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의경 악폐습도 당시 경찰청장이 작심하고 칼빼들어서 없어진거라며.


내가 있었던 부대 같은 경우엔, 부대장부터 병영부조리 없애자고 그렇게 난리를 쳐대며 간부들 들들 볶아댔었음.



내가 그 부대에 6월쯤 자대배치되었는데, 내가 배치되기 바로 전 주쯤에, 마지막 악마 세대라 불리는 병영부조리/가혹행위자들이 모조리 전역했고, 그 사람들이 워낙 악독하게 했던 모양인지 병사들도 치를 떨면서 병영부조리 척결작업에 적극적으로 호응해서 한창 칼바람 불 때 내가 전입온 거였음 ㅇㅇ 거기에 병사들도 천성이 선한 품성이기도 했고.


결과적으로 이런 삼박자가 절묘하게 맞물려 떨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간부들이 병영부조리 없애자고 적극적으로 나서다 보니, 상대적으로 많은 부조리들이 없어진 편이었다고 함. 그래도 그게 한 번에 청산되는 건 아닌 모양인지 중대 생활관별로 이런저런 자잘한 부조리가 남아있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래도 직접적으로 부조리들을 당했던 세대들의 경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수준이었던가 보더라. 가령, 저녁점호가 끝나면 각 생활관별 막내가 어느 생활관보다도 더욱 총알같이 튀어나가 중앙 현관 복도에 단 한 대 있는 정수기에서 시원한 냉수를 물통/주전자 한 가득 취수해 와야 했다든지 뭐 그런. 내가 있었던 생활관 같은 경우에는, 최고참 선임병이 앞장서서 "야. 목마른 놈이 알아서 물 떠다 마셔라. 이런 것까지 굳이 애들 시키지 말고."라고 단도리쳐놨기에 튀어나갈 일은 없었음.



p.s

근데 또 기묘했던 건, 같은 부대장의 지휘 지시를 받았는데, 내가 있던 중대는 비교적 그런 부조리들이 일소된 편이긴 했지만, 막사도 같이 쓰고 업무 보는 장소도 바로 담장 너머 바로 옆이었던 다른 중대는 여전히 부조리의 끝판왕이었고 심각한 사건사고도 잊을 만하면 종종 터져나와서, 당시 마지막 진급심사를 앞두고 있었던 부대장의 심기를 어지럽힌 결과로 애꿎은 우리 중대까지 들들 볶이는 원인을 제공하긴 했다는 거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