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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칸은 아침을 알리는 알림 소리에 눈을 뜬다. 뻐근한 몸을 세우고 기지개를 펴는데 달력이 눈에 보인다. 탈론 페더가 오늘이 중요하다고 표시해둔 것에 미소를 지으며 휠체어에 앉아 방에서 나온다. 퀵 카멜은 조금이라도 칸에게 도움이 되고자 일찍 일어나 맞이해 준다. 칸은 처음엔 필요 없다고 했지만 카멜은 자신이 이렇게 승진을 했는데 하는 일은 똑같다며, 말도 안 되는 변명을 가지고 칸을 도와주지만, 칸의 기분을 말하자면 솔직히 나쁘진 않았다.


 “대장님, 오늘은 식당에 가실 거에요?”


 “아직 시간이 이르니 먼저 가면 다른 이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겠지.”


 “그럼 제가 뒤에서 밀어 줄게요.”


 “아니, 이 정도는 내가 할 수 있다. 게다가 넌 오늘 대원들과 탐색을 나간다고 하지 않았나.”


 “며칠 전에 몸에 있는 보형물하고 실리콘 다 뺀다고 수술 하셨잖아요. 닥터가 몸 쓰지 말라고 했던 거 기억 안 나세요?”


 칸이 더스트 스톰을 신고 어느정도 보행이 가능해지자, 닥터는 곧장 수술을 권유했고, 덕분에 한달하고도 2주만에 다시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되었다. 오히려 칸은 다시 걸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기긴 했지만, 그래도 오르카 호의 대원들에게 도움만을 받는 것 같아 내심 불편해하기도 했다.


 “그래도 내가 팔이 망가진 건 아니지 않나.”


 “그냥 대장 혼자 보내줘. 이러다가 밥 시간 늦는다? 우리도 출발 시간이 늦을 수도 있어.”


 출격 준비를 끝낸 워울프의 말에 퀵 카멜은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끄덕여준다.


 “고맙군 엄마.”


 “대장이 농담하면 농담으로 안 들리는 걸 알아요? 어서 가세요. 저흰 출격해야 해서 같이 못 가 아쉽네요.”


 칸은 신속이란 이명과는 다르게 팔을 움직여 느릿느릿 호드의 숙소로부터 나온다. 조금씩 움직일 수록 다른 대원들이 식당으로 가는 게 보이고, 그런 활기찬 모습을 보다 잠시 팔을 멈추고, 자신의 팔과 다리를 본다. 그녀의 가늘던 팔은 어느새 근육이 붙었고, 자신의 어깨만 하던 두 허벅지는 눈에 뜨일 정도로 줄었다. 칸은 어떻게 닥터의 말대로 마이티 R에게 부탁해 재활운동을 해왔다. 첫 한 주는 아예 설 수가 없어서 순수하게 팔을 힘으로 서는 게 다였고, 2 주째에는 간신이 설 수 있는 게 다였다. 3주째, 아마도 우연히 만난 사령관이 곁에서 응원을 해주었고 그것에 어떻게든 성과를 내고 싶어서 걸음을 떼었다. 사령관이 그녀를 얼싸안고 울어주어서 오히려 당황했던 순간들이 생각이나 등을 기댄다.


 “이렇게 쉬면 식당 문 닫는다? 알비스, 이 환자 좀 어떻게 해봐.”


 “네!”


 레오나의 말에 알비스가 달려와 휠체어의 손잡이를 잡고 앞으로 이동한다.


 “이럴 필요는 없다만…”


 “난 그냥 식당 앞에서 밥을 못 먹어 알짱거리는 인원이 있는 걸 보기 싫을 뿐이야.”


 “대장님의 말은 오랜만이니 합석이나 하자고 하는 겁니다.”


 “발키리 너!”


 발키리의 말에 레오나의 얼굴이 붉어진다.


 “그게 아니면 칸 대장은 밥 먹기 싫어? 초콜릿이라도 줄까?”


 뒤를 잡고 이동하는 알비스가 한 손으로 초콜릿을 칸에게 건내준다. 칸은 거절할까 생각하지만, 어째서인지 뒤의 레오나의 눈이 신경 쓰여 받아둔다. 한참 바쁠 식당에서 알비스는 칸을 빈자리에 밀어두고 밥을 가지러 발하라의 대원들과 줄을 선다. 칸은 어쩐지 자신만 특별취급을 받는 것 같아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 자신의 앞으로 밥이 가득한 식판이 놓여진다. 앞엔 스틸 드라코와 핀토가 있었다.


