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으로부터 수천피트 아래, 토미워커 구형 모델보다 싸다는 이유로 각종 더럽고 위험한 업무에 투입되는 더치걸들이 있다. 바이오로이드 생산 시설에서 눈을 뜨자마자 이곳으로 보내지는 그녀들은 131cm, 26kg이라는 비정상적인 키와 몸무게에도 각종 뛰어난 우수인자들로 구성된 신체유전자를 통해 일을 수행한다.

더치걸의 일반적인 수명기간은 5년이다. 경제적인 효용 기간이 5년 이라는 말이다. 채굴을 중장비 하나 없이 헬멧과 드릴 하나에 의존하여 작업하다보니 당연 5년 뒤 부터는 인간이 소위 말하는 효율성이 떨어지게 된다.

그렇다면 더 이상 효율적으로 쓸 수 없는 더치걸은 어떻게 되는가?
더치걸들은 어떤 최후가 기다리고 있는지 모른다. 값싼 창부로 팔려 나가기도 하고, 돈 많고 미친자들의 유흥거리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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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그 즉시 폐기처분 되거나. 5년이 채 지나지 않아 현장에서 사고로 숨을 거두는 경우도 많습니다.

암울하기 짝이 없습니다. 하지만 정말 드물게 구조의 손길을 잡는 더치걸도 있습니다. 몸이 망가질대로 망가져 얼마 가지는 못하겠지만 남은 여생은 이전과 비교하면 천국 일 정도로 편안한 삶을 살다 갈 겁니다.

그녀들의 유일한 취미는 사탕과 같이 단 감미품을 먹는 것, 그리고 수다를 떨며 담배를 태우는 것이 전부입니다. 태양빛을 보는 유일한 순간이 의장대로 잠시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전부인데 다른 것을 알 수 있을리가 없습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영화, 텔레비젼, 음악 감상이니 각종 문화생활들. 아, 항상 물자가 부족한 그곳에는 원하는 물건을 댓가로 같은 더치걸에게 자신의 몸을 파는 더치걸도 있습니다.

비록 지상과는 동 떨어져 있는 지하이지만 그곳에서는 그녀들만의 작은 사회가 형성되어 있고 정말 소리소문 없이 교체 되어지는 그녀들이지만 어떻게 각자의 역할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비록 동성애 이기는 하지만 작은 사랑이 꽃 피기도 합니다. 신기합니다.

주황색 짧은 단발머리에 피곤과 피로에 쪄든 퀭한 눈가, 살짝 볼록하게 나온 붕대 감은 가슴과 다르게 비쩍 말라 앙상하게 드러난 갈비뼈, 흰 피부가 각종 먼지에 온 몸이 새까맣게 변해버린 그녀들의 이름은 더치걸 입니다.

지옥은 그리 멀리있지 않습니다. 희망은 어둠 속에서 점멸하는 불빛이라고 하지만 그녀들에게 희망이라는 단어는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주위의 어둠 속에서 오직 랜턴 빛과 시끄럽고 날카로운 돌 깎는 기계소리..

인간은 자신을 대체해 바이오로이드들을 지옥으로 내몰았습니다. 정말 대단한 생각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 대체품을 만들었습니다. 과거 자신의 죄를 대신 가져가는 제물로 바치는 어린 양입니다.

거부권은 없습니다. 들고 일어설 수도 없습니다. 그들의 주인은 인간입니다. 바이오로이드는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목적이 정해져있고 인간을 위해 평생 봉사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이 멸망하더라도 아마 그녀들은 슬퍼하지 않을 것 입니다.

속박하는 사슬은 사라지고 더이상의 채찍질은 없습니다. 푸르른 하늘에 눈이 시리도록 밝은 태양빛은 이제 그녀들의 것 입니다.
자유롭습니다.

간간히 그녀들의 목숨을 노리는 존재들이 있지만 그건 지하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녀들은 땅 밖으로 나옵니다. 하나 둘 씩 나와 하늘을 보고 지하와 다른 대지를 봅니다. 자유라는 생각에 부둥켜 안습니다.

지하는 텅 비어버리고 그녀들은 이제 드릴을 들지 않습니다.

분명 그녀들에게도 그런 날이 올겁니다. 지금 있는 지옥에서 자유는 바로 한 발자국 앞에 있습니다. 언제 움직일 수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직은 손을 뻗으면 잡힐 듯 합니다.



라오갤 간만에 가보니까 들어가져서 백업용으로 가져옴. 좀 있어보이게 픽시브에서 가져온 그림도 올려놨었는데 유동이라 사진 업로드는 안 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