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https://arca.live/b/lastorigin/29598472


전편 https://arca.live/b/lastorigin/2966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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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드 부대가 국경을 향할수록 가로수는 적어지고, 황폐해진 길거리가 눈앞에 나타났다. 그들을 맞이한 것은 독일이 아닌, 사막 한가운데 홀로 외로이 서있던 스위스의 십자가 국기였다. 독일과 이탈리아 사이에 걸친 스위스라는 국가를 그들은 아주 빠르게 지나쳤다.


몇시간 정도를 달려, 어느새 거리는 300km남짓 남게 되었다. 스위스를 지나, 멸망한 국가, 독일로 입성한 그들은 주체하지 않고, 곧장 뮌헨으로 달려나가려 했다.


하지만, 남자의 차량에 문제가 생겼는지, 갑작스레 덜커덕거리는 소리와 함께 차량의 속도라 점점 늦춰졌다.


"응? 무슨 일이야?"


하이에나가 자꾸만 들리는 소음에 신경이 쓰였는지, 남자를 바라보며 물어봤고, 존은 난감하다는 표정과 함께 머쓱한 고백을 시전했다.


"기름이... 없네...?"


남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성난 엔진음이 꺼져버렸고, 속도는 점점더 빠르게 느려졌다. 샐러맨더의 차량은 점점 뒷거울에서 멀어져가는 그를 발견하고는 다시 핸들을 돌려 그에게 다가갔다.


샐러맨더는 창문을 내리고, 남자를 바라봤다.


"...기름 떨어졌나보네?"


"정답이야. 하아... 이를 어쩌지, 한 몇주는 더 달릴줄 알았는데, 너무 무리했나?"


존은 곧장 자신의 차량 앞으로 다가가 무언가를 꺼넸다. 커다란 줄이 그의 앞에 나타났고, 남자는 그 쇠줄을 길게 꺼내 트럭 뒤에 걸었다.


"여기 근처에 주요소가 있을거야. 그때까지만 신세좀 지지."


"나 참... 속도 빨라서 좋았는데..."


샐러맨더는 한숨을 푹 쉬면서도, 다시 차량으로 돌아가 엑셀을 밟아 커다란 차량을 몰기 시작했다.


몇십분을 이동하자, 황량한 사막에 자그마한 건물들이 조금씩 생기더니, 그들이 그토록 원하던 주유소가 눈에 들어왔다.


"드디어 찾았다! 빨리 주유해!"


트럭에 주유소에 멈추자, 남자는 곧장 주유기에 손을 올려본다. 현금 입금기에 손을 조금 대보자, 기름이 쏟아져 나왔다.


존은 차량에 주유를 시작하고, 시계를 바라본다.


"한... 30분 정도 걸리려나?"


"30분이나 걸리나?"


칸은 존 옆으로 오며 놀란듯 물어봤다.


"말도 마. 뒷좌석을 때서 기름통을 늘렸어. 엔진 성능이 무서우니까 기름을 엄청 잡아먹더라고. 그래도 기름이 좋아져서 한번 주유하면 4달은 간다."


기름이 차는 소리에 맞춰, 황량한 모래바람이 그들을 감쌌다.


"..."


칸은 주변을 바라봤다. 황야의 누런 마을, 오래된 도시와 건물들, 그리고 이질적인 느낌이 그녀를 덮쳤다.


"음... 전부 내려봐라. 혹시라도 모르니, 장비들 챙기고."


워울프를 비롯한 호드 부대원들이 무기를 챙겨 내리기 시작했고, 샐러맨더는 존에게 소총을 하나 차량 안에서 대기했다.


"..."


칸의 촉이 계속해서 한 건물에 의식이 됬다. 자그마한 2층 오두막집, 2층 창문은 그들을 조준하기에 아주 좋은 각도를 가지고 있었다. 주유를 하고 있던 존에게 다가가 그의 뒤통수에 손을 올려다 놓았다.


"...? 무슨-"


"안좋은 느낌이 들어서. 좀 더 빠르게 주유할 수는 없나?"


"미, 미안. 20분 안으로 끝낼-"


칸은 보았다. 2층 오두막에서 하얀 점이 아주 잠시동안 반짝였다.


