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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화

※) 전작이 평이 좋아 올리게 되었음. 설정자체가 맞지 않을 수도 있음. 병신같은 내용과 가독성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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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발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널부러진 잔해 더미와 일부 잿더미가 뒤섞인 콘크리트 가루들, 그리고 언제 꺼져 있는지 더 이상 켜질 조명을 보며 감상평을 남겼다. 근데 진짜 어떻게 된 거야? 분명 난... 그때 방사성 폭탄을 온몸으로 쳐받아서 잿더미가 되었을텐데, 설사 형체가 남았다 해도 두 발 다 멀쩡할 수는 없을텐데. 그래야 하는데... 멀쩡하네? 그것도 두 발 다? 심지어 정신나간 ASG에게 맞은 팔은 언제 맞았다는 듯이 멀쩡하다. ...진짜 어처구니없네. 이거 꿈인가? 아님 방사능이 터진 게 꿈? 그래, 그게 맞겠지? 방호복이 갈기갈기 찢어져 있고 방사능 쪽이 너덜너덜해져 금방 떨어질 거 같이 보이지만 조금 험하게 다룬 거겠지. 그리고 여기가 이렇게 괴랄하게 된 것도 험하게 다뤄서 일거ㅇ.... 겠냐!

퍼억!!

이 지랄맞은 현실부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머리통을 힘껏 쳤다. ...응? 뭐지?

"...안 아파."

아니, 진짜. 안 아파. 어? 왜 안 아프지? 아, 진짜 꿈인가? 그래서 안 아픈 건가? 뭐야, 진짜 꿈이였잖아. 자, 꿈에서 깨자. 이제 꿈에서 깨면 정상적인 회사 생활이...

생활이...

생활......

......

아무리 자각해도, 아무리 벗어나려해도, 회사 사람들이 죽고 회사 전원이 꺼져있는 여긴 현실이다. 그것도, 명명백백한, 너무나도 차디 찬 현실이다.

"진짜 좆같네......"

  빠르게 현실로 돌아 온 뒤, 주위를 둘러봤다. ...뭔가 꿈틀되거나 그런 건 하나도 없다. 그 질긴 바퀴벌레 하나 보이질 않는다. ...뒤져있는 시체 잿더미 뒤져봐야 뭘 찾을 수 있겠냐. 역시 여긴 뭐 뒤질 게 없다. 저기 방사능이라도 뒤져볼까? ...아니야 저긴 좀 그래. 열로 녹아버릴지도 몰라. 그럼... 남은 탈출지는 하나. 저기 위 뿐이다. 위에 올라가면 뭐라도 발견할 수 있겠지. 그렇게 계단을 타고 위로 올라가기를 택했다.
...몇 시간을 걸었을까. 별로 힘이 들지 않는다. 최근 운동도 별로 안 했는데 신기하네, 아까 아프지 않은 거랑 관련있나? 지금도 그렇고 아까도 그렇고 왜 힘이 하나도 안 들지? ...설마 방사능이? 근데 그건 너무 허구 아니냐, X멘도 아니고, ....혹시, 내가 X멘일수도...? 그럼, 내가 슈퍼히어로가 됐다고...? 그렇게 허무맹랭한 생각을 계속하며 큭큭대다 내가 일하는 곳으로 다시 돌아왔다.
돌아온 일터의 풍경은 더이상 일터가 아니였다. 모니터랑 키보드는 구멍 쑹쑹 뚫린 벌집이 되었고 과장님 자리엔... 방사능 물질이 있을 때 봤던 ASG가 있었다. 조금 다른 형태로.

"허허... 잣됐네."

순간적으로 날 바라 본 ASG는 내 쪽을 겨냥하며 기관총을 갈겨댔다. 아이 씹 잠깐ㅁ... 응?

"...우와."

...총알이 안 통한다. 아니, 정확힌 총알이 날아오더니 내 표피를 핧고 가면서 그대로 다른 곳으로 튕겨져나갔다. ...이거 뭐야? 어떻게 된거야? 설마 진짜 방사능 때문인가? 방사능 때문에 총탄이 안 통한다고? 나 진짜 X멘 된 거야? ...어찌됐든 이건 기회다.
난 발을 빠르게 놀려 ASG앞으로 빠르게 달려갔다. ASG는 당황한 듯이 기관총을 쏴댔지만 내 피부를 뚫진 못했다. 난 빠르게 ASG의 기관총을 붙잡고, 그걸 있는 힘껏 잡아댕겼ㄷ

"어...?"

뽑혔다. 그 기관총이. 하나가 된 듯이 봉합된 기관총이 뽑혀버린것이다. 이게 뽑힌다고...? ...아무래도 방사능이 힘도 늘어나게 하나 보다. 그럼 인정사정 볼 거 없이!!

뿌드드득!!!

