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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르카 방사능 사태


 “히야~ 이거 제대로 잭팟 터졌지 말임다. 이 통조림들, 하나하나가 제 얼굴 크기지 말임다.”

 

 한 브라우니가 그렇게 말하며 눈앞에 놓인 대량의 통조림들 중 하나를 집어들었다.

 

 “너무 들뜨지 말죠. 주위에 철충이 남아 있을 수도 있으니.”

 

 그렇게 말하며 탄통을 교체하던 레프리콘은 다른 브라우니들마저도 통조림에 달려들자 한숨과 함께 눈살을 찌푸렸다. 

 

 “언제나 그렇지만 브라우니 분들은 활발하네요.”

 “저건 활발한 게 아니라 정신 사나운 것에 가깝지만 말이죠.”

 

 그 말에 가볍게 웃은 익스프레스는 다른 바이오로이드들이 가져다 놓은 물자들을 포장하기 시작했다.

 

 오르카호가 철의 탑 조사를 위해 흑해로 들어온 지 꽤나 시간이 흘렀다. 철의 탑에서 이런저런 특수 장비들을 얻은 건 좋았으나 오르카호의 유지보수와 그 안에 탑승한 바이오로이드들의 생활 물품들은 따로 구해야 했다. 그래서 지금 오르카호는 잠시 북서쪽으로 이동해 우크라이나 영해에 정박, 인근 도시에서 대규모 물자 탐색을 진행하고 있었다.

 

기본적인 자재와 생필품을 조달하던 중 소규모 철충 무리와 조우했으나 피해 없이 격퇴, 현재는 오르카호로 물자들을 수송할 준비를 하던 중이다. 그런데 레프리콘의 귀에 갑자기 브라우니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브라우니, 무슨 일이죠?”

 “분대장님! 큰일 났슴다!”

 

 한 브라우니가 뚜껑을 깐 통조림을 레프리콘에게 내밀었다.

 

 “통조림 안에 있던 게...죄다 이런 것들입니다!”

 

 통조림 안에는 종이로 싼 네모난 무언가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레프리콘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그 브라우니는 안에 든 걸 하나 꺼내 풀어헤쳤다. 안에는 은회색 탄피의 탄약들이 들어 있었다.

 

 “콘비프 같은 건 기대도 안 했슴다! 그래도 못해도 정어리 정도는 있을 줄 알았는데 총탄이 통조림 안에 들어있는 게 말이 되는 검까? 집 지하실에 웬 통조림이 가득 있길래 죄다 옮겨오느라 힘들어 죽는 줄 알았는데....”

 

 강철 탄피를 쓴 일부 동구권 탄약들은 부식을 막으려 통조림 형태로 보관하는 경우가 있긴 하나 브라우니 같은 바이오로이드가 그 사실을 알 리는 없었다. 사실 애초에 키릴 문자를 읽을 수 있었으면 이런 일은 없었겠지만 애석하게도 이 분대에서 키릴 무자를 읽을 수 있는 건 블라디미르에서 설계된 익스프레스가 유일했다.

 

 그 와중에 통조림을 들여다본 익스프레스의 한마디는 브라우니들의 가슴을 후벼팠다.

 

 “어, 보니까 이 탄약들은 오르카호에서 쓰는 총기들과는 구경이 다른데요?”

 “...그럼 우리가 한 이 생고생은 뭐가 되는 검까....”

 “힘 빠짐다....”

 “브....”

 

 그렇게 다른 물자들 중 건질 건 없는지 찾아보던 브라우니들에게 상층부의 명령이 내려왔다. 혹시 모르니 그 탄약들도 전부 챙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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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저희가 어마어마한 양의 쓰지도 못할 탄약을 옮기는 사이 다른 분대는 식량창고를 찾아내고, 또 다른 분대는 이프리트 병장님이 웬 자재창고를 찾아내고...그거 분명 땡땡이치다 우연히 얻어걸린 검다.”

 

 잠자코 브라우니의 푸념을 듣던 네오딤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물었다.

 

 “어차피 가지고 들어오면, 모두에게 분배되는 거 아냐? 그러면 누가 잘 했고 누가 못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은데....”

 “그게 아닌 검다. 중요한 건 가져온 게 아니라 가져왔다는 사실인 검다.”

 

 네오딤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브라우니는 자신있게 입을 열었다.

 

 “가져왔다는 사실! 그것 하나만으로도 남들 위에 설 수 있슴다! 예를 들어 누가 일 안 하고 노냐고 뭐라 할 때 지난번에 이런저런 것들을 가져왔다고 둘러댄다던지....”

 “그건...그냥 일을 제때제때 하면 되는 거, 아니야?”

