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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순히 잠들 수가 없었다.


평범히 생각해서, 이런 상황을 맞고 나서 마음 편히 발 뻗고 잘 수 있을 리 없다.


결국 마음 속의 열기를 견디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 이상 누워 있다간 머리가 익어버릴지도 모른다.


복도에도, 성 안 어디에도 지키거나 감시하는 사람 따윈 없었다. 자라고 권해지긴 했지만, 반드시 그래야 한다고 딱히 정해진 건 아니니까. 그래도 정말로 잠자리에 든 사람이 있을 테니 적당히 발소리를 죽여 걸어갔다.


그대로 성을 벗어나 낮에 걸었던 숲 속으로 향했다. 밤이 되면 불이 꺼지듯 모두 잠들어 버릴 것 같았던 숲은 의외로 분주했다. 아마도 밤에 일어나 활동하는 것 같은 곤충들이 날개나 꽁무니에서 빛을 내며 나무와 나무 사이를 밝히고 있었다. 그들이 서로 짝을 찾으며 허공에 모여 춤을 추는 광경은 확실히 어느 정도 머리를 식혀 줄 만한 것이었다.


??? [어머나.]


공교롭게도 거기서 짝을 찾을 수 있었던 건 그들만이 아니었다. 작은 빛무리의 파티에 잠시 넋을 놓고 있을 때, 마치 꿈결에 들은 것 같은 몽롱한 목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다. 달빛을 닮은 금빛 날개를 조용히 파닥이며, 목소리의 주인공은 살며시 내 곁으로 다가왔다.


다프네 [잠이 오지 않으시나요?]




Side story <머나먼 요정들의 숲>

Night(1-1)




다프네 [그렇군요...]


장소를 조금 옮겨, 숲 속의 어느 장소.


깊은 밤중에, 혼자나 둘이서만 어떤 장소를 찾는다면 그곳은 어디든 비밀스러워지기 마련이다. 낮에는 있는지도 몰랐던 제법 큰 연못. 과장 좀 보태 호수라고 부를 수도 있을 듯한 그 수면에서는 한창 빛나는 것들의 축제가 벌어지는 중이었다.


사령관 [응...]


푸른 인광(燐光)의 알갱이가 합쳐지는 듯 했다 나누어지고, 서로의 빛에 이끌려 나선을 그리며 밤의 어둠으로 가라앉아 간다. 보고 있으면 무심코 거기에 홀려, 별하늘에 지지 않을 만큼 빛나는 호수로 들어가 다시는 돌아올 수 없을 것만 같았다.


허나 그럴 수 없었다. 내가 잠자리에서 뛰쳐나오도록 만든 모종의 기분은 이제 강력한 마비제가 되어 몸을 가라앉히고 있었다. 부정적인 감정은 사람을 마비시킨다고 했던가, 확실히 그렇다. 여기서 날 옭아매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음에도, 나는 나 자신에게 붙잡혀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때문에 이 사치스러운 풍경을 눈앞에 두고 나는 다프네에게 구질구질하게도 지난 살아온 삶의 이야기만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영문도 모르고 깨어나 정신없이 달려왔던 날들. 그리고 끝없이 부족한 나에게 이러니저러니 해도 끝까지 함께 따라와 준 많은 소중한 사람들. 무엇보다, 그런 그녀들을 내버려 두고 혼자 맞이해야만 했던 비겁한 결말을.


아니, 혼자는 아닌가.


다프네 [주인님은 외로우신 거로군요.]


그것인가? 확실히 대답할 수 없다. 나는, 이 세계에 오르카의 모두를 데려왔다면 안심할 수 있었을까? 아니, 그건 절대 아니다. 이곳의 진실을 알아버린 이상, 나는 저쪽에서 말도 안 되는 폭거를 저질러야지만 그 상태를 달성할 수 있다. 그런 건, 어느 세계의 나를 데려와도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그러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이 얄궂게도 발목을 잡는다. 여기에 보이지 않는 그녀들이 더 많다는 건, 어쨌든 아직 살아있을 확률이 높단 것. 나는 중간에 탈락했지만, 그녀들은 꿋꿋이 살아남아 밝은 미래를 이뤄냈을 수도 있다는 것. 그건 분명히 기뻐하고 축복해야 마땅한 결말이겠지만-


아. 그렇구나.


이게 외롭다는 거구나.