ASG의 위의 렌즈를 가뿐히 뜯어낸 뒤 곧이어 다른 렌즈도 수차례 뜯어냈다. 마치 살려달라는 듯한 ASG의 기운이 있었지만 좆까란 듯이 마구 뜯어냈고, 곧이어 핵 같은 붉은 물체가, 아니 생물인가? ...아무렴 어때. 이 핵 같은 물질에 주먹을 세게 내리쳤다.

쾅!!!

벽이라도 부순듯한 소리가 났지만 약간의 금만 갔을 뿐 멀쩡해 보였다. ...역시 최종보스는 다르다 이건가? 그렇다면...! 나는 이 붉은 물체를 쭈욱 잡아당긴 뒤, 그대로 바닥이 뚫릴 듯이 세게 내동댕이쳤다. 물론, 이렇게 한다고 뒤질 녀석이 아니였다. 그 물체는 잠시 꾸물텅대더니 이내 똬리를 잡기 시작했다. 그리고선... 내 쪽으로 튀어나오듯이 돌진했다!!

"이 개새끼가 어딜!"

난 그 돌진한 물체를 피한 뒤, 그대로 꼬리부분을 밟아 땅에 안착시켰다. 그러고선

"이제 좀 뒈져 이새끼야!!!"

라고 비멍을 지르며 놈의 머리부분 같아 보이는 곳을 두 주먹을 깍지 낀 채 내리쳤다.

쾅!!!!

...역시나 안 부서졌다. 그래, 누가 이기나 한 번 해보자 임마. 나는 그대로 머리부분을 몇번이고 세게 내리쳤다. 쾅쾅대는 소리가 사무실에서 울려퍼졌다. 얼마나 세게 쳤는지 쩌적쩌적 금이 가더니, 이내 기능을 정지했다. ...후우, 이겼다. 나는 이겼다는 안도의 한 숨을 쉰 채 뒤로 발랑 누웠다. ...그나저나 이 몸 어떻게 된 거야. 이렇게나 때려도 멀쩡...

"어...?"

어? 어? 어어어?

내가 잘 못 본게 아니라면, 내 눈이 장님이 아니라면, 지금 이 상황을 보고 말이 안 된다 생각해야한다. 내가 안도의 한 숨을 내쉬며 바라본 오른손 왼쪽편엔 구멍이 송송 나 있었다. 송송 나 있었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피가 전혀 흐르지 않는다는 것이였다. 피가 나지 않는다는 건 혈액의 순환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이 뜻은 단 하나의 사실을 말한다.

"생명활동이 정지된 것..."

그 말은, 내가 죽은 것이라는 거다... 그럼 통각이고 뭐고 다 없었던 것 전부, 내가 죽어서...?

우웩!! 우웨에엑!!

갑작스런 생사부정에 헛구역질이 나기 시작했다. 평범했던 내 모습이 이제 서서히 죽은 시체로 보이게 되고 있다. 그것도, 부패되지 않은 시체. ...어째서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난거지? 왜 하필 내가 이런 꼴이 된거지?

왜?

왜?

오o?

ㅇho?

dhodhodhodhodhodhodhodho...

이러면 안 돼. 정신 차려. 순간적으로 정신이 붕괴되어 있었다. 그래, 이렇게 된 이유가 있을거야. 그리고 설사 이렇게 되었어도 되돌려줄 사람이 있을거야. 그래, 원자로에서 뒤질랑 말랑 한 인간들도 되살아 났었잖아. 그런 뉴스가 있었어. 그럼 나도 이런 몸이라도 되살아날 수 있는거야. 그래, 힘내자. 다른 사람들을 찾아보는 거야. 난 정신나갔던 정신을 추스르고 주위를 살펴봤다. 그리고 아직 파괴되지 않은 컴퓨터 한 대를 발견했다. 난 컴퓨터의 전원을 켜고... 아 전원이 다 나갔었지 젠장. 이걸 어떻게 한담... 주변에 전원을 켤 무언가가 있으면 좋을거 같은데... 응? 잠깐. 이건...

"이끼...?"

멀쩡한 컴퓨터엔 이끼가 끼어 있었다. 그것도 꽤 많이. 이렇게 이끼가 낄 동안 사람이 안 왔다고? 적어도 하나쯤은 와야 하는 거 아냐? 여기가 마냥 폐쇄될 정도로 나쁜 지형이 아닌데. 밖에 무슨 더 큰일이 일어난건가? 아니... 잠깐. 잠깐만. ...지금 몇년이지? 얼마나 지난거지? 내가 아래에서 쓰러져 있는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던거지?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여기에 밖의 정보를 알아낼 수 있는 장치가 있어야지 뭐라도 알지. 컴퓨터고 뭐고 다 파손되었는ㄷ...

"아."

생각해보니 그런 게 있었다. 친구놈이 연락하라고 준 일종의 패드. 한 3천년을 써도 멀쩡할거라는 내구성 하난 대단한 물건이라고 했었다. 물론, 난 그걸 쓰려고 하다가 바로 아래로 끌려가 이 꼴이 되었지만... 그래도 그 패드만 있으면 이 꼴을 고칠 수 있다. 자... 그럼 그게 어디있는지 찾아볼까... 그건 꽤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내 책상 바로 아래. 그곳에 아직도 멀쩡히 있었다. 먼지가 풀풀 쌓인 채로 있었지만 말이다. 진짜 오래도 놔뒀구나... 난 일단 전원을 켜보려 시도했다. 이게 되려나...?

