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드가 사실상 칸 원툴이라고 생각하던 사령관은 호드 인원이 전부 부상당한 차에 이번 기회에 확인해보겠단 생각으로 스틸라인+발할라 혼성으로 고속 기동 장비만 보급해주고 전투를 시켜.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칸은 예전보다 더 우수한 전과를 만들어.


그래서 자기 생각에 확신을 가지게 된 사령관은 호드에서 참모 역할을 하는 퀵 카멜 빼고는 전부 예편시켜. 물론 표면적으론 운영 실험 및 휴가라곤 하지만 칸은 뭔가 불안하단 생각을 멈출 수 없었지. 근데 속도 모르고 호드 애들은 좋다고 이번 기회에 술판이나 벌이자고 낄낄대는 거지.


그렇게 몇개월이 지나고, 칸은 말 잘듣는 병사들에 익숙해졌고 덕분에 전투력은 훨씬 올라갔어. 그리고 그제서야 사령관이 말을 하는거야. 호드 인원은 전부 해체해서 요안나 아일랜드로 보내거나 단순 정비 인원 정도로 쓰겠다고. 이에 반발한 칸이 따지자 너 스스로도 잘 알텐데? 하는 말에 할 말을 잃고 기운이 빠져서 돌아와. 자기 생각에도 병사로써 더 우수한 쪽이 누군지는 명확했거든.


그런데 이런 칸의 속을 긁는듯 워울프나 하이에나, 샐러맨더는 이제 자기들은 꿀이나 빨겠다고, 대장 혼자 고생하라고 놀려대. 사실은 자기들 스스로도 병사로선 쓰레기에 불과하단 사실을 자각하고 포기해서 칸 속 편하라고 하는 말인데 이렇게밖에 말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였어. 하지만 그 소리에 폭발한 칸은 니들 전부 병신에 쓰레기 폐급이라고 욕하면서 나가버려. 그리고 남겨진 애들은 울기만 했지.


그렇게 예전보다 훨씬 우수한 전과만 거두면서 승리 행진을 해오던 칸. 스스로 그런 애들은 차라리 잡일이나 시키는게 맞다고 하면서 자기위로하며 지내는데, 어느날 꿈에서 예전 호드 부대원들이 왜 자길 버렸냐고, 혼자 살아서 좋냐고 피눈물 흘리며 다가오는 악몽을 꾸고 땀에 젖어 일어나. 꿈자리가 사납다 생각하며 준비하던 칸에게 오르카 아일랜드가 기습당했다고, 전투를 준비하란 방송이 들리고 몇시간뒤 도착한 오르카 아일랜드에서 비보를 들어.


대부분 전투다운 전투를 겪어보지 못한 인원을 보호하다 전 호드 대원들이 전부 사망했다는 거였지.


비참한 점은 그녀들이 전부 목숨을 바쳤음에도 유의미한 전과는 하나도 없었고 결국 비전투인원들까지 죽다가 오르카가 도달한 후에야 상황이 정리되었다는 거였지.


 얼이 빠져 멍하니 걷던 칸의 귀에 생존자들이 그녀들의 죽음은 개죽음이었다고 험담하는 소리가 들리고, 순간 욱하고 멱살을 잡은 그녀는 분노에 가득차 다시 한번 지껄여보라 하는데, 멱살이 잡힌 브라우니는 걔들이 함정으로 만든 폭탄들을 멋대로 가지고 나간 덕택에 방어작전 전체가 어그러져서 이모양 이꼴이 된거 알긴 하냐고 쏘아붙여.


힘이 빠진 칸은 비틀대며 돌아가. 그리고 자신이 처음부터 반대했더라면 다들 죽지도 않았을거고 요안나 아일랜드 역시 무사했을거란 죄책감에 휩싸이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