다프네 [아.]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있는 힘껏 그녀를 품 안에 끌어안고 있었다. 더는 놓치고 싶지 않다는 기분과 더불어, 이루 말할 수 없는 고마운 감정이 바닥 없이 솟아 올라왔다. 그녀들은, 결국의 결국에도 내 곁에 남아 준 것이다.


다프네 [괜찮아요.]


그녀는 내 감정을 이해한 건지, 끌어안긴 채로 귀에다 타이르듯 속삭여 왔다.


다프네 [저는 어디에도 가지 않아요. 여기서 쭉, 함께 있어요.]


마치 최면처럼, 그녀가 입에 담는 단어 하나하나가 의식에 스며들어 왔다. 고개를 돌려 그녀의 얼굴을 마주 보았다. 빛나는 호수와 꼭 닮은, 푸른 두 개의 달이 부드럽게 깜빡이며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대답은 


굳이 입에 담을 필요가 없는 것이었다.


다프네 [-]


가리워지는 시야.


뒤섞이는 숨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우리는 서로 목을 축이듯 입술을 맞대었다. 지천에 널린 꽃들과는 또 다른 그녀의 향기가 비강(鼻腔)을 타고 올라, 뇌에 직접 전류를 흘려 넣는 듯 했다.


다프네 [하아-]


잠시 얼굴을 떼어 숨을 돌린 이후에, 이번에는 탐욕스레 서로를 음미한다. 단물이 넘치는 샘에서 물을 퍼 올리듯이 그녀의 혀 밑에 고이는 이슬을 맛보고 있으면, 그녀는 잘 여문 이삭을 어루만지는 것처럼 부드럽게 입 안을 쓸어 내려간다. 마치 물 밖에 나온 물고기마냥 숨을 헐떡이며 우리는 아깝다는 듯이 상대의 향기를 입에 머금는다.


그녀의 뒤통수와 등에 손을 대고 조심스럽게 바닥에 눕힌다. 바닥에 깔린 폭신한 풀은 동물의 모피처럼 매끄럽고 부드럽다. 그 위에서 나의 그림자로 뒤덮인 그녀는 빛이 날 것처럼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정신없이 나를 올려다본다. 눈가에 맺힌 눈물은 부디, 자신의 기대를 배반하지 말아 달라고 외치고 있다. 


사령관 [기대하고 있던 거야?]


그녀의 몸은 밤안개를 풀어 자아낸 듯한 얇고 투명한 천 너머에서 한껏 달아올라 있다. 방금까지 앉아서 이야기할 때는 알아차리지도 못하던 것인데, 그 얇은 천 한 장 너머에서 실오라기 하나 덧대지 않은 아름다운 몸이 나를 유혹하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얌전한 모습의 이면에 발칙한 얼굴을 숨긴 다프네 다운 모습이다.


다프네 [네...햐읏!]


괘씸한 기분을 담아 옷 너머의 젖꼭지를 살짝 손으로 꼬집으니, 비명과 함께 전기가 통한 것처럼 허리가 튀어올랐다. 그대로 엄지로 꾹 눌러 문지르며, 다른 손으로는 미처 손바닥에 다 들어오지도 않는 다른 쪽 가슴을 쥐고 천천히 주물렀다. 


사령관 [바라는 대로 해 줄게.]

다프네 [아아-주, 인님...]


움켜쥔 손가락이 폭 파묻히는 음란한 두 개의 과실은 그 모양을 바꾸며 주무를수록 점차 탄력을 더하며 뜨겁게 익어갔다. 베어 물듯 입에 넣으니 향기로운 체취와 더불어 달콤한 맛이 느껴져서, 정신을 붙잡지 않으면 정신 없이 그 맛을 탐하게 될 것만 같았다. 


다프네 [으음, 하아- 으우우웃-!]


복잡한 공작 인형을 만지는 것처럼 몸 이곳저곳을 애무할 때마다 재미있는 반응이 몸으로 전해져 왔다. 귀 아래 목덜미에 입을 맞추고, 양 어깨 사이의 움푹한 등을 쓰다듬고, 배꼽 아래를 살짝 문지를 때마다 그녀는 애타하며 무릎을 세우고, 허벅지를 비틀며, 온 몸을 굳히고 경련을 일으켰다. 