삐용!

오! 된다! 이게 될 줄은 몰랐는데. 솔직히 먼지가 너무 많아 켜질것같진 않아보였다. 그럼에도 켜지다니 거 참 대단하구만... 난 일단 네트워크에 접속하려고 시도해봤다. 하지만 역시 되진 않았다. 사실 당연한 소리다. 지금 전원이 나갔는데 들어가지겠냐 바보야. 뭐, 이럴 줄 알고 대학 때 친구랑 하나 만들어 둔 장치가 있었지. 바로 구시대적 네트워크 통신기. 속도는 내가 썼던 것보다 훨씬 느려도 자가발전장치가 들어있어 네트워크가 안 통하는 무인도라도 네트워크가 통하게 설계한 것이다. 처음에 이거 만들땐 어따쓰나 싶더니 이제서야 쓰는구나. 아마 이것도 여기 있을거다. 서랍 두번째정도에...

"찾았다!"

  이것또한 먼지가 많이 나 제대로 작동할 진 모르겠다.

우우웅!!

이것도 켜졌다. 오오, 피땀흘려 만든 보람이 있구나. 그럼 이제 인터넷으로 들어가 살펴볼ㄲ...

어?

말 그대로 감탄사가 나왔다. 되서 놀란 감탄사가 아닌 안 되서 놀란 감탄사다. 그도그럴게 인터넷이 켜지지 않았다. 로딩시간이 느려서 그런가? 아니야. 그러기엔 10초나 기다려도 이랬어. 그렇다는 건... 지금 인터넷도 엉망이란 것. 왜 엉망이지? 인터넷 관리자가 총 맞고 죽었나? 아님 로봇한테 죽거나...? 전혀 모르겠다. 지금 밖이 어떤지만 알아도 이런 일은 안 해도 되는데... 아! 맞아! 시간! 이걸 찾은 이유잖아! 난 빠르게 시간과 년도를 확인했다. 년도는...

2171 년 ×월 ×일

...60년이 지났다라... 60년이 지났다고 해서 관리가 안 될 정도는 아닌데, 물론 강산이 변한다 하더라고 사람 사는 곳에 이끼같은게 살진 않잖ㅇ...

우우웅!!!

...? 뭐지? 패드가 울린다? 뭔일이지?

"...이건...?"

패드가 울려 터치를 해 보니, 재난 경고문자가 오기 시작했었다. 재난경고문자? 난 재난 경고문자들을 하나하나 살펴보았고, 각각 재난 안전수칙이랑 대처법이 쓰여있었다. 철충 대피안전, 철충 처리법, 그 외 기타등등... 다양한 것들이 써져있었다. 철충이라... 내가 없던 사이에 이런일이... 응? 근데 철충이란 놈 낮이 익은ㄷ...

아!

아까 그 붉은 놈! 저놈이 철충이였구나! ...어쩐지 왠지 벌레같더라니. 그리고... 잠깐. 뭔가 이상한데?

"왜... 2113년밖에 안 와있지...?"

그 사이에 나라가 멸망했나? 그러기엔 너무 짧지 않나...? 잠시만, 설마... 설마... 그럴리 없어...

난 빠르게 멀쩡한 컴퓨터에 패드를 연결시켰다. 요새 컴퓨터엔, 그니까 2111넌의 컴퓨터엔 나름의 특이한 기능이 있었다. 바로 벙커 시스템. 어떤 뉴스가 뜨거나 특수한 상황이 생기면 자동기록하는 장치다. 설령, 그게 꺼져있더라도 작동하는 장치다. 작동하지 않는 장치에 저장하는 시스템이라니, 당시엔 그것때문에 고난을 꽤나 당했다만 지금은 절실하다. 난 패드에 컴퓨터 내용을 연결시켜 벙커 시스템을 확인했다. 2111년부터 철충이 세상을 지배하려 했고, 정부 및 회사는 이에 맞서 대전투가 일어났다. 이게 2111년의 기록, 이제 2112 기록. 벙커를 만들어 철충과 싸우기 위해 각종 물품을 제작하겠다고 써져있다. 그리고 그 기록이 2113년까지 지속되더니... 2113년 8월 중반부터 모든 정보가 끊겨있다. 이때부터 모든 인터넷 네트워크라도 막혀진 모양이다. 지금 내가 얻어본 기록으로 추론해보면... 철충으로 인해 인류는 서서 사라지다 2112년에 반격을 준비했지만 2113년, 더해봐야 2114에서 5년 즈음, 전 인류가 철충으로 인해 멸망한 것이 된ㄷ... 뭐?

"멸망...?"

인류가... 멸망했어...?

지금, 이 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인류도, 철충도. 그저, 서있는 시체 한 구만이 서 있을 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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