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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내 말을 잘 따르면, 너희도 꽤 괜찮은 요리를 할 수 있을거야. 알겠지?"


""네!""


주방이 울릴 정도로 목소리가 크게 들렸다. 맥스는 그들의 기합이 마음에 들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가장 첫번째는 안전이야. 하루하루 불로 조리하는 담당과 칼 쓰는 담당을 정해, 당일날에는 그 사람들이 조리하는 동안 근처에 가지 않기. OK?"


""네!""


"그리고, 다음은..."


맥스는 이미 갈갈이 찢어버린 블랙리버에서 출간한 식당 메뉴얼을 몇번더 찢어 철제 탁자에 내려놨다.


"두번째 규칙, 메뉴얼을 따르지 마. 세이렌이 하는 조개찜과 연어구이는 질리도록 먹었지?"


세이렌까지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도 자신의 요리에 질렸었나보다.


"하고 싶거나, 먹고싶은 음식 있어?"


"네리! 네리는 바삭한게 먹고 싶어!"


"바삭한거라... 가장 먼저 생각나는건 튀김인데... 치킨은 지금 닭이 없고, 있는건 해산물 뿐이니까... 새우튀김은 어때?"


"좋아!"


"그럼... 뭐부터 해야 하는지 알려줄게. 첫번째로 필요할 거 같은 재료들을 찾고, 누가 어떤 담당을 할지 정한 뒤, 재료들을 손질해야 되겠지?"


""네!""


"..."


"..."


"뭐해, 안하고?"


"지, 지금부터 저희가 하라구요?"


"누구한테 너무 의지하면 안되는거야. 문제가 생길 때에만 가끔씩 도와줄게."


"으음..."


호라이즌 대원들은 곰곰히 생각하기 시작했고, 곧이어 입을 열었다.


"그럼 제가 불을 다룰게요! 예전에 제가 쭈욱 써봐서 능숙하게 할 자신 있어요!"


"그럼 내가 총 지휘를 할게! 전에 라면 만들때 해봤으니까, 잘 할 수 있을거야!"


"그것만 해? 입만 쫑알거리는게 뭐가 어렵다고!"


"머리를 굴리는게 얼마나 어려운데!"


"그럼, 너가 식기구 준비랑 설거지도 같이해! 나랑 네리는 재료 밑손질이랑 너랑 갇이 설거지 해줄게."


"좋아!"


""다 정했어요!""


"벌써? 아직 레시피도 다 못 썼는데? 일단 필요할 거 같은 재료들 탁자에 다 꺼내놔!"


""네!""


"뭐부터 꺼내야 하지?"


"새우!"


"그리고 튀김이니까..."


"밀가루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바보! 튀김은 튀김가루가 따로 있다고!"


"밀가루는 필요 없을까?"


"둘다 꺼내자구요! 달걀도 필요할 거에요."


"식용유도!"


"...네리 새우 찾았어! 와! 새우 크다!"


"...먹을 만큼만 꺼내라!"


주방 한구석에서 열심히 레시피를 작성하는 맥스는 그녀들이 새우를 전부 꺼내려는 것을 보고는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아, 네!""


"몇개면 좋을까요?"


"용 대장님까지 해서 10개만 만들자!"


"좋아!"


"잠깐! 그렇다고 조리기구들을 깜빡하면 안돼죠!"


"아, 깜빡했네... 쏘리..."


"우선 튀김을 위한 깊은 후라이팬이랑..."


"맥스님 레시피 보니까 튀김옷이랑 담을 그릇이 필요해!"


"테티스! 훔쳐보지 말라고!"


"헤헷! 좀있으면 볼 건데 뭐 어때요! 그리구 저희 조리기구가 뭐가 필요한지는 알아야죠! 다 튀긴 새우 담을 그릇이랑 기름종이도!"


"확인했어요! ...챠! 전부 준비됐어요!"


"잠깐만 기다려봐! 애들이 뭐이리 빨라... 여깄다!"


""와아~!""


맥스가 건낸 레시피에는 글자들이 빼곡히 채워져있었다. 마지막엔 급하게 쓴 듯이 글씨가 늘어지고 흘려쓰여져 있었다.


