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라가 실종됐다.

   

발할라팀이 철충으로부터 안전한 도시에서 물자탐색을 하던중에, 베라가 잠시 팀과 이탈했다. 

이후 발할라팀은 베라가 돌아오지 않자 사라진 베라를 찾기 시작했고, 도시 구석에서 베라의 총과 찢어진 옷들이 바닥에 떨어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심상치 않은 상황임을 느낀 레오나는 사령관에게 급히 연락했고, 두시간 뒤 도시에 더 많은 인원이 투입되어서 베라를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투입된 병력중 하나인 미호와 드라코는 지금 도시의 변두리에서 베라를 찾고 있었다.

   

   

“베라, 어딨어! 있으면 나와봐!”

   

“야, 그렇게 불러서 나올거였으면 진작 나왔겠다. 그나저나 베라는 이 큰 도시에서 어디로 사라진거야. 무사하겠지?”

   

“무사할거야. 그나저나 여기 마네킹이 진짜 많다. 옛날에 옷가게였나?”

   

“그러게. 근데 저기 이상하게 생긴 마네킹도 있어. 저건 뭐야?”

   

   

미호와 드라코는 자신들의 근처에 있는 기묘한 얼굴을 한 마네킹을 바라보았다. 둘이 마네킹을 계속 바라보자 갑자기 마네킹이 움직이더니 미호에게 윙크를 했다,

   

   

“으앗, 마네킹이 움직여!”

   

“쿄효효효, 거기 예쁜 아가씨들. 저를 빤히 보시다니, 저에게 관심이라도 있으신건가요? 그렇다면 저랑 잠시 데이트라도 하는건 어떠십니까?”

   

“뭐야, 마네킹이 아니라 로봇인거 같은데? 알프레드처럼 기분나쁜 말투야.”

   

   

마네킹 로봇은 미호와 드라코에게 다가오며 자기소개를 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 근처에 살고있는 로봇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야 니가 누군지는 안 궁금하고, 너 혹시 주황색 단발머리한 여자애 못봤어? 갑자기 사라져가지고 찾는중이야.”

   

“아, 저 그분이 어디에 계시는지 알고있습니다! 한가지 부탁만 들어주신다면 그분이 어디 계신지 알려드리겠습니다.”

   

“베라가 어디있는지 안다고? 알려줘봐.”

   

“쿄효효... 윗도리를 까고 가슴 한번만 보여주신다면 알려드리죠.”

   

“...이 미친 변태로봇이 뭐라는거야, 사령관이 아니면 안 보여줄거야. 꿈도 꾸지마!” (탕!)

   

“......쿄효효. 안 보여주신다고 해도 괜찮습니다.”

   

“뭐야, 저녀석 몸에 흠집도 안났잖아? 꺄악!”

   

   

갑자기 마네킹 로봇의 옆구리에서 와이어가 나오더니, 미호의 손과 허리를 휘감아버렸다. 미호는 벗어나려고 해봤지만 와이어가 너무 단단해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쿄효효효... 벗기 싫으시다면 제가 직접 벗겨드리지요.”

   

   

마네킹 로봇은 와이어로 묶인 미호를 자신에게 끌고와서 거칠게 상의를 찢어버렸다. 미호는 비명을 지르면서 드라코에게 외쳤다.

   

   

“드라코, 나 좀 살려줘!!!”

   

“이 마네킹 자식아, 미호 풀어줘! 내 샷건을 받아라!”

   

   

드라코는 로봇에게 샷건을 마구 쐈지만 로봇은 전혀 상처를 입지 않았다. 미호의 옷을 찢던 로봇은 드라코를 바라보더니 기분 나쁜 미소를 지었다. 

   

   

“쿄효효, 아가씨도 자기 차례가 빨리 오기를 원하시는군요? 그렇다면 바로 잡아드리죠!”

   

   

로봇은 반대편 옆구리에서 드라코를 향해 와이어를 발사했다. 드라코는 재빨리 방패로 다가오는 와이어를 막았다.

   

   

“제 공격을 막아내시다니 대단하시군요. 하지만 이번 공격은 못 피할겁니다!”

   

   

로봇이 드라코를 다시 공격하려던 순간, 갑자기 바로 옆에서 큰 폭발음이 들렸다. 로봇은 놀라서 주변을 둘러보았고, 곧 자신에게 총을 겨누고있는 블랙웜을 발견했다.

   

   

“총소리와 비명소리를 듣고 바로 왔습니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미호님을 당장 풀어주십시오.”

