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에 가득찬 걸음걸이로 짧은 목례와 함께 지나치는 로얄 아스널의 자취에서 사라카엘은 아직 익숙해지지 못한 사령관의 비릿함을 느꼈다.  구원자에게 축성을 받던 날의 기억은 머리로 하는게 아니라 떠오를 때마다 쿵쿵 울리는 것만 같은 아랫배로 떠올리게 되는 것만 같은 감각에 사라카엘의 애끓는 감각은 거부할 수 있는게 아니었다. 치품천사라는 자는 진작에 숨기는 기색도 없이 구원자와의 동침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그녀는 감각을 정리하기 위해 눈을 감았다.


" 나만은 그럴 수 없어. "


 옹알이 같은 작은 혼잣말과 함께 눈을 뜨자, 정성스런 애무에 빳빳하게 솟은 자지가 눈에 들어왔다.


" 사라카엘? 뭐라고 말한거야. 간지러운걸."


숨결에 자극 받은 음낭이 움츠러드는 동안 갈 곳을 잃은 눈동자가 주변을 굴렀고, 누군가의 악취미 덕에 침대 옆에 놓인 거울에 보이는 것은 음욕에서 빠져나온 자신의 모습이 아닌, 고양이처럼 엎드려 남성의 가랑이에 고개를 파묻은 체 닦이지도 않은 다른 여인의 체향을 자신의 침으로 덮어쓰고 있는 음란한 탕녀의 모습이었다. 


" 구원자. 내가 언제부터..- "

" 얼마 지나진 않았어. 괜찮아? "


 사라카엘을 걱정하는 듯한 목소리였지만, 한 번 시작된 전희가 멈출 이유까지는 아니었기에 이제 밤자리에 익숙해진 사령관의 손이 스스로를 책망하려는 사라카엘의 예쁘게 흔들리고 있는 가슴 옆을 쓰다듬어 주었다. 사령관에게는 작은 위로의 제스쳐였지만, 그것이 징벌자라는 숙업을 감내하는 여인에게는 얼마나 자신의 뿌리까지 뒤흔들고 있는 새로운 시험이었다. 지난 날의 정사가 떠오르며 구원자에게서 자신이 가져선 안될  그 날의 쾌락을 갈구하게 된다. 음욕의 억제자가 되어야 할 자신을 타락의 구렁텅이로 끌어 내리는건 자신을 승천시켜야 할 구원자였다.

 연분홍빛 침대 시트에 퍼진 검은 머리칼이 파도처럼 찰랑일 정도로 놀라고 있는 그녀의 입술에, 보란 듯이 검붉게 충혈된 귀두가 닿았고, 이윽고  새빨간 입술 사이로 사라졌다.


 좁다란 입 안에서 굵직한 구원자의 자지가 움직일 때마다, 자신의 입 안에 풍겨 올라오는 남자의 맛과 향이 자신의 감각을 마비시켜 통째로 지배하는 것만 같았다. 머리를 흔들어 움직일 때마다 검은 날개도 함께 들썩였다. 심판자를 심판할 사람은 없었고, 그렇기에 심판자는 자신의 수치와 정욕을 가리기 위해서 지금의 봉사에 집중했다.


"읍.. 웅.. 구원자, 츄읍..- "


추접스러운 소리까지 내어가며 사령관을 나직하게 불렀다. 부드럽게 유두를 자극해오는 손길마저도 지금의 이 봉사에 집중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자극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뒷말을 잇지 않았다. 멈춰달라는 말, 자신의 몸을 탐하는 것을 그만해달라는 말은 구원자의 자지에 묶여있는 혀로 하기에는 너무나도 긴 말이었으며, 불필요한 말이다.



침대 헤드에 기대어 간신히 자세를 유지하고 있던 사령관의 두 손이 굵은 허벅지에 옆이 눌려 예쁘게 퍼져 있는  젖가슴을 그러쥐어 천천히 그녀를 밀어냈다. 엎드렸던 천사의 몸이 일어나고, 침대 위로 쓰러지자 그 위에는 구원의 남자가 올라섰다. 무드등을 후광처럼 비춰지는 모습 속에서 사라카엘이 두 팔을 벌렸다.

" 구원자... 아직, 많이 모자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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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사령관들 꼴려하는 댓글이 기분 좋아서 아예 문학계정을 팠습니다


추천수도 개혜자여서 겜하다 꼴릿해지면 자주 쓰게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