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붙은 피로 읽을 수 없는 부분이 몇군데 있다]


 더이상 우리는 도시에서 살 수 없었다. 어떻게든 우리는 도시를 벗어나 점점 깊은 곳으로 이동했다. 다행히 큰 동굴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가져온 장비들이 제법 도움을 줬다.


 이곳에 온지 며칠이 지났다. 이상하다. 동물이 주위에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하다못해 흔해빠진 새조차 보이지 않는다. 전쟁의 여파가 여기까지 미친 것일까? 


 오늘은 운이 좋았다. 물고기들이 있는 연못과 과실수들이 있는 곳을 발견할 수 있었다.


 최근들어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벌레가 사각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나 혼자 듣는것인가 싶어 물어보니 모두들 들린다고 하였다. 이상한 소리를 따라 가보니 동굴의 안쪽 벽에서부터 들려오고있다. 동료 중 한명이 이건 근처에 물이 흐르며 나는 소리라고 하였다. 우리는 모두 안심하고 돌아갔다.


사각거리는 소리가 점차 거슬릴정도로 커졌다. 최근 비가 온 적도 없는데, 그 소리는 점점 더 커져가고있다.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켜져가는 소리에 모두들 물이 흐르는 소리라고 했던 동료를 쳐다보았다, 그 역시 잘 모르겠다며 외면했다. 꼴사납다.


동굴 안쪽에서 굉장히 큰 소리가 났다. 현장을 보러 가보니 안쪽에서부터 무너진 것 같다. 동료가 소리를 치며 가리킨 곳을 보았다. 정교하게 원형으로 파먹은 듯한 자국이 나있었지만, 근처엔 아무것도 없었다. 기분이 이상했기에 동료 몇을 그곳에 감시를 세워두기로 했다.


감시를 세워둔 동료들이 사라졌다. 나갈 수 있는 곳은 우리가 있던 입구 하나뿐인데, 근처에 있는 핏자국들이 우리의 불안감을 키워주고 있다. 불안감이 커져, 내일 이곳을 떠나기로 모두들 결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