   

“쿄효효효효!! 예쁜 아가씨를 이렇게나 많이 만나다니! 오늘은 운이 정말 좋...” (쾅!!)

   

   

블랙웜은 로봇의 바로 옆에 화염총을 발사했고, 로봇의 몸은 살짝 녹아내렸다.

   

   

“블랙웜, 뜨겁잖아! 나도 바로 옆에 있다고!”

   

“키야아아악, 안돼! 내 몸에 녹기전에 얼른 도망가야겠어!”

   

“멈춰! 미호는 돌려주고가!”

   

   

미호를 데리고 도망가는 마네킹로봇의 두 발이 갑자기 바퀴로 바뀌더니, 엄청난 속도로 가속을 해서 블랙웜과 드라코의 시야에서 사라져버렦다.

   

 

“아마 베라님도 저렇게 잡혀간 모양이군요. 얼른 주인님에게 연락해야겠습니다. 이거 보통일이 아니에요!”

   

   

로봇은 굉장한 속도로 도시를 빠져나간 뒤 숲속으로 들어갔다. 

   

   

“이 미친 로봇새끼가 날 어디로 데려가려는거야? 얼른 풀어줘!”

   

“아까 주황머리 아가씨를 찾지 않으셨습니까? 보여드리러 가겠습니다! 쿄효효... 그나저나 아가씨는 지금껏 잡았던 아가씨들 중에서 가장 아름답군요.... 오늘 정말로 기대가 됩니다.”

   

“뭐야, 나 말고도 많이 잡혔던거야?”

   

   

로봇은 한참을 달려가다가 숲속에 있는 큰 창고에 들어갔다. 로봇은 미호를 건물 깊은 곳으로 데려간 뒤 어느 방에 내동댕이쳤다.

   

   

“아야... 여긴 어디야...”

   

“로봇이 또 왔어... 앗, 미호도 잡혀버린거에요?”

   

“뭐야, 베라 너도 잡힌거야?”

   

“누구임까? 두분 아는 사이인검까?”

 

   

미호가 잡혀온 방에는 실종되었던 베라와 처음보는 브라우니도 있었다. 둘 다 와이어에 꽁꽁 묶인채 옷이 만신창이로 찢어져있었고 무엇보다 브라우니는.... 아래쪽에서 피를 많이 흘리고 있었다.

   

   

“쿄효효효! 너무 보기 좋습니다. 살아있는 예쁜 아가씨가 세명이나 제 방에 있다니! 저는 잠깐 수리와 충전좀 하고 오겠습니다. 충전하고 와서 신나게 즐겨봅시다!”

   

   

로봇은 방 밖으로 나간 뒤 문을 잠그고 떠났다.

   

   

“베라 괜찮아? 어쩌다 여기로 잡혀온거야?”

   

“갑자기 이상한 마네킹이 보이길래 따라갔더니, 저 로봇이 갑자기 저한테 데이트하자고 말하는거에요... 싫다고 했더니 그대로 제 옷을 찢고 여기로 납치해버렸어요. 하, 제 몸을 너무 더듬거려서 너무 기분나빴어요.”

   

“브라우니는 어떻게 여기로 온거야?”

   

“아, 미호. 그러고보니 이쪽은 오르카호에서 온 브라우니가 아니라 생존개체래요. 제가 여기 잡혀 왔을 때 이 방에 이미 여기 계셨어요.”

   

“반갑슴다. 저는 멸망전부터 계속 싸워온 브라우니임다. 저는 어제 이 근처에서 동료와 야영을 하고 있었는데, 아침에 누가 제 몸을 만지길래 일어나보니 저 로봇이 있었슴다. 녀석에게서 도망치려고 해봤지만 결국 잡혀서 여기로 끌려오게 됐슴다.”

   

“그랬구나. 들을수록 저 로봇 진짜 기분나쁘네... 대체 왜 우리를 납치하는거야?”

   

“저는 저 로봇이 뭔지 알거같슴다.”

   

“뭔데?”

   

“아주 옛날에 들은 이야기임다. 멸망전에는 바이오로이드들에게 성욕을 느끼도록 프로그래밍한 로봇들을 만든 뒤, 그 로봇들이 바이오로이드들을 강간하는 모습을 구경하는 놀이가 존재 했다고 함다. 아무래도 그때 만들어진 로봇중 하나가 저거인거 같슴다.” 

   

“뭐라고? 하... 진짜 멸망전 인류는 쓰레기다. 우리들한테 그런짓까지 했단 말이야?”

   

“저도 처음엔 너무 어이가 없는 이야기라서 꾸며낸 이야기일줄 알았슴다. 근데 그 로봇을 정말로 보게 될줄은...”

