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저찌해서 장화는 오르카호에 합류하게 되었고, 사령관은 그녀가 오르카에 적응할 수 있도록 친절한 호의와 관심을 베풀어주었다. 하지만 오랜 애정결핍에 시달리던 장화는 자신을 상냥하게 대해주는 사령관에게 애정을 품으면서 점점 사령관에게 집착하기 시작했다.

   

   

   

<어느날 이른아침. 사령관의 방>

   

   

“zzz...”

   

"야 고양이녀석, 얼른 비켜. 나 방에 좀 들어가야겠어."


   

“어라, 장화님이 여기엔 무슨일이신가요? 주인님은 지금 주무시는 중이니... 꺄악!!!”

   

   

“...? 방금 어디선가 비명소리가... 근데 이 부드러운 감촉은 뭐지?” 

   

   

잠에서 깨어나 주변을 둘러보던 사령관은 자신의 양 손이 장화의 옷 속으로 들어가있는 것을 발견했다. 사령관과 눈이 마주친 장화는 기쁜 미소를 지으며 사령관의 귀에 속삭여줬다.

   

   

“아, 일어났어? 평소보다 51분이나 일찍 일어잖아. 어때? 내 몸을 만지니까 기분이 좋지?”

   

   

“으악! 장화 너가 왜 내 방에 있어!!”

   

   

“왜긴, 너만 생각하면 심장이 쿵쾅쿵광거려. 그리고 너를 보지 못하면 죽을것만 같아. 그래서 찾아온거야. 너도 내가 보고싶었지? 그렇지?”

   

   

“이거놔! 그보다 페로가 지키고 있었을텐데 내 방엔 어떻게 들어온거야?”

   

   

“읍! 읍! 읍!!”

   

   

“뭐야, 페로가 와이어에 묶여있잖아! 얼른 풀어줘야... 으윽!”

   

   

장화는 누워있는 사령관의 위에 올라타서 그를 꽉 껴안았다. 그리고 사령관의 코앞까지 얼굴을 가져간 뒤 입맛을 다셨다.

   

   

“딴 여자한테 한눈팔지마. 지금은 나만 바라봐줘.”

   

   

“얼른 풀어줘... 지금 대체, 웁!”

   

   

장화는 자신에게서 벗어나려는 사령관을 키스로 제압해버렸다. 분명 경험이 없을텐데도, 그녀의 키스는 사령관도 빠져나오지 못할 정도로 굉장히 능숙했다. 

   

   

“읍! 으으읍!!”

   

   

“츄릅... 이 고양이자식이 왜 시끄럽게 방해하는거야? 얼른 조용히 못해?!”

   

   

“이때다!”

   

   

“꺄악!”

   

   

사령관은 장화가 방심한틈을 타 그녀를 밀치고 방 밖으로 뛰쳐나갔다. 침대 밑으로 떨어진 장화는 다시 일어나 사령관을 쫓아가려고 했지만 어느새 와이어를 풀어버린 페로에 의해 막혀버렸다.

   

   

“허억... 허억... 누가 도와줘! 뭐야, 다들 자고있잖아?”

   

   

사령관은 복도에 나가서 도움을 요청했지만, 모든 바이오로이드들은 와이어에 몸이 묶인 채 잠들어있었다. 이상한 광경에 사령관이 당황하고있을 때, 저 멀리에서 페로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어디로 갔어 내사랑? 날 떠나는건 아니지? 제발 그러지마... 너가 없으면 난 죽어버릴것만 같다고!”

   

   

“큰일이다, 페로가 당했나봐... 일단 멀리 도망가야겠어!”

   

   

“저기 있었네? 어디로 도망가는거야? 설마... 날 홀로 남겨두는건 아니지????”

   

   

“벌써 여기까지 쫓아왔잖아. 더 빨리 도망가야겠어!”

   

   

사령관은 죽을 힘을 다해 달리고 또 달렸다. 장화와 어느정도 거리를 벌렸다고 생각한 사령관은 근처의 창고에 몸을 숨겼다. 잠시후 장화의 목소리가 사령관이 숨어있는 창고 근처로 천천히 다가왔다.

   

   

“여기서 내사랑의 냄새가나... 어딨어? 내사랑... 벌써 너가 보고싶어...”

   

   

장화는 울기 직전의 목소리로 사령관의 이름을 부르고 또 불렀다. 그런 장화의 목소리가 창고에서 점점 멀어지자 사령관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후우... 다행이야. 내가 여기 숨어있는 것을 눈치 못채고 가버린 모양이야.”

   

   

   

   











   

   

   

   

   

   

   

   

   




   

   

“주인님?”

   

   

“으아아아아아아아악!!”

   

   

“쉿, 조용히 하세요. 그 해충이 소리를 듣고 다시 나타날지도 몰라요.”

   

   

“리제구나! 내가 여기 있는건 어떻게 알았어?”

   

   

“주인님의 냄새를 따라 이곳으로 온거에요. 그보다 주인님, 저 해충이 다시 나타난다면 주인님한데 다시 나쁜 짓을 못하도록 바로 죽여버릴까요?”

   

   

“아니. 부탁이지만 죽이는건 하지마. 다만 다른 행동은 못하도록... 으악!”

   

   

사령관이 리제에게 말을 하고있을 때, 갑자기 맞은편에 있던 벽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그리고 부서진 벽으로 장화가 유유히 걸어왔다.

   

   

“여기있었네? 내사랑... 도망 못가게 와이어로 꽁꽁 묶은 다음 잔뜩 사랑해줄테니까 얌전히 있어줘.”