다프네 [-]


페이스를 늦추려는 듯 다프네가 이쪽을 꼭 끌어안아 오자, 그에 맞추어 다시 그녀의 입술을 덮쳐 눌렀다. 나지막이 비명을 지르는 목구멍을 틀어 막고, 쥐어 짜내듯 달콤한 숨결을 들이마셨다. 그녀의 손바닥이 정신없이 나의 등을 더듬었지만, 계속해서 이어지는 자극에 손은 갈 곳을 잃고 양 어깨에 매달릴 뿐이었다.


그녀의 등을 살짝 받친 채 이번에는 양 다리 사이, 가장 달콤한 꿀이 흘러나오는 곳으로 한 손을 향했다.


다프네 [하으으윽!]


꽃잎을 살짝 잡아 벌렸을 뿐인데, 그녀는 마치 잡아 올린 물고기처럼 격렬하게 반응했다. 우습게도, 잡고 있지 않았다면 그대로 머리를 땅바닥에 찧었을 것이다. 그 정도로 그녀에게는 여유가 없는 자극이었던 걸까.


사령관 [살짝 힘을 빼고.]

다프네 [네...아아아-으응...앙, 아앙!]


이번에는 부드럽게. 샘물을 퍼내는 것처럼 천천히 꽃술과 동굴의 천장을 문지른다. 내부는 이미 오래 전에 홍수가 나, 뜨거운 꿀이 손등을 타고 팔꿈치까지 흘러내리는 걸 알 수 있었다. 


다프네 [휴이닝...샤앙해어...]


다프네는 애가 타 견딜 수 없다는 얼굴로, 나를 붙들고 작은 동물처럼 얼굴을 핥는다. 아래쪽과 위쪽에 모두 천박한 물소리를 내며, 두 개의 몸은 불이라도 난 듯 훌륭하게 달구어지고 있었다.


다프네 [아앗, 좋아-하아, 아, 윽, 앙, 아으으-]


아궁이에 불을 지피듯 집어넣은 손을 바쁘게 움직였다. 흥분으로 풀어지기 시작한 질벽을 넓혀, 한 겹 한 겹이 끈적하게 영겨 붙는 주름을 사랑스럽게 어루만진다. 허나 애무하는 것은 나 혼자가 아니다. 그녀 몸의 모든 부위, 세포 하나하나가 나를 원하고 있는 게 느껴진다. 모든 것이 나에게 만져지며, 동시에 나를 탐하고 있다. 서로 먹고 먹히는 두 마리 뱀과 같은 육욕의 향연.

놓을 수 없다. 놓을 수 있을 리가 없다. 단지 그녀가 아름답고, 날 흥분시키기 때문이 아니다. 그녀는 이제 내가 가진 전부다. 지금 양 손 안에서 희롱당하는 이 음란하기 그지없는 육체가, 내가 손에 남길 수 있었던 모든 것이란 말이다.


다프네 [아윽, 아윽, 저, 더는-]


뭔가를 향해 분노하는 마음을 따라, 동작은 점점 격해져 간다. 애액의 범람은 물이 가슴까지 튀길 정도로 격해지고, 다프네는 쾌락을 주체할 수 없단 듯이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교성을 질러 댄다. 더. 더 격하게. 정신을 잃어도 좋을 만큼 격하게. 클라이맥스로 향해 가는 음악에서 악기를 연주하듯 그녀의 몸을 연주한다.


다프네 [하아, 아, 아, 아, 아, 이ㅈ, 가- 아아아아-!]


피날레. 화려하게 비명과 그 외의 것을 흩뿌리며 그녀는 첫 번째 절정을 맞이했다. 한 번 크게 튀어 오른 몸은 이윽고 다시 잔디밭에 가라앉아 짧은 휴식을 취했다. 미안하지만 그리 오래 쉬게 해 줄 생각은 없다. 무엇보다 이건 그저 준비 운동일 뿐이니까.


사령관 [준비 됐어?]

다프네 [하아...하아...]


아직도 움찔움찔 경련하는 몸을 부여잡으며 다프네는 나를 보았다. 확실히 데일 것만 같았다. 평소에는 저 푸른 호수처럼 차분하기만 했던 눈동자가 지금은 같은 빛깔의 정념으로 거세게 불타오르고 있었다. 이런, 준비운동이라고 생각했던 건 내 쪽만이 아니었던 건가.


다프네 [네...어서 와 주세요...]