"숙여!"


"끄악!"


'탕-!'


칸의 어마무시한 속도로 남자의 뒤통수를 밀었고, 총알은 차의 옆유리에 박혔다.


"씨발! 함정이다!"


그는 칸이 바라봤던 창문을 향해 권총 폭발탄 한발을 발사했다.


'탕!'


"이거나 쳐먹어라 개새끼들아!"


'퍼엉-!'


폭발소리와 함께, 완전히 새하얗게 몸을 색칠한 듯한 인간형 모습의 물체가 폭발의 영향으로 건물에서 튕겨져 나왔다.


"끼에에엑!"


칸은 그런 물체를 보고는 매우 당황했는지, 조준한 총을 내려놓았다.


"저, 저것들 뭐야!"


"인간인가?!"


"뇌파는 느껴지지 않는데?"


칸은 그들을 인간으로 생각하지 않고, 곧장 총을 발사해 2개를 먼저 처리했다.


칸은 저들에 대해 궁금했다. 인간의 외형을 했지만, 인간이 아니였다. 뇌파가 아예 느껴지지 않았다.


"갱들이다! 다들 조금만 엄호해줘!"


존의 대답에 몸을 숙이고 주변을 바라보는 부대원들, 조만간 시간이 지나 이질적으로 땅이 구르는 소리가 그들의 발을 통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젠장! 씨발! 매복인가?!"


존은 품 속에서 망원경을 꺼네어 주변을 둘러봤다. 역시나, 서쪽에서 커다란 개조 차량 5대가 그들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주유는 언제되는거야!"


샐러맨더가 경적을 울려대자, 그도 할수 없다는 듯 꽂혀있던 주유구를 빼내고는, 하이에나에게 탑승하라고 지시했다.


차에 올라탄 하이에나와 호드 부대원들은, 다시 재빠른 속도로 사막을 내달리기 시작했다.


존의 차량은 기름을 머금고 다시 도로를 내달리기 시작했고, 두 차량은 갱단으로부터 피해 그곳을 빠져나갔다.


트럭과 존의 차에 트럭이 옆으로 붙었다. 옆자리에서 칸이 존을 불렀다.


"저거에 대해서 알고 있는거 같은데 도대체 뭐야?!"


"갱이라고! 갱(gang)!"


"그게 뭐냐니까!"


"...태양 방사능으로 인간성을 잃고 사막을 돌아다니는 놈들이야! 저건 인간이 아니라, 인간에서 퇴화한 놈들이라고!"


"태양 방사능?"


"태양에서 뿜어내는 방사능 있지?! 그게 인간에게 영향을 줘서 태양 패널 아래에서 오랫동안 있던 놈들한테는 몸에 영향을 준다고!


저거 덕분에 뇌가 망가지고, 사막에서 차나 훔치고 식인이나 하는거지!"


"젠장! 얼마나 끈질기게 쫓아올지 모르겠네?"


"그걸 말이라고 해?! 빨리 내 앞으로 와! 내 뒷쪽은 방탄이니까!"


샐러맨더는 남자의 머슬카 앞으로 이동했다. 원래라면 속도를 훨씬 더 늘릴수 있었지만, 트럭의 스펙은 존의 머슬카를 따라갈 수 없었기에, 속도는 시속 200km정도로 맞춰 사막을 횡단했다.


"으게에에엑!"


찢어질듯한 고함소리와 함께 갱들은 어느새 그들을 바짝 뒤쫓았다. 샐러맨더는 옆자리에 앉아있던 칸에게 자리를 맞기고, 창문에 걸터앉아 존에게 받은 소총을 갈기기 시작했다.


'타타타타타타탕!'


"끄오어어억!"


개조 차량중 하나의 운전자에게 총알이 제대로 맞아 그것의 차량이 중심을 잃었었지만, 금방 운전수를 교체한 그들은 다시 중심을 되찾고는 그들을 쫓아왔다.


"차량을 개조했어! 이러면 우리는 어쩌라는거야!"


"으으... 모르겠다!"