   

   

“아니. 내가 있는한 너같은 해충은 주인님에게 더 이상 접근할 수 없어.”

   

   

“방해꾼이 나타났잖아? 괜찮아. 없애버리면 돼.”

   

   

“누가 없어진다는거야? 없어지는건 너야!”

   

   

리제는 가위를 꺼내들며 장화에게 덤벼들었고, 장화는 와이어로 리제의 공격을 막아버린 뒤 폭탄을 던졌다. 하지만 리제가 날아오는 폭탄을 정확히 베어서 폭발은 일어나지 않았다. 둘이 싸우고있는 틈에 사령관은 몰래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틈을 노린 장화가 와이어로 사령관의 발을 묶어버리는 바람에 넘어지고 말았다.

   

   

“드디어 잡았어! 내사랑, 이제 영원토록 함께하는거야...”

   

   

“누구 마음대로!”

   

   

리제는 사령관을 붙잡은 와이어를 칼로 베어서 사령관을 풀어주었다. 리제는 다시 장화의 얼굴로 칼을 휘둘렀고, 그로인해 장화의 뺨에서 피가 살짝 흐르기 시작했다.

   

   

“리제! 장화를 베지마!”

   

   

“어째서요 주인님? 이 해충을 죽이지 않으면 주인님이 위험하다고요!”

   

   

“칼로 얼굴을 베었다가는 장화의 예쁜 얼굴에 상처가 날 수 있잖아.”

   

   

“내 예쁜 얼굴? 에헤헤...”

   

   

“이때다.”

   

   

리제는 헤벌쭉한 미소로 멍하니 있는 장화를 칼등으로 쳐서 넘어뜨린 뒤, 팔을 뒤로 꺾고 제압했다. 그틈을 타서 사령관은 창고를 벗어났고, 묶여있던 시티가드를 데려와서 장화를 체포해버렸다.

   

   

“이거놔... 날 풀어줘!!! 사랑하는 것이 죄야?”

   

   

“사랑하는건 당연히 죄가 아니지. 하지만 그 사랑을 위해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건 잘못된 일이라고.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감옥에서 며칠동안 곰곰히 생각해봐.”

   

   

“어째서... 싫어... 떠나지 않을거야! 난 계속 사랑받고 싶다고!”

   

   

“리앤. 잠깐 멈춰봐.”

   

   

“응? 갑자기 왜. 설마 이녀석을 풀어주라는 바보같은 소리 하려는건 아니지?”

   

   

“아니야. 장화가 나한테 사랑받고 싶대잖아. 그럼 사랑을 잔뜩 줘야지.”

   

   

“정말? 나한테 사랑을 주겠다고? 그럼 어서 나에게 사랑을 줘. 어서! 어서어서어서어서어서!”

   

   

“그래. 금방 사랑을 줄테니까 너무 재촉하지마. 시티가드, 장화의 옷좀 벗겨줘.”

   

   

“어??”

   

   

   



   

“허어... 허어.... 흐아아아아..... 너무 행복해...”

   

   

“됐다. 이제 장화가 진정한거 같으니까 데려가.”

   

   

“역시 사령관이야. 겨우 3분만에 장화를 얌전하게 만들어버렸네. 그럼 나중에 봐!”

   

   

시티가드는 정신을 못차리는 장화를 재빨리 감옥으로 데리고갔다.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사령관의 옆에 리제가 나타났다.

   

   

“주인님. 해충들이 모두 사라졌네요.”

   

   

“오, 리제! 그러고보니 너 없었으면 큰일날뻔했어. 날 지켜준 보답으로 내가 상을 하나 줘도 괜찮을까?”

   

   

“그럼요! 주인님이 주시는 상이라... 그건 대체 뭘까요!”

   

   

사령관은 무릎을 꿇고 리제와의 눈높이를 맞췄다. 그리고 리제를 꽉 껴안은 뒤 그녀의 입술에 진하게 입을 맞췄다. 리제는 처음엔 당황했지만 곧 진정하고 능숙하게 혀를 섞었다. 잠시후 사령관에게서 풀려난 리제는 얼굴이 새빨개져버렸다.

   

   

“후아... 손등이 아니라 이번에는 진짜 입술... 너무 황홀해요...”

   

"하핫. 나를 지켜줘서 고마워 리제. 어때, 키스 다음으로 진도를 나가볼까?"


   

"아니요. 아직은 부끄러워서... 그보다 주인님, 저좀 숙소까지 데려다주시겠나요? 주인님 없이 혼자 가는길은 외로워요."


"얼마든지."


사령관은 공주님안기 자세로 리제를 안은 뒤 페어리 숙소로 천천히 걸어갔다. 복도에서는 곧 리제와 사령관의 웃음소리가 울려퍼졌다. 그 웃음소리는 감옥으로 끌려가는 누군가의 귀에도 깊이 박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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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훗... 며칠만에 이 얼굴을 보는건지.

   



   

“...? 뭐야! 나 지금 왜 묶여있는거야? 누가 나좀 구해줘!”

   

  

 

“내사랑, 잠에서 깨어난 모습도 어쩜 이렇게 귀여울까... 구조요청을 해도 소용없어. 다른 녀석들은 이미 전부 처리했거든. 그나저나 저번에 너가 나한테 해줬던 사랑, 난 도저히 잊을 수가 없었어. 그때 새로운 사랑을 알려줘서 고마워.”

   

   

장화는 옷을 벗으며 묶여있는 사령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사령관의 옷을 벗기며 그의 귀에 속삭여줬다.


   

“그러니 그때 배웠던 사랑을 오늘 밤이 새도록 잔뜩 나누자. 나의 사랑... 죽을 만큼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