"새우튀김은 튀기는 시간이 있기도 해서, 나는 곁들일 요리도 같이 만들거든? 근데 너희들은 아직 서투니까 먼저 다른 요리를 어떻게 할지 알려줄게. 알겠지?"


""넵!""


"자, 그럼 뭐부터 해야 할까?"


"새우 손질이요!"


"아냐! 튀김반죽부터 준비해야해!"


"기름부터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요?"


"전부다 맞긴한데, 불을 사용하는 건 가장 나중에, 가장 짧게 해야되. 누가 새우 손질을 할 건지, 누가 튀김 반죽을 준비할 건지 생각해봐야지."


"그럼 내가 새우 손질할게, 네리는 튀김반죽을 준비해줘!"


"알겠어! 네리한테 맡겨!"


각자 맡은 바를 열심히 수행하며 부엌을 빨빨거리면서 돌아다니는 호라이즌 대원들을 보며 맥스는 흐뭇한 감정이 들었다. 새우튀김 만들 준비를 끝내자, 다시 초롱초롱 눈이 빛나는 그들이었다.


"지금 우리가 만드는 게 일본식 새우튀김이거든? 그럼... 뭐가 어울릴까?"


""음...""


"아! 예전에 탐색갔을때, 도시에서 새우튀김을 '우동'이라는 것 위에 올려서 '새우튀김 우동'이라고 하고서 판다는 포스터를 봤었어?"


"운디네 아이디어 좋네? 근데 문제는 우리가 우동 만들 재료가 있느냐 없느냐인데..."


맥스는 워울프가 무작정 챙겨온 라면봉지들을 확인하였고, 운좋게도 인스턴트 우동 제품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있다!"


""와아~!""


"인스턴트긴 하지만, 그래도 먹을만 하겠어."


맥스는 기름의 온도를 높이는 동안, 인스턴트 우동을 조리하기 시작했다. 잠시후에 기름이 적정 온도에 올라가 있는 것을 확인하자, 뭉쳐있던 대원들이 뽈뽈거리며 자신들의 위치로 돌아왔다.


"흠흠! 그럼 시작한다?"


""OK!""


운디네는 맥스의 레시피를 또박또박 큰 소리로 알려줬고, 그녀의 지시에 따라 튀김가루와 밀가루, 달걀을 적당하게 혼합하는 네레이드와 새우 손질이 거의 끝나가는 테티스였다.


"너무 세게 젓지마! 그럼 반죽이 안바삭해진데!"


"그럼 어느정도로?"


"밀가루 덩어리가 섞이지 않고 듬성듬성 보일정도로! 살살 해야된데!"


"OK!"


"세우 준비 끝!"


"그럼, 밀가루를 새우에 골고루 묻히고, 튀김반죽에도 넣어주래!"


"네리한테 맡겨!"


새우는 껍질 대신 튀김옷을 입었고, 기름에 튀겨질 준비가 끝났고, 맥스는 옆쪽에서 우동을 끓였다.


"새우 준비 끝났어, 세이렌!"


"여러분들은 잠시 떨어져 주세요! 기름이 뜨거워요!"


세이렌을 제외한 모두가 밖으로 벗어났다. 부엌엔 맥스와 세이렌만이 남아 자신들의 요리를 준비했다.


"새우 넣을게요... 조심하세요..."


"기름이 무서우면 요리를 어떻게 하니..."


세이렌은 맥스의 괜찮다는 말에도 조심스럽게 새우를 집어넣었다. 새우가 튀겨지며 맛있는 냄새가 풍겼다.


"아, 맞다! 튀김옷이 황금색으로 변하면 빼줘야 한데! 안그러면 새우도 익어서 튀김이 퍽퍽해진데!"


"알겠어요! 고마워요 운디네!"


"..."


"..."


다시 세우가 튀겨지고, 우동 국물이 끓어지는 소리만 들렸다.


"...저기..."


"응?"


"직업이... 뭐세요?"


"...식물학자. 왜?"


"요리사이신줄 알았어요. 그럼 식물학자신데, 이렇게 요리를 잘하시는 이유를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페데리카 덕분, 아니 때문이지. 내 아내 이름인데, 이탈리아 사람이라 요리를 되게 잘했어. 나한테 인스턴트 음식은 금지라면서, 싱싱한 식재료들만 보내줬지. 어쩔수 없이 그렇게 요리를 잘해 '버렸다'...랄까?"


