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없이 참전 후 사망하신 큰할아버지

아버지한테 듣기로는 강원도 어디에서 연대단위로 실종되서 북으로 간건지 아니면 그 지역에서 몰살된건지 확인이 안된다네

위치도 대략 아는데다가 휴전선 근방이라 그 연대출신 시체는 소식도 없는 모양이고

할아버지가 어릴 때 큰할아버지는 징병되고 증조할아버지는 그 후에 역병에 돌아가셔서 중학교 때부터 일하시다보니 말이 없고 묵묵한 사람이었는데 브라운관 TV에서 6.25 관련 이야기 나오면 아버지말로는 조용히 큰할아버지 이름을 나지막히 말하면서 눈물을 보이셨다고 하더라고

그 DNA수집하는거 처음 열리자마자 할아버지가 매년 가셔서 피뽑고 그런지 몇십년 됐는데도 아직도 깜깜 무소식이더라 

결국 남은거라고는 빈 유골함이랑 현충원에 새겨진 계급과 이름 석자 뿐이더라고


몇십년전부터 북한이랑 친하게 지내니 뭐니 하는거보다가 큰할아버지 이야기 떠올리면 

우리도 만약 전쟁터져서 끌려가서 죽어도 기억될까 싶더라

그 사람들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하나 둘 죽고 결국에는 참전용사라는 뭉뚱그러진 단어만이 남는걸 보면 더더욱

그마저도 요즘 날에는 모욕당하고 있으니 웃길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