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화 : [일상문학] 아들, 그리고 나. -1- 

소재 추천 문학입니다.

전쟁 끝나고 생긴 아들 딸 오리지널 캐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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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리앤은 자신에게 이식했던 요리 모듈을 떼어냈다.

간소화된 모듈 이식 절차 덕분에 리앤 정도의 역량이라면 혼자서도 금방 떼어낼 수 있었다.


요리는 하지 않게 되었다.

더 이상 아들에게 상처 받고 싶지 않았으니까.


아들에게는 앞으로도 요리는 못해줄 것 같다.


그리고 사령관에게 전화했다.


뚜뚜뚜... 하는 신호음과 함께 전화가 걸렸다.


"하아... 하아... 무슨 일이야 리앤?"

"저... 왓슨? 바빠?"

"아니 방금 끝났어, 무슨 일이야?"

"그... 만약에 말이야, 당신의 아들이 부모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거야?"

"..."


리앤은 철남충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리고 잠깐의 시간이 지나고, 대답했다.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역시 유대감이 느껴져야 겠지?"

"유대감...?"

"나도 책을 여러 권 읽고... 보니까 알게 된 건데,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보는 사람은 자기 엄마나 아빠래."

"...!?"


철남충의 사근사근한 목소리, 그리고 리앤은 전화기를 붙잡은 체 부르르 떤다.


"그래서 울고 있을 때도, 웃고 있을 때도, 언제나 함께 해준 사람에게 깊은 인연을 느낀데."

"그...래?"

"그러니까..."


뚝.


리앤은 전화를 끊었다.





...



"흑... 흐윽... 스즈키... 엄마가... 엄마가 엄마로 느껴지지 않는 거니...?"


리앤은 벽에 기댄 채, 고개 숙였다.

그리고 소매로 몇 번이나 눈물을 훔쳤다.


"네가 더 행복하게 살길 원했을 뿐인데... 그래서 조금이라도 왓슨과 모두의 세상에... 기여했던 건데..."


"그런데... 아니... 언젠간 이해해 줄지도 모르지... 하지만... 엄마는 눈물이 나오네...? 그래... 스즈키는 아직 어리니까..."


리앤은 뱃속에 아이를 위해서라도 다시 일어났다.


"엄마가 기다려줄게..."




 


/





철남충초중고통합학교.

별의 아이와 철충들을 몰아낸 철남충의 업적을 길이 길이 남긴다는 명목으로 지은 학교다.


알렉산드라는 3명 밖에 없는 교실 안에서 고등부의 선생님을 맡고 있었다.

스즈키, 이프리트의 아들, 메이의 딸은 알렉산드라의 수업에 경청한다.


딴짓은 곧 전기 충격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여러분들의 아버님과 휘하의 바이오로이드 대원들의 힘으로 별의 아이를 물리쳤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이 아름다운 도시가 있죠."


"그리고 여러분들은 여러분들의 배 다른 동생들, 아니 아버님의 자손들의 영웅입니다."


"왜냐하면 오리진더스트의 부작용으로 인한 뼈 교체 수술을 통해 고통이 적은 수술법을 고안하기 위한 정보를 얻었고."


"그 정보를 토대로 여러분 이후에 태어나는 아이들은 도련님들과 아가씨만큼의 고통은 겪지 않게 되었거든요."


"이러한 수술을 고안할 수 있게 된 이유도 FAN파를 일으키는 별의 아이를 몰아낸 아버님 덕분이기도 하죠."


"그러니 1년 뒤에 졸업하면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오늘 수업은 이걸로 마치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가십시오 도련님들, 그리고 아가씨."

"수고하셨습니다."


알렉산드라는 자신의 주인의 아들딸들에게 예우를 갖추며 종례 했다.


스즈키와 이프리트의 아들 앙고라는 서로 지쳤다는 듯이 축 늘어졌다.

