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펫의 보고에 따르면 아군이 이미 확보한 지역에 갑자기 적이 출몰했다고 한다.
하지만 어떻게 아군의 전선을 뚫고 나타난 것일까?
[분명히 레이더엔 반응이 없었지?]
- 네. 하지만 각각의 정찰 유닛마다 기본적인 적 위치를 제외하면 조금씩 다른 결과가 도출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주로 구형 장비를 사용하시는 분들이 간혹 이상신호를 감지하고 있습니다.
[아까 레이븐과 다이카 같은 경우를 말하는 건가?]
-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신호 중 일부만이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는 정도니까요.
재밍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주파수를 조정했지만...
적을 감지하지 못하는 대원은 주파수를 조정해도 그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어째서 특정한 대원에게만 반응하는 거지...]
- 미안하군, 사령관. 이쪽에서도 적은 감지되지 않는다.
다만 경계병들의 보고로 확실해진 것이 있다면, 적은 아직 우릴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 알바트로스의 말이 맞다. 섬의 AGS들은 그저 수비와 순찰, 경보만을 수행하고 있었다.
그런 AGS가 갑자기 다른 행동을 보인다는 것은...
[호라이즌의 함대가 동쪽 섬에 도착하면 한숨 돌릴 수 있을꺼야.]
- 물론 그렇겠지만 적들이 완전히 손을 뗀 것은 아니니 안심할 수는 없소.
필요에 따라서는 섬에서 포병대가 농성하며 함대전을 펼쳐야 할지도 모르오.
- 오르카 호의 인원이 많이 늘어났지만, 가급적 희생을 일으키고 싶진 않다.
그런 점에서 피해를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전면전은 최악의 상황이다.
[그러고 보니 므네모시네는 지금 뭐하고 있어?]
- 문제의 파훼법을 방주에서 검색하였습니다.
검색 결과, 압도적인 전력이 있다면 인식명- 레모네이드 감마는 교전을 수행하지 않을 것입니다.
압도적인 전력 증가 = AGS 글라시아스의 합류.
[하지만 글라시아스는 이미 우리와 합류하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어?]
- AGS 글라시아스가 빅 다이오메드에 잔류하는 것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습니다.
제 1목적. PECS 콘소시엄과의 계약을 지키기 위해서.
하지만 이 목적은 현재, PECS 콘소시엄의 대행 권한자, 인식명-레모네이드 감마의 행동으로
AGS 글라시아스의 제2목적, 기억의 방주가 위험해짐으로써 계약이 파기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두번째 이유는 기억의 방주를 지키기 위해서였지.]
- 그렇습니다. AGS 글라시아스의 제 2목적...
-잠시 므네모시네가 말을 멈춘다.
지금까지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 말하던 므네모시네가 눈을 살짝 내리깔았다.
...죄송합니다, 관리자님. 사실, AGS 글라시아스는 기억의 방주를 지킬 의무를 가지고 있진 않습니다.
[그럼 어째서 기억의 방주를 지키는 거지?]
- ...큰 이유는 없습니다. 그저... 본 개체의 부탁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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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네가 있는 이 곳이...
지식의 보고요, 인류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씨앗이란 말이구나.
- 그렇습니다. AGS 글라시아스.
본 개체는 AGS 글라시아스가 난전 중 기억의 방주에 위해를 가할 가능성을 우려합니다.
만약 다이오메드 제도에서 교전이 일어나더라도, 이 방주에 위해를 가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 ...일곱 의회가 이곳을 지키란 이유가 너와, 이 기억의 방주였다면 차라리 좋았으련만...
!!! 그렇구나. 그래. 안될 것 없지.
아이야. 너는 알고 있는 것이 아주 많은데, 혹시 용에 대해서도 알고 있느냐?
- 용. 상상의 생물. 대부분의 인류의 전승에 존재.
그 힘과 위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글라시아스가 지적한 용 - 드래곤, 서양 계열의 용. 욕심이 많으며, 보금자리에 보물을 쌓아두는 특징을 가지고 있음.
- 그래. 우리 용들은 욕심이 많단다. 특히 보금자리에 재보를 쌓아두는 걸 좋아하지.
일종의... 부적같은 개념으로 말이다.
나 또한 욕심이 많은 용. 만약 네가 그 '기억의 방주'가 훼손되는 것을 두려워한다면...
