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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이오로이드를 혐오한다 45화


집에 올라가 땀내나는 옷을 정리한 뒤, 가볍게 샤워와 양치를 끝냈다. 깔끔한 정장을 하나 차려입고, 리리스를 불러 같이 방송국에 갔다오자고 했다.


차도 보라색 삐까번쩍한 튜닝카를 타는 것보다는 격식을 차리는 게 좋다며 세단 차키를 리리스가 챙겼다. 계획에 필요한 권총도 하나 챙겼다.


오랫만에 내가 아닌 다른 이에게 운전대를 맡겨봤다. 리리스의 운전 실력 또한 상당했다. 잘하는 것보다는 매우 안정적으로 도로를 달렸다.


경호 실력 뿐만 아니라 운전 실력도 마음에 들었다. 어느새 리리스가 주차장이라며 그녀의 듬직한 뒷모습을 감탄하던 나를 깨웠다.


"응, 그래, 가야지."


권총을 멜빵 홀스터에 넣고, 코트로 이를 가린 후에 주차장을 나섰다. 


방송국 1층 입구에서 경호원으로 보이는 브라우니와 마주쳤다.


"잠깐 정지해주십쇼."


"...?"


"방문객이심까?"


"아, 예. 국장님을 만나러 왔습니다."


"방송국 국장님 말씀하시는 검까?"


"예, 방금 전화도 했구요."


"잠시만 기다려주십쇼. 아, 아, 국장님 만나러 오신분이 있답니다. 확인좀 해주십쇼. ...알겠슴다. 확인됬슴다. 따라와 주시지 말임다."


다행이도 보안검색대를 프리패스했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빠르게 꼭대기층으로 이동했다. 생각보다 방송국 경비가 삼엄하다는걸 느꼈다.


"원래 이렇게 입구에서부터 출입을 통제하나요?"


"예? 아, 이번에 데모 있었잔씀까. 그거 때문에 외부인, 방문객 출입을 좀 신경쓰는 것 같슴다."


"아..."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신 뒤, 앞으로 쭉 가시면 국장실이 있슴다."


"아, 고마워요."


엘리베이터가 도착하자마자 나는 국장실로 향했지만, 문 앞에서 리리스가 막아세웠다.


"주인님, 잠시만..."


"응?"


정장 포켓에서 자그마한 병을 꺼네 내 볼 양옆으로 분사했다.


"...향수구나."


"혹시라도 모르죠? 냄새가 판을 바꿀지도 말이에요."


이제 됬다는듯 고개를 끄덕이는 리리스를 뒤로, 나는 유리문을 두들겼다.


"들어와 총각!"


문을 열자 말투와는 전혀 다르며 대학생 아들을 둔 엄마라고는 보이지 않는 청아한 여인이 우리를 보며 걸어왔다. 약간 당황했지만, 최대한 티를 내지 않을려 노력했다.


"아유~ 실물로 보니까 훨씬 훤칠하네! 차도 롤스로이스에, 리리스까지 있어?! 어린 나이에 총각 성공했네!"


"하하... 대단한 건 아니지만, 열심히 일했습니다. ...제가 그래도 국장님보다는 몇 수 밑이죠."


"얘좀 봐, 진짜 겸손한 척은... 대단한거 맞아!"


손으로 웃음을 가리는 그녀는 내 팔뚝을 장난스럽게 쳤다가는 깜짝 놀랐다.


"어머, 총각, 팔이 돌같아!"


"운동을 많이 좋아해서 자주 운동합니다."


"그런것 치곤 너무 몸이 좋은데? 나처럼 더스트 강화 한거야?"


"그건 아닙니다. 강도 높은 운동을 위주로 해서요."


"크흠, 나중에 PT좀 부탁해도 되지?"


옆꾸리를 쿡 찌르는 그녀, 나는 어깨를 으쓱인다.


"그래서, 하고싶은 말이 뭐야?"


"혹시 여기 CCTV있습니까?"


"...은밀한 곳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거구나?"


"네."


