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나 배고프네 "

 인간이 가장 배고파지는 시간 새벽 1시

남아있는 업무는 아직 산더미지만  계속해서 느껴지는 이 불쾌한 공복감에 집중할수가 없다, 

건강을 이유로 들먹이며 소완과 아르망에 적극적인 어필로 저녁식사 이후에 취식은 금지된 사항이였기에 어떠한 저항없이 온몸으로 공복감을 받아 낼 수 밖에 없다.


" 산책이라도 해야지"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방을 나선다, 일과 시간 시끌벅적한

오르카호 복도와는 다르게 희미한 야간등과 적막함이 흐르며 운치를 자아낸다 그것을 조금이라도 즐길려던 찰나 뱃속에서 울리는 꼬르륵 소리와 함께 몰려오는 공복감으로 인해서 그런 사소한 것들은 느낄새도 없게 만들었고 귀신에 홀린듯이 나를 식당으로 향하게 만들었다.


평소라면  포티아 아우로라들이 분주하게 뛰어다니고 소완에 분노에찬 목소리, 시끌벅적하게 식사하는 오르카호 인원들과  음식냄새가 가득차 있어야 하지만 지금은 불이꺼진채 텅빈 테이블들과 희미한 조명아래에 브라우니와 레프리콘만이 남아있을 뿐이였다.


'응? 브라우니, 레프리콘?'

기본적으로 오르카호에 야간시간에는 근무인원 및 탐색복귀조를 제외하고선 식당에서 취식행위는 금지되있었다.

내가 가까이 다가갈 때까지 그녀들은 뭐가 그렇게 

즐거운건지 한창 제잘거리며 떠들고 있었다,  그녀들에게 가까워 질때쯤 평소에 맡아왔던 냄새들과는 전혀 다른 자극적이고 인공적인 매콤한 냄새가 코끝을 찌르기 시작했고  입속에서는 침이고이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억누르고 있던 공복감은 더이상 참을수없었고 그에 호응이라도 하듯 우렁찬 꼬르륵 소리가 울려퍼지자

레프리콘과 브라우니와 눈이 마주쳤고 레프리콘은 그 어느때보다 빠르게 브라우니를 붙잡고 일어서 경례를 했다.


"충성! 사령관님"

"충성, 오 사령관님도 같이 뽀글이 드십니까?"

" 제발 닥치세요 브라우니"

사색이된 레프리콘과 반대로 싱글벙글한 브라우니가 나에게 은색의 봉지를 가르키며 젓가락을 내민다.

"원래 이뱀도 같이 먹는다고 준비 했는데 졸린다고 그냥 먼저 들어갔슴다 "

브라우니가 건넨 젓가락으로 손을 뻗을번 했지만 모범을 보여야하는 사령관이라는 직책이였기에  책임감과  남아있던 이성으로 이를 제지했다.


" 너희들 야간근무자도 아니고 탐색조도 아닌데 이렇게 야간 취식해도 되는거야 마리나 레드후드 한테는 보고 한거야?"

오메가와 대면했을때 만큼이나 엄숙한 목소리로 마리와 레드후드라는 이름을 꺼내자마다 레프리콘은 금새라도 울것같은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죄, 죄송합니다. 바로 치우고 들어가겠습니다 "

" 아 레후상뱀 어차피 좆된거 그냥 먹고 들어가지 말임다"

" 미쳤어요 브..."


레프리콘에 제지할 틈도 없이 봉지를 막고있던 젓가락을 뜯었고 몰려오는 냄새에 어떻게든 유지하고 있던 이성이 무너져 버렸다.

" 젓가락 ! "

"여기 있..."

 젓가락을 낚아채고서 빠르게 면을 잡아 입속에 쑤셔 넣었다. 

입속에 고여있던 침과  '후루루룩' 소리와 함께  국물을 머금은 면빨이 제대로 씹히지도 않은채 입을 가로질러 위액으로만 차있던 뱃속에 도착하자

" 크어 " 

라는 감탄사가 저절로 입에서 튀어 나왔다.

제대로된 맛을 느끼기도 전에 

다시 한 젓가락을 집었고 나를 노리는 아스널 마냥 곧바로 입을 향해 다시 들어갔다, 이번에는 아까와는 다르게 인공적인 매콤함과 밀가루로 만들어진 싸구려 면발에 자극적인 맛을 음미하며  면과 함께 봉지를 들어 국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 시발 살것같네"

어느정도 배가 차자 나도 모르게 자동으로 입에서 말이 튀어나왔고  그제서야 어리둥절하던 레프리콘과 낄낄거리면서 면을 먹고 있던 브라우니를 볼수있었다, 지금 이꼴을 보면 소완이나 아르망에게 하루종일 잔소리를 들어야 하겠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인데 어쩌겠는가? 


" 레프리콘 너도 빨리 먹어, 면 불겠다 "

" 아 알겠습니다 "

" 레후상병님 진짜 쥑입니다 사령관님이 커버 처주실검다"

" 나도 소완이나 아르망한테 걸리면 진짜 큰일난다 마리나  레드후드한테는 걸리지마"

"아... 알겠습니다"

그렇게 셋이 실없는 이야기를 나누며 짧은 식사를 마쳤다.


"안녕히 주무십쇼"

" 오냐 니들도 잘자고 담엔 걸리지마라"

두명에 우렁찬 인사소리를 뒤로 하고 방으로 돌아와 자리에 앉자 라면으로 후끈해진 탓인지 졸음이 몰려왔지만 남은 서류더미는 아직도 산더미다

" 오늘 자기는 틀렸네 "

담배를 입에 물고선 중얼거리며 다시 쌓여있는 서류를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뽀글이해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