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카호에서 일정 이상 직위를 가진 대원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업무라면 역시 일일 부관일거야. 물론 일일업무인 만큼 잡무위주여서 특별히 어려울것이 없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건 사령관과 같이 시간을 보낼수 있다는 거였지.


"사령관님. 차주 휴무건은 정리 끝냈어요."


능숙한 솜씨로 서류를 정리해 데이터를 보낸 세이렌은 오랫동안 앉아 작업한 탓인지 기지개를 폈어. 


"고마워. 그럼 아우로라한테 잠시좀 다녀와줄수 있을까?"


잠시 쉬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한 사령관이 그렇게 말했어. 세이렌은 밝게 웃으며 사령관실을 나갔고 곧 아우로라가 준비한 디저트를 가져왔지.


"헤헤 오늘은 빙수래요."

"뭐, 여름이니까. 사령관실에 있으면 하나도 못느끼지만 말이지."


항구 근처 기지의 사령관실은 냉방이 완비되어 있었기에 전혀 덥지는 않았지만 계절에 맞춰 기분을 내는 것도 좋으리라. 그렇게 생각한 사령관은 빙수를 한입먹었어. 세이렌도 그런 사령관을 보고는 빙수를 한입 넣었지.


"으음~ 맛있어요. 오늘부터 새로 카페에 들여놓은거라고 했는데... 헤헷 저희가 첫손님일까요?"


우유로만든 빙수에 달콤한 시럽과 중간중간 씹히는 키위의 새콤함을 맛보며 세이렌이 말했어. 


"그러려나. 음. 역시 그때 먹었던대로네. 맛있다."
"네? 그때... 라뇨?"
"응? 아아, 저번에 아우로라가 새로 준비해봤다면서 시식이라고 가져왔었거든. 하치코도 엄청 좋아했었지."


테스트라는 명목으로 맛봤을때를 상기하며 사령관이 말했어. '쥬인님! 정말 마시써요!!' 하며 좋아했던 하치코를 떠올리며 쿡쿡 웃었지.


"헤에... 그러셨군요. 하치코씨랑 같이...... 네."


그리고 그런 사령관의 표정과는 정반대로 잔뜩 실망한 표정으로 세이렌이 말했어.


"하아......"


그리고는 한숨을 쉰 세이렌은 말없이 빙수를 먹기 시작했어. 


'아차...'


자신이 한 말을 되집으며 아무래도 지뢰를 밟았다고 생각한 사령관


"세이렌? 혹시... 화났어?"

"네? 아니요, 전혀요."


말은 그렇게 하지만 실망한 표정으로 빙수를 입안에 쑤셔넣다 싶이 먹는 세이렌의 모습은 어딜봐도 '나 삐졌어요~' 그자체였어.


"그... 미안해."

"왜 사령관님이 사과하시죠? 그냥 일과일 뿐인데... 다른분이랑 같이 갈수도 있는거죠, 네. 하치코씨도 좋았겠네요. 사령관이랑 신작메뉴를 처음 같이 맛보고요."


뾰루퉁한 얼굴로 묻지도않은 자신이 화난 이유를 말하는 세이렌을 보며 사령관은 조금 난감해졌어. 한동안 얼굴을 보지 못해서 세이렌이 이런데서 은근히 신경쓰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운디네에게 들은지가 바로 어제였는데 ...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던 사령관 머리속에 한가지 좋은게 떠올랐어.


"그, 그러고보니 세이렌. 쉴때는 영화보는거 좋아한다고 했었지?"
"네? 네. 그런데요?"

"마키나랑 아자즈가 VR기없이 입체 시청이 가능한 영화관을 만들었다고해서 한번 와보라고 했거든."
"헤에~ 그렇군요. 그래서 이번엔 또 누구랑 가실건가요?"

"그 내일 가려고하는데 세이렌이 일정이 없으면 같이 가보..."

"정말요? 갈게요! 약속하시는거죠?"


방금전까지 뾰루퉁한 얼굴이었던 것이 믿기지 않을정도로 환한 얼굴로 세이렌이 말했어.


"어... 어어... 그래서 내일 괜찮아?"
"그럼녀! 용 대장님이 그동안 고생 많았다고 며칠 쉬라고 하셨거든요. 헤헤... 영화관이라니... 두분이 만드신거니까 분명 엄청나겠죠?"


눈을 반짝거리며 말하는 세이렌을 보면서 사령관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어.


'사랑하는 여자는 아무리 순진해보여도 모르는법이라고. 질투할때는 어~엄청 무서울지도 모른다고?'


예전에 미호가 장난삼아했던 말을 떠올린 사령관은 환하게 웃으며 빙수를 먹고 있는 세이렌을 바라봤어.


"응? 왜그러...세요 사령관님?"
"으응, 아냐. 왠지 귀여워보여서."
"네?네? 아... 그, 그게 저기..."


갑자기 귀엽다는 말을 들은 세이렌이 당황해서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본 사령관은 그런 세이렌의 모습에서 귀여움을 느끼면서 동시에 생각했어.


'미호말대로... 앞으론 말할때 조심해야겠어. 특히 세이렌 앞에선......'


제발 앞으로도 믿음직스러우면서도 귀여운 세이렌으로 남아줬으면 좋겠어. 라고 생각한 사령관은 남은 빙수를 입에 넣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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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기이잇 오늘안에 계획보내달라고하는데 왜 난 계획 정리를안하고 똥글을쌌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