 오후에 코헤이 교 소속의 기숙사에 놀러 갔다가 헐렁한 박스티에 쫄쫄이 바지 차림으로 TV를 보며 감자칩을 우물거리는 두 천사와 침대에 퍼질러져 쿨쿨 코를 고는 수녀를 목격한 당신의 기분이 그와 같았으리라. 

당황한 두 천사의 얼굴이 터질 듯한 부끄러움으로 달아오르며 초록 천사의 비명이 입에서 새어나오기 직전, 당신은 낙원에서 어떤 여동생 느낌의 여자에게 사용한 테크닉을 사용해 그녀를 급격하게 진정시켰다. 문제가 있었다면, 그걸로 천사의 스위치가 올라갔고, 그 광경을 본 다른 천사의 스위치도 올라갔고, 어느새 빨간 눈을 빛내며 문을 잠근 수녀의 스위치마저 올라갔었다는 점이겠지.


그 털털한 성격으로 당신과 함선 내에서 가장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던 그녀는 그만큼 당신과 많은 거사를 치렀지만, 하필 그날 그때에 피임기구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말았다. 무얼, 원래 그걸 보고 과속이라고 하는 것이다.


다 같이 해변가에서 놀던 그때, 팽팽하게 조여져 있던 상의 쪽의 줄이 끊기며 참사가 일어났다. 당신은 참사를 막기 위해 황급하게 그녀를 끌어안았지만, 그것이 그녀와 다른 이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에 대한 생각은 하지 못했다. 탈의실 영상은 탈론허브의 최고 인기영상 중 하나가 되었지만, 그 다음날부터 당신은 의도적으로 수영복 끈을 끊고 달려드는 수많은 굶주린 여자들을 피한다고 고생을 해야 했다.


흔히 이름만 보고 낙타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두 발로 걸어다니는 걸 보면 낙타가 아니라 타조가 맞다. 메르스를 옮길 수 있는 위험한 생명체니까 모두 조심하도록 하자. 이런 경우에 사랑보다는 모두 몸조심에 주의하는 편이 더 낫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