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보르네오 정글에 산다는 보르네오 구름표범은 자신의 털색깔과 그 얼룩으로 울창한 정글사이에 숨어 사냥감을 노려 포획한다고 한다. 


지금 사냥감을 바라보는 브라우니도 그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스틸라인 제복을 입었다곤 하나 슈트엔 여러 이파리와 덕지덕지 바른 위장크림으로 완벽에 가까운 위장을 선보인 그녀는 눈앞의 오카피를 단 한번의 투척으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그녀가 중남미 지역 마약소탕 작전에 동원되어 이 정글에 오게 된지 얼마나 지났는지 그녀는 더이상 기억을 하고 있지 않다. 그저 야인처럼 생존을 위해 살아갈뿐. 흐르는 강에 문득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니 거기엔 소음때문에 감염된 검은색 기계들의 시선을 끄는 총은 버리고 창을 든, 머리는 산발이 되고 온몸에 냄새를 지우기 위해 덕지덕지 바른 흙과 위장크림 으로 범벅이된 자신의 모습이 있었다. 아마 지금의 그녀의 모습을 보면 그는 사살 명령을 내렸을 리라. 브라우니 역시 그를 따라가고 싶었다, 허나 그러지 못했을뿐. 그것이 그의 마지막 명령이었기에. 살아남으라 명령받은 채로 다른 자매들과 투쟁을 계속하다 결국 그녀 홀로 남아 죽고싶어도 받은 명령때문에 죽지못하는, 그저 모든 기억을 간직한채로 자연 수명이 다할때까지 하루하루 연명하는 연옥속에 갇힌 그녀였다.


바이오로이드가 존재하기 훨씬 전인 20세기부터 유행한 마약은 역사적으로 전세계로, 다양한 방법과 새로운약으로 변질되어 퍼지기 시작했고 인류에게 바이오로이드란 훌륭한 인공유기체가 발명된 이후론 그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졌다. 특히나 이곳 콜롬비아 아마존 정글에 그 공장을 차린 콜롬비아 카르텔은 지치지도 않고 대체 가능한 바이오로이드를 납치 혹은 생산사주를 통해 거느리기 시작했고 기존의 군부마저 이미 손을 놓고 단속을 포기한 마당에 바이오로이드라는 거대 전력을 얻은 카르텔의 힘은 신조차 모독할 정도로 막강했다.


카르텔의 영원할것 같았던 지배는 거대기업들이 정부와 상대로 전쟁을 벌여 승리하자,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하였다. 거대기업들이 정부와 전쟁에서 승리후, 전쟁자금과 더 많은 부를 축적하기 위해 전세계적으로 사업들을 확장과 지배로 인해 독점하기 시작하였고 당연히 막대한 돈이 되는 마약사업도 표면상으론 신약개발 투자를 위한 명목으로 손을 대기 시작하였다. 콜롬비아 카르텔은 그들의 표면적인 경쟁기업이었고 그저 눈엣가시인 잡범들에 불과하였음으로 거대기업들은 앞다투어 그들의 소탕과 전세계의 마약근절이란 그럴사한 명목을 만들어 스틸라인 부대를 투입하였다.


카르텔들은 분명, 거대기업들의 눈에는 그저 잡범이 맞았다. 지휘체계는 엉망이었고 제 아무리 바이오로이드를 보유했다 한들, 기업들의 최정예인 스틸라인 부대와 최첨단 AGS 보유한 그들의 상대가 될리 없었다. 물론, 정정당당하게 평지에서 맞서 싸웠다면 말이다. 과거 브라우니는 군사교육을 받을때 역사전투에서 어째서 미군이 베트남전에서 졌는지를 배웠다. 압도적인 물량과 기술력이 있던 미군이지만 베트남군의 정글에서의 게릴라 전투, 정글과 동남아 지형의 살인적인 기후덕에 베트남군은 미군 상대로 선전했고, 미군은 결국 후퇴라는 그럴사한 명분으로 패배하였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누군가 그랬다, 역사는 반복되기 마련이라고. 


제아무리 최첨단기술력과 압도적 무력을 보유한들, 적들이 없으면 싸울수 없었다. 정글을 잘 아는 카르텔들은 그 이점을 앞세워 게릴라 전으로 소모성 전투를 이어 갔고 기업들이 자랑하던 AGS들은 연일 내리는 비에 늪지에 빠지거나, 총탄에 상처입은 장갑 사이로 녹이 슬기 시작해 말 그대로 고철 덩어리에 불과하게 되어졌다. 미사일같은 대량 살상무기 역시 어디가 적이고, 어디가 아군인지 구분 못하는 녹색 지옥에선 무용지물이었고 결국 보급로마저 차단되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소모성 싸움을 계속 하여 지칠대로 지친 브라우니 소대는 결국 카르텔 부대의 매복으로 인해 전멸, 브라우니는 끝까지 남아 몇몇 자매들과 항전하였으나 결국 카르텔 바이오로이드의 자폭공격으로 인해 모두 죽었으며 브라우니 그녀도 죽음을 목전에 앞두고 있던 찰나.


탕..탕탕


총성 3발이 울린곳으로 고개를 돌리니 거기엔 XXX소위가 있었다. 애송이 신참 소위라고 불리며 여러 놀림을 당한 그를, 남몰래 사모...했다고 생각하는 이젠 이름따위 기억이 나지 그는 자기 자신도 처참하게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삶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며 그녀를 구해준 것이었다. 


“브라우니...꼭 살아남아...여기서 죽으면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아...명령이야…”


라는 유언같은명령을 남기고 숨을 거둔 그를향해, 브라우니는 처음엔 고맙고 슬퍼하고, 나중엔 미워하고, 지금은 증오하는, 인간들이 말하는 애증이란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그와 더불어, 마지막 명령권자인 그에게 받은 최후의명령 ‘죽지 말고 살아남으라’는 그녀의 내부 회로에 깊게 각인이 되어 그녀를 이 연옥같은 일상으로 초대하였고. 영겁의시간을 그녀는 홀로 버티며 살아가기 시작하였다.


