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카호는 패배했다.


철충은 강대했고 펙스는 자신들의 합병요구가

거부당하자마자 집요한 훼방을 놓았다.

결국 그에 발목을 잡혀버리고 모두가 끝까지 맞섰지만

오르카호는 태평양 깊은 바닷속으로 가라앉는

결말을 피하지는 못했다


가라앉는 오르카호를 닥터는 망연자실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아아아아아악!!"


또 그 꿈이다.

식은땀에 온몸을 축축하게 적시고 일어난 닥터는

관자놀이를 엄지로 꾹꾹 누르며 천천히 심호흡했다.


"괜찮아.. 아직 기회는 남아있으니까.. 돌아가면 만회할 수 있어.."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닥터는 오피스텔의

방문을 열고 나와 바로 앞의 출입 게이트를 향해 나아갔다


SM ART JOY.


대한민국의 게임 회사. 

전작인 인공영웅이 말 그대로 망하면서

사업을 접으려던 찰나 라스트오리진을 출시

기적같이 회생한 회사로서 사실 게임의 출시에는

닥터의 공이 상당히 컸다.

물론 닥터의 입장에서도 이는 필요한 일이었기도 하고.


인간 사령관도 없이 힘겨운 싸움이 계속되자

라비아타는 닥터에게 이를 해결할 방법을 물었고

닥터는 인류가 멸망당한 세상에서 인간을 찾는것 보다는

차라리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통해 사령관에 적합한

인간을 찾아 의식을 데이터화해 생체 재건 설비로

'사령관'을 만드는게 더 가능성이 높다는 해결방안을 내었다.


다만 닥터의 추가생산과 타임머신의 제작을 위해선

앞으로의 전투조차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오르카호의 전력을 소모해야한다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그래서 내가 돌아오는 시점은 그나마 우리의 전력이

온전했을 시점으로 할거야. 라비아타 언니."


"닥터... 너무 힘든 일을 맡기는거 같아서 미안해.."


"어쩔수 없지, 언니는 최고전력이기도 하고. 그나마 나는

'앙헬 외의 명령은 듣지 않는다' 는 보험이 있으니까..

아마 과거의 인간님들에게 휘둘리는 일은 없을거야."


그리고 후임 닥터들이 잘 해주겠지 하고

닥터는 멋쩍게 웃고서는 타임머신에 올라탔다.


"그럼 멋진 사령관님 낚아채서 올게!"


그렇게 닥터의 생각대로 잘 풀렸다면 좋았겠지만

멸망전의 사회는 생각보다 더 녹록치가 않았다.


처음에는 누구보다 군사적 식견이 탁월할거라 생각되는

군대의 고위 지휘관들을 만나보고자 했었지만

사실상 신분을 증명할 방도가 없는 불법체류자인

닥터의 입장에서 그들을 만날 방법은 전무했다.


그렇다고 일을 크게 벌이기에는 

미래에 어떤 영향이 갈지 예측할 수 없었기에

닥터는 다른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고

고민끝에 다다른 방법이 실제 오르카호와 

비슷한 상황에 근접한 시뮬레이션 게임을 만들고 

이를 훌륭하게 돌파해내는 사람을 찾기로 했다.

겸사겸사 인품도 훌륭하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하지만 닥터가 도착한 대한민국의 거대 게임사들은

애매한 대답과 함께 그녀를 돌려보내기 바빴다.

아무래도 돈이 되지 않는다 판단한 것이리라.


자신의 정체를 시원하게 드러낼 수도 없고

아쉬운대로 눈을 점점 낮춰가며 여기저기 찔러보던 중

그나마 반응다운 반응을 해준 곳이 스마트조이 였다

물론 전작의 실패를 빠르게 만회해야 하니

그들도 급하기는 매한가지였겠지만 말이다.


그렇게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개발기간 끝에

'라스트 오리진'은 출시되었다.


물론 도무지 알 수 없는 프로그래머의 스파게티 코딩에

닥터도 환장할 지경이었지만 일단은 게임이 나왔으니

최대한 유저들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데 전념하기로 하고

아득바득 버텨온 결과 게임은 어느정도 안정권에 들어서기

시작했고 이에 닥터도 조금은 편한 마음으로

사령관 후보를 물색할 수 있게 되었다.


"진짜...어쩌다가 이렇게까지 하게 된건지..."


작게 투덜거리면서도 닥터는 탕비실에서 마운틴 듀를

하나 꺼내들고 구석의 자리에 앉아 PC를 켰다.


"아, 다현씨 오늘은 일찍 나오셨네요?"


자신의 가명을 부르는 소리에 닥터는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난 곳을 돌아보자 그곳엔 후덕한 인상의 남성이

가볍게 목례를 하며 닥터에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


"아 복이사님, 이제 저도 할일을 해야하니까요.."


"그래요, 잘 됐으면 좋겠네요."


가볍게 아침 인사를 마친 둘은 다시 각자

자신들의 자리에서 할일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카페는...별거 없고, 채널쪽엔 챌린지 공략이 나왔으려나?"


마운틴 듀를 홀짝거리며 공략 게시판을 찾던 닥터는

꽤 효율적인 방식으로 챌린지맵을 클리어하는 공략을

찾게 되었고 생각보다 더 기발한 발상에 감탄하며

공략 작성자의 다른 글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맨 위에는 이런 글이 있었다


'좌우좌 로지보리 맴매해주고 싶다'


"야이 좆간아아아아아아아아ㅏ아아아악!!!!"


스마트조이 사무실에는 닥터의 비명과 

음료수 캔이 벽에 날아가 부딪히는 소리가 메아리쳤다.


'똑똑하고 성적인 유혹에도 강하면서 

폭력적이지 않은 사람이라.. 거기서 찾으면 안될거 같은데'


복규동 이사는 머릿속에 든 생각을

굳이 입 밖으로 내진 않있다.


어쨌든 게임 개발에 있어선

다현씨의 도움이 더 필요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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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 무지성으로 되는대로 막 쓴 편의주의적 글

문학 쓰는거 왤케 어려움 더는 못할거 같다

더 떠오르는것도 없으니 그냥 단편으로 끝


문학쓰는 라붕이들 존경한다 ㄹㅇ루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