그와중에 메이의 딸은 어머니를 닮은 붉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체로 집에갈 채비를 하였다. 


"흥."


가장 먼저 일어선 메이의 딸은 자기 엄마를 닮아서 언제나 도도하게 걷는다.

그렇게 스즈키와 이프리트의 아들, 앙고라를 슥 흘겨보더니 먼저 집으로 가버렸다.


스즈키는 딱히 신경쓰지 않지만 앙고라는 그런 메이의 딸을 보며 수근거렸다.


"쟤 이름이 뭐였더라... '준' 이었나? 자기 엄마 이름이 '메이'라서?"

"갑자기 그건 왜?"

"누가 보는 것도 아닌데 맨날 도도하게 걷고 어디가서 아가씨라고 듣는다고 진짜 아가씨처럼 행동하잖아, 재수 없지 않아?"

"그렇게 따지면 우리도 어딜 가나 도련님 소리 듣는 걸? 준도 우리 보고 재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그런가? 아참, 생각해보니 느낀 건데 역사 수업은 죄다 '우리 아빠 짱짱맨'으로 끝나지 않냐?"


스즈키는 앙고라의 말에 동의했다.

가끔 여러 바이오로이드들이 강연등으로 찾아올 때 마다 자신들의 아버지에 대해 온갖 찬양과 칭찬을 늘어놓는다.


하지만 과거를 산적이 없고 지금을 살아가는 스즈키나 앙고라는 자신의 아버지가 얼마나 대단한지 특별히 느껴지는 게 없었다.


"그렇게 대단하면 얼굴 좀 자주 비추면 좋을 텐데, 안그래? 대단한 사람이면 시간좀 나지 않을까?"

"그러게 말이야, 나도 5살 때인가... 한 번 보고 지금은 얼굴도 기억 안나."


스즈키는 내심 아버지에 대해 불만이 있다.

남들은 다 대단하다 대단하다 하는데, 사춘기가 지나면서 '진짜로 대단하나?' 같은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수술 후유증과 그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미칠 것 같은 데 다 아버지, 그놈의 아버지 찬양, 자신이 체감상 느끼는 것중에 받았다고 느끼는 건 하나도 없다.


그래서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라면 뭐라도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을 했다.

물론 아직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모르는 10대의 불만이다.




"아참, 끝나고 스틸라인 온라인 하러 갈래? 나 이제 우리 엄마 족고수 인데."


앙고라는 '너 맨날 집에 가서 공부하는 거 다 안다, 그러니까 나처럼 게임 폐인이 되어줬으면 한다.' 라는 의사를 전하였다.

스즈키도 이에 대해 모르는 건 아니지만 '친구로서' 따라주기로 한다. 


"그래? 난 브라우니 족고수인데."

"넌 게임 잘 안 하잖아?"

"응 1000시간 때려 박은 너보다 200시간 밖에 안 한 내가 더 잘해."

"이 자식..!!!! 그런데 사실이라 별로 화 안 나네, 어서 가자."

"응."




/



오르카 PC방.

먼 옛날, 철남충이 타고 다녔다고 하는 잠수함, '오르카 호' 내에서 스틸라인 온라인이 부활했던 것을 기념으로 만들어진 PC방이다.

아직은 작지만, 수요 인구가 늘어나면 더욱 커질 예정이다.


이곳의 카운터에는 오르카 호에 설치되었었던 PC중 한 대가 유물처럼 전시되어 있다.(물론 아직도 작동된다.)


그리고 앙고라는 유물이 보관된 PC방 안에서 키보드를 내려치고 있었다.


[꽝!]


앙고라도 오리진더스트가 뿜어져 나오는 몸이지만, 그만큼 책상도 튼튼하여 깨지진 않았다.

대신 앙고라의 키보드 브레이크가 PC방 내에 울려 퍼졌다.


카운터에 있는 레프리콘은 아이고... 하며 고개 숙일 뿐이다.