죽이고, 또 죽이길 반복하였다. 인간을 죽이면 안된다라는 안전장치는 마지막 명령인 “살아남기” 즉 본인의 생존권을 우선하라는 명령으로 인해 덮어 씌워 줬고 그녀는 진정한 의미로, 맹수가 되었다. 게릴라 작전, 함정설치로 인해 보급로 차단후 탈취 등등 그녀는 동원 가능한 모든 지식을 통해 정글을 자기 집으로 만들었고 어느날 깨진 픽업트럭 사이드미러를 통해 본 그녀의 모습은 더이상 스틸라인 브라우니 일병이 아니었다. 거기엔 그저, 표범 한마리가 있었을 뿐.


그녀는 그렇게 영겁의 시간을 지내며 홀로 살아남았다. 어느순간 부터인가 인간들의 모습이 자신이 기억하던 2족보행의 모습이 아니라, 마치 AGS를 모방한듯한 검은색 기계들이 나타나도, 그녀에겐 별 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내뿜는 뇌파가 비슷했으니. 그저 눈앞에 보이는 움직이는 모든것을 죽이고, 먹고,  다시 죽이는 일상에 그녀의 감정 모듈은 망가지기 시작했으며. 말하는법 - 정확히는 말하는걸 포기하였다, 외쳐도 돌아올 메아리 마저 들리지 않는 정글에 그녀는 하루하루 살고 있었기에.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그녀가 유일하게 잊지 않고 매일같이 되세기는 말이었다. 주변에 아무도 남지 않은 지금, 생각과 기억을 하지 않으면 미쳐버릴것 (혹은 이미 미쳐버렸는지도 모르겠지만) 같아 매일같이 이렇게 고통스런 기억을 뇌내 기억모듈로 재생하며 버텨온 그녀는 어느덧 자신의 보금자리에 방금 사냥한 오카피를 가지고 돌아왔다는걸 깨달았다.


문명의 빛이 사라진 지금 그녀는 날이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하자 불을 지피고 먹이를 해체하기 시작하였다. 눈길을 끌 수도 있지만 이 지역은 그녀가 설치한 여러 함정과 지형적 이점덕에 기계같은 인간들은 찾을수도, 찾아와도 파괴될 뿐이었음으로 별다른 문제가 될리는 없을터. 고기를 구워먹은후, (그저 생존을 위해 포만감과 영양을 위한 식사 였지만) 연옥같은 하루를 마무리하고 자려고 불을 끈 그녀는 이상한 위화감을 느껴 밤 하늘을 바라보았다. 


처음 볼땐 별다를 바 없다고 느껴진 그녀였다. 그러나, 어제까지만 보였던 별자리가 오늘은 조금 희미해 보였다고 생각한 그녀가 다시 일어나 자세를 고쳐 지평선을 바라보니 거기엔, 희미하지만, 어쩌면 드디어 시각모듈이 망가져 인간들이 말했던 신기루를 보는듯한 착각이 들만큼 인위적인 7개의 빛줄기가 보였다.


본능적이라고 해도 될만큼 그녀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가동한지 수십-혹은 수백년도 더 지난 옛 군 통신장치를 켜보았다. 심장박동이 점점 가빠지고 그 고동이 자신을 더더욱 불안해 지게 만드는 그 몇초간, 그녀는 인간들이 믿는 신들이란것에 기도란걸 해보았다, 부디 작동해달라고. 부디 누군가 자신을 이 연옥이란 일상에서 구원해 달라고. 그리고 통신장치가 켜지고 거기엔


치지지직...“러버러버~ 저 하늘위로 높이~...” 치지..직.. “린티..는…어..때…?” 처음듣는 노래와 가사와 함께 누군가의 목소리가 함께 들려왔다. “이 방송은 지금 전세계에 흩어져있는 모든 자매님들이 듣길 바라며 보내드립니다. 저흰 살아 있습니다. 마지막인간님인 저희 사령관님과 함께. 만약 이 방송을 듣고, 저희와 함께 하길 바란다면 응답해주세요. 함께해요 자매님들. 저희의 사령관님과 끝까지 함께.”


“살아남아 브라우니…”


그의 마지막 명령이 스쳐지나가며 떨리는 마음으로 수신기를 집어들어 그녀는 몇십년만에 처음으로 외쳤다.


“....여긴...XX부대...XX소속...일병 브라우니 형식번호 XXXXXX... 제발..저좀 이 연옥같은 일상에서 구해주지 말입니다.”


자기전에 첨으로 대회참가해볼겸 써봤엉. 대회가 오르카호 및 각종 거점에서 생활하는 바이오로이드의 일상이라 해서 역으로 살아남았지만 아직 발견되이 못한 바이오로이드의 일상에대해 써봤음. 대충 뭐 원사브라우니와 그 2차대전때 추락해서 구출당할때까지 전쟁이 계속 되는줄 알았다던 일본인 병사에서 영감을 받아 기업과 철충등장 사이 중남미 어디론가 파견되어 지금까지 살아온 브라우니의 일상이야. 당연히 본인빼고 모두 죽었고 외부에선 철충때문에 구하러 올리가 없으니 이 브라우니는 철충을 모른다는 컨셉임ㅇㅇ 그리고 뇌파는 대충 비슷하다 했으니 이 브라우니에겐 위화감은 있을지언정 만나는 모든 철충이 그저 카르텔인간이었다 라는 설정을 잡고 써봤음.

그리고 슼나는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