 “영웅님을 이렇게 기다리게 만들 순 없지!”


 “헤테로는 죽지 않아요!”


 “헤테로?”


 “아, 히어로를 말하는 거에요. 우린 또 줄 서면 되니까 걱정 말고 드세요! 알비스! 우리가 먼저 처리했어!”


 칸은 특별 취급을 받는 느낌이 아닌 실제로 특별취급을 받게 되어버리자 어쩐지 눈치가 생겨 주변을 둘러본다. 하지만 아무도 이쪽에 신경을 쓰지 않기에 칸은 천천히 수저를 들고 식사를 시작한다. 좀처럼 입맛이 나지 않아 깨작깨작 먹고 있는데 레오나가 앞에 식판을 가지고 앉는다.


 “밥 맛이 없어?”


 “요새 몸을 영 움직이지 못해서 그런지 입맛이 없군.”


 “그래도 잘 먹어둬. 너 사고가 있는 이후로 달링-, 아니 사령관하고 같이 있어본 적 없잖아.”


 “오히려 내가 그대들보다 사령관과 얼굴을 맞이한 시간이 더 긴 거 같다만?”


 칸은 현장에 나가지 못하는 몸이어서 사령관의 부관으로 일하는 게 더 옳다고 보여져서, 실제로 다른 지휘관들에 비해 2배 이상 함께하게 되었다. 물론 칸의 성격상 공과 사가 뚜렷해 둘 사이에 대화도 없었기에, 가끔 함께하는 아르망 같은 참모진, 혹은 배틀메이드와 컴페니언이 둘이 싸운 게 아닐까 걱정한 일도 적지 않았다.


 “내 말은 그게 아니잖아.”


 “아, 혹시 그걸 말하는 건가? 하지만 내가 이런 몸으로 사령관을 기쁘게 할 수 없다고 생각되 그냥 오늘은 넘어가려고 했는데…”


 “너 그렇게 튕기기만 하면 언젠가 후회한다?”


 “후회는 무슨, 지금 아주 충실한 삶을 살고 있는데.”


 “으… 너 그냥 내가 집어넣어 줄 거야. 월권행위? 지금 호드 뒤를 봐주는 부대가 어딘데, 아무도 신경 안 쓸 걸?”


 “농담이었다. 그래도 자신이 없는 건 솔직한 마음이야.”


 “그건 걱정마. 내가 다 준비 해둘테니.”

 

***

 

 “저기 칸 대장님?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오래하고 계시면, 임명 받은 저라고 해도 사령관한테 혼날 거 같아 무섭거든요?”


 “아니다. 한 번만 더 해보도록 하지.”


 마이티 R의 운동실에서 칸은 다시 걷기 위해 재활운동을 시작했다. 수술 때문에 한 동안 쉬어서 그냥 감각만이라도 다시 익히려고 했지만 휠체어에서 벗어나자마자, 팔은 봉을 잡지 못하고 자리서 그러졌다. 아무리 푹신한 매트리스가 아래에 놓여있다고 했지만, 일어나려고 계속 노력하고 그에 상응하듯 계속 넘어지고 있으니 마이티 R은 가슴이 철렁일 수밖에 없었다. 물론 마이티 R이 그냥 구경만 하고 있었던 건 아니다. 닥터를 비롯한 의료진을 불러와 설득을 부탁했지만, 약 3시간의 설득 끝에 ‘언니의 똥고집은 빵꾸똥꾸야!’라면서 포기를 했다. 그래서 사령관을 불러오려고 했지만, 호드의 부대원들이 사령관만큼은 불러와선 안 된다고 무릎을 꿇어 사정을 하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되었다. 칸은 저녁도 먹지 않고 8시간째 재활훈련을 하다, 드디어 온 몸의 힘을 다 쓴 것인지 땀 범벅이 되어 더 이상 일어나질 못한다. 그녀의 몸은 계속된 충격에 수술한 자리가 벌어진 것인지 곳곳에 희미하게 빨간 피가 묻어있었다.


 “더럽힌 것 같아 미안하군.”


 “하아…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수복실로 가주세요. 그리고 다음에도 이런 식으로 나오시면 전 사령관님께 보고 할 거에요.”