거절 할 수 없는 초대를 건네며 그녀가 몸을 열었다. 이미 한 번의 절정을 거치며 달아오르고 풀어진 몸은 야릇한 물기를 가득 머금어 수컷을 받아들일 준비를 끝낸 훌륭한 암컷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젠 찢어질 것만 같은 꼴을 한 나머지 옷을 얼른 벗어던졌다. 숲 속의 시원한 공기를 갑작스레 맞이한 나의 물건은 사그라들 기세 따위는 없이 꼿꼿이 고개를 쳐들고 있었다. 준비라면 이미 오래 전에 되어 있다. 지금 눈 앞에서 포식자를 유혹하는 제물을 두고, 짐승은 사양할 필요도 없이 군침을 흘리며 달려들었다.


사령관 [자...]

다프네 [하아아...]


그녀의 허리를 붙잡고 천천히 몸의 중심을 떨어뜨렸다. 터질 것처럼 부풀어 오른 귀두가 꽃잎을 한겹 한겹 걷어 내며, 다시 빠져나오기 힘든 달콤한 수렁 속으로 나를 밀어 넣고 있었다.


다프네 [으윽!]

사령관 [오오오...!]


순간 델 것만 같은 온도에 그만 허리를 도로 뺄 뻔했다. 조심스레 귀두부터 기둥을 밀어넣자, 질벽의 주름은 받아들인 그것을 다시 놓지 않겠다는 기세로 바짝 달라붙어 왔다. 방심하면 그대로 잡아먹힐 듯한 느낌에 전율하며, 조금씩 그녀 안에서 내가 차지하는 면적을 넓혀 나갔다.


사령관 [하아-굉장, 해...]

다프네 [전부...들어왔네요.]


간신히 뿌리까지 집어넣고 나서 잠시 그 느낌을 음미했다. 그녀의 아랫배가 내 페니스의 형태를 따라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었고, 결합된 부분을 통해 터질 듯이 뛰는 서로의 맥박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합쳐진 부분을 어루만지며 한없이 상기된 얼굴로 미소를 지었다. 그것을 보고, 이성을 유지할 수 있는 수컷은 없을 것이다.


다프네 [아아, 학, 갑자기-격렬, 하게...!]


늪의 진흙을 밀어내듯 전력으로 허리를 움직였다. 뿌리부터 물어 끊어낼 것처럼 조여 오는 그녀의 질 안에서 페니스를를 뽑아내고, 곧바로 더 깊이 찔러 넣는다. 

그녀가 내 어깨를 붙잡고 몸을 단단히 굳힌다. 그와 함께 안쪽의 감각이 한층 더 조여 들어온다. 마치 한 몸이 된 듯한 이 연결감. 느낄 수 있는 최대한의 쾌락을 얻기 위해 두 남녀가 서로 이어진 채 하반신에 모든 신경을 집중한다.


사령관 [아아...굉장한데? 금방이라도, 싸 버릴 것, 같아-]


찔러댈 때마다 과즙을 내뿜으며 요동치는 질육. 한 번 허리를 되돌릴 때마다 귀두와 기둥, 허리 깊은 곳까지 그녀의 맛이 느껴진다. 마치 최면을 걸듯 아래로 전해져 오는 열기에 눈을 감았다 뜨면서도 의식을 잃을 것만 같다.  찔러 넣은 귀두가 자그마한 자궁을 한껏 찍어 누르고, 그 때마다 그녀는 눈을 감은 채 큰 소리로 헐떡인다. 마치 멈출 수 없는 길을 달리는 것처럼 서로에 대한 갈증만이 시시각각 커져만 간다.


다프네 [하악, 응, 응, 아앙, 응, 하앙, 앙!]


자세를 바꿀 생각도 들지 않는다. 이대로 바닥에 누운 그녀를 덮쳐 누르며 정신이 나간 것처럼 연거푸 허리를 밀어 붙인다. 찰박거리는 물소리와 헐떡거리는 숨소리만이 들리고 있는 것의 전부다. 마치 페니스에 눈이 달린 것처럼, 왕복하는 그녀의 안에 대한 정보만이 뇌에 전해져 온다. 지금 눈 앞의 풍경보다도 더없이 생생하다. 그림이라도 그릴 수 있을 것만 같다.


지금 품 안에서 울부짖는 그녀의 모습도 굉장하다. 평소에는 잘 의식하지 못하지만, 얼굴을 가릴 수도 있을 크기의 젖가슴이 피스톤의 리듬에 따라 출렁거리며 흔들리는 모습은 차마 다른 곳으로 눈이 갈 수 없게 만든다. 내가 알던 그 얌전한 다프네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없는, 엄청나게 상스러운 모습이다. 아니, 오히려 이것이 그녀의 진짜 모습일까.


