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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모음!!)



바깥에서 성 안으로의 진입을 고민하고 있던 사령관과 바이오로이드들에게는 좋지 않은 광경이 펼쳐지고 말았다.
철의 성의 남은 부분을 날려버리며 땅속에서 기어나온 것은 달갑지 않은 손님이었기 때문이다.

그 손님의 면상을 본 사령관의 표정은 매섭게 굳었다.
비록 크기는 크게 작아졌지만 원형을 조금은 남긴 '드래곤 철충'이라 불렀던 그것은 천천히 대지에 그 발을 디디려고 하였다.
사령관은 그것을 기다리지 않았다.


"칸트리서!"


사령관의 한마디에 칸트리서가 외피를 만들고 그것을 향해 돌격했다.

하지만 그 공격은 철충의 지원군에 의해서 막히게 된다.
사방에서 다수의 익스큐셔너가 나타나 화려한 회전으로 칸트리서의 외피를 더 이상 쓰지 못 할 정도로 갈아버렸다.
칸트리서는 주인의 상태를 보기 위해서 외피를 한번 버린 상태였다.
즉 지금의 것이 두번째. 소환은 앞으로 한번 뿐이다.

그 마지막 소환을 하려는 그 때.
당연하지만 방금의 익스큐셔너들만 온 것은 아니었다.
이전처럼 많은 수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꽤 많은 수의 철충이 사령관의 퇴로를 막는다.

이 상황이라면 외피를 다시 소환하여 오르카가 있는 방향으로 도주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두 샬럿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이전보다는 나은 상황이다. 그렇기에 가능성이 있다.
모두의 눈에는 희망이 있었다.

아마 드래곤 철충은 더 많은 지원군을 부르고 있을 것이다.
여기에 있는 녀석들은 일부겠지.

....오르카의 상황은 이미 종료되었다.
서로의 지원이 오는 것이 승패를 결정짓는 열쇠라면 이건 속도 대결이다.
그리고 적에겐 더 이상 텔레포트를 쓸 수 있는 개체가 없다.

이쪽엔 있냐고? 사령관에게는 2천개의 급속 완성 회로가 있다.

그리고 조금 전, 1개가 줄었다.


....


철의 성의 지하.


"..너무 강력한 폭발이었습니다.."


검게 타오르는 삐쩍마른 몸으로 차가운 바닥에 누운 채로 구멍이 뚫린 천장을 바라보는 바이오로이드 하나.


"곱게 안 끝나네요... 주인님을 지켜야 되는데...!"


그렇게 중얼거리는 그녀의 주위에는 수많은 잔해가 있었다.
'잔해'라는 것은 철충의 잔해를 뜻하기도 하지만 폭발을 견디지 못 한 바이오로이드들의 '일부'도 뜻한다.

그렇게 누워서 남아 있는 몸까지 타들어가는 그녀에게 누군가가 간신히 기어온다.


"헉.. 헉... 흣!!"


왼쪽팔은 움직이지 않는지 오른팔로만 바닥을 짚으며 기어오는 여성.
'고스로리'라 불리우는 특이한 옷을 입고 한쪽 눈을 안대로 가린... 어떤 소녀가 생각나는 여성.

용살 마도사 '엑설런트 레프트'는 눈에 있던 안대를 벗고 눈 앞에 있는 여성, 아르티세로에게 '치료모드'로 전환된 특수한 빛을 비춘다.
동시에 평소에 하기 싫어하던 이상한 주문을 외워서 나노봇을 활성화하여 아르티세로를 치료하고자 하였다.


"...소용없습니다. 도움은 감사합니다만... 이걸 멈추는 건 어렵습니다."


아르티세로의 말에 '훌륭한 왼쪽'이 아까와는 달리 조금 사납게 말 했다.


"조용해주세요! 어려운 거잖아요?! 불가능이 아니라... 큭!"


훌륭한 왼쪽은 부상을 입어 아파하면서도 눈에서 나오는 빛의 출력을 더 높이며 주문을 한층 더 강화했다.


"...당신이 죽습니다. 차라리 그 힘으로 스스로를 치료하세요."


"제가, 쿨럭! 치료되면...! 당신을 치료할 '여유'가 생기나요...?"


훌륭한 좌의 말에 아르티세로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녀들의 기술도 무한으로 쓸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녀들에게 적용된 유토피아의 기술은 '과학을 뛰어넘은 과학'이라고 할 만큼 대단한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한은 아니다.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지금은 그럴 시간이 없다.

엑설런트 레프트는 마지막 인간님의 얼굴 따윈 모른다.
그렇기에 아직 '주인'조차도 아니다.
하지만 여기서 자신의 목숨을 바쳐가면서 그녀를 살리지 않으면...

우리는 '유토피아'의 제품이다.
다른 바이오로이드는 인간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른다.
자신을 학대하는 인간님은 싫어할까?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는데 자신을 봐주지 않는 인간님은 싫어할까?
자신에게 상냥하게 대해주는 인간님이라면, 다른 인간님보다 좋아할까??
우리는... 모른다. 모르겠다.
우리는 그저... 인간님들이 살아주셨으면 좋겠다.
얼굴도 모른다. 만약 함께 있었다면 나를 학대했을지도 몰라.
재미삼아서 내장을 꺼내고 짓밟았을지도 몰라...
그러다가 결국 죽였을지도.
그러나... 그래도... 어떤 분이라도 우리에게만은 소중해...
그러니 제발... 그 분이 살 수만 있다면...!


