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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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보련이 요청한 증인은 다름아닌 바바리아나였다. 껄렁껄렁한 걸음걸이로 증인석에 착석한 바바리아나는 주변을 슬쩍 살펴본 뒤 보련쪽을 보며 손가락으로 V사인을 보냈다.

"정숙하시기 바랍니다. 지금부터 보련양에 관련된 몇가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증인은 묻는 말에 성실히 답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첫번째 질문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아스날 위원 시작하시죠"


"증인, 바바리아나양은 보련양의 미용실이 퇴폐영업을 하고 있단걸 알고 있었습니까?"

"당연하죠. 야간 알바로 근무했던 적도 있습니다"

아스날의 질문에 바바리아는 별일 아니라는 듯한 태도로 답했다.

"그렇다면 증인은 보련양과 함께 사령관과 사적인 교접행위를 해왔다고 받아들여도 되겠습니까?"

"교접?? 아, 섹스 말하는거구나. 음....근데, 좀 달랐어요. 굳이 말하자면 섹스는 아니긴한데...."

"확실히 말해주시죠. 박았습니까, 아니면 안박았습니까"

"저는 박긴 했는데, 보련이는 안박았습니다. 의외로 일에 있어선 선을 긋는 성격이라 사령관쪽에서 애원을 해도 거부했던걸로 기억합니다. 물론, 사업장에서 그랬단거지. 밖을 나간 이후의 일은 글쎄요.....그런것까지 터놓고 말하긴 좀 부끄러워서, 헤헤"

바바리아나의 증언으로 인해 청문회는 예상치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당연히 사령관과 질펀하게 놀아났을거라 예상했던 것과 다르게 삽입은 없었다는 증언에 저래선 퇴폐업소가 아니지않냐는 의견들이 나오기 시작,  아스날쪽으로 흐르던 승기는 어느새 보련쪽을 향해 돌아가고 있었다.

"그럼 퇴폐업소가 아니었습니까?"

"아, 퇴폐업소는 맞아요. 박진 않았어도 입이랑 손은 썼으니까, 애초에 그런 컨셉플레이를 목적으로 운영하는 곳이었어요. 사람이 밥만 먹고 살순 없다나 뭐라나"

"싸긴 쌌다라....일단, 알겠습니다"

찝찝하긴 했지만, 아스날 입장에선 그녀가 말한 정황상 교접했다 라고 판단하긴 어려웠기에 질문을 멈추고 본인의 자리로 돌아갔다.

퇴폐업소와 관련된 논란이 어느정도 정리되자, 그 다음 질문은 레오나의 차례였다.

"저는 근본적인 질문을 좀 드리고 싶네요.
미스 오르카는 지,덕,체,예 이 4가지 덕목을 갖춘 참가자만이 나올수 있는 대회입니다.
보련양은 방금전 말한 4가지 덕목을 전부 갖췄다고 자신할 수 있나요??"

"네, 자격은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그럼 보련양이 생각하는 4가지 덕목에 대해 한번 들어볼 수 있을까요??"

레오나의 질문에 보련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선 첫번째 덕목인 지란 곧 보지를 뜻하며, 자고로 미스오르카가 될 자는 3가지 구멍을 고루 다룰줄 알아야 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저는 입,음부,항문 이 3곳을 단련해 지를 몸으로 익혔으며, 덕이란 곧 육덕함을 뜻하며, 육덕한 몸이야말로 미의 기본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체란 자고로"

보련은 자리에서 일어나 수줍게 겨드랑이를 들어올린 뒤 설명을 이어나갔다.

"체모를 뜻하며, 성숙한 여인이란 당연하게도 풍성한 체모를 가지고 있으며, 보기 흉하지않게 단정히 관리하는 것으로 그 덕목을 갖췄다 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예란 예스, 즉 사령관님께서 원하신다 하면 언제든지 가능할 수 있어야한다 생각합니다.
위의 3가지 덕목을 갖추었더라도 마지막 덕목이 없으면 이를 알아줄 이가 없으니, 비록 후보인 몸이지만 마지막 덕목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보련의 4가지 덕목에 대한 이야기가 끝나자, 그녀의 기세에 눌려있던 회의장은 아스날의 박수소리와 함께 화색이 돌았다.

"자, 진정하세요. 레오나 의원, 더 하실 말씀 있습니까??"

위원장의 말에 레오나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오르카호에 온 지 얼마 안된 신입이 미스오르카 후보에 오른것도 놀라웠지만, 그녀가 남긴 마지막 말은 회의장에 모인 이들의 머릿속을 뒤흔들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겨주었다.

그녀가 어디까지 진출할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순 없었지만, 이번 대회가 쉽게 흘러가지 않을거란건 확신할 수 있는 자리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