그녀는 어느 작은 방문을 열고 우리를 들여보냈다. 안에는 다양한 트로피들이 있었다.


"다 우리가 배출한 최고의 PD들이지."


"음..."


"여기는 안전해. 하고 싶은 얘기가 뭐야, 총각?"


"...여기를 하루만 빌려주십쇼."


"응?"


약간 당황해보이는 그녀였다.


"이 트로피룸을 말하는거야? 아니면 방송국 전체?"


"전체요. 그리고 하루라고 말했지만 사실 몇시간이면 끝날 수도 있습니다."


"도대체 왜 그러는건지 물어봐도 될까?"


"..."


나는 현재 내가 처한 상황과 그 상황이 여기까지 오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자 국장은 턱을 괴고 곰곰히 생각했다.


"흐음... 생각보다 총각이 겪을 일들이 되게 스펙터클하네?"


"그러게요..."


"흐음... 이건 되게 회사 전체적 리스크가 커."


"...죄송하지만 전 전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방송국에 큰 이득이 올 거에요."


"어째서? 설명을 요구해도 될까? 우선, 불법적인 일에 가담될텐데, 그건 어떻게 빠져나올거야?"


"그건 쉽습니다. 제 주도하에 이루어진 주작극으로 설명하면 되죠."


"..."


"그리고 국장님의 방송국이 대한제국 부유층의 80%가 가담된 마약 스캔들을 최초보도하게 할 수도 있죠."


"흠..."


"또한 전세계에 이 일이 생중계되면서 시청률이 어마어마 하게 오를 겁니다."


"...내가 여기 참여하게 되는 것 자체가 범죄에 가담하는 일이야. 그 때문에 우리는 무조건 조사와 재판을 받게 될거고. 그럼 그건?"


"쉽죠."


나는 홀스터에서 권총을 꺼냈다.


"...!"


"아, 진정하세요! 여기, 탄창이 비어있습니다!"


나는 권총을 장전해 내 머리에 조준해 방아쇠를 당겨도 총알이 발사되지 않는걸 그녀에게 확인시켜주자 그제서야 진정이 된 듯 뒷걸음질을 멈췄다.


"그걸로 뭘 할려고?"


"밖에서 '협박하는 척'을 할겁니다."


"..."


"국장님께서는 당황한 척을 하며 제 협박에 당해 어쩔수 없이 이 일에 협력하게 됬다고 하시면 됩니다."


"..."


그녀는 잠시동안 말이 없다가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하하! 재밌는 총각이네! 재밌는 일이기도 하고."


"...그럼-"


"좋아. 협력하지. 지금 나가서 연기를 하면 되는거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천천히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나와 리리스도 그녀를 따라 나왔다.


"나참, 트로피를 보고 싶다면 말로 하지 그랬어? 부탁이 되게 소소하네?"


"...이봐."


"음?"


나는 계획대로 권총을 꺼네 들었다. 리리스 또한 블랙 맘바를 그녀에게 조준하고 로자 아줄까지 활성화시켜 몰입감을 높였다.


"초, 총각, 지금 뭐하는-"


"뭐하는 거긴, 부탁좀 들어달라 설득하는 거지."


"..."


"방송국을 하루만 빌려줘. 머리에 구멍 생기기 싫으면 말야."


"...뭐?"


"자세한 건 다 생략하고, 빌려달라니깐?"


"대체 왜..."


"아 진짜... 왜이리 말이 안통해? 빌려달라면 빌려주는거지. 세세한 건 나중에 설명할 테니까."


"..."


"아 대답하라고! 물어봤으면 대답을 해야 될거 아냐!"


"이봐, 우리 주인님께선 한다면 하는 성격이야. 지금 당장 알겠다고 안하면 네년 머리는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바람구멍이 숭숭 뚤릴걸?"


"알겠어, 알겠다고 이 나쁜 새끼들아!"


나는 대답을 듣고, 권총을 내렸다. 리리스도 푸른 방어막을 해제시켰다.