사령관 [아, 하윽-]

다프네 [주..인님..저, 다시...!]


식을 생각이 없는 교미의 열기는 이제 뇌를 흐물흐물 녹여 버릴 것 같다. 그녀가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한 목소리로 또 한 번의 절정을 호소한다. 그녀의 모든 모습에, 흥분을 더해 가는 내 페니스도 이제 터지기 일보 직전이다. 슬슬, 모든 것을 토해 내고 편해지고 싶다. 그녀의 안팎을 모두 내 색으로 물들이고 싶다. 가득 차 넘쳐 흐를 만큼, 그녀에게 사랑의 증거를 쏟아 붓고만 싶다.


사령관 [다프네...다프네!]

다프네 [주인...님! 아아! 와요!]


마지막으로 전력을 다해 허리를 움직인다. 더욱 긴 쾌락을 위해 채워져 있던 본능의 족쇄가 큰 소리를 내며 차례차례 떨어져 나간다. 내 몸 속의 번식을 위한 기관으로부터 본연의 가장 뜨거운 기운이 아랫배를 거쳐, 페니스의 끝으로 급격히 밀려 나온다. 

다프네가 온 힘을 다해 나에게 매달려 온다. 내가 피스톤질을 멈추는 마지막 순간에, 그녀의 양 다리가 등 뒤로 나의 허리를 단단히 고정한다. 한 방울도 흘리지 않겠다는 듯이 그녀의 허리가 밀착해 오고, 질벽의 모든 주름이 페니스를 압박하며 쥐어 짜내려 한다.


다프네 [아아, 아아아, 하아으으으으으!]

사령관 [으으으윽!]


영혼까지 쏟아낼 기세로 정액이 분출한다. 이루 말할 데 없는 해방감. 뿜어져 나와 자궁 벽에 부딪친 정액이 다시 귀두를 감싸며 질 내부를 가득 채운다. 새로운 생명을 품은 백색의 액체는 그녀의 뱃속을 가득 채우고도 흘러넘쳐, 허벅지를 타고 풀밭으로 떨어진다.


사령관 [하아....]

다프네 [아아아-]


그 자세 그대로 굳어진 채 사정의 느낌을 만끽했다. 페니스는 울컥거리며 마지막 한 방울까지 흰 점액을 쏟아냈고, 그녀의 자궁은 그것을 탐욕스럽게 꿀렁거리며 집어삼켰다. 완벽하게 번식을 위한 교미 행위. 짐승이나 다름 없는 행위 뒤에 우리는 정말로 그들처럼 풀밭에 널브러져 거친 숨을 내뱉었다.


다프네 [주인님...]

사령관 [응, 나도야.]


뭔가를 말하려는 다프네의 입을 자연스럽게 틀어막으며 나는 처음으로 이 세계에서의 행복감을 느꼈다. 뒤늦은 축복을 건네듯 우릴 비추는 땅의 빛과, 하늘의 빛. 그리고 지금 눈 앞에 있는 사랑스러운 그녀. 분명히 이것은 내가 감사해야만 할 현실이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우리는 이 숲에서 영원히 함께 할 테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다프네에게 다시 한 번 깊숙이 입을 맞추었다.








다프네 [앙...간지러워요, 주인님!]


우린 지금 물 속에 있다.


방금까지 이루어진 행위는 모두 말 그대로 풀밭에서 이루어진 것이었기에, 거사를 마치고 난 뒤의 우리는 그다지 깨끗하다고는 말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런 것도 있고 해서, 눈 앞에 있는 깨끗해 보이는 물에 몸을 담그기로 했다.


호수의 물은 기분 좋을 정도로 시원하고, 아래로는 매끄러운 모래가 발을 움직일 때마다 발가락 사이로 흘러내렸다. 깊이도 적당해서 조만간 모두를 데리고 물놀이를 하러 오면 좋을 것 같다. 내일이라도 얘기를 꺼내 볼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다시금 내 앞에서 몸을 씻고 있는 다프네가 눈에 들어왔다. 그나마 위쪽에 있었던 나와는 다르게 등을 바닥에 대고 있던 그녀는 등이나 머리카락에 풀잎 따위가 아직 많이 붙어 있었다. 이걸 혼자서 씻어내는 건 힘들 것이므로, 그녀 쪽으로 다가가 조금 거들어 주었다.


