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르카 복도 구석에 앉아 다른 바이오로이드들이 지나갈 때마다 무언가를 중얼거리는 엔젤의 모습을 보았다.


 문득 호기심이 들어 가만히 그녀를 관찰하고 있자니 그녀는 바이오로이드가 지나갈 때마다 하나의 단어를 툭툭 내뱉고 있었다.


 아스널이 지나가는 걸 보고 엔젤은 '섹스'라고 중얼거렸다.


 무적의 용이 지나가는 걸 보고도 엔젤은 '섹스'라고 중얼거렸다.


 메이가 지나갈 때 엔젤은 '치킨'이리고 중얼거렸다.


 그리고 금란이 지나갈 때 엔젤은 다시 '섹스'라고 중얼거렸다.


 나는 이게 혹시 엔젤이 빛에게서 받는 계시 같은, 그러니까 일종의 예지 같은 건 아닐까 하는 설레는 마음에 엔젤에게 뭘 보느냐고 계속 물어봤다.


 엔젤은 처음엔 대답하길 꺼려하는 눈치였으나 내 계속되는 독촉에 이내 자신이 뭘 말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말해주었다.


 하지만 미래예지 같은 내 거창한 기대와는 달리 그냥 다른 바이오로이드들의 속마음을 읽었을 뿐이었다.


 뭐야, 별 것도 아니잖아.






 사실 나앤한테만 괴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