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둘은 왜?"



"한 번 상상을 해 봐. 다른 사람의 정신에 감응해서 그 마음을 읽어낼 수 있는 독심술사와 연산 능력이 무지막지하게 뛰어나서 미래마저도 예측할 수 있는 예언자가 같은 공간에 있다면 말이야, 엔젤 씨가 아르망 언니의 생각을 읽어서 언니가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상한 걸 자기도 미리 알게 되는 것과, 아니면 오히려 아르망 언니가 자신의 생각이 읽힐 것을 예견해서 가짜 미래를 엔젤 씨에게 은근히 보여주는 것 중에서 어떤 결과가 도출될지 흥미로운 실험이 될 것 같아."



"저기, 독타야... 다른 사람, 아니 다른 바이오로이드의 마음을 가지고 어쩌구 하는 실험을 하는 건 조금 비윤리적이지 않을까...? 그리고 그 둘이 누가 먼저 어떤 생각을 읽고 읽히냐 하는 심리전 같은 게 일어나기는 할련지 모르겠어.



"왜 그런 일이 안 일어날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야 당연히 오르카호에 있는 유일한 남자를 두고 벌이는 치정싸움이라면 여기선 뭐든 말이 다 되지!"



 "뭐어? 만나자마자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런 싸움을 벌이게 하는 건 예의가 아니잖아. 그리고 애초에 신경전이고 심리전이고 하기 전에 둘이 만나서 얘기할 자리 만드는 것부터 힘들겠다."



"오빠와의 잠자리를 두고 다투는 둘만의 동침권 쟁탈전 배 어둠의 보드게임! 이거 하나면 자연스럽게 둘이 만나는 자리도 만드면서 내가 아까전에 말한 생각을 읽느냐, 가짜 생각을 보여주느냐 하는 자존심 강한 두 천재의 심리싸움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거야!"



"독타야, 너... 천재구나! 한동안 석사과정이니 뭐니 나한테 그딴 얘기만 해서 제정신 아닌줄로만 알았는데 네가 천재라는 걸 오랜만에 떠올렸어!"



"아니 내가 오빠 지도교수인데 나보고 제정신 아니라느니 천재란 걸 오랜만에 안다느니 그딴 얘기를 하는거야?"



"저번 논문은 빠꾸야! 기분 나빠졌으니깐 다시 써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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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르망 추기경님! 저에게 하실 말씀이 있다고 들었어요!"



"반갑습니다, 엔젤 님. 오르카 호에서 폐하를 보좌하고 풍기를 선도하는 아르망이라고 합니다. 엔젤님을 뵙고자 한 것은 다름이 아니고 제 예측으로도 도저히 알 수 없는 것이 있었기에 타인의 마음을 읽는 엔젤님이라면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여 어떤 부탁을 드리고자 해서입니다."



"부탁이요? 혹시 다른 누군가의 마음을 읽어 달라고 하시는 건가요?"



"네, 맞습니다. 헌데 제가 궁금했던 그 누군가의 마음은 다름이 아니라,


 


미니 페로의 마음입니다. 그 어떤 예측을 하더라도 고양이의 행동은 항상 빗나가고 마는지라... 혹시 어떻게 마음이 통해야지만 고양이와 잘 놀 수 있는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아... 하... 하... 뭐, 한 번 알아보도록 할게요. 어디 보자..."



 


'우애옹'



"?"


'애옹애'



"?!?! 뭐라는거야"



'얘도 뭐 아는 게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