다프네 [꺄앗!]


갑자기 뒤통수에서 흘러내리는 물에 움찔하는 다프네였지만, 나라는 것을 깨닫고는 금방 안심하고 몸을 맡겼다. 양 손으로 물을 퍼 올려, 그녀의 머리카락부터 등, 엉덩이로 이어지는 부분을 조심스럽게 씻겨 내린다. 

호수를 밝히는 밤의 불빛 속에서 그녀의 새하얀 나신이 어떤 방해도 없이 드러나고, 몸의 훌륭한 곡선은 손으로 쓸어 내릴 때마다 더욱 아름답게 빛난다.  물을 한껏 머금은 머리카락은 과즙을 짜내는 것처럼 그녀의 손에서 맑은 물방울을 한껏 수면 위로 다시 떨어뜨린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당연하게도 다시금 의욕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다프네 [주인님...]


뒤에서 그녀를 살며시 안고, 가슴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물기를 한껏 머금은 두 개의 커다란 과실이 주무를 때마다 손가락을 밀어내듯 형태를 바꾸었다. 그 크기 탓에 가슴 아래쪽에 스며든 물은 벌써 체온을 흡수해 따뜻해져 있었다. 그 모든 것을 씻어내듯 손으로 훔치며 천천히 아래쪽으로 애무해 나갔다.


사령관 [괜찮지?]

다프네 [...네.]


말할 필요도 없이 우리는 호수에 들어오기 전만큼 달아올라 있었고, 그녀도 뒤에서 잡힌 채 한 손을 뻗어 내 고간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가느다란 손가락에 사로잡힌 페니스가 급속히 열기를 품고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끼며, 나는 내 오른쪽 허벅지에 비벼지고 있는 그녀의 엉덩이에 시선을 돌렸다. 어쩌면...조금 재미있는 생각이 떠오른 것 같았다.


다프네 [주, 주인님?!]


그녀가 명백히 당황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나는 뒤에서 그녀의 허리를 붙잡고, 이미 전투 태세에 들어간 물건을 갖다대었다. 단, 좀전에 넣었던 곳보다 좀 더 뒤에 있는 곳으로.


사령관 [천천히- 힘을 빼줘.]

다프네 [우우우...]


수치심, 그리고 묘한 흥분이 뒤섞인 목소리로 다프네는 내 말에 따랐다. 그렇다고 해도, 애널에 삽입하는 것이 말처럼 간단한 것은 아니다. 우선 힘을 풀기 좋도록 살짝 다리를 벌리게 하고, 살짝 구부린 자세로 그녀의 양 팔을 잡아 고정한다.


귀두의 끝을 끌처럼 밀어 넣어 조금씩 육벽의 틈바구니를 벌린다. 본래 이런 목적으로 있는 기관이 아닌 만큼, 주인의 의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저항은 강하다. 그러나 그것은, 완전히 넣기 전까지의 일.


다프네 [아으으-]

사령관 [우오오...]


조금씩 그녀의 안으로 밀고 들어가며, 양 쪽 모두에서  고통과 환희가 뒤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특히 다프네의 입장에서 이건 겪어본 적 없는 미지의 자극이겠지. 붙잡힌 양 팔로만 지탱 된 아슬아슬한 자세에서 저항도 불가능한 채로 뒤를 꿰뚫린다.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도 깨닫지 못하고, 그저 몸을 떨며 거친 숨을 허공에 흩어 놓을 뿐이었다.


사령관 [하아-]

다프네 [으응...]


겨우 끝까지 찔러넣고 나니 어쩐지 묘한 기분이 들었다. 본래 교미의 기능을 하지 않는 기관에 삽입했단 배덕감도 있고, 그녀에게 조여지는 감각도 앞쪽과는 다르다. 앞쪽이 양 손으로 비틀어 짜는 듯한 넓은 범위의 자극이었다면, 이쪽은 오히려 입으로 문 것처럼 방심하면 그대로 끊어질 듯한 아슬아슬한 압박감이다.

다프네도 완전히 들어간 걸 깨달았는지 거칠게 몰아쉬던 숨을 잠시 늦추고 정신을 추스른다. 미안하게도, 그건 쓸데없는 짓이다. 진짜는 이제부터 시작이니까.