   

“로봇이 우리에게 성욕을 느낀다니. .....잠깐만, 로봇들이 바이오로이드들을 강간했다고? 그럼 우리도 강간 당하는거야?”

   

“미호... 브라우니의 아래쪽좀 보세요...”

   

“앗, 설마...”

   

   

미호는 놀란 눈으로 브라우니의 벗겨진 하반신에서 흐르는 피를 바라봤다. 처음에는 그냥 상처를 입어서 저렇게 된거라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까....

   

   

“야, 브라우니 너 괜찮은거야?”

   

“아직 한번밖에 안 당해서 괜찮슴다. 애초에 전 군인이라 몸이 튼튼함다.”

   

“대체 그놈이 뭘로 쑤시는거야? 아까 보니까 아무것도 없더만.”

   

“무슨 커다란 철덩이를 고간 부분에 끼우더니 그대로 제 몸에 박아넣었슴다. 저는 쾌락 그런건 하나도 못 느끼고 그저 아프기만 했슴다. 정말 너무도 끔찍했슴다....”

   

   

“제가 막 여기로 끌려왔을 때 바로 브라우니한테 저 짓을 했어요... 대략 10분정도 하다가 나간 뒤 미호를 데려온거에요.”

   

   

미호는 경악하는 표정을 지었다.

   

   

“너무 역겨워, 난 저렇게 당하기 싫어! 얼른 와이어를 풀고 나가야겠어.”

   

“불가능함다. 몸을 묶은 이 와이어가 너무 튼튼해서 무슨 짓을 해도 풀리지 않슴다.”

   

“와이어를 푸는 시도라도 해봐야지. 여기서 그냥 당하긴 싫어! (뚜둑)”

   

“어라? 이거 무슨 소리에요?”

   

“와이어가 끊어지는 소리 같슴다! 왜 이렇게 쉽게 풀리는검까?”

   

   

미호가 힘을 주자 자신을 묶고 있던 와이어가 완전히 끊어져버렸다. 와이어를 자세히보던 브라우니가 말했다.

   

   

“와이어가 녹은 흔적이 있슴다. 그것 때문에 힘이 약해져서 와이어가 끊어진거 같슴다.”

   

“아, 그러고보니 아까 블랙웜이 내 근처에다가 화염총을 쐈어. 그것 때문에 와이어가 녹았나봐. 이거 튼튼하기만 하지 열에는 엄청 약한거아니야?”

   

“그럼 제 주머니 한번 뒤져보십시오! 라이터가 나올검다. 그걸로 이용하면 저희도 와이어를 풀 수 있을검다.”

   

“알았어, 뒤져볼게... 찾았다! 바로 녹여줄게. 뜨거워도 조금만 참아야해?”

   

   

미호는 불 붙은 라이터를 브라우니의 와이어에 갖다댔다. 열을 계속 주자 와이어가 서서히 녹았고, 브라우니가 힘을 주자 와이어가 끊어졌다.

   

   

“와, 드디어 몇시간만에 와이어에서 벗어났슴다! 그동안 너무 힘들었슴다...”

   

“브라우니 너 그럼 아침부터 여기 계속 있었던거야? 배는 안고파?”

   

“배고프지만 군인에게 이런건 익숙함다. 얼른 주황머리분도 풀어주십시오.”

   

“내가 마침 비상용초콜릿을 가지고있어. 아까 로봇놈이 내 옷 찢을 때 다행히 이건 건드리지 않았거든. 내가 베라를 풀어줄 동안 이거라도 먹어.”

   

“...감사함다. (냠) 와... 진짜 달콤함다, 몇 년만에 먹는 초콜릿임다.”

   

“미호 풀어줘서 고마워요! 그러고보니 저도 가지고다니던 구급세트가 주머니에 아직도 있어요. 이걸로 브라우니 조금 치료해드릴게요.”

   

“두분 정말 고맙슴다. 아, 혹시 담배 한 개비 피워도 괜찮겠슴까? 오랬동안 안 피웠더니 손이 떨림다.”

   

“괜찮아요. 담배연기정도는 참을 수 있어요.”

   

“근데 와이어는 풀긴 했지만 여기서 어떻게 빠져나가지? 창문도 너무 작고 문도 잠겨있어서...”

   

“푸우..... 제가 들어오면서 봤는데, 바깥의 잠금장치가 굉장히 낡았슴다. 저희가 문에다가 강하게 몸통박치기를 하면 부서질지도 모름다.”