 “명심하도록 하지. 좀 일으켜 세워줄 수 있겠나?”


 마이티 R은 한숨을 내쉬며 칸을 휠체어에 앉혀준다. 떨리는 팔과 다리를 보고는 일단 체육관 밖으로 내보내 주는데, 문이 열리면서 레오나와 마주치게 된다.


 “우리 애들이 너 여기 있다고 하길래 내가 직접 찾아왔어.”


 “음? 내게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지금 시간이 자정이야. 체육관을 이용하는 우리 부대원들이 많아서 다행이지. 설마설마 했는데 아직도 이러고 있을 줄이야… 마이티 R 지금부턴 내가 칸을 데리고 갈 게.”


 “감사합니다!”


 절규에 가까운 마이티 R의 인사를 들으며 레오나는 칸의 휠체어를 민다.


 “이쪽은 내 숙소로 가는 길이 아닌데…”


 “걱정 마 딱히 널 잡아먹으려고 하는 건 아니니까.”


 칸은 레오나가 어디로 가나 궁금해 하다가 특정 구역에 들어서자마자 아연실색하며 휠체어에 브레이크를 건다. 갑자기 세워진 휠체어에 레오나는 몸을 칸과 부딪치게 되자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뭐하는 짓이야!”


 “여긴 사령관이 있는 구역이 아닌가? 설마 날 이대로-.”


 “응, 맞아. 널 이대로 사령관의 침실에 버리려고 했지.”


 “날 잡아먹지 않는 다는 게 이건가?”


 “똥고집 부리지 말고 브레이크 풀어! 짜증나게 힘만 세 가지고! 거기 하치코 당장 이리와서 칸 대장을 사령관 침실에 던져버려!”


 “알았어요!”


 하치코가 달려와 레오나 대신 휠체어를 잡더니 이내 양손으로 들고 사령관의 침실로 넣어버린다. 레오나는 하치코의 괴력에 잠시 놀라긴 했지만, 속 시원하게 일이 풀린 것을 보고 만족을 하며 발할라 숙소로 돌아간다. 칸은 순식간의 일에 어벙벙하게 있다가 이제 막 샤워를 마치고 목욕가운을 입고 있던 사령관과 눈이 마주치게 된다.


 “이렇게 밤에 만나는 건 오랜만이네?”


 “내가 제대로 준비도 하지 않고 와서 그러니 바로 나가도록 하지. 그럼-.”


 “아냐, 여기서 씻으면 되지.”


 사령관은 그렇게 말하면서 휠체어를 이끌고 목욕실로 이동한다. 칸은 얼굴을 붉히며 그저 사령관이 하는데로, 옷을 벗어 알몸이 된다. 그녀의 몸은 바이오로이드라는 특성 덕에 비교적 상처가 빨리 아물었지만, 곳곳의 피딱지들이 아까 운동의 영향으로 벗겨지면서 핏기가 약간 서려있다. 사령관은 칸의 땀냄새에 어쩐지 흥분이 되었고, 칸은 사령관의 부풀어 오르는 그것을 보며 기어들어가듯이 이야기를 건낸다.


 “그… 먼저 씻고 싶다만…”


 사령관은 칸의 말을 듣지 않고 그녀에게 다가가 입맞춤을 한다. 약간의 타액을 서로 주고 받다, 멀어지자 칸은 얼굴을 붉힌다.


 “이게 내 첫 키스인데… 뭔가 부끄럽군…”


 “가끔은 기분대로 움직이는 거지.”


 “동물이 따로 없군.”


 “동물? 그럼 다음 행동으로…”


 사령관의 입은 그녀의 땀을 닦아내고 상처 부위를 핥아낸다. 그리고 자신의 배꼽과 허리, 그리고 겨드랑이로 움직이며 혓바닥으로 간지럽히다가 키스하듯이 빨아낸다. 칸은 수치심을 이길 수가 없어 말도 하지 못하고 최대한 그를 밀어내려고 하지만, 간지러움과 점점 달아오는 몸에 의해 점점 힘이 빠져나간다. 사령관의 입이 그녀의 몸에서 떠나가자 칸은 약간의 눈물을 머금으며 말한다.


