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섭버전 라오를 플레이 해보지 않은 사람들 가운데 번역 수준에 대해 걱정하는 의견이 있는 것 같아서 한섭과 일섭 텍스트의 다른 부분을 비교해서 소개해 보려고 함.

리오보로스의 유산에서 로크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 중 일부를 발췌해서 비교해봤음.

왜 하필 이 장면이냐면 내가 로크를 좋아해서 ㅋㅋㅋ


일본판 라오의 캡쳐화면 아래에는 일본어 번역문을 다시 한국어로 번역해 둠.

번역에는 자신 없으니 이런 느낌이구나 정도로만 봐 주시길.

 



>>리오보로스의 유산 EV3-3 ED 중

 


<네레이드의 언어유희>


-한섭





-일섭

네레이드) 운디네는 운나쁘네?

 (일본어 발음: 운디-네 와 운와루이-네?)


네레이드) 푸풉...! 운디네... 운나쁘네... 잠깐, 지금 거 너무 웃기기도 하고...

 


이 부분은 로크 등장 직전 상황이지만, 개그 대사가 로컬라이징 된 것을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 넣어 봤음.

 

 

 

<로크와의 첫 만남, 멀리서부터 접근해오는 로크>

 

-한섭




-일섭

주인공) 발포음이 들려도 소리는 접근해온다...

 네레이드의 탄막을 전부 피하고 있는 건가!?

 이런 좁은 장소에서 그런 기동이 가능한 걸까!?

 

주인공) ‘그것’은 바람을 가르며 순식간에 접근해, 내 눈앞에 나타났다.

 제트에 의한 열파와 풍압에 버티고서, 제대로 형체를 파악하려고 눈을 뜬다.

 ‘그것’은 검고, 어딘가 불길한 인상을 주는 모습의 로봇이었다.

 


이외에도 사령관의 독백 등으로 이루어지는 로크에 대한 묘사가 한섭에 비해 더 자세함.

이건 일섭의 번역문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특징 중 하나인데, 다른 시나리오에서도 위와 같이 문자로 주어지는 상황 정보가 한국어 원문에 비해 조금 더 많을 때가 있음. 

 


 

<로크의 자기소개>

 

-한섭




-일섭

RF87로크) 자, 이 모습을 보십시오!

 내가 이곳에 침입한 자들의 운명을 선한 신과 악한 사신을 대신하여 선고하리라!

 

RF87로크) 이 칠흑의 날개를 펼친 모습은, 사악한 주인의 의지인 동시에!

 황금의 광채는 그 위광과 미래에의 희망을 현현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사령관 일행에게 거래를 제안하기 전에는 자신을 감추고 상대를 관찰하는 주도면밀함을 보이면서도, 존재를 드러낸 후에는 다소 거만하고 나르시시즘적인 모습을 보이는 로크의 태도가 플레이어의 흥미를 유발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일섭버전처럼 더 과장된 톤으로 대사를 치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 것 같음.

 

이 장면이 오마쥬한 영화 브이 포 벤데타에서 V의 자기소개 원문이 난해하긴 한데, V의 목소리와 어조로 로크의 대사가 전달된다면 또 어떨지 모르겠지만, 대사가 텍스트로만 전달되다보니 한섭의 경우 V와 같은 독특한 아우라가 느껴지기보다는 중2병적인 대사를 밋밋한 문장으로 말하는 듯이 느껴져서 아쉬움이 남았음.

 



<로크의 자기소개에 대한 사령관의 반응>


-한섭



-일섭

주인공) LRL 덕분인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대충 알 것 같다.

 

위의 캡쳐 내용들과 함께, 번역의 센스가 좋다고 생각했던 부분.

일섭 쪽은 로크의 첫 이미지를 더 중2병스럽게 잡았기에 웃기면서도 어울리는 코멘트가 되었음.

 


 

이상임. 원래는 더 많은 장면을 준비했었지만 글이 길어져서 읽다가 지칠까봐 줄였음.

지금 일섭에서 진행 중인 흐린 기억 속의 나라 이벤트에서도 다른 부분들이 조금씩 있는데, 다음에는 흐린 기억 이벤트에서 몇 장면 골라서 이런 식으로 소개해볼까 생각 중임.


결론 : 일섭 번역문에도 느낌을 잘 살리기 위해 나름대로 애쓴 부분들이 있음. 시나리오 부분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으로 번역되었다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