다프네 [히, 히이이이이이!]


그녀가 진심으로 반발하며 몸을 거세게 떨었다. 이전보다도 더 원초적인 감정의 요동을 담은 비명이 호수 일대를 빈틈 없이 뒤덮었다. 그럴 수밖에. 지금 그녀가 느끼고 있는 쾌락은, 전혀 느껴보지 못한 종류의 것은 아니다. 

생물이라면 누구나 하게 마련인 배설의 행위. 그 행위의 감각은 보다 원활한 생존 활동을 위해 일종의 '쾌락'으로 설정되어 있다. 잔뜩 참고 있다가 분출할 때의 해방감. 어딘가에 또 다른 인간이 있다면, 분명 공감할 내용이겠지.

그 행위는 더없이 쾌락적인 행위임과 동시에, 한없이 은밀한 행위이기도 하다. 아무리 가깝고 사랑하는 사이라도 보여주기는 싫은 종류의 것이라는 뜻이다.


애널에 깊숙히 박아 넣은 페니스가 반대로 빠져나갈 때의 감각은 어쩔 수 없이 그 순간을 상기시킨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상대방과, 또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쾌락을 느끼는 자기 자신. 뒤죽박죽 뒤섞인 쾌감과 수치감이 단단히 구속당한 몸을 멋대로 움직인다.


다프네 [힛, 또, 들어와-]


무심코 쾌락의 진행 방향과 반대로 움직이려던 몸은, 오히려 다시 한 번 페니스를 안쪽으로 삼키게 하고 만다. 당혹으로 굳어 버린 몸에서 나는 다시 천천히 페니스를 뽑아 내고, 그녀는 울부짖으며 다시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다프네 [싫어-주인님 그만, 해 주세-이이익?!]


어느 새 다프네는 완전히 여유를 잃고 애원하고 있었다. 한 번 세게 찔러 넣고, 뽑아낼 때마다 그녀는 물 속에서 몸부림치고 짐승처럼 비명을 지른다. 중간중간 이성이 돌아올 때마다 이 비틀린 쾌락을 멈추어 주기를 호소해 오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은 완벽하게 내가 바라고 있던 반응. 그만둘 리가 없다.  


다프네 [아아, 싫어, 이런 거, 느낄 리가-없는데-]


왕복 속도를 빠르게 하자 그녀는 이제 갈라지는 목소리로 울먹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몸은 거짓말 따위 하지 않고 뜨거워져, 마치 열병에 걸린 것만 같다. 지금 그녀의 등을 타고 흐르는 것이 호수의 물방울인지, 아니면 흥분해서 흘리는 땀방울인지 구분도 되지 않을 정도다. 


다프네 [흐응, 아, 아앙, 그만- 아아아, 응, 제발-]


마치 죄인처럼 그녀가 자비를 구한다. 양 손이 단단히 구속당한 채로, 스스로의 움직임으로 인해 셀 수 없이 다시 꿰뚫린다. 그녀의 풍만한 엉덩이가 내 허리에 부딪치며 팡팡 음란한 소리를 내고, 양 젖가슴은 당장이라도 손에 넣어 달라는 듯 늘어져서 야릇한 리듬으로 흔들린다.

이 모든 모습이 괘씸하면서도, 사랑스러워 견딜 수가 없다. 괴롭혀지면서도 즐기는 그녀를, 괴롭히면서도 즐거워하고 있다. 어느덧 그녀도 요령을 익힌 건지, 입구 부근의 조임이 점점 규칙적이고 집요하게 변해 간다. 꿰뚫리는 데에 그치지 않고, 오히려 이 쪽을 짜내려 하고 있다.


마치 단단한 고리로 훑듯이 페니스가 짜내어진다. 아플 정도로 단단히 부풀어오른 귀두가 내벽을 두드리고, 그 때마다 그녀는 고통과 환희가 뒤섞인 울음을 뱉어낸다. 나에게도 일상적인 것은 아닌 만큼 이 자극은 버티기가 힘들다. 2차전은앞에서처럼 길게 유지할 수 없을 것 같다.


사령관 [하악-다프네-]

다프네 [주인님...제발...]


양 팔을 붙잡은 손을 떼어 다프네의 가슴을 거칠게 움켜쥔다. 그녀의 등을 내 가슴과 밀착시키고, 마지막으로 거칠게 허리를 움직인다. 그녀는 마치 고문이라도 당하는 것처럼 요란하게 울부짖지만, 거기에는 명백하게 금지된 쾌락에 대한 굴복의 의미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사령관 [-싼다!]

