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나는 밤늦게까지 공부하다가 스트레스를 풀려고 새벽 2시까지 게임하고 잤고 꿈을 꿨었어.

신기하게도 그날 꿈은 내가 이사 가기 전 옛날 집이었고 내 모습은 중학생 때의 모습이었어. 안방에는 내 교복이 걸려있었고 창문 바깥은 밝고 화창한 날씨였어.

나는 신기한 듯이 집안을 둘러보고 컴퓨터 게임을 하려고 거실로 갔지.

그렇게 컴퓨터를 켜고 한참 겜하고 있는데 갑자기 베란다 쪽에서 똑똑 거리는 소리가 들리는거야.

그래서 고개를 돌려봤는데 왠 파마머리를 하고 둥근 안경을 쓴 아주머니가 나를 가리키고 온화하게 웃으면서 "얘. 너 너무 잘 생겼다. 이름이 뭐니?" 라고 말하는거야.


그래서 나는 무의식적으로 "그럼, 아주머니는 누구세요? 처음보시는데.." 라고 말하니깐 아주머니가 "얘. 잠깐 베란다 문 좀 열어볼래? 아줌마가 네가 이뻐서 한번 손잡아 보고 싶어." 라고 말하는거야. 그래서 나는 "잠시만요." 라고 답하면서 문을 열려고 하니깐 갑자기 정신이 드는 거야. 

사실 그때 우리 집은 14층에 있었고 복도형 아파트가 아니여서 베란다 바깥에 사람이 서 있을 수가 없었어.


그래서 혹시나 해서 아주머니한테 "저기 혹시 아주머니... 거기 어떻게 있는 거에요?" 라고 말하니깐 갑자기 정색하면서 새까만 눈을 치켜뜨면서 "한번 문 좀 열어줄래? 네가 너무 예뻐서 그래." 라고 무섭게 답하는 거야.

아 이거 문 열면 안 되겠다 싶어서 문을 걸어 잠그려고 하니깐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아주머니가 팔척 귀신처럼 몸이 커지면서 베란다 창문을 열고 들어오려는 거야.

깜짝 놀란 나는 베란다를 통하는 문을 모두 잠그고 마지막으로 주방의 작은 창문도 다 닫고 뒤돌아보니깐 내가 있었던 곳 맞은편 창문을 통해 아주머니가 동공이 크게 확장된 채로 날 보고 있었던거야.

그러고는 잠긴 창문을 문열려고 낑낑거리면서 날 보면서 하는 말이 "문열어. 문열어. 문 안열어? 문열어.문열어문열어문열어문열어..." 이 말만 계속하면서 창문을 막 두드리고 으르렁 거릴 때마다 집이 막 흔들렸어.


나는 그 광경에 겁을 먹어서 아무것도 못하겠는데 검은 형체가 바닥에서 스멀스멀 드러나더니 갑자기 아버지의 모습을 흉내 내면서 내게 다가오는 거야. 

나는 이대로 당할 수가 없어서 칼 하나를 들고 주방 선반에 있었던 소금을 막 집어던졌는데 아버지를 흉내 내던 검은 형체가 갑자기 게거품을 물면서 나한테 달려들더라.

그래서 한 손은 칼하고 왠지 모르겠지만 나무로 된 봉이 주방에 있어서 그걸 집고 검은 형체들을 겨우겨우 제압했어.

나는 걔네들에게 소금을 잔뜩 뿌리고 현관문으로 끌고 가 내던지고는 "다시는 우리집에 오지 마!" 라는 소리를 외치고 문을 닫아 잠가버렸어.


이제 남은 문제는 창문을 열려고 낑낑거리는 아주머니인데 이젠 갈라진 목소리로 같은 말만 되풀이하면서 어떻게든 창문을 열거나 깨부수려고 두드리는거야.

그래서 나는 "썩 물러가라 이 잡귀야! 다시는 오지 말아라!" 큰소리로 외치면서 창문을 통해 소금을 던지며 물러가라고 계속 대치했어.(이때는 이상하게 내 목소리가 아니였고 여자인지 남자인지 모를 목소리가 내 귀에 이렇게 말하라고 시켜서 시키는 대로 했어.)


그렇게 긴 대치가 끝나고 바깥에서 점차 밝아지면서 집안이 새하얗게 되니깐 나는 그상태로 기절했고 내방 침대에서 깼어.

온몸이 땀을 뒤덮여있었고 무슨 일인가 잠이 덜깬 채로 있었는데 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오셨어. 그날 아버지가 코로나 예방 접종을 병원에서 접종 받고 일하러 다시 나갔었거든.

아버지가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오니깐 정신이 확들더라고. 그래서 나는 아버지가 일하러 다시 나가자마자 소금을 들고 현관문에 잔뜩 뿌리고 현관문을 닫았어.

그때 그 꿈에서 무의식적으로 문을 열고 손을 잡았으면 어떤일이 일어났을까? 아직도 궁금하다.



다행히 그날하고 이후에는 안좋은 일은 없었고 너무 찝찝해서 이렇게 글을 남긴다.

긴 글을 읽어줘서 고마워!



라오 얘기) 응애. 나 성역 3부 빨리 보고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