"쿡! ...그게 뭐에요..."


"그래도 비법 시즈닝이랑 이런 요리실력을 가졌으니까..."


"...그럼 지금 페데리카씨는..."


"...노코멘트 할게."


"아, 죄송해요..."


"아냐, 네 잘못도 아닌데... 그나저나 새우 다 된거 아니니?"


"...!"


새우는 운디네 말대로 황금색으로 빛났다. 하나 둘 새우들이 꺼내졌고, 황홀한 황금빛과 튀김냄새를 풍기며, 방금 먹었던 저녁은 생각도 나지 않게 했다.


맥스의 우동도 타이밍에 맞춰 끝이 났고, 그들은 적정량을 나눠가지면서 우동 세트를 6개 만들었다.




모두가 맛있겠다며 군침을 흘렸지만, 세이렌만은 그러질 못했다.


"..."


"세이렌, 왜 그러는 거야?"


"이거... 맛있을까요?"


맥스는 침울한 표정에 휩싸인 세이렌의 어깨를 두들겼다.


"이미 비주얼은 합격이고, 엄청나게 맛있을거야. 그러니까, 자신의 음식에 믿음을 가져."


"...! ...네!"


"세이렌, 우리만 먹을게 아니지?"


"...갔다올게요!"


세이렌은 그제서야 활짝 웃으며 용의 사무실로 달려갔다. 문앞에서 용을 부르는 그녀였다.


"대장님!"


"...! 나, 나가겠소! ...아, 세이렌 대령..."


세이렌은 검지손가락을 마주대며 수줍게 대장을 올려다봤다.


"저, 저기... 저랑 대원분들이랑 야식을 준비했거든요... 같이 드셔주셨음해서..."


"가겠소, 무조건 가겠소!"


세이렌은 확고한 그녀의 대답에 기쁜듯이 용의 팔목을 잡고는 식당으로 냅다 뛰어갔다.


"대령! 조금만 천천히-"


"음식 식는다구요! 얼른 오세요!"


식당에는 부엌을 비롯한 일부 전등만 켜져 있었고, 모두가 음식 앞에서 식고문을 당하듯 침을 질질 흘렸다.


"...네리 한입만 먹을- 아얏! 운디네! 손등은 아프다고!"


"야식 먼저 먹는 사람이 제일 나쁜거야. 어? 대장님 오셨다! 여기에요!"


한창 출출할 새벽에, 호라이즌 대원들과 맥스가 다시 식탁 위에 앉았다.


"이, 이건 무엇이오?"


"저희가 직접 만든거에요!"


"넌 입만 쫑알거렸잖아!"


"테티스! 지휘도 중요한 거야! 대장님이 지휘관이시잖아!"


"호오, 그렇게 빠져나오시겠다?"


"자자, 싸우는 건 나중에 하고, 밥이나 먹자."


무적의 용은 전에 그랬듯이 음식 앞에서 침을 꿀꺽 삼켰다. 새우의 튀김냄새에 정신이 아찔했지만, 부대원들을 봐서 간신히 이성을 붙잡았다.


"...먹자!"


""잘 먹겠습니다!""


무적의 용과 맥스가 젓가락을 들자, 모두가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식사를 시작했다. 용은 맛있는 연기를 뿜어내는 새우튀김을 한점 꺼내올렸다. 같은 높이까지 올라온 새우튀김은 멍한 눈빛으로 바라보던 용은 그대로 입으로 튀김을 가져갔다.


와삭거리는 소리와 함깨 새우향이 입 안에서 폭발하듯 울려퍼졌다. 겉은 완벽하게 바삭거렸고, 안은 새우가 익은듯 안익은듯 애매하지만, 그것대로 식감이 뛰어났고, 꼬리는 튀김옷이 감싸지지 않아 과자처럼 씹혔다.


"음!"


용은 무의식적으로 감탄에 가까운 탄성을 지어냈고, 그녀도 자신의 소리에 놀라 입을 잽싸게 가렸다.


"..."


"으흠, 흠! ...실례했소."


