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학교에 입학한 나는 처음으로 옆자리가 된 이성에게 관심이 생겼다. 남자다운 성격의 그애(이하A)는 내 과격한 장난까지도 곧잘 받아주었고, 팔에 털이 많다는 둥 이상한 대화까지 나눌정도로 친해지는데는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녀의 남자다운 성격과 아름다운 용모에 난 반했지만, 그녀는 내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걸 결코 알지 못했을 것이다. 아니, 모르길 소망한다.

내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채 시간은 지나버렸고, 계절과 해가 바뀌어 그애는 윗층, 나는 아랫층으로 떨어져 버렸다. 어린 내 세계에서 한층의 차이는 좁힐 수 없는 거리로 다가왔다. 우연히 복도를 지나다 만날까 내심 기대했지만 불행히도 그런 날은 오지 않았다. 

그리고 한해가 지났는데 우연히도 A와 같은 반에서 다시만나게 되었다. 하지만 그아이는 철없던 1학년의 시간이 부끄러웠는지 나를 알아보고도 내게 말걸어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아이가 함께 다니는 한 아이(이하B)가 그녀의 절친한 친우인 동시에 나와 공부를 함께하는 오래된 벗이었으므로 그녀의 근처에 자리잡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시험기간에 A가 공부에 관심이 있을 때 내가 말을 걸은 것을 계기로 결국 그애와는 다시 예전의 관계로 돌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친히 대해주지 않던 시간은 상처로 남아 그녀는 날 친구로 둔 옛 시절을 부끄러워하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계절이 바뀌고 B가 나의 연심을 눈치챘다. A와 대화할 때 늘 곁에 있던 아이라 눈치채기 어렵지 않았으리라. 하지만 내가 A의 친구 C를 좋아한다고 소문이 나기시작했는데, 자길 좋아하냐고 묻는 C의 짖궂은 장난에 A앞에서 긴장하여 말을 얼버무린것이 화근이 되었다. 난 어찌할 바를 몰라 B에게 해결책을 물으니 네가 A에게 고백을 하면 모든게 해결되지 않겠냐고 내게 반문했다.

아무튼 잘 안됐다. 끄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