"...이번 일을 외부로 발설하는 순간, 당신 가족이 죄다 작살날 줄 알아."


"..."


국장의 눈에서 눈물이 한방울 떨어진다. 이게 국장의 연기력인가?


"...가자. 리리스."


"네, 주인님."


"..."


나와 리리스는 유리문을 열고, 다시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리리스와 함께 전화로 그녀에게 했던 무례한 행동을 사과했고, 곧장 방송국을 빠져나왔다.


모든 준비가 끝났다. 무기, 팀원, 장소까지. 이제 3일동안 미리 준비해야 할 것들과 무수한 연습과 리허설만이 우리의 계획을 성공 시킬 것이라 나는 생각했다.


그날 하루는 생각을 정리할 겸 일찍 날을 정리하고 잠에 들었다.


다음날, 평소와 같이 일상을 시작하기전, 수하와 영지, 창식에게 연락을 해 밤 11시에 만나기로 약속을 정했다.


그 다음은, 다들 알다시피 아침을 먹고 운전연습, 아무리 잘 한다고 해도 연습을 게을리하면 말짱 도루묵이니까. 점심을 먹고, 리리스와 함께 격투연습. 


오늘은 전투모듈을 활성화시킨 안수민와 함께 리리스를 공략해보려 했지만, 하르페이아와 전직 특수부대원이 함께 덤벼도 마음먹은 리리스는 이길 수가 없었다. 


다친 부분은 다른 부상자와 함께 세레스티아와 엘븐시리즈들에게 치료를 받고, 이젠 가정을 돌볼 시간이 왔다.


저녁은 유미를 돌보던 마리아와 함께 보냈다. 내 복수를 위해 가정을 소홀히 다뤄선 안되니깐 말이다.


그날 저녁은 오랫만에 스파게티와 피자였다. 나는 세레스티아가 앞베란다를 농장으로 만들은 덕분이기도 하고(?) 리리스의 몸 관리 때문에 닭가슴살 샐러드로 떼웠지만. 


대신 일이 끝나고 전에 리리스를 이겼을 때처럼 마음껏 폭식을 해도 된다고 그녀에게 허락 받은게 유일한 낙이였다.


저녁식사 후 옥상에서 조직원들과 놀던 유미를 불러와 몸을 씻기고 침대에 눕혀 동화책 한권을 읽어줬다.


금새 그녀는 새근새근 잠에 들었고, 천사같이 자는 노란머리의 소녀를 바라보니 어느새 시계는 10시 48분을 가르켰었다.


다시 한번 나설 준비를 맞추고, 옥상에 있던 테리를 찾아갔다.


"어, 무슨 일이지?"


"...은행에 가려고 합니다."


"...폭탄 가져와라."


테리는 부하를 시켜 벽돌보다 조금 작은 폭탄 세개를 내게 넘겨줬다.


"조심히 다녀와라. 정교하게 만든 독일제 폭탄이니 걱정말고."


"감사합니다."


폭탄을 가방에 집어넣고, 1층으로 내려가니 B.A.G 원년멤버들이 나를 반겼다.


"요올~ 몸 뭔데! 다시 전성기로 돌아온거야?"


"그렇게 됬네. 차는 너희가 가지고 왔네?"


"이번에 울타리를 넘어야 되니까. 좀 큰 픽업트럭 하나 구했지."


"...갑시다, 행님!"


나는 픽업 트럭에 탑승했고, 곧이어 충유 중앙은행 근처에 도착했다.


"작전이 뭐야?"


"곧 수하가 CCTV 화면을 조정할거야. 3분안으로 창식이 빼고 모두 픽업트럭 밟고 올라가서 보안 울타리를 넘어가야되. 창식이는 수하 해킹할때까지 은행 계속 돌고 있어."


"옙!"


수하는 노트북을 열어 해킹툴을 실행시켜 코드들을 작성했다.


"쓰읍... 여기서... 이걸 이렇게 하면! ...안되네?"


"뭐?"


