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관이 '나는 알바트로스를 믿고 있어.' 이러면서 알바트로스한테 연설해달라고 했으면 좋겠다.


알바트로스는 굳이 그런 걸 해야 하나 물어보지만, 사령관이 끈덕지게 밀어붙여서 결국 마지못해 승낙했으면 좋겠다.


그래도 막상 연설하려니까 AGS한테 굳이 연설이 필요한가부터


기계인 자신이 바이오로이드에게 뭘 말해야 하는지도 몰라서 고민하게 되겠지.


그래서 나름 친하다는 정비반 포츈이나 그렘린한테 물어보지만 여전히 갈피를 못 잡아서


못미덥지만, 감정을 연구한다는 로크한테 도움을 요청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둘이서 대화하다가 알바트로스가 먼저 털어놓듯이 말하는 거지.


'기계와 유기체라는 커다란 간극을 나는 도무지 채울 수 없다.'


그런데 이런 알바트로스의 푸념에 로크는 오히려 되묻는 거야.


'다르다고 해도 어차피 그건 바이오로이드에게도 똑같지 않습니까?'


이제 그게 무슨 뜻이냐고 알바트로스가 물으면 로크가 설명하는 거지


'인간도 유기생명체고 바이오로이드도 유기생명체이나 둘의 간극은 크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걸 역으로 말하면 둘의 간극이 아무리 커도 유기생명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는 겁니다. 그럼 AGS와 바이오로이드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알바트로스는 나름 반론을 하겠지. 


'유기생명체와 기계는 그런 걸 들이밀기엔 더 큰 차이가 있지 않느냐. 달라도 너무 다른데 연설을 해봤자 그들이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


로크가 또 반문하는 거지.


'다르다는 건 어디에서든 찾을 수 있다. 따지고 보면 나를 만든 앙헬 공도 다른 인간과 비교하면 가치관이 완전히 달랐다. 그런다고 앙헬 공이 인간이 아니었는가? 인간이었다고. 누구보다 인간적이었다고.'


알바트로스는 또 반론을 세우는 거지.


'인간적인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두 집단, AGS와 바이오로이드 앞에서 연설을 해야 하는데. 지금 이 상황엔 맞지 않는 얘기라고. 그리고 애당초 네 말엔 헛점이 있다고. 인간적이라면서 앙헬 공의 가치관은 너무나 달랐다고 이미 말하지 않았냐고.'


거기에 로크가 쐐기를 박는 거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비로소 진정한 가치가 남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가치는 어떤 것보다도 공평한 단위가 된다.'


이제 알바트로스가 그거에 무언가를 깨우치곤 로크에게 고맙다 하는 거야.


다음날, 바이오로이드 부대원이랑 AGS 부대원들이 모두 집합했을 때 알바트로스가 연설대에 올라서 말하는 거지.


나를 최강지휘관이라 칭하는 걸 알고 있다.


조롱하는 의미라는 것도.


그런데 굳이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은, 의견을 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AGS, 기계의 본분은 묵묵히 임무에 따르는 것뿐이다.


다른 이들이 뭐라하던 AGS를 이끄는데 문제가 없다면 무시하면 되는 일이다.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다. 다르다. 결국 다른 이들이다. AGS 부대는 바이오로이드 부대와 다르다.


그리고 그건 바이오로이드도 마찬가지다.


스틸라인도, 시스터즈 오브 발할라도, 앵거 오브 호드도, 둠 브링어도, 아머드 메이든, 스카이 나이츠, 호라이즌, AA캐노니어.


모두 다른 이들이다.


바로 옆에 있는 이들도 결국 다른 자들이다.


작든 크든, 적든 많든. 우리는 모두 다른 자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우리는 따로 움직이던가?


그렇지 않다.


다른 이들이 있기에 우리는 각자 움직일 수 있다.


스틸라인이 굳건히 버티고 있을 때, 앵거 오브 호드가 앞을 돌파한다.


앵거 오브 호드가 돌파할 때, 시스터즈 오브 발할라가 뒤에서 지원한다.


그 뿐인가? 하늘은 둠 브링어와 스카이 나츠가, 땅에서는 AA캐노니어가, 바다에서는 호라이즌이 그대를 돕는다.


AGS 부대도 마찬가지다.


그대들을 지원한다. 그대들이 있기에 우리는 진격한다.


다른 자들이다. 다른 곳에서 다른 것들을 담당한다.


모두 하나의 공통 분모를 위해서다.


그대들이 말하는 빛을 위해서.


안정된 세상을 위해서.


명예를.


영광을.


희망을.


우리는 그것들을 위해 싸운다.


그것들을 위해 철충과 싸운다.


철충이란 거대한 재앙을 물리치기 위해, 서로 다른 우리는 모두 일어나 싸우고 있다.


그렇다. 우리는 다르다.


AGS와 바이로이드는 다르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가 서로를 무시할 이유가 되던가?


창과 방패가 서로 다르다고 반목하던가?


그렇지 않다.


둘은 불가분의 관계다. 떨어트릴 수 없는 관계다.


둘은 모두 같은 곳을, 적을 바라본다.


철과 피는 다르다. 창과 방패는 다르다.


적을 바라보는 건 같다. 


철과 피로써.


창과 방패로써.


불가분의 관계로써.


우리는 적을 바라본다.


적을 향해 진격한다.


일어나라.


진격하라.


적을 향해. 철충을 향해.


그리고 쟁취하라.


우리 모두에게, 동일하게 가치 있는.


희망을.


영광을.


명예를.


승리를.


이렇게 연설해서 스토리 임팩트 있게 나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