"씨팔 마리 오더 실화냐"

"야, 말조심해."

"그래도 마리 오더가 진짜 답이 없단 말이야."

"그렇기는 해도 여기 브라우니 있는 거 안 보여? 언성 좀 낮춰."


그 말과 동시에 주위를 쳐다보자 저 멀리 자기들끼리 스틸라인 온라인을 하고 있는 브라우니들의 표정이 찌뿌둥해졌다, 아마도 아까 마리를 플레이 하던 유저들의 파티라고 스즈키는 생각했다.

아까까지 화기애애하며 게임 하던 브라우니들이 갑자기 조용해진 것을 보면 심증은 더욱 깊어지게 된다.


하지만 눈치 없던 앙고라는 당장 자신이 화난다는 걸 표현하고 싶어했다.


"하... 그래도 진짜 아깝네... 아까 마리 오더 잘만 내렸어도 우리 엄마로 치킨 뜯었는데 하 시팔..."

"하하, 다음 판 돌리면 되지."

"근데 너 평소에 이 시간 쯤, 저녁 먹으러 가야 한다고 하지 않았어?"

"그건..."


스즈키는 '흥.' 하고 웃어 넘겼다.


"됐어, 내가 알아서 챙겨 먹겠다고 하니까 그러려니 하시더라고."

"너희 엄마는 자비로운 만큼 프리해서 좋네, 나는 맨날 사랑한다 하면서 언제나 사사건건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 쓰느라 지겨워 죽겠는데... 역시 아들의 자유로운 삶을 존중해주는 어머니가 진짜 어머..."

"잠깐, 팔이 왜 그래?"






[뚝... 뚝... 뚝...]


"어...?"


앙고라의 팔뚝에서 피가 흘렀다.

전신 골격 교체 수술의 흉터 사이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PC방 의자 가죽 시트에 방울방울 핏자국과 뚝뚝 떨어지는 피웅덩이가 바닥에 고여있었다.


"아 맞다... 빡친다고 어디 때리지 말라고 했었는데... 또 때려버렸네..."


스즈키는 피가 더 많이 세어 나오는 앙고라의 흉터와 자신의 몸에 있는 흉터를 겹쳐보았다.

그렇게 생각하니 해야 할 일은 단 하나 였다.




"누가 구급차 좀 불러줘요!!!!"


스즈키는 카운터에 있는 레프리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앙고라는 '아 또냐?' 라는 덤덤한 표정이었지만... 사실 매우 큰일 이었다.

자짓 잘못하면 살 전체가 찢어지면서 과다출혈과 세균 감염으로 사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앙고라는 이프리트의 아들이다.

평소에 늘 느긋하고 조용하게 넘어가는 걸 좋아하는 이프리트와 달리, 늘 활동적이고 장난치길 좋아하는 성격이다.

굳이 말하자면 개초딩+브라우니같은 성격이다.



그래서 온몸이 박살 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체내 오리진더스트가 주는 재생력 덕분에 전신 골격 교체 수술로 인한 흉터 자체는 금방 아물지만 동시에 가장 활동적인 아이 시절 대부분을 전신 깁스로 보내야 했을 정도로 근육이 쉽게 찢어지고 상처도 금방 벌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깁스를 풀자마자 지금까지 잘 참아왔다면서 3연속 덤블링 같은 깽판을 치다 다시 전신 깁스 행이 된 적도 있다.


이프리트가 자기 아들을 끔찍하게 여기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아직 어려서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고, 오리진더스트로 강화된 신체가 주는 활력을 이기지 못해 여기저기 쏘다니다가 뼈 빼고 다 찢어져 있는 자기 아들을 볼 때마다 자기 가슴도 찢어진다.


그저 그런 과거를 겪고도 아직도 밝은 병신 같은 성격 인 것만이 이프리트의 자랑이다.