 

 정곡을 찔린 브라우니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는 상대방을 보며 자신이 방금 뭔가 실수를 했는지 네오딤이 고민하던 순간, 함내 전체방송이 스피커에서 크게 흘러나왔다.

 

 [당일 물자탐색에서 귀환한 모든 인원은 즉시 2번 격납고로 집합하라. 반복한다. 당일 물자탐색에서...]

 

 “지금 부르는 인원 중...너도 있는 거 아니야?”

 “...오늘 저 재수가 왜 이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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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십 명이나 되는 바이오로이드들이 일제히 격납고에 모인 가운데, 방호복 차림의 조그만 바이오로이드 한명이 들어왔다.

 

 “예. 닥터고요, 여러분을 전부 소집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오늘 반입된 물자들을 검사하다 방사능이 검출되어서 말이죠.”

 

 격납고 한구석에 쌓인 물자들을 죽은 눈으로 쳐다보던 닥터가 말했다.

 

 “뭐 이상한 데 들어가거나 이상한 거 만진 분? 뭐라 안 할 테니까 빨리 끝냅시다. 제발. 안 그래도 요즘 피곤해 죽겠는데....”

 

 그러나 놀랍게도 브라우니들을 포함해 아무도 자신이 그런 걸 한 적은 없다고 말하자 닥터는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한숨을 내쉰 닥터는 뒤에서 계측기를 들고 있던 그렘린을 불렀다.

 

 “그렘린 언니? 전원 장비 포함해서 방사선 계측한 후 방사선 검출된 인원은 따로 모아서 제독작업 하자. 아,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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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삐이이이

 

 “저 아무것도 안 했슴다?”

 

-삐이이이

 

 “이상한 거 안 만졌는데?”

 

-삐이이이

 

 “내가 왜?”

 

-삐이이이

 

 “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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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과는 전원에게서 미약한 방사능 검출. 한동안 말없이 계측기만 바라보던 닥터와 그렘린은 필사적으로 계측기가 고장났다는 증거를 찾으려고 노력하다 결국 실패했다.

 

 “이거...말이 되나요? 어떻게 몇 km씩 떨어져 작업하던 부대들에게서 전부 방사능이 검출되다니.”

 “게다가 왜 전원 방사능 수치가 거의 일치하지? 대체 뭔 일이 터진 거야?”

 

 일단 방사능이 검출된 바이오로이드들 전원이 격납고 구석에 설치한 임시 세척장에서 제독작업을 받던 중 둘은 이 풀리지 않는 문제를 두고 머리를 싸매고 있었다.

 

 “저기, 바쁜 것 같아 미안하지만 언니가 둘에게 알려줘야 할 게 있거든?”

 

 둘이 노골적으로 싫다는 표정을 짓자 포츈은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오르카호 갑판과 환풍구에서 방사선이 감지됐거든? 그래서 지금 오르카호 밀폐시킨 후 긴급 잠항할 예정이라서.”

 “뭐라고요?”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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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도 원인은 멀리 떨어진 어딘가에서 대량으로 방사능 물질이 유출되었고, 그게 바람을 타고 이 근방까지 날아온 것 같아.”

 “그래? 그럼 일단 방사선이 검출된 물자들은 따로 보관해서 나중에 폐기하고...바이오로이드들은? 괜찮아?”

 “접촉한 대상과 물건, 있던 장소들을 씻어내야 하긴 하지만 그리 큰일은 아냐. 그리고 피폭량은 무시해도 될 수준이라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고. 그냥 오르카호 내부 대청소 한번 하는 셈 치면 될 거야.”

 

 다행이다. 정말. 처음에 닥터가 들여온 물자에서 방사능이 검출되었다고 할 때까지만 해도 어떻게 되는 줄 알았지만 다행히 피해는 없는 모양이다.

 

 “아, 그런데 아직 안심하긴 이를 것 같아.”

 “무슨 말이야?”

 “처음에 멀리 떨어진 어딘가에서 대량으로 방사능 물질이 유출된 것 같다고 했잖아. 내 계산이 맞다면 이건 보통 방사능 사고가 아니야. 일단 상당히 먼 거리에서 유출된 것 같은데 아무래도 핵분열 원자로가 박살나는 것 정도는 되야 이 정도의 방사능이 이 거리까지 올 것 같아.”

 

 닥터는 잠시 주저하더니 말을 이었다.

 

 “여기서 약 500km 떨어진 곳에 체르노빌 핵분열 발전소가 있어. 인류 역사상 최악의 원자력 사고가 일어난 곳.”

 

 분명 어디선가 읽어본 기억이 있다. 20세기 말의 재앙 이후 인근 지역 전체가 방사능에 뒤덮여 수십 년 넘게 버려진 곳이었지만 21세기 말에 바이오로이드를 이용해 수리하고 개장한 뒤 재가동 시켰다고.