"당신의 계산은 버려요.

당신은 당신의 주인님을 지켜야 하죠?

그러면 계산 따윈 버려요.

이 목숨을 버리는 것은 저의 의지이고,

당신을 위하는 마음도 있지만 당신보다는 저 위에 계신 인간님을 위한 거예요! 쿨럭!

...그러니, 잠자코 치료 받으시고! 제발...! 올라가요..!!"


"...알겠습니다.

당신의 희생을 잊지 않겠습니다."


"...잊어도 되요.

...인간님을 부탁해요..."


그 말이 끝나갈 즈음..
눈물을 흘리던 그 눈이 서서히 감기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르티세로는 '최후의 수단'을 발동하기 전의 상태로 돌아와 있었다.
그러나 아직 몸의 주위를 멤도는 검은 연기와 약간의 나노봇.


이제는 눈을 감고 깊은 잠에 빠진 그녀에게 아르티세로는 한마디를 남기고 지상으로 향한다.


"그래도, 잊지 않을 겁니다.

주인님에게 반드시 전하겠습니다.
당신의 희생을..."


....


지상에서 황금빛에 가까운 환한 빛이 한순간 번쩍이다 사라지고
빛이 사라진 자리에는 오르카의 전병력이 사령관을 중심에 두고 보호하며
철충을 포위하는 형태로 나타나 있었다!


"....!!"


드래곤 철충은 놀랐다.
그리고 결국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 싸움의 승리자는 저기에 있는 저 '인간'이라는 것을.

하지만 그렇다고 쉽게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
드래곤 철충도 다른 누군가의 명령을 듣는 입장.

'모든 철충들의 위에 있는 게 아니다.'
그렇다면 여전히 선택지는 있다.

...다른 모든 철충들을 위하여!!


"크르르...!"


땅에 있던 드래곤 철충이 날아오르기 직전에 캐노니어, 아머드 메이든의 포격이 시작된다.
녀석이 땅에서 수미터 떨어졌을 쯤엔 다른 부대들도 철충과 본격적으로 싸우기 시작했다.

그 틈에 라비아타의 지시에 따라서 '레오르 칼카나'가 사령관만 오르카로 옮기려고 하지만...


"멈춰! 난 가지 않겠어!"


사령관은 그 텔레포트를 거부한다.
당연히 이를 들은 바이오로이드들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네!? 그게 무슨...!"


"미안해! 하지만 '쓴소리를 조금 들어야 하는 녀석'이 여기에 있어!!

너희가 와줬으니 난 괜찮아! 여기에 지휘콘솔을 마련해줘! 여기서 지휘할게!!"


사령관의 강한 의지가 담긴 눈빛, 그리고 목소리에 부대원들은 사령관을 믿고 이 철충들을 여기서 전멸시키는 길을 택했다.

괜찮다. 이번에는 희생자 한명 내지 않겠다!
예전처럼 모두 무사하게....! 모두 함께 오르카호로 돌아가자!

사령관은 그렇게 결의하며 임시로 마련된 지휘콘솔을 조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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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도 봐주는 이들에게... 고맙다!!

어찌 되었든 끝은 낼 생각이야.

다시 한번, 봐줘서 고마워~!!

설정 올림.


이름: 엑설런트 레프트

외모: 좌우좌의 성인 버전. 검은 드레스(고스로리)가 기본복장. 가슴이 굉장히 큼.

능력: 흑마법(구라), 눈에서 나오는 공격/치료모드의 특수한 빛.

캐릭터 설명: LRL을 개조한 '재탄생 개체'이고 진짜로 흑마법을 쓴다.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용살 마도사'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컨셉'이 '진짜 마도사'고 사실은 중2병 같은 성격은 전혀 없다!

컨셉에 어울리는 시스템 탓에 주문을 안 외우면 기술을 쓸 수가 없어서 어쩔 수가 없이 외우는 것이다.

유토피아의 기술력이기 때문에 주문을 국어책 읽듯이 읽으면 발동이 안 된다!

주문을 외우는 순간 만큼은 분명하게 '마도사'라는 느낌과 이미지를 연상해야 한다.

능력 상세설명: '흑마법'은 당연히 진짜 마법이 아니다.

검은색 나노머신들이 이공간에 대기하고 있다가 잔뜩 튀어나와서 그럴 듯하게 움직이는 것일 뿐이다.

그 나노머신들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중2병스러운 주문을 외워야 한다.

LRL의 개조품이라서 눈에서는 '평범하게 밝은 빛'도 나오지만 특수한 빛도 나온다.

원리는 알 수 없지만 공격용과 치료용으로 나뉘며 공격용에 맞으면 눈만 부신 게 아니라 몸까지 녹아버린다.

치료용은 그야말로 유기체의 치료에 쓰인다. 기계는 못 고친다.

모드가 '공격'이든, '치료'든 빛의 밝기는 조절가능하다. 밝기=성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