물론 앙고라 앞에서는 제발 그 성격 좀 죽이고 살라고 일갈하지만 말이다. 



같이 병원에 온 스즈키는 친구를 걱정했지만 동시에 앙고라의 어머니도 걱정했다.


서서히 찢어져가는 몸 때문에 다시 긴급하게 봉합 수술을 해야 하는 앙고라, 그리고 그걸 봐야 하는 앙고라의 어머니를 생각하니 그저 그 자리에 같이 있었던 죄책감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프리트가 철남충종합병원에 찾아왔다.

저 멀리서는 불같이 화난 얼굴이었는데 점차 일그러지며 우는 얼굴로 찾아왔다.


그리고 울먹이며 말했다.


"이 미친새끼... 어떻게 하면 놀이터도 아니고 PC방에서 봉합 해 놓은 게  찢어져서 병원에 오냐 이 미친새끼... 금쪽 같은 미친새끼... 조심하라고 해도 소용없는 새끼... 남자 브라우니 같은 놈... 엄마 마음 찢어진다 찢어져!! 뒤지지 않았으니 문제 없다고 일어나서 말하기만 해봐라!!! 이 답답한 모질이 같은 놈아!!!!"


곁에 있었던 스즈키는 그저 아무 생각도 못하고 굳어버렸다.


성난 불의 정령 같은 불똥이 자신에게 튈까, 그리고 그 불같은 감정들이 자신에게 쏟아질까 두려웠다.







"이프리트!!"

"사령관...?"


스즈키의 그런 걱정도 잠시, 저 멀리서 이프리트를 부르는 사람이 있었다.

다름 아닌 철남충, 현재 태어난 모든 인류의 귀감이자 앙고라의, 그리고 자신의, 지금 살아 있는 모든 인간들의 아버지였다.


철남충은 급하게 달려오며 울면서 어쩔 줄 모르는 이프리트를 안아주며 등을 쓸어 내려주었다.


그리고 이프리트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울먹이며 자신이 슬픈만큼 철남충을 끌어안았다.


"이프리트! 앙고라가 많이 다쳤어!?"

"사령관 바쁜 거 아니야...? 흑..."

"애가 저 지경이 됐는데 어떻게 안 올 수 있어..."

"...!"


스즈키는 아버지의 말을 듣자마자 가슴에 총이라도 한 발 맞은 것 같은 충격을 느꼈다.

그리고 곧바로 고개를 돌렸다.


양심이 찔리는 나머지 똑바로 아버지를 쳐다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스즈키는 아버지가 자신을 알아보기 전에 소리나지 않게 조금씩 신발을 끌며 병원 출구로 향했다.



"스즈키니?"


이미 양심이 찔려 있는 스즈키에게 철남충이 말했다.

제대로 된 확인도 없이 뒷모습만 보고도 스즈키임을 알아차렸다.


'이미 자식이 거의 100명이 넘을 텐데, 그중에 하나인 내 이름을 외운건가.'


스즈키는 차마 눈을 마주 칠 수 없는 자신의 아버지를 발을 바라보며 신경을 곤두세운 체 말했다.




"아ㅃ... 아버지?"

"스즈키,  어떻게 된 일이니?"

"그... 그게..."


사실상 처음 보는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사진으로 나마, 그리고 아주아주아주 어릴 때의 흐린 기억만으로 자신의 아버지를 기억하고 있던 스즈키는, 뒷모습만 보고 바로 자신이 '스즈키'라는 걸 알아냈다는 것에 놀랐다.


일단 그것보다도 철남충의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스즈키는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별거 없다, 앙고라가 게임하다 빡쳐서 키보드 내려치다가 섬세한 근육 조직이 놀라서 수축하다가 찢어졌고(오리진더스트로 강화된 근육이 수축되어 찢어진 것이다.), 그로 인해 전신 골격 교체 용 흉터까지 번져서 온몸이 찢어지며 피가 줄줄 흐르게 된 것이다.