   

“네? 그러다가 로봇이 소리를 듣고 다시 오면 어쩌려고요?”

   

“베라. 브라우니의 말 말고는 방법이 없어. 시도라도 안하면 우리 모두 꼼짝없이 강간당할거야.”

   

“맞슴다. 치료도 다 끝났으니 다들 문앞에 서십시오.”

   

   

베라와 미호, 브라우니는 문 앞에 섰다.

   

   

“하나 둘 셋 하면 문에다가 몸을 부딪히는검다. 하나, 둘, 셋!” (쾅!)

   

   

세 바이오로이드가 문에 몸을 부딪히자 잠금장치가 부서지더니 그대로 문이 열렸다.

   

   

“오... 여긴 건설장비 창고였던거 같슴다. 무슨 철근 같은게 잔뜩 쌓여있슴다.”

   

“근데 또 그 로봇을 만나면 어떡해요? 지금은 무기도 전혀 없는데.”

   

“어짜피 무기 있어도 소용 없는거 같슴다. 처음 만났을 때 총을 한참 싸갈겼는데도 상처하나 안 났슴다.”

   

“맞아, 나도 그랬어. 아 맞다! 아까 내가 잡혀올 때, 블랙웜의 화염총에 그 로봇 녀석의 몸이 녹더라고. 와이어도 열기로 녹여버렸잖아, 저녀석을 열로 상대하면 되지 않을까?”

   

“그럴싸한 의견임다! 마침 라이터가 있으니 만약 마주치면 이걸로 위협해버립시다. 그전에 일단 출구부터 찾읍시다.”

   

   

세명은 탈출구를 찾기 시작했다. 출구를 찾던 베라는 갑자기 어디선가 악취를 맡았다.

   

   

“뭐야, 어디선가 갑자기 썩은내가 나요... 아, 앞에 상자에서 나는 냄새에요! 여기 뭐가 들어있는거지?”

   

“잠깐 멈추십쇼! 그 상자 뭔가 심상치않아보임다. 피도 많이 묻어있고.... 제가 열어볼테니 베라님은 계속 출구를 찾아보십쇼.”

   

   

브라우니는 조심스럽게 악취가 나는 커다란 상자를 열었다. 브라우니의 표정이 굳어버렸다.

   

   

“아... 레프리콘 병장님...”

   

“브라우니, 그건 뭐에요?”

   

“신경쓰지 마십시오. 탈출에 도움이 될만한건 아니였슴다.”

   

“얘들아, 나 출구 찾았어!”

   

“정말요?”

   

“어. 커다란 판자 뒤에 계단이 있어. 설마 그 로봇녀석 우리가 탈출할걸 대비해서 이렇게 막아놓은건가?”

   

“모르겠슴다. 그래도 기왕 발견한거니 내려가봅시다. 제가 라이터 들고 앞장설테니 로봇이 나타난다면 두분은 뒤로 도망가십시오.”

   

   

미호와 베라는 브라우니를 따라 계단을 내려갔다. 계단을 전부 내려가자 많은 벽돌과 여러 자재들이 쌓여있는 큰 공간이 나왔다. 그 공간의 끝에는 커다란 문이 보였다.

   

   

“출구임다! 제 기억이 맞다면 저희는 저기있는 큰 문으로 납치되서 들어온검다. 얼른 문 열고 나갑시다! 저거 버튼을 눌러야만 열리는 문인거 같슴다.”

   

   

브라우니는 문에 재빨리 다가가더니, 옆에 있던 열림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큰 소리와 함께 문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바깥임다! 두분도 얼른 오십시오! 로봇 녀석이 소리 듣고 쫓아오겠슴다!”

   

“알았어, 빨리 갈게!”

   

   

미호와 베라는 출구쪽으로 재빨리 달렸다. 문을 나가려던 순간, 와이어가 미호의 발목을 낚아채버렸다.

   

   

“으악!”

   

“미호 왜 그래요? 앗! 로봇이 다시 나타났어요!”

   

“대체 어떻게 방을 빠져나간 것이죠? 분명 와이어로 단단히 묶어놨을 텐데. 아무리 저라도 세명을 동시에 잡는건 무리가 있습니다! 이 분홍머리 아가씨 하나로 만족해야겠군요.”

   

   

로봇은 와이어에 붙잡힌 미호를 자기 쪽으로 강하게 당겼고, 창고 문은 큰 소리를 내며 닫혀버렸다.

   

   

“큰일이에요, 미호가 아직 못나왔는데 문이 닫혔어요! 이 문은 어떻게 다시 열죠?”