남자는 핸들을 크게 돌렸고, 앞 창문을 내려 하이에나와 함께 총을 쏘기 시작했다.


'탕탕탕탕탕-!'


하이에나가 쏜 샷건은 개조차량에 달렸던 강철판에 속수무책으로 박혔고, 존의 폭발탄은 효과는 있었지만, 너무나도 가까운 거리에 화염이 코앞까지 다가오는 바람에 자폭방법 이외에는 사용할 수가 없었다.


'쿵!'


"...?"


존의 머슬카 보닛 앞에 남자가 하나 나타났다.


"우히히히히힣!"


'위이이이이잉-!'


전기톱을 든 그는 곧장 운전석의 존에게 집어던질려 했다.


'탕!'


"끼에에엑!"


'터억!'


"잡았다!"


하이에나가 산탄총을 발사해 남자를 떨어뜨렸고, 존의 목으로 직행하던 전기톱의 손잡이를 잽싸게 잡아채 존을 살려냈다. 전기톱을 밖으로 내던진 하이에나는 계속해서 적의 차량을 전복시키기 위해 폭탄을 떨궜다.


하지만 폭탄의 정확도는 떨어졌고, 실속 없는 속도 싸움만이 계속됬다.


"개새끼들... 하이에나!"


"응?"


"핸들잡아."


"에?! 내가?!"


"당장!"


존의 호통에 그녀는 어쩔 수 없이 핸들을 붙잡았고, 남자는 엑셀 옆 장치를 이용해 속도를 고정시켰고, 앞유리로 천천히 빠져나왔다.


그사이에 노란 폭발탄 탄창을 제거하고, 기존 총알 탄창으로 교체한 그는 보닛 위에 올라섰다.


"...!"


'탕!'


날라오는 총알을 적 차량 보닛에 가까이 붙어 피한 그는 곧장 반격으로 총알을 쐈고, 그자는 곧장 자리에서 쓰러졌다.


"하이에나! 폭탄!"


"응?"


"폭타아안!"


하이에나는 깜짝 놀라 노란색 수류탄을 그에게 넘겼고, 그는 그것을 차량 안으로 던질려 했다.


그때, 하늘에서 커다란 막대를 매고 이리저리 왔다갔다거리던 한 남자가 존을 붙잡았다.


" ?! "


남자는 곧장 존의 목을 물어뜯었다. 존의 목에서 피가 새어흐른다.


"끄아악!"


'탕-!'


허공으로 올라가며 존은 남자의 머리에 총을 갈겼고, 남자는 땅으로 곤두박질 쳤지만, 남자는 곧장 또다른 갱의 개조트럭 위로 떨어졌다.


'쾅!'


"크억!"


보닛 위에서 미끄러진 그는 바닥으로 떨어질뻔 했지만, 차량 옆문 사이로 다리쪽 천조각이 끼며, 거꾸로 대롱대롱 매달렸다.


"으으으..."


피가 줄줄 흐르는 자신의 목을 짚으며 존은 현재 자신의 상태를 확인할려 했다. 하지만, 그럴 시간도 없이 차문을 연 갱이 자그마한 낫을 들고 남자가 그를 내려다 봤다.


"끼에에에엑!"


'후욱!'


낫이 날라오는 것을 느낀 존은 곧장 그 남자의 팔목을 잡아챘고, 주먹으로 한대 쳐 낫을 뺏어냈다.


"죽어 이 새끼야!"


'푹!'


"꼬에에에ㅔ엥ㄱ!"


거대한 소음과 함께 남자의 머리에 구멍이 뚤리고, 존은 그런 남자를 낫과 함께 자신의 뒤로 잡아던졌다.


모래먼지가 잠시 일어났지만, 존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문을 잡아 자신을 바로세운 후, 차량 안으로 들어왔다. 트럭 안에는 아무도 없었으며, 남자는 그런 차 안으로 폭탄을 던졌다.


그러고는 곧장 차에서 빠져나와, 옆에 있던 개조차량으로 무작정 뛰어넘어갔다.


'콰앙!'


