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저 나이트 앤젤에게 크나큰 고민이 있습니다.

누군가가 요새 절 괴롭히고 있다는 것 입니다. 꼬맹이대장, 그리고 제 언니 만으로도 충분한데 말이죠..


오늘도 오르카호 게시판에 이상한 글이 올라와있습니다.


제목: 야 솔직히 나앤 가슴 없는거 아님ㅋㅋ


나앤 가슴 엉덩이에 있자너ㅋㅋㅋㅋㅋㅋㅋ


너무 화가 나 오르카호를 이잡듯이 찾아보았지만, 결국 찾지 못했습니다.

익명으로 올리는거라 찾을 수 없다는게 커넥터 유미씨의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내용보다도 가관인건 댓글입니다...


마하101제비:ㄹㅇㅋㅋ

꼬맹이아님유모차도아님: 다른 애들은 위에도 있자너ㅋㅋㅋ

나앤괴롭히지마세요: 내가 자주 봐서 아는데 엉덩이도 생각보다 작더라

몽구스밥버거: 넌 콩팥 2개있다고 자랑하는거 봤냐?


이외에도 엄청나게 절 놀리는 글이 많습니다. 처음에는 오르카호를 터뜨려버릴까...라고 생각했지만

이젠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제가 아무런 반응이 보이지 않자 범인은 다른 수법으로 저에게 접근했습니다.


"네, 돔브링어의 나이트 앤젤입니다. 누구시죠?"


"오늘 팬티 뭐 입었냐? 브라자는 당연히 안 했겠지ㅋㅋㅋㅋ"


돔브링어 숙소나 제 전화번호로 연락을 해서 성희롱을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목소리는 변조되어었었습니다.

처음에는 놀라서 아무것도 못 했지만, 이제는 발신자제한표시가 보이면 대꾸도 하지않고 끊어버립니다.


하루는 엘프들의 엘븐밀크가 질린다는 병사들의 불만으로 인해 엘프들이 고민에 빠졌을 때 였습니다.


"나이트 앤젤씨...! 한번만 부탁드려요!"


세레스티아씨가 제 앞에서 무릎을 꿇고 부탁을 하고있습니다..엘븐밀크 새로운 맛을 만드는데 제가 필요하답니다....


"왜 하필 저죠? 다른 분도 많은데, 왜 하필..."


"이번에 저지방으로 준비하라는 사령관님의 명령이 있어서..."


기가 찹니다. 사령관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건지 이해가 안됩니다. 그래서 따지려고 했습니다만,

문득 든 생각입니다. 


'그래...날 놀리는것들...맛으로 짓밟아주겠어..! 나라고 못할건 아니지!'


그렇게 각오를 다지고, 엘븐밀크 저지방 딸기맛이 출시되었습니다만.....반응이 시원치않았습니다.


양파튀김조아: 써서 못 마시겠음

꼬맹이아님유모차아님: 누가 만들었는지는 몰라도 성격 더러운듯

쾌락이즈마이라이프: 저거 마실바엔 하치코 민트미트파이 먹으러감

딸허론브: 제 채널에 섹돌들의 비밀있음, 한번 들어가서 보셈. 충격적임!


결국 저지방 딸기맛 엘븐밀크는 냉장고에 방치되어갔습니다.

제가 빼서 몰래 마시고있지만 그래도 엄청 많은 양이었습니다...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어? 아우로라씨, 딸기맛 다 어디로 갔나요?"


"아..그거 말이죠? 누가 전부 사갔어요. 누군진 몰라도 취향 한번 독특하네요.."


누군가가 딸기맛을 전부 사갔다는 겁니다. 아우로라씨 말대로 취향 한번 독특하네요..


"야, 납작대령, 니가 전부 사갔냐?ㅋㅋㅋㅋㅋ"


메이대장이 옆에서 놀려댔지만, 전 그 말이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냥..궁금했습니다..


어느날, 사령관님과 면담하는 날이었습니다. 


"어, 그래 나앤. 요새 고민있어?"


의자에 앉아 텀블러 담긴 무언가를 마시는 사령관님을 보며 그저 탁자를 바라만 보고있었습니다.


"요새...게시판에서 누가 널 괴롭히고 있다면서?"


제가 말이 없자 사령관님이 먼저 말문을 열었습니다.


"네, 하지만 반응을 안 보이니, 그만둔거 같습니다."


단답형으로 끝나자 사령관도 당황하신 눈치였습니다.


"그...그 밖에 다른건?"


"없습니다. 이만 물러나죠."


성희롱 전화 얘기를 하고 싶었지만,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다가 무릎이 탁자에 부딫혔습니다.


"악!"


"앗..."