   

“낑낑... 힘으로는 안 열림다! 아무래도 저 로봇이 이 문까지 원격으로 조작하는 것 같슴다. ”

   

“들어가기 힘들다면 이렇게 하는건 어떨까요?”

   

   

   

창고에 홀로 갇혀버린 미호는 다리에 묶인 와이어를 풀기 위해 발버둥 쳤지만 전혀 통하지 않았다.

   

   

“쿄효효효효... 진정하십시오 아가씨. 저항은 무의미하다고요? 그냥 저와 함께 쾌락을 즐깁시다!”

   

   

로봇은 길쭉하고 커다란 철덩어리를 꺼내더니 자신의 고간부분에 끼워넣었다.

   

   

“으윽, 저게 브라우니가 말했던거구나. 너무 끔찍해, 저게 내 몸에 들어온다고?”

   

“저항하지 마십시오~ 금방 끝날겁니다. 어서 저를 즐겁게 만들어주십시오!”

   

“싫어! 난 사령관 아니면 안해!”

   

   

미호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때 자신이 팔 뻗으면 닿을 거리에 브라우니가 흘린 담배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다행히 담배의 불이 아직 꺼지지 않았다!

   

   

“하늘이 도왔군. 브라우니, 담배 펴줘서 고마워!”

   

   

미호는 담배를 집어서 자신의 발목에 있는 와이어를 지졌다.

   

   

“안돼! 내 와이어가 녹는다! 뭐야, 고작 작은 담배잖아? 이런걸로는 와이어가 안 녹습니다! ....어라, 어디갔지?”

   

   

로봇이 놀라서 와이어를 풀었을 때, 미호는 재빨리 일어나서 창고 안쪽으로 도망갔다.

   

   

“어디 가시는겁니까! 제가 즐겁게 해드릴테니 얌전히 계십시오!”

   

   

로봇은 다시 와이어를 뿜어서 미호를 추격했다. 달리던 미호는 옆에 쌓여있던 벽돌의 지지대를 넘어뜨려서 와이어가 깔리게 만들었다.

   

   

“이런, 와이어가 깔려버렸잖아? 이건 얼른 끊어버려야지. 직접 내손으로 잡아주겠어!”

   

   

로봇은 와이어를 끊은 뒤 두 발을 바퀴로 바꿔버렸고, 재빨리 미호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으악, 엄청 빨리 쫓아오잖아? 다시 벽돌을 쓰러뜨려야겠어!”

   

“막아도 소용 없을겁니다!”

   

   

미호는 다시 옆에 있던 벽돌의 지지대를 무너뜨려버렸다. 하지만 로봇은 벽돌을 뚫고 돌진했다.

   

   

“어서 저에게 잡히십시오! 어라, 어디로간거지?”

   

“이 창고에 스프링클러가 엄청 많네? 누가 불나는걸 무서워하기라도 한걸까?”

   

   

미호는 스프링클러를 작동시키는 버튼을 누른 뒤 출구쪽으로 달렸다. 스프링클러에서는 폭우와도 같은 세찬 물줄기가 쏟아져내렸다.

   

   

“어느 틈에 그쪽으로 사라진겁니까? 그런다고 제가 놓칠거 같습니까! 앗...”

   

   

로봇이 다시 미호를 추격하려고 했지만, 바퀴가 시멘트에 빠져서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로봇은 자신의 바로 옆에 있는 시멘트포대가 찢어져서 바닥에 흘러내린 것을 보았다. 시멘트는 물 때문에 순식간에 질척해져서 바퀴가 도저히 움직이지 않았다.

   

   

“아가씨 대단하시군요... 그 짧은 순간에 시멘트 포대도 찢어버리고, 스프링클러를 틀 생각도 하다니...”

   

   

미호는 스프링클러에서 떨어지는 물을 맞으며 재빨리 문으로 돌아온 뒤 열림 버튼을 눌렀다. 문이 3cm정도 열렸을 때, 열리던 문이 갑자기 멈춰버렸다.

   

   

“뭐야, 이거 왜 멈춘거야?”

   

“쿄효효효... 그 문도 제가 마음대로 조작할수 있는걸 모르시는겁니까? 얼른 포기하시고 저의 쾌락을 받으십시오!”

   

   

문이 다시 쾅소리를 내며 닫혀버렸다. 그때 문 너머로 브라우니가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미호 들리심까? 아까 문 틈이 살짝 열렸을 때 안에다가 라이터를 넣었슴다! 그걸로 녀석을 녹여버리십시오!”

   

“앗, 브라우니 고마워!!”