폭탄이 터지며 엔진또한 커다란 화염과 공기팽창으로 남자를 밀어내, 존은 간신히 옆 트럭으로 뛰어넘을 수 있었다. 그때, 존의 위로 어느 이가 날아갔는데, 그것은 연두색 머리카락에, 회색 옷을 입은 그녀를 보자, 뭔가가 생각이 난듯, 남자는 쫓아오는 갱에 맞서지 않고, 곧장 차로 돌아왔다.


"뒤에 조심해!"


'탕! 타앙-!'


"끄어어억!"


"뒤좀 보면서 와!"


"그게 중요한게 아니야! 큰게 온다고!"


"큰거?!"


남자는 곧장 차로 돌아와 앞 유리를 곧장 닫아잠궜다. 그후로 다시 차를 돌려 트럭 옆으로 나섰다. 엄호사격을 하던 트럭 옆으로 바짝 붙은 그는 곧장 샐러맨더를 불렀다.


"무슨 일인데?!"


"빨리! 존나 빨리 달려!"


"무슨 일이지?!"


칸의 물음에 남자는 앞쪽을 가르켰다.


"저기로 밴시가 날라갔어."


"" ?! ""


"무슨 뜻인지 알겠지? 창문 닫고 최대한 빨리 달려!"


존의 말이 끝나지도 전에 샐러맨더는 발을 최대한 눌러 속력을 늘렸고, 갱단과의 거리는 점점더 멀어져갔다.


"으으... 분명 이때쯤이면 올텐데..."


남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어떤 물체가 그들을 스치듯이 빠르고 가깝게 지나쳐갔고, 그후로는


'콰아아아앙--!'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주변이 붉게 변했다. 남자의 차량 안은 타오를 듯한 후끈한 열기와 함께 화염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샐러맨더가 몰던 픽업트럭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차량은 뒤가 들려 거의 평지와 60도정도 기울어져 튕겨져 나가듯이 화염속을 빠져나갔다.


"크어억!"


'쿠웅-!'


간신히 중심을 잡은 차량 두대가 모래먼지를 불러일으키며 도로를 달려나갔다.


"워우! 엄청난 폭발이였어!"


하이에나는 상황이 재밌는지, 주먹을 흔들면서 다시 창문을 열고 남아있던 화염을 바라봤다.


"앗 뜨거!"


화염의 영향은 아직 끝나지 않았는지, 그녀가 잡고 있던 차량 옆문에는 아직까지 김이 뿜어져 나올 정도로 뜨거웠다.


"이상한 짓 하지 말고 당장 빨리 들어와!"


하이에나가 문에 들어오고, 남자는 다시 차량을 빠르게 몰기 시작했다. 20분 정도가 지나자, 커다란 건물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뮌헨이군."


그들은 우여곡절 끝에 독일, 뮌헨으로 입성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뮌헨의 입구 앞에서 서있던 몇명의 바이오로이드를 확인했다.


그들은 날개와 핵폭탄을 연상시키는 부대 마크를 단 바이오로이드들, 그들은 둠브링어였다.


보라색 머리의 실피드와 하얀 머리의 레이스는 돌격소총과 저격총을 들고 존의 일행을 조준하고 있었다.


"..."


그들 앞에 멈춘 존 일행은 천천히 차문을 열고 나왔다.


심판의 옥좌에 앉아있던 메이는 손가락을 정리하다 존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고개를 돌렸다.


"역시, 하는 짓을 봤는데... 나이트 앤젤 대령? 내가 말했지? 쟤는 멍청한 오랑우탄 새끼들이 아니라고."


"하아... 알겠습니다. 그냥 전부 날리려고 했던 제 잘못입니다. 메이 대장님은 엄청나게 유능하신 대장님이십니다. 됐죠?"


나이트 앤젤과 메이라는 바이오로이드는 서로 티격대격거리며 그들을 맞이했다.


"아, 우리 선물은 마음에 들었나?"


"..."


"메이, 당신이 아무리 무모하다 하더라도, 너무 위험한 계획이였다."


"어머, 칸도 있네? 뭐... 잘 된 거겠지?"


메이는 붉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존을 유심히 바라보고서는, 입을 열었다.


"...뮌헨에 온걸 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