 

 “에이다를 불러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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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경도 30.224167, 위도 51.272222 부근의 구조물에서 파괴와 화재 흔적을 확인. 인근에서 바이오로이드 다수도 관측되었습니다.]

 

 “그래, 고마워.”

 

 나도 모르게 깊은 한숨이 나왔다. 주위에 모인 지휘관급 바이오로이드들과 그 외 의논 상대들 앞에서 이런 모습은 그리 바람직 한 것은 아니지만 사안이 사안이라 어쩔 수 없었다.

 

 “우선 현지에 수색대를 보내야 할 것 같아. 아르망, 체르노빌 인근 지역의 정보 수집은 어떻게 되었어?”

 “예, 폐하. 멸망 전쟁 전의 데이터기는 하나 인근 지역의 구조와 방사능 수치는 그리 어렵잖게 구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현재의 방사선량만큼은 짐작할 방도가 없습니다.”

 “고마워. 그럼 닥터. 우리가 가진 방사능 차폐수단은 어떤 게 있어?”

 “오르카호의 원자로 정비반 용 방사능 보호의가 있긴 하지만 핵융합 원자로의 특성상 방사능 유출은 있어도 미미한 수준이라 몇 벌 없어. 오드리 언니를 빌려주면 지금 있는 자재로 몇 벌 더 만들 순 있겠지. 그리고 오비탈 와쳐 소속 바이오로이드들과 AGS들은 우주선 대책이 되어 있긴 하지만 우주선과 원자로 사고의 방사능을 비교하면...여기서는 다른 바이오로이드들에 비해 딱히 더 나을 것 같지는 않네.

 “AGS들은?”

 

 닥터는 곤란하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

 

 정밀회로를 가진 기계들은 대량의 방사능 피폭시 회로가 타 버릴 수도 있어 알바트로스 같은 핵 방어력을 가진 정도가 아니면 그다지 좋은 선택은 아니라고 한다. 게다가 심하게 피폭되면 방사능을 쬔 장갑을 죄다 교체해야 할 수도 있고.

 

 “이거 어렵네...그런데 에이다 말로는 인근에서 바이오로이드들이 관측되었다는데.”

 “그건 아마 두나이 기종들일 거에요.”

 

 말을 꺼낸 건 뜻밖에도 레모네이드 알파였다.

 

 “1차 연합전쟁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당시에도 골칫거리였던 체르노빌 원전에 대해 PECS는 역발상을 했죠. 철거와 폐기에 드는 비용이 너무 많으니 아예 멀쩡한 배전 설비와 1, 3호 원자로를 수리해 가동해서 최대한의 이윤을 뽑아내자는 거였죠. 철저히 이익만을 추구했던 기업이니 할 수 있었던 생각이죠. 그래서 두나이라는 방사능 저항을 강화한 바이오로이드를 만들어 그 계획을 실행했고 놀랍게도 효과가 있었죠. 신식 핵융합 발전에 비하면 별 것 아니지만, 그래도 그걸 제외하면 가장 강력한 발전 수단이니까요. 제법 이득을 봤다고 하더군요.”

 “그래? 그렇다면 그 바이오로이드들과 접촉할 필요가 있겠네.”

 “네. 다만 저도 그 바이오로이드들에 대해 자세한 것까진 몰라요. 비록 PECS 사의 바이오로이드들이긴 하지만 방사능 저항 말고는 특출난 게 없던 만큼, 딱히 신경을 쓰지 않았죠. 게다가 체르노빌 일대는 가치 없는 지역이니까요.”

 

 그 이후 장시간 이어진 의논 끝에 방사능 방호복을 입힌 기동형 바이오로이드와 알바트로스를 프리피야트로 보내기로 했다. 알파의 말에 의하면 유령도시가 된 프리피야트 일부분에 두나이 기종들의 거주구역이 있었다고 하니 그곳에 생존자들이 있을 것이다.

 

 오비탈 와쳐 소속 인원들을 제외한 이유는 의외로 알루미늄 판 정도면 막을 수 있는 우주선의 특성상 생각보다 방사능 차폐가 강력하진 않아 닥터와 오드리가 만든 방사능 보호복이 성능 면에서 더 나았기 때문이다. 물론 방심할 순 없기에 신속히 이탈이 가능한 기동형 바이오로이드를 택하긴 했지만.

 

 갑판에 올라가자 추진기를 짊어진 바이오로이드와 육중한 AGS가 있었다. 다가가자 바이저 너머로 환한 미소를 지으며 바이오로이드가 손을 흔들었다.