   

   

미호가 브라우니의 라이터를 잡으러 갈 때, 와이어가 미호의 허리를 꽉 감았다. 미호는 그대로 넘어져버렸다.

   

   

“아악, 뭐야... 벌써 시멘트를 뚫고 나온거냐?”

   

“아가씨. 왜 자꾸 저항하시는겁니까? 순순히 제 쾌락을 받으십시오!”

   

“...싫으면 어쩔건데?”

   

“선택지는 없습니다! 저한테 저항할 수단도 없으실텐데?”

   

“없긴 왜 없어.... 내 손에 라이터가 있잖아!!”

   

“앗, 그건 뭡니까! 절대 키지 마십시오!”

   

“싫어. 이 라이터의 불로 니 몸을 녹여버릴거다!”

   

“안됩니다!!!!!”

   

   

탁 탁

   

   

라이터에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미호와 로봇이 무슨 상황인지 파악하고 있을 때, 스프링클러에서 물이 멎었다.

   

   

“.....”

   

“아가씨. 지금 대체 저에게 무엇을 한것이죠? 예?!?!

   

   

로봇은 미호를 벽돌이 쌓여있는 곳에 세게 던져버렸다. 부서진 벽돌 가운데서 미호는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힘겹게 눈을 떴다.

   

   

“쿄효효효! 어떻게 제 약점이 열기인걸 알아내시고 라이터를 들이대신겁니까?”

   

“너한테 잡혀올 때 열 때문에 니 몸이 녹아버린걸 봤거든...”

   

“관찰력이 좋으시군요... 제 약점을 알아버린 이상 살려보낼수 없겠습니다. 신나게 즐긴 다음, 아까 잡아온 빨간 머리 여성분 곁으로 보내버려야겠군요.”

   

“빨간머리? 그런 녀석은 없었는데... 아악!”

   

   

로봇은 한손으로 미호의 목을 조르면서 다른 손으로는 미호의 옷을 마구 찢어냈다. 속옷까지 완전히 찢어내버리자 미호의 맨몸이 드러났다. 

   

   

“너무도 아름답군요... 지금껏 본 여성들중에서 가장 깨끗하고 아름다운 몸입니다!”

   

   

로봇은 기분 나쁜 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철덩어리를 미호쪽으로 가져갔다.

   

   

“케흑, 제발 하지마... 나도 브라우니처럼 되기는 싫어... 사령관, 도와줘!!”

   

   

미호는 눈물을 흘리며 발버둥을 쳤지만 로봇의 힘이 너무 세서 통하지 않았다.

   

   

“누구한테 도움을 요청하는겁니까? 아무도 아가씨를 도와주지 못할겁니다!”

   

“타오르는, 불꽃처럼.”

   

“?? 이건 무슨 소리입니까?”

   

“비기, 화신강림!!”

   

   

큰 소리와 함께 창고의 벽이 두동강이 나버렸다. 그리고 열린 벽 너머로 카엔이 나타났다.

   

   

“카엔, 도와주러 왔구나!”

   

“암살 목표 - 확인.”

   

“이건 또 무슨 소리입니까? 키야아악!!”

   

   

갑자기 쉐이드가 나타나서 미호의 목을 조르고 있던 로봇의 팔을 베어버렸다. 로봇의 팔은 열기로 인해 그대로 잘려버렸고, 덕분에 미호는 로봇에게서 탈출 할 수 있었다.

   

   

“뭐야... 어디서 이렇게 많은 분들이 나온겁니까?”

   

“베라가 알려줘서 여기로 온거야.”

   

“당신은 누굽니까?! 바이오로이드는 아닌거 같은데...”

   

“사령관... 구해주러 왔구나.”

   

   

카엔이 부순 벽에서 사령관이 천천히 나타났다. 쉐이드는 쓰러진 미호를 재빨리 사령관의 곁에 데려다주었고, 사령관의 곁에 오자마자 미호는 사령관을 바로 안았다. 

   

   

“사령관... 어떻게 여기 왔어? 연락할 수단이 없었는데.”

   

“한창 수색을 하고 있을 때 갑자기 숲 한가운데서 연기가 피어오르더라고. 심상치 않아서 와봤더니, 베라가 불을 피우고 있더라. 간단하게 상황을 듣고 바로 벽을 부순거야.”

   

   

그제서야 미호는 창고 바깥의 숲을 둘러보았다. 브라우니와 베라가 숲의 나무를 이용해서 엄청나게 많은 신호용 불을 피운 것이 보였다. 불을 얼마나 많이 피웠는지, 하늘엔 연기가 가득했다.