그 방주를 내 보금자리로, 그 내용물을 내 재보로 삼아주겠다.
- ...AGS 글라시아스에게 묻습니다.
어째서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는 겁니까?
- 그저... 내 앞에 있는 작은 얼음의 현자에게 관심이 생겼을 뿐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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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은, 기억의 방주가 글라시아스의 보금자리란 말이야?]
- 본 개체가 동쪽 섬으로 간 이유이기도 합니다.
요점은, 이 보금자리를 통째로 옮길 수 있다면 글라시아스도 함께 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섬을 통째로 옮길 순 없잖아...?]
- 아하! 오빠. 섬을 통째로 옮길 순 없어도,
기억의 방주에 있는 데이터와 유전자 은행은 옮길 수 있잖아?
그러니까, 오르카 호가 '기억의 방주'가 되면 되는거야!
- 아직 오르카 호에는 여분의 공간이 남아 있다.
기억의 방주에 남은 데이터와 유전자 은행을 옮길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그게 최선이라면...
[므네모시네. 바로 방주를 옮기는 작업을 시작할 수 있겠어?]
- 가능합니다.
그러나, 자료 이동 절차를 위해서는
관리자님께서 직접 기억의 방주에 가셔서
관리자 권한 접근을 사용하셔야 합니다.
[안될 꺼 없지. 좋아, 가자!]
- 라고 무턱대고 말씀하시면 안되는 거에요, 주인님.
[아, 리리스...]
- 아무리 소강상태지만, 가시는 곳은 전장이랍니다.
정 가셔야겠다면... 경호팀을 동반해 주시겠어요?
주인님을 위협하는 것은 저희가 막아낼 테니까요.
[좋아, 리리스. 함께 해줄 거지?]
- ...! 물론이에요! 주인님!
리리스가 주인님을 위해 온 몸을 바쳐 경호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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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SummEv2_MainEp4Op_01.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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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험엔 성공했지만 당분간 대기라니... 밖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아, 그나저나 그...글라시아스라고 했나요? 여기 들어가도 상관 없는거에요?
- 너희들이 방주 안의 것들을 훼손하지 않는다면 말이지.
철의 상자 하나하나가 미드가르드의 역사 한줄 한줄이요,
유리관 하나하나가 이 미드가르드의 생명을 되살릴 수 있는 씨앗들 하나하나란다.
- 어... 이것이 용의 재보인거냐?
그치만 용의 재보는 황금과 보물로 가득하다고 들은 것 같은데...
- 진조의 아이야. 나도 한때는 그런 거대한 보금자리를 가지고 있었단다.
그때 쌓아두었던 보물 이야기를 하자면 열흘 밤낮을 지새워도 모자라겠지.
다시 깨어났을 때, 나는 일곱 의회로부터 이 해협을 지켜달라는 계약을 받았다만,
보금자리로 삼은 이 섬에는 안타깝게도 황금은 없었단다.
- 하지만 이건 황금보다도 더 가치가 있는 거야!
물론 이걸 용이 지키고 있었다는 건 상상도 못했지만.
- ...아, 리리스 언니로부터 통신이에요.
지금 주인님께서 이쪽으로 오신다고 하셨어요!
- 인간이 직접 이곳에 온단 말이더냐?
그저 인사만을 위해 이 곳에 오는 건 아닐 터.
혹여, 얼음의 현자도 이곳에 오는 것인가?
- 아, 잠시만요.
... 얼음의 현자...라는 분이 므네모시네라는 분이라면, 네. 맞아요.
그분도 함께 오신다고 하셨어요.
- ... 그래. 그 아이도 여기에 온다는 것은...
역시 계약을 끝내러 오는 거겠지. 난 그 아이를 기다리고 있으마.
- 그... 그럼 그 동안 짐에게
그대가 미드가르드를 지킨 이야기들을 들려다오!
- 내 이야기는 제법 길단다, 진조의 아이야.
내 이야기를 경청하다가 수마에게 당해 헤매지 않을 자신은 있겠느냐?
- 수, 수마 따위에게 이 프린세스가 질 거라 생각하느냐!
준비되었으니 이야기를 들려다오!
- 훗. 그래...
지금으로부터 오래, 아주아주 오래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