다프네 [아아아아아, 아아, 꺄아아아앗!!!]


사정의 순간을 맞이하여, 페니스가 가장 단단하게 굳어진다. 그와 동시에 그녀는 마지막 '분출'의 순간을 맞이하며 가장 경력하게 이 커다란 이물질을 밀어낸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다프네 [흐아아아아아-]


입에 담기 힘든 천박한 소리와 함께 페니스가 바깥으로 튀어나왔고, 그와 동시에 뿜어져 나오는 하얀 액체가 허공을 수놓으며 그녀에게 뿌려졌다. 

마치 영혼까지 빠져나올 기세로 쏟아진 정액은 꼭 슬라임처럼 약간 덩어리진 형태로 그녀의 등에서 천천히 흘러내렸다. 이런 말을 내가 하는 게 좀 그렇지만, 할 수 있다면 바로 임신하겠지, 저거.

동시에 다프네가 내 품에서 몸을 뻣뻣하게 굳히며 절정을 맞이했다. 눈물을 흘리며 온 몸을 진동하는 그녀가 물에 빠지지 않도록 단단히 껴안으며, 나 역시 두 번째 사정의 여운을 만끽하고 있었다.


...


다프네 [정말, 이번에는 너무 짓궂으셨어요.]

사령관 [하하하...]


부끄럽게도 그녀의 말을 부정할 수 없었다. 그래도 살짝 뾰로통해진 다프네의 얼굴을 보는 것은 꽤나 값진 경험으로, 충분히 모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머리카락에까지 뿌려 버린 것은 미안하게 생각한다. 정말 잘 안 지워진댔지, 저거.


사령관 [이제 괜찮아?]

다프네 [네. 도와주셔서 고마워요.]


이번에는 정말로 그녀를 깨끗이 씻겨 준 뒤에, 슬슬 물 밖으로 나갈 채비를 한다. 지금까지 몸의 열을 잔뜩 배출한 덕도 있고, 아무리 물이 차지 않더라도 오래 들어와 있으니 슬슬 선득선득하다. 밖에 수건이 될 만한 게 있던가?


다프네 [잠시만요, 주인님!]


그러던 참에, 그녀가 다시 나를 불렀다.


사령관 [왜 그래?]

다프네 [잠시만...이 쪽으로 와 보시겠어요?]


등을 돌린 채, 다프네는 조금 어색한 말투로 나를 불렀다. 아직 뭔가 부족한 거라도 있었던가?


사령관 [어라?]


그녀에게 다가가려던 찰나, 무언가에 미끄러진 건지 내 몸이 힘없이 물 아래로 가라앉는다.


사령관 ['...어라?']


장난이 아니다. 단순히 미끄러졌을 뿐인데, 자세를 회복할 수가 없다. 아니, 그 정도가 아니라 몸에 아예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내가 이렇게 피곤한 상태였던가?


사령관 ['위험...한데...?']


발도 닿아 걸을 수도 있는 호숫가에서 익사한다니, 장난거리도 못 된다. 하지만 이건 진짜다. 내 입에서 빠져나가는 공깃방울이 또렷하게 보인다. 요동치는 물결을 따라 시야가 흘러가고, 숨이 부족해지며 의식이 차츰 흐려진다.


그 때였다.


부드러운 손이 물 속으로 가라앉아 가던 나를 붙잡아 건져냈다. 물 밖으로 꺼내진 나는 정신없이 기침을 하며 숨을 들이켰고, 나를 뭍으로 건져 준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사령관 [다프...네?]

??? [...]


그런...것 같았다. 그녀는 대답하지 않고 보름달을 등에 진 채 조용히 나를 내려다보았다. 공기 중에서 산란하는 달빛이 그녀의 자수정빛 눈동자를 희미하게 비추었다. 무언가, 머릿속에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위화감이 느껴졌다. 


내가 그녀를 본 적이 있던가?


내가 그녀를 알던가?


내가...그녀를 잊었던가?


대답할 수 없는 질문만을 던지며 나는 차츰 의식을 잃어갔다. 이번에는 저항할 수 없는 잠의 습격이었다. 마치 누군가 이 세계의 조명을 끈 것처럼, 떠올릴 수도



To next 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