   

   

“베라랑 브라우니, 고마워...”

   

“미호야. 내가 일단 겉옷 벗어줄테니 이거라도 걸치고있어. 후... 이 변태로봇자식아. 내 사랑스러운 미호한테 무슨짓을 한거야?”

   

“크으으... 뭔가 이상하군요. 당신은 인간이지요? 아직까지 살아계신 분이 있을줄은 몰랐습니다.... 근데 그래서 어쩔겁니까? 제가 힘들게 얻은 사냥감을 얼른 돌려주시지요!!”

   

   

로봇이 옆구리에서 사령관과 미호를 향해 와이어를 뿜었다. 하지만 와이어는 블랙웜의 방패에 막혀버리고, 카엔이 베어버렸다.

   

   

“앗, 아까 봤던 검은 아가씨....”

   

“주인님. 저것은 제가 처리할까요?”

   

“너가 안해도 괜찮아. 카엔, 나한테 칼좀 빌려줘.”

   

“점점 적이 많아지는군요... 아무래도 도망가야겠습니다!!”

   

   

로봇이 달아나려는 순간, 화살 두 개가 날아와서 로봇의 다리를 녹여버렸다.

   

   

“아악! 적이 또 있었다니! 이러면 도망갈수가...”

   

“고마워 시라유리. 야 이 로봇새끼야. 지금 미호 꼴이 말이 아니다? 대체 우리 귀여운 미호에게 뭔 짓거리를 했길래 저렇게 된거냐?”

   

   

사령관은 카엔의 불타는 검을 들고 로봇에게 서서히 다가갔다.

   

   

“히익... 아무것도 안했습니다!!”

   

“요즘 로봇은 거짓말도 자연스럽게 하나보네? 씨발새끼야? 베라가 그러더만, 바이오로이드를 강간하는 나쁜 로봇이라고. 왜 상대가 원하지도 않는데 니 좆도 아닌 가짜좆을 바이오로이드한테 쑤셔넣는건데? 너같은 새끼한테는 칼이 약이지. 야이 깡통새끼야, 이것만 기억해둬.”

   

   

사령관은 로봇의 몸통 중앙을 불타는 검으로 찌르며 외쳤다. 

   


   

“미호의 구녕을 뚫을 수 있는건 내 좆뿐이야!!!!”

 


  

“아아아아! 잘못했▨▨▨▨▨▨▨▨▨▨▨”

   

   

검에서는 엄청난 열이 뿜어져 나왔고, 로봇은 서서히 녹아내렸다. 검에서 불이 꺼졌을 땐, 더 이상 로봇이라고 부를 수 없는 것이 바닥에 쳐져버렸다.

   

  


“미호, 괜찮아요?”

   

“베라! 브라우니랑 불 피워줘서 고마워. 너희가 연락 안했으면 나 진짜 강간 당했을거야.”

   

“사령관님이 저희 신호를 봐줘서 다행이에요. 만약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정말 큰일났겠어요.”

   

   

베라와 미호가 서로 얘기 하고 있을 때, 브라우니는 묵묵하게 다시 창고 안으로 들어갔다.

   

   

“브라우니 어디가? 다 끝났잖아. 너도 우리랑 같이 오르카호로 돌아가자.”

   

“....두고온게 있슴다.”

   

“뭘 두고왔는데? 내가 같이 가줄게!”

   

“안됨다! 아... 그럼 혹시 거기있는 로봇님께서 도와주실 수 있음까?”

   

“가능.”

   

   

브라우니와 쉐이드는 창고로 다시 들어갔다. 4분 정도 지나서 창고 안쪽에서 브라우니가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혹시 비위가 약하신 분들 계심까? 저 나갈테니까 조심하십시오.”

   

“괜찮아. 대체 뭘 두고온건데?”

   

   

브라우니는 죽은 레프리콘을 업은채 창고 안에서 나왔다. 쉐이드는 악취가 나는 큰 상자를 들고 브라우니를 뒤따라왔다.

   

   

“!!! 뭐야 그건...”

   

“저랑 함께 오늘 아침에 납치된 레프리콘병장님임다. 아침에 잡혀오고나서 몇시간동안 그 로봇한테 강간당하고 이렇게 됐음다.”

   

“....쉐이드가 들고있는 상자는?”

   

“레프리콘 병장님이 이 상자 안에 있었슴다. 여기에 진짜 많은.... 더 이상 말 못하겠슴다.”

   

“훼손이 많이 된 시체, 상자 안에 매우 많음. 비위 약한 인간과 바이오로이드, 절대 보지 않을 것을 권장.”