사실 흉터를 완전히 지우지 않고 놔두는 이유도 온몸이 처참하게 찢어져 있는 것보다는 수술하기 쉬운 쪽으로 찢어지는 게 좋기 때문이라는 닥터의 판단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생각을 닥터가 하게 된 이유도 전부 앙고라 때문이다.


'사령관의 자손중에 맨날 놀다가 근조직이 다 찢어지는 녀석 덕분에 봉합 수술과 관련된 기술이 날로 발전하고 있다.' 라고.



"그래? 스즈키, 놀라지 않고 차분하게 구급차를 불러 달라고 말했다며?"

"네...?"


스즈키는 '어떻게 아는 거지?' 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정황 상 신고를 들은 바이오로이드가 철남충에게 알렸을 것이다.


이런 간단한 생각도 자신의 아버지 앞에서는 하기 힘들었다.


"네 덕분에 앙고라가 금방 병원에 올 수 있었어, 역시 리앤 아들이라 똑 부러졌다니까."

"저... 저는... 네..."

"리앤에게 잘해줘, 그럼 다음에 봐?"

"네... 아버지..."


철남충은 다시 이프리트에게 가며 저 멀리 사라져가는 다정한 아버지의 등을 보았다.


아까  스즈키는 확신했다.




'아버지는 나를 사랑한다.' 고.




/




리앤은 의욕을 잃었다.

아들에게 모진 말을 듣고, 노력하려고 했던 요리에서도 영 좋지 않은 말만 들었다.


자신의 사랑이 아들에게 너무 늦은 것인가?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져 갔다.

그리고 지금 느끼는 스트레스가 스즈키의 동생에게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칠까 걱정될 정도다.


그리고 철남충에게 전화가 왔다.


"왓슨...? 무슨 일이야? 먼저 전화를 다 하고."


철남충은 스즈키 덕분에 이프리트네 앙고라 최대한 빨리 병원에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요약하면 자기 아들이 뭔가 해낸 것이다, 리앤의 입가에는 미소가 지어졌다.


"그래...? 우리 아들 대단하네...? 집에 오면 칭찬 좀... 해줘야겠다."

"맞다, 전에 하던 이야기 마저 하고 싶은 데... 이런 시간 됐네 미안, 다음에 또 이야기하자 꼭."

"응..."


곧 앙고라의 수술이 시작되기 때문에 철남충은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리앤은 다 타버린 재 속에서 왜 인지 모를 웃음 꽃이 피어났다.


자기 아들이 어디가서 도움이 됐다고 한다.

그것만으로 리앤은 행복했다.


[삐리릭]


"다녀왔습니다..."


리앤은 전자락 도어 소리를 듣자마자 스즈키 임을 알았지만 '아들 왔어?'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인사 대신 스즈키를 안아주었다.

그저 안아주고 싶어서 안아주었다.


"엄마...?"

"우리 아들 잘했어, 다친 친구를 빨리 병원에 보냈다면서?"


스즈키는 '이미 들으셨구나...' 생각했다.


"네... 그런데 물어보고 싶은 게 하나 있어요."

"응? 뭔데?"

"아빠는... 저희를 사랑하는 거 맞죠?"


스즈키는 그런 고민을 하고 있었나?

리앤은 자신의 품에 있는 스즈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당연하지! 왓슨은 우리 모두를 사랑해."

"네... 그리고 하고 싶은 말도 있는데요."

"응? 무슨 말인데?"

"요리... 계속 하시면 늘 거에요... 어제 심한 말 해서 죄송해요... 그럼 저 이제 방으로 갈게요."


스즈키는 리앤에게 사과하고, 리앤은 잠시 소파에 앉아 작게 말했다.


"고마워 우리 아들..."



이 사건은 스즈키에게 있어서 가장 큰 전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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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10화 분량이라고 했는데 10화도 안되서 끝날 것 같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