 “좀 씻겨줘. 이대로 더 하면 난 부끄러워 죽을지도 모를 것 같아…”


 말투마저 변한 칸을 보고 사령관은 무언가의 승리에 대해 포효하며 그녀를 들어 욕조에 앉혀준다. 적당히 따뜻한 물을 틀어 샤워기를 건내주고, 사령관은 적당히 입가심을 한다. 칸은 샤워기로 몸을 씻고 있다 아직도 서 있는 사령관의 물건을 보고 얼굴을 붉히다가 욕조에 몸을 걸치고 엉덩이를 사령관 쪽에 향한다.


 “그 사령관… 다리 사이로 넣는 행위가 있다고 들었는데… 그걸로 만족을 해주었으면 좋겠군…”


 사령관은 칸의 말에 물을 뿜으며 그녀를 쳐다본다. 아무리 근육이 빠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탱글탱글한 엉덩이와 허벅지를 보고 가운을 벗으며 그녀의 엉덩이에 손을 댄다. 깜짝 놀라는 것처럼 몸이 움찔이더니, 이내 비부 아래의 두 다리 사이로 들어오는 뜨거운 체온을 느끼고 최대한 몸을 늘인다. 사령관이 힘이 없는 그녀의 두 다리를 잡고 몸을 흔들자, 칸은 몸이 앞으로 쏠리게 되어 두 팔을 벌려 최대한 몸을 지지한다. 온 힘이 팔로 집중되자, 무방비해진 그녀의 비부와 허벅지를 비비는 행위에 소름이 돋기 시작한다. 사령관은 제대로 신음을 내지도 못하는 칸에게서 만족이 되지 못한 것인지 손으로 그녀의 비부 근처에 가져다 대다가, 발기한 클리스토리스를 발견하고 쥐어짠다. 갑작스런 고통에 칸은 팔에 힘이 빠지게 되어 고꾸라지며 머리를 욕조의 바닥에 대고 만다. 하지만 계속되는 그의 손장난과, 소름 돋는 쾌감에 헐떡이게 되면서 두 팔은 다시 일어날 생각을 못하고 주먹만 강하게 쥔다. 허벅지로 튀는 끈적한 액체에 칸은 드디어 짐승의 의식이 끝이 났다 생각하며, 한편으로는 안도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의 뜨거운 사랑에 다시 한번 목말라 한다.


 사령관은 뒤편에 있는 휠체어에 앉아있다가 아직도 고꾸라져 있는 칸을 보고 허겁지겁 그녀를 일으켜 세운다. 다리에 힘이 없던 칸은 사령관이 움직이는 데로, 휠체어에 앉은 사령관의 위로 올라 앉는다. 칸은 혹시나 사령관이 추워할까 싶어 샤워기의 호스를 붙잡고 가져온다. 사령관은 샤워기를 쥔 그녀의 손을 잡고 비부 쪽에 자극을 가한다. 칸이 손으로 물줄기를 막으려고 하기에 오히려 그녀의 비부 안쪽으로 손가락을 집어 넣는다. 안쪽에서 느껴지는 두터운 막에 움직임을 멈추자 칸이 사령관에게 말한다.


 “좀처럼 기회가 없어서…”


 사령관은 칸의 사랑스러움을 참지 못하고 키스를 한다. 따뜻한 물줄기와 쉼없이 움직이는 그의 손가락에 칸은 몇 번이나 움직이다가 입 속의 혀가 힘이 풀리며, 아랫쪽에선 샤워기의 물줄기와 다른 따듯한 물줄기가 새어 나온다. 그는 그녀의 축 처진 모습에 다시 힘이 솟아오르며, 몸을 대충 씻긴 뒤, 몸을 닦지도 않고 곧장 침대 위로 그녀를 들고 나온다.


 침대에 놓은 칸은 이불로 몸을 숨기지만, 사령관이 억지로 이불을 들쳐내었고, 꾸밈없는 두 몸은 살며시 배를 맞춘다. 비부의 입구로 느껴지는 그의 둥근 물건에 손을 대며 칸이 말했다.


 “난 그대를 사랑한다. 그대는 날 어찌 생각하는 가.”