   

“.....”

   

“몇십년 동안 함께 지낸 동료를 두고갈 수 없어서 모시고 나온검다. 레프리콘 병장님을 이제 땅에 묻어줄건데 괜찮으시다면 도와주실 수 있음까?”

   

“브라우니. 내가 도와줄게. 너도 오늘 날 많이 도와줬잖아.”

   

“저도 도와줄게요.”

   

   

베라와 미호는 브라우니를 따라 숲속으로 들어갔다. 그모습을 지켜보던 사령관은 말했다.

   

   

“...쉐이드? 그 상자 들고 나좀 따라와줘. 거기에 있는 분들도 땅에 묻어주자. 그리고 다른애들은 저 창고좀 부서줘. 여기 건물이 있었다는걸 아무도 모를 정도로 완전히 부숴버려.”

   

   

   

   

   

   

<3주뒤 오르카호>

   

   

“미호님하고 베라님. 혹시 오늘 밤 시간 괜찮으심까?”

   

“갑자기 그건 왜?”

   

“오늘 사령관 각하와 비밀의 방에 갈 기회가 생겼는데, 두분도 같이 부르고싶어서 물어보는검다!”

   

“아니, 왜요?”

   

“저번에 미호님이랑 베라님에게 도움 많이 받지 않았음까. 두분 아니었으면 저는 거기서 로봇에게 강간당하고 죽었을검다. 하지만 두분 덕분에 탈출도 하고, 레프리콘병장님도 양지바른곳에 묻어드리기도 하고.... 그런것들이 감사해서 언젠가 꼭 보답하고 싶었슴다. 근데 마침 좋은 기회가 와서 두분도 부르는검다!”

   

“베라. 이런걸 거절하는건 예의가 아닌거같아.”

   

“뭐.... 저야 싫지는 않죠.”

   

“야호, 정말 기쁨다! 우리 다같이 광란의 4p를 즐기는검다!!

   

   

   

<그날 밤 비밀의 방>

   


일을 마친 사령관이 비밀의방으로 들어왔다.


   

“브라우니, 오래 기다렸어?”

   

“당연히 오래 기다렸지~”

   

“저희가 있어도 괜찮죠?”

   

“사령관님 오셨음까. 신나게 즐겨봅시다!”

   

“뭐야, 왜 이렇게 많아? 으악!!”

   

   

   

   

“사령관 각하 벌써 주무심까? 한창 즐거운 때였는데.”

   

“저렇게 자다가 몇분 뒤에 다시 일어날거야. 아무리 사령관 체력이 괴물 같다고 해도 두시간동안 이러면 결국 지치거든.”

   

“근데 참 신기함다. 저번에 로봇에게 당할때는 너무 기분이 나빴는데 사령관 각하와 하는건 정말로 즐겁슴다! 그건 왜그런검까?”

   

“그거야 그 로봇과는 다르게 저희는 사령관님을 사랑하고, 사랑받고 있잖아요. 그러다보니 싫을 수가 없는거죠.”

   

“베라. 가장 중요한걸 빼먹었어. 사령관이 더 우람하잖아.”

   

“아, 그걸 까먹었네!”

  

"그거 말고도 사령관이랑 하는게 좋은 이유는 수도없이 많잖아. 마음 따뜻하고, 초콜릿도 많이 만들어주고... 어, 사령관 벌써 일어났네?"

 

“음냐음냐... 얘들아, 나 오늘따라 피곤한데 30분 동안 미호랑 둘이서 하면 안돼? 끝나면 베라랑 브라우니도 해줄게.”


"좋슴다! 저희는 잠시 쉬고있을테니 두분 예쁜 사랑 나누십시오!"



베라와 브라우니는 침대 구석에 누워서 잠이들었다. 미호는 사령관 몸에 기어오른 뒤 진하게 입맞춤했다.



"아, 사령관. 그러고보니 나 그말 하는거 잊어버렸네? 3주전에 날 구해줘서 고마워. 그때 정말 멋있었어."


"나말고도 수고한 애들이 많은데 뭘."


"나 사령관이 그때 한 말 기억나. 내 구녕을 뚫을 수 있는건 사령관뿐이라고. 그 말이 진심인지 한번... 제대로 확인해볼까?"


"아~ 피곤해서 가볍게 하려고 했는데. 그렇게 말한다면 힘쓸 수밖에 없는걸!"


"베라랑 브라우니 미안~! 내가 사령관 힘을 다 빼버릴거같아!"




쓴 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