"아니, 내가 며칠전에 했을때는 제대로 됬다고! 잠깐- 해킹툴을 잘못 골랐네, 헤헤..."


"지금 천천히 들어갈까요?"


"응, 잠시만... ...됐어! 3분이야!"


나는 곧장 창문을 통해 픽업트럭 위로 올라갔다. 울타리는 내가 조금만 뛰어오르면 될정도였다.


가장 먼저 울타리를 넘었고, 그 다음으로 영지, 수하 순으로 넘어온 것을 받아줬다. 영지는 곧장 맨홀 뚜껑을 열어 지하로 내려가자고 지시했다. 그때가 2분 30초 정도가 지났었다. 모두가 CCTV반경 밖으로 빠져나오고 다시 감시카메라가 운영되었다.


지하 배수로를 후레쉬로 비춰 길을 찾아갔다. 영지는 휴대전화를 보며 앞장서서 장소를 찾았다. 그녀는 수많은 벽돌들 중 하나를 가르켰다.


"오빠, 폭탄 챙겼지?"


"그럼."


"그 폭탄, 이 벽돌이랑 바꿔야되."


나는 가방에서 폭탄을 하나 꺼네 활성화를 시킨 뒤, 수하가 제거한 벽돌을 대신해 그것을 집어넣었다.


"첫번째 끝. 이제 2번만 더 하면 돼."


나는 영지의 뒤를 따라 벽돌을 대신해 폭탄을 하나씩 하나씩 설치하였다. 모든 작업을 끝낸 뒤에는 영지를 따라 하수도관 끝으로 이동해 미리 있던 김창식과 합류했다.


"휴! 가을인데 하수도관은 뭐이리 춥고 습하냐..."


"물이 계속 흐르는데 덥지는 않을까요?"


"...형."


"...?"


"축하해. 이제 실행만 하면 끝나겠네?"


"...뭘 실행만 하면 끝나, 리허설 몇 번은 돌려봐야지."


수하의 머리에 가볍게 꿀밤을 날렸다. 끝에 다다랐다고 너무 좋아해선 안된다. 탑은 가장 높은 곳에서 무너질때 가장 피해가 크다. 견고한 공사만이 살 길이다.


이틀동안은 계속해서 운전을 하고, 연기 연습을 하고, 길을 익혔다. 사격 연습은 특히나 더 매진하여 했다. 내 사격으로 다른 이가 다칠 수도 있었으니까 말이다.


테리네 부하들도, 사디어스와 리앤 측의 경찰들도 이젠 한 마음 되어 작전에 동참했다.


48시간이라는 시간이 너무나도 짧게 느껴졌다. 어느새 우리는 계획 실행 날 아침을 맞이했다. 평화로웠던 아침은 사라졌고, 아무도 먼저 입을 열려고 하지 않았다.


다들 그저 묵묵하게 자신의 일을 했고, 장비를 살폈다. 그리고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때, 나는 아직 끝마치지 못한 일 하나를 기억했다. 곧장 리앤에게 연락해 여기로 와달라고 부탁하고, 안수민을 1층으로 불러내렸다.


"무, 무슨 일이야? 이렇게 바쁜 시간에...?"


"우선... 엄... 나를 위해 여기에 계속 남아있어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어."


"뭐야... 이런 말 영화에서 하면 죽는다는데?"


"나 지금 진지해."


"..."


"그래서, 너한테 특별한 임무를 부탁하고 싶어."


"...뭔ㄷ-"


안수민의 뒤로 팔이 감싸지며, 얼굴에 스프레이가 뿌려진다.


"으읍! 커흑!"


안수민은 연기를 들이마신듯 기침을 연신 기침을 했고, 이내 자리에 쓰러졌다. 리앤이 그녀의 뒤에서 팔로 코를 막고 있었다.


"으윽... 꼭 이렇게 해야되겠어?"


"...그렇게 쉽게 내 말을 들을 애가 아니니까."


"..."


"내가 안전가옥에서 유미나 잘 지키라고 하면... 흣차! 미치고 팔짝 뛸걸?"