 

 “사령관! 걱정하지 마! 여차하면 바로 빠져나올 테니까! 으으...근데 이 옷 너무 별로다. 안 입을 수 없긴 하지만.”

 

 평소 입던 옷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디자인의 방호복 차림의 슬레이프니르는 불편한 듯 연신 여기저기를 움직였다.

 

 “나도 마찬가지로 걱정할 건 없네. 핵무기의 직격에도 견딜 수 있으니 방사능에 망가질 위험은 없다.”

 

 알바트로스도 자신만만한 말투로 자신의 안전을 보장했다,

 

 “그런데 사령관, 언제 그게 오는 거야? 그게 와야 출발...아, 저기 그렘린이네?”

 

 뒤를 돌아보자 그렘린이 단단히 포장된 상자 하나를 들고 오고 있었다, 

 

 “네, 여기 주문하신 통신기에요. 닥터 씨가 그만 좀 부려먹으라며 화내시더라고요. 그 직후 바로 쓰러져 자고 있지만.”

 

 ...아무래도 나중에 닥터에게 잘 대해줘야 하겠다. 방사능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장거리 통신장치라는 내 어려운 주문을 몇 시간 만에 해결해 주었으니. 

 

 상자가 알바트로스의 동체 후방에 단단히 고정되자 둘은 출격할 준비를 했다.

 

 “명심해, 언제나 감지기 잘 들여다보고 위험해지면 바로 빠져나와. 알겠지?”

 “당연한 걸 가지고 그래! 멋지게 임무 완수하고 돌아올게! 나중에 포상 잊지 마!”

 

 갑판을 박차고 날아오른 슬레이프니르는 순식간에 높이 올라가더니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졌다.

 

 “잘못하면 놓치겠군. 걱정 말게. 사령관. 내 능력은 완벽하니 말일세. 그만 들어가 보게나.”

 

 알바트로스도 슬레이프니르의 뒤를 쫒아 날아올랐고, 역시 시야에서 곧 사라졌다.

 

 갑판에서 함교로 내려가 전투 지휘용 패널을 띄웠고, 잠시 후 알바트로스와 슬레이프니르가 확인되었다.

 

 “여기는 오르카. 들리나?”

 [여기는 알바트로스. 수신 감도 양호.]

 [여기는 슬레이프니르! 잘 들려!]

 

 음성, 화면 수신 모두 양호했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왜 어딘가 불안한 걸까.

 

 [현 고도 1,2000m. 5분 뒤 프리피야트 상공으로 진입한다.]

 

 반 시간정도가 흐른 후 알바트로스에게서 무전이 들어왔다. 

 

 [하강하겠다. 고도 12,000m에서 10,000m까지 하강...10,000m에서 8,000m까지....]

 

 잠시 뒤, 슬레이프니르의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령관! 저, 저게 대체 뭐야? 땅, 아니 숲이!]

 “뭐, 뭐야 저건?”


 화면에 펼쳐진 건 상공에서 내려다보는 숲의 모습. 그러나 그 숲은 갈색과 녹색이 아닌, 붉은색을 띄고 있었다. 이 일대 모든 숲이 그런 붉은색을 띄고 있었다. 너무나도 괴상한 그 광경에 나는 잠시 할 말을 읽었다.


 “이, 이게 그 붉은 숲...나무들이 방사능을 빨아들이고 변색된 채로 전부 죽어버린 거야. 미생물마저도 전부 죽어버려 썩지도 않고 보존되는 거고....옛 자료긴 하지만 이런 건 발전소 인근 10km 정도였고 그마저도 수십 년 뒤에는 대부분 회복되었다고 들었는데? 어째서 여기까지?”

 

 보기 드물게 흥분한 닥터를 본 나는 이 앞에 기다리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리라는 걸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때, 단말기를 보던 닥터가 비명을 질렀다.

 

 “뭐야 이게? 왜 벌써부터 방사선 수치가 이 정도지? 오빠! 둘에게 당장 고도 높이라고 말해!”

 

 내가 닥터의 말대로 지시하자마자 둘 다 황급히 급상승했다. 마치 그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나, 나 조금 무서워지기 시작했어....]

 [...역장 출력을 높여야 할지도.]

 

 화면 끝에 도시가 보이기 시작하자 둘은 다시 고도를 낮추기 시작했다. 대신 닥터의 말과 함께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그렇게 도시로 접근하던 순간.

 

 [사령관! 2시 방향에 철충 확인! 도시 외곽 지역에 바이오로이드도! 발포염 다수!]

 [데이터베이스 대조...확인. 저 바이오로이드들은 ‘두나이’ 기종의 외형과 90% 이상 일치한다.]

 

 나는 주저없이 입을 열었다.

 

 “교전개시, 철충들을 제거하며 바이오로이드들을 지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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