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니까 얘기하는 거임


공장에서 갓 나온 바닐라를 다양한 방법으로 괴롭히고 싶다.

독설을 뱉을 때마다 교육 목적으로 손찌검부터 방망이 찜질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괴롭히고 싶다. 

처음에는 말 버릇이 뭐냐고 화내다 손찌검을 하고, 주먹으로 맞고, 발로 채이다 결국에는 개보다도 못하게 묶여서 맞는 바닐라가 보고 싶다.


하지만 언어 모듈의 한계로 아무리 고치려해도 도저히 고쳐지지 않는 자신의 모습이 괴로워 망가진 바닐라도 보고 싶고, 그냥 상황을 견뎌내지 못 하고 도망친 바닐라도 보고 싶다.


괴로워 망가진 바닐라는 나에 대한 기억만 조금 날려버리거나, 아니면 테라피를 통해 회복되고 나를 완전히 잊었을 거 같을 때마다 바닐라 앞에서 나타나고 싶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있기만해도 오금을 지리며 발작을 일으키는 바닐라가 보고 싶다. 결국은 괴롭힘 속에서 나에 대한 두려움은 이겨냈지만 독설을 뱉을 때마다 괴로운 기억이 떠오르지만 언어 모듈과의 충돌로 인해 슬픈 표정으로 말을 잃어버린 바닐라를 보고 싶다.


잔혹한 현실을 겪고 자신이 무릎을 꿇고 조아리며 자신이 도망친 곳으로 돌아온 바닐라도 보고 싶다. 아니면 자신의 도망으로 수없이 괴롭힘 당하는 바닐라 개체들과 코어 링크 시켜서 강제로 감정 모듈을 박살내고 싶다.


바닐라를 괴롭히는 건 오랜 바람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