 사령관은 말보단 그녀에게 키스로 답해주었다. 그녀도 그거면 충분하다는 다른 손으로 그의 허리에 손을 대어 자신 쪽으로 밀어준다. 막을 뚫고 비좁은 그녀의 속을 가로지르지만, 충분한 물기는 미꾸라지가 진흙을 파헤치듯 쉽게 안쪽을 비집고 들어간다. 그의 허리가 그녀를 찌를때마다 그녀는 호흡을 멈춘다. 그녀의 반응이 재미있어 조금 속도를 내보려고 하지만, 어정쩡한 자세가 마음에 들지 않아 그녀의 다리를 들고 허리를 세워준다. 그가 내리찍는 압박에 칸은 척추가 뭉게지는 것을 느낌과 동시에 방광과 자궁이 찌그러지는 느낌을 느끼며, 토해내듯 숨을 뱉어낸다. 쉼없는 그의 내리찍힘에 칸은 조금씩 뒤로 밀려나다가 침대의 틀을 밀어내며 그를 온전히 느끼고자한다. 사령관의 호흡이 짧아짐에 따라 칸은 깜박하고 이야기하지 않은 것을 생각해낸다.


 “그, 그대여… 나… 닥터… 피임약을 안… 받았네… 그러니까…”


 칸의 말에 사령관은 이성이 끊긴 것인지 더 빠르게 움직이다. 이내 몸을 부르르 떨면서 그녀를 놓아준다. 그의 물건에서 떨어지는 하얀 액체에 칸은 조심스럽게 자신의 비부로 손가락을 넣어본다. 끈적한 액체가 느껴져 손 앞으로 가져가보니 하얀색과 붉은색이 섞여 그가 무엇을 한 것인지 직감한다.


 “임신을 하면… 나의 전선 합류가 더 늦어지는데… 뭔가 본말 전도가 아닌가?”


 “그땐 첫 임신 축하파티를 열고 새롭게 지휘관을 세우지. 애초에 이런 일이 있을까 싶어 퀵 카멜을 훈련시키는 거고.”


 “그대는 역시나 미래를 생각해두고 있었군… 그래도, 상의 없이 그대의 정을 내 몸에 베푼 건 조금 실망했네.”


 “그럼 실망하지 않게 계속 해볼까?”


 “자, 잠깐! 내 말은 그게 아니라!”


 사령관의 빠른 덮침에 칸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새로이 해가 밝을 때까지 그를 받아주었다.


***

 

 요안나의 섬에서 휠체어를 탄 칸은 사령관이 미는 대로 몸을 맡겨두어 수풀이 무성한 들판에 도착한다. 사령관의 요청에 따라 웨딩 옷을 입은 칸은, 그가 어떤 마음으로 이곳에 왔는지 짐작을 하며 뛰는 가슴을 억지로 죽이고 말을 아낀다.


 “안 추워?”


 “괜찮다. 그리고 난 사령관이 좋아하는 옷을 입어 기분이 좋다.”


 “잔소리할 줄 알았는데.”


 “재촉하는 느낌이었다면 사과하지.”


 사령관은 휠체어를 타고 있는 칸의 앞으로 몸을 움직이고 조그마한 박스를 내보인다. 칸은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 지 알기에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령관, 고백의 타이밍이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나? 너무 날 기다리게 했군.”


 “그래도 내가 리드하는 게 좋아보이잖아.”


 사령관은 칸을 놀리듯 박스를 열지않고 멀어지려고 하자 칸은 자리서 일어날 기세로 몸을 움직인다. 덕분에 사령관은 놀라면서 그녀를 지지해주기 위해 뛰쳐왔다.


 “사령관이 피하려고 하길래 내가 잡으려 가려고 했는데, 이렇게 빨리 잡히다니. 역시 신속의 칸이란 이름이 더럽혀지지 않은 것 같아 좋군.”


 “이게 그렇게 되는 거야?


 “사령관.”


 “응?”


 “다음엔 여기서 함께 달릴 수 있으면 좋겠군.”


 “닥터 말로는 금방 달릴 수 있다고 했으니까 걱정 마.”


 “사령관.”


 “또 왜?”


 “날 위해 용기를 내주어서 고맙네. 그리고 그대에게 큰 빚을 져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군. 그러니까 앞으로 내가 리드하도록 하지.”


 칸은 사령관의 손에 있는 상자를 빼앗아 반지를 꺼내고 사령관에게 건낸다. 그는 한숨을 내쉬며 칸의 약지에 끼워주니, 그녀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선언한다.


 “’신속의 칸’은 절대로 그대를 놓아주지 않겠다. 절대로 도망가지 못하게 달려가주록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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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가 후일담 원하는 라붕이들이 있는 것 같아 썼읍니다.


더는 읎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