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며 떠난 다는건 무슨 기분일까?"

 나는 문뜩 든 의문을 콘스탄챠에게 내던졌다.

 갑작스런 질문에 놀란 콘스탄챠는 보리를 쓰다듬던 손을 멈추고서 생각에 잠겼다.

 "저, 주인님 혹시..."

 생각을 끝마친 그녀는 이내 불안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그녀의 표정을 보고서 내 질문에 대한 그녀의 생각을 알 수 있었다.

 "아, 그런 걱정은 안해도 되. 너와 함께하는게 싫다거나, 삶을 포기하려는 건 아니니까."

 나의 변명 아닌 변명에 안심한 콘스탄챠는 다시 고민을 시작했다.

 "죄송해요, 잘모르겠어요."

 어찌보면 당연한 대답이었다. 그녀는 신품으로서 처음으로 모시게 된 인간이 나였으니 말이다.

 아직 만남뿐인 그녀에게는 아직 겪어보지못한 미지의 상황에 대한 질문일것이다.

 "그렇구나."

 그녀의 대답에 나는 심드렁하게 답했다.

 애초에 생각없이 던진 질문에 괜찮은 대답이 나올거란 기대도 하지않았다.

 "좀 출출한데, 간단한 먹을거리좀 부탁할게."

 나는 분위기 환기를 겸해 먹을거리를 부탁했다.

 "네."

 콘스탄챠는 짧게 답하고서 부엌으로 걸음을 옮겼다.

 부엌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그녀를 바라보며, 나는 새삼 그녀가 다른곳의 콘스탄챠들과는 다르다고 느끼고 있었다.

 콘스탄챠S2는 삼안에서 제작한 배틀 메이드 시리즈의 고급 기종이자, 상냥하고 착실한 성격이 특징인 모델이다.

 하지만, 지금 나와 함께 생활하고있는 콘스탄챠는 생산시 있었던 약간의 실수로 인해 성격쪽에서 결함이 생긴 결함품이다.

 착실한건 여전하지만, 그녀의 성격은 상냥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녀의 성격은 차분한 성격이기에 갑작스런 호의에 당황하는 사람이라면 그녀를 마음에 들어할것이다.

 ...그녀가 사람이었다면.


 바이오로이드는 결국 공산품이기에 제작할때 정해진 오차 범위가 존재하고, 그 범위를 벗어난 물품은 불량품이라는 딱지를 달게 된다.

 나 같은 학력없고 능력없이 의무를 위해 잠시간의 병사 생활만 해본, 하루 하루 그날만 바라보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바이오로이드는 그림 속의 떡에 불과하다.

 그만큼 제작 단가가 크고, 그로인해 가격도 만만치않은 물건이다.

 그렇기에 불량품을 팔지는 못하고, 그렇다고 테마파크에 처분하기는 아까운 경우가 생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녀를 구매할 수 있었던건 천운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일하는 곳은 삼안의 바이오로이드쪽의 하청으로서 불량품인 바이오로이드의 보관을 담당하는 회사다.

 그녀들을 보관하면서 씁쓸하다면 씁쓸한 모습도 많이 봐왔고, 그중 일부는 생에 집착을 가진 결과로 난동을 부린다.

 내가 하는 일은 난동을 부리거나, 도망치는 바이오로이드를 화기나 명령을 통해 제압 혹은 사살하는 일이다.

 그녀들은 인간이 아니라는 이유로 행해지는 지독한 생명유린이다.

 나는 그 일을 불만없이 몇 년이나 해나갔다.

 그 모습을 본 회사의 사장은 그런 내가 어지간히 마음에 들었는지 보관하고 있던 바이오로이드중 하나를 골라서 싸게 가져가라는 특혜를 주었다.

 나는 한참을 고민하다가 문득 눈이 닿게된, 지금 우리집에 함께 살고 있는 콘스탄챠를 정상품의 0.1%쯤 되는 가격에 사게되었다.


 '성실한 자에게 내려진 복이겠지.'

 지금에 이르게된 일들을 생각하며 나는 쓴 얼굴을 지을 수 밖엔 없었다.

 "드세요."

 생각을 마무리 할 때 쯤, 콘스탄챠가 만든 알리오 올리오 페페론치노가 내 앞에 차려졌다.

 "잘 먹을게."

 내 취향에 맞춘 진한 마늘의 향과 알싸한 고추의 향이 식욕을 자극했다.


 "....."

 이게 주마등인가 하는 무언가 인가 보다.

 며칠전의 상황이 눈앞에 또렷이 지나간다.

 '맛있었지...'

 내 시야는 옆으로 넘어져 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창백해진 표정으로 피가 묻은 자신의 손을 보며 주저앉아 떨고있는 콘스탄챠S2의 모습이 보인다.

 '일진이 사납구만...'

 제압 도중 잠깐의 실수로 인해, 내 배를 찌른 바이오로이드가 콘스탄챠S2라니.

 '참 기구하구나'

 라는 마음속 한탄과 함께 시야가 검게 물들었다.


 "....."

 콘스탄챠는 말 없이 사진 속 자신의 주인을 바라보고 있었다.

 며칠 전 까지만해도 함께 하던 그녀의 주인은 잠깐의 실수로 모든것을 잃었다.

 직장과 신뢰 그리고 목숨까지.

 그녀의 주인이 말 없이 충성하던 직장은 모든 것을 그의 책임으로 만들었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그렇기에 그의 흔적들은 모두 회사에 보상금을 대신해 넘겨졌다.

 콘스탄챠 그녀만을 빼고.

 그녀의 주인은 그녀를 법적으로 자신의 아내로 등록해 두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재산이 아닌, 하나의 인격체로서 취급되어 직장으로 넘어가는 것을 면할 수 있었다.

 그녀의 주인이 다니던 직장에서는 최소한의 양심은 있었는지 그의 장례를 간소하게나마 치뤄주었다.

 그리고, 그와 그녀가 살던 집에 그녀를 살 수 있게 해주었다.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도의 모든것을 그녀에게 지원한다는 약속과 함께.


 주인이 병원에 실려갔다는 연락을 들은 콘스탄챠는 서둘러 그가 입원한 병원으로 향했다.

 수술실에 들어간 주인의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하지만, 그는 다시 눈을 뜨지 못했다.

 의사는 콘스탄챠에게 과출혈로 인한 쇼크로 혼수 상태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했고, 그날 부터 콘스탄챠는 그의 곁을 지키기 시작했다.

 몇 일이 지난 날의 어둑한 밤.

 마음이 무거운 탓일까 피곤함에 꾸벅이던 콘스탄챠가 잠과 싸우고 있던 그때.

 "콘..스..탄...챠...."

 그녀의 주인이 그녀를 불렀다.

 그리운 그의 목소리에 잠이 달아난 콘스탄챠가 다급히 너스콜을 한 뒤, 그에게 달라 붙었다.

 "주인님!!"

 그녀의 목구멍을 많은 말들이 틀어 막았기에, 그녀는 그를 부르고서 눈물만을 흘렸다.

 초점이 없어 흐릿한 그의 눈은 역설적이게도 명확히 콘스탄챠를 향해 있었다.

 "행.. 복해.. 야..해.."

 그의 마지막 유언은 그의 힘 없는 미소와 함께 그녀의 마음속에 박혀들었다.


 "저... 행복할게요..."

 그 날의 기억을 되새긴 콘스탄챠가 그의 유언을 되뇌이며 눈물을 흘렸고, 그녀의 옆을 지키던 보리만이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생각없이 단편 한 번 써봤어.

그래서 내용이 이상할 수도있긴한데,

심심하면 츄라이 츄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