""와아~!! 성공했다~~!!""


마치 성공적으로 발사된 우주선을 보듯 신이나 부둥켜 안고 하이파이브를 쳤다.


"대장님! 저희가 만든거 맛있죠?"


"...아주, 아주 만족스럽소.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줘 정말로 감사하오."


"봤지? 맛있다니까!"


"이, 이 우동도 드셔보세요! 맥스 아저씨가 만들었어요!"


그렇게 깊은 밤이 이어져갔고, 음식을 전부먹고, 설거지와 뒷정리까지 모두 끝마친 맥스는 잘 준비를 하러 자신의 부대 생활관으로 향했다. 


그때, 누군가가 맥스의 옷 끝을 잡았다.


"...?"


세이렌과 호라이즌 부대원이였다.


"...아직도 배고프니?"


"그, 그런게 아니라..."


그녀의 손에는 CD가 2개 들려 있었다.


"생활관 냉장고에 과자랑 콜라가 생각보다 많아서... 같이 영화 보실래요?"


"...!"


세이렌의 수줍은 표정을 바라본 맥스는 이성의 끈이 끊긴듯 콧바람을 크게 불더니, 얼굴을 들이밀었다.


"꺅! 죄, 죄송-"


"가자."


"...네?"


"얼른 가자, 영화보러."


그렇게 세이렌과 호라이즌 부대원들은 그녀들의 생활관에 모였다. CD에는 각각 '나는 바이오로이드를 혐오한다.'와 '미용사 보련'이라 쓰여져있었고, 그들은 두 CD를 번갈아보며 무엇을 볼지 정했다.


결국 그들이 정한 것은 쓸데없이 이름이 긴 영화였고, TV에는 곧 영화가 상영되었다.


내용은 불 보듯 뻔했다. 로맨틱 액션 영화였는데, 오해로 인해 바이오로이드를 혐오하게 된 주인공이 오해를 풀고, 바이오로이드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며 벌어진 일이였다. 더군다나, 더 심한문제는 영화에서 잔인한 장면과 욕설, 섹스씬이 자주 나와 필터링이 된 후에 영화는 이야기가 빠르게 흘러가거나 아예 생략이 된 듯해 결과적으로 말하면 대실패였다.


"..."


"...이런 영화인줄 몰랐네..."


"...과자랑 콜라 먹은걸로 만족하지뭐. 그나저나, 영화가 뭐이리 기냐? 벌써 새벽 1시네. 먼저 자러 간다~"


""안녕히 주무세요!""


인사하는 그녀들을 향해 손을 흔들면서, 맥스는 잠을 청하기 위해 자신의 개인 생활관 문을 열려 했다.




하지만, 문이 걸리적 거리며 열리지가 않았다.


"...? 뭐야, 이거 왜이래?"


맥스가 열쇠구멍을 바라보자, 노란색 포스트잇이 안에 박혀있었다.


"이건 또 뭔데?"


'이걸 봤다면, 이 샐러맨더 님의 수 읽기에 걸린거야. 개인 경호실 키는 내가 가지고 있다고? 원한다면 가지고 가. 하지만, 들어갈땐 마음대로지만, 나올땐 아닐 거니까 기대해!'


"...참나."


맥스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옆에 비어있는 개인 생활관으로 향했고, 비어있는 포스트잇 반대편에 볼펜으로 뭔가를 끄적거린 후, 그들의 생활관 문밑으로 집어넣었다.


"어? 야! 저게 뭐야?"


"저거 니가 넣어놨던 메모 아니냐?"


"어디 봐봐. 


...이런 ㅆ-! 그걸 생각 못했네!"


샐러맨더가 들고있던 포스트잇에는 맥스의 글씨체로 휘갈겨 놓은듯 무언가가 쓰여져 있었다.


'잠글거면 생활관 모든 문을 잠갔어야지.'


샐러맨더의 분한 고함소리는 아쉽게도 맥스에게 전해지지 않았고, 맥스는 그날 밤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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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터에그로 전에 썼던 문학들 넣어봤어...


이제부터 다시 로드 액션물로 돌아가볼려 하는데, 다음 출연 바이오로이드는 대략 ㄷㅁㅇ, ㅋㄹ 정도가 될거 같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