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아멧 합류합니다. 전투, 탐색, 정찰. 전부 수행할 수 있어요.

 - X-00 티아멧 획득 시 대사 -



 그때, 저는 인간님들의 생각에 충분한 성능을 보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어쩌면 다음 실험에는 이전과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인간님들이 여러 파츠들을 저에게 이식하고 다시 떼는 작업을 반복하고, 다시 출력을 실험하고, 고개를 젓는 날이 반복 될 수록 저에 대한 시선도 기대감이 섞인 시선이 아닌 어느샌가 점점 기대감이 사라지고 무감각한 시선들이 저에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저도 점점 지쳐갔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갈 수록, 저에게 다가오는 인간님들 역시 줄어갔습니다. 인간님들이 저를 보는 눈들도, 수치를 보며 고개를 젓는 것들도, 한숨을 내쉬는 것들도 점점 늘어갔습니다. 실험을 위해 시도하는 모든 것들이 점점 더 족쇄를 찬 것 처럼 느껴졌습니다. 점점 인간님들이 바라는 수치에 비해 출력은 떨어지고, 저의 성능 역시 점점 떨어져갔습니다.


 어느 날, 높은 인간님 중 한 분이 저에게 다가와, 기체를 안정화 시키기 위한 파츠를 연구하는 비용이 너무 비싸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원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것을 요구할 수 없었습니다. 아니 그 말을 듣기 이전에 저는 이미 알고있었습니다. 어느 날 인간님들이 말씀하시는 것들을 들었거든요. 저를 제작하는 데 드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었고, 이미 많은 돈을 들인 만큼 처리하기에도 애매한 기체가 되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그것을 요구한다는 말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제 몸이 너무나 원망스러웠습니다. 스스로 출력을 조절할 수가 없는 이 몸이 너무도 원망스러웠습니다. 


 아마 그 이후였던 것 같습니다. 최대한 기체에 무리가 가지않게 파츠를 갈아끼우던 손길들이 우왁스러워지고 거칠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는 별로 언급하고 싶지 않습니다. 사령관이 원한다고 하더라고 결코 말하는 일은 없을겁니다. 강제로 명령한다면 따르겠지만, 사령관이 그러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있습니다. 아니 믿고싶습니다. 그래도 될까요?


 지금도 가끔 꿈을 꿉니다. 여전히 저는 실험실에 갇혀있고, 그 실험들이 이루어지고있고, 인간님들이 유리같은 눈으로 저를 바라보고있고, 저는 비명을 지르는 그런 꿈. 하지만 언젠가부터 그런 꿈에 사령관이 나옵니다. 사령관이 저를 구해주고 절 보며 웃어주고 안아주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꿈. 그리고 사령관이 주는 사탕 하나를 보며 제가 웃는 그런 꿈 말입니다.



- 이상한 나라의 초코 여왕 이후 티아멧과 사령관의 대화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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