사령관님의 텀블러가 떨어졌습니다. 안에 있는 내용물이 흘러나옵니다. 근데...어디서 많이 본 색이었습니다.


"딸기맛 엘븐밀크..?"


"나나나나나이트 앤젤! 내가 청소할테니! 숙소가서 쉬고있어! 나중에 다시 면담하자!"


사령관님이 다급하게 저를 함장실에서 내쫓아냈습니다. 뭐지...제가 잘못 본거였겠죠.


착잡한 기분으로 숙소에 돌아오자 대원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지니야가 소파에 앉아 울고있었습니다.


"무슨일이죠? 지니야가 울고있지않습니까?"


"그게 말입니다..누군가가 전화로 팬티입었냐고.."


"또라이새끼 아냐?!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저딴 말이나 하고!"


'그러게요.."


"흐아앙....제 이제 시집 못가요...."


아차 싶었습니다. 개인전화차단을 했지만, 돔브링어 숙소는 막을 수 없었습니다. 평소에 제가 전부 받아서 그냥 무시했지만, 면담을 하러 간 사이에 전화 할 줄이야...


"그런데 말입니다. 이상하게 있습니다."


레이스가 머리를 만지며, 제 눈치를 보고있습니다. 


"뭐죠?"


"나이트 앤젤 대령님이 아니란걸 알자, 전화를 끊었습니다.."


"네?"


"취향 한번 독특하네, 저런 몸이 뭐가 좋다고.."


"닥치시죠,"


언니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고 생각에 잠겼습니다. 뭔가 점점 퍼즐의 피스가 맞춰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이제 범인을 잡는 일만 남았습니다. 메이대장과 부대원들이 하나 둘 잠자리에 들고 전 소파에 앉아 전화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따르르릉~'


전화가 울립니다. 수화기를 들어 전화를 받습니다.


"나이트 앤젤이냐? 오늘 속옷 입었냐? 브라자는..."


"지금 홀딱 벗고있습니다."


제가 파격적인 말을 하자 무언가 뿜는 소리가 납니다. 당황한게 분명합니다.


"무무무무무무슨...!"


변조된 목소리가 엄청 당황한거 같습니다. 이제 저의 차례입니다.


"어째서, 이런 짓을 벌인거죠? 게시판에 제 컴플렉스 얘기나 하고, 이런 시답지 않은 성희롱에 저지방 딸기맛 엘븐 밀크라던가."


몰아붙이자 범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말씀해 보시죠, 사령관님."


수화기 너머로 침묵이 들려옵니다.


"함장실로 와라.."


수화기를 내리고 소파에서 일어나 함장실로 걸어갑니다. 사령관님의 표정이 기대됩니다.


"접니다, 나이트 앤젤입니다."


함장실의 문을 두드리자, 문이 열리고 사령관님이 제 앞에 서계셨습니다.


"미안해! 나이트 앤젤!"


사령관님이 제게 석고대죄를 하며 사과합니다.


"왜 그러셨는지 알고싶군요."


"나이트 앤젤이 화내는 모습이 귀여워서 무심코 그만..!"


참 추한 변명 같았지만, 왠지..입꼬리가 올라갑니다. 입꼬리가 귀에 걸쳐지는 기분입니다.


"딸기맛 엘븐밀크는 어떻게 해명하실거죠?"


"그그...너도 가능성이...그 뭐시냐....그.....미안해!"


다시 한번 머리박고 사과를 합니다. 취향 한번 독특하시네요.


"그래서 그 엘븐밀크를 누가 다 사갔냐고 생각했더니 사령관님이셨을 줄은..."


"기분 나빠하는거 같아서...내가 다 샀어..틈틈히 마시고 있고.."


틈틈히 마신다는 말에 살짝 흥분한거 같습니다. 몸이 절로 뜨거워지는 기분이네요.

사령관님께 도발을 할까 합니다.


"사령관님? 지금이라면 딸기맛 바로 드실 수 있는데..드실건가요?"


얼굴이 빨개지는 모습이 귀엽습니다. 사령관님꼐 안깁니다. 이렇게 따뜻하실 줄은 몰랐는데 말이죠.

그 날 이후로 게시판에서 절 놀리거나, 절 성희롱하는 전화도 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탈론허브에 올라온 7시간하고도 14분 20초나 하는 '엘븐밀크생산공장 4호기'라는 영상에 댓글이 가관이었습니다.


꼬맹이아님유모차아님: ?

양파튀김조아: 아 왜 세레스티아 아님? 어그로 뭔데?

자석: 시발, 어그로 뭔데?

사령관님책상밑주인: 아 태그 안 지키냐? 저건 페도지

음: 아 팬티내렸다가 기분 잡쳤네.

몽구스밥버거: 아 눈 배렸네.


전 신경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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