나는 안수민을 업고 리앤이 타고온 대형 경찰차 뒷좌석에 그녀를 앉혔다. 마리아, 유미, 엘븐 시리즈까지, 이번 일에 아무 연관이 없는 사람을 안전가옥으로 보내는 것이 내가 계획 전에 해야 하는 마지막 일이였다.


리앤과 함께 사람들을 데리고 안전가옥에 도착한 나는 잠든 안수민을 침대에 눕힌 뒤, 말없이 바라봤다.


"...미안. 이 방법밖에 없었어. ...일 끝나면 곧장 달려나갈게."


"..."


역시나 아무만 없던 그녀를 뒤로 하고 방문을 잡았다. 그때, 푹신한 뭔가가 내 머리를 강타했고, 나는 자리에 쓰러졌다.


"...나쁜...놈아, 이 나쁜 자식아!"


"윽!"


"넌 좀 맞아야되... 내가... 내가 얼마나 무서웠는줄 알아?!"


"미안... 미안해..."


안수민은 배게로 흠씬 날 두들겨 팼다. 방금전 기침과 기절은 전투용 바이오로이드 답게 위장용 행동이였나보다.


"너랑 이렇게 헤어지고, 다시... 다시 못만날거면 어쩔건데!"


"..."


"널 잃을까봐 무서워 죽겠어, 숨도 못참을 정도로 무서웠다고!"


"돌아올게... 일끝나면 돌아올게, 걱정하지마..."


"그걸 어떻게 알아? 너가 신이야? 무슨 수로 아는데?!"


"널 사랑하니까!"


"..."


후려치던 배게가 멈췄다. 나는 일어나서 그녀를 껴안았다.


"너를 무지막지하게 좋아해. 너 말고 유미도. 너희 없으면 난 살 수 없는 몸이 됬어."


"..."


"속여서 미안해. 하지만, 너희들이 이 일에 엮이면 어떤 일을 겪을지 모르겠어. 내가 죽는 건 싫지만, 너희를 잃는게 훨씬, 훨씬 더 싫어."


"..."


"미안해. 그리고 고맙고, 사랑해. 일이 끝나자마자, 저기 물 좋고 공기좋은 휴양지에서 이 후에 어떻게 살아갈지 생각해보자."


안수민은 말없이 눈물만을 흘렸다. 그날 유난히 그녀의 황금빛 머리카락이 반짝이고, 부드러웠다.


"...가."


"...응."


"죽기만 해봐. 내가 죽여버릴거니까."


"..."


나와 그녀 사이의 입술이 가까워지고, 그녀와 애정을 교환했다. 나에게 그녀는 더이상 바이오로이드가 아니였다. 인간을 뛰어넘는, 내가 사랑하는 궁극적인 존재였다. 입술을 떼고, 그녀와 점점 멀어진다. 이번엔 수민이 웃으며 나를 보내준다.


문을 닫고, 차로 향하기 전, 소리내어 울었다. 감정을 억제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더이상 그녀를 볼 수도 없을거 같아 두려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이 정리됬고, 감정을 내려보내며 나는 그 누구보다도 이성적으로 변했다. 나는 사랑하는 이들을 다시 보기 위해 잠시 나를 내려놓기로 했다.


차로 돌아가, 리리스에게 우리 원년멤버와 한상주까지 모두 옥상으로 모이라고, 가자마자 브리핑을 하겠다고 연락했다.


차는 다시 우리집에 도착했고, 나는 곧장 옥상으로 올라갔다. 모두 리리스의 부름에 모두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테리 쪽을 봤다. 테리도 웃음기 없이 나를 봤다. 사디어스, 리앤측도 마찬가지였다.


"...다들 모였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리리스가 준비한 테이블 위에는 지도를 비롯한 건물의 청사진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다들 리허설때 몇번 해봤을테니, 이번 브리핑은 가볍고 짧게, 복습하는 식으로 할게. 그러니까, 다들 한번에 똑바로 알아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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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