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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명백한 선전포고입니다!”

 

마리는 그렇게 외치며 책상을 팔로 쾅 치고 일어났다.

 

“위협사격으로 인한 불신임? AGS의 자립? 전부 헛소리입니다! 처음부터 독립세력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 꾸민 수작입니다. 각하. 더는 고민하실 것도 없습니다.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극동기지의 갑작스러운 독립 선언 소식은 빠르게 퍼졌다. 

사령관이 모집한 회의에 참석한 각 부대의 지휘관들은 자신들에게 도착한 전보의 내용과, 그간 일어났던 사건—두번째 생존자 살인사건, 리리스를 도발해 사격을 유도한 것과 기밀프로젝트가 유출된 사실 등—에 대한 짤막한 브리핑을 듣고 각기 다른 감정을 내비쳤다. 

마리와 아스널은 분노를, 라비아타와 칸은 당황스러움을, 레오나와 메이, 용은 침착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이상해. 왜 갑자기 독립을 하겠다고 판단을 한 거지? 지금 와서 독립세력으로 가겠다는 것은 자멸을 의미해. 더군다나 극동기지는 철충과 가장 많이 부딪히는 장소야.”

 

레오나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손에 들려 있는 종이를 손가락으로 톡톡 치며 말했다.

임신중인 레오나는 본래라면 안정을 취해야만 하지만, 한 부대의 지휘관으로서 오르카호에 닥친 전대미문의 사건에 대해 자신이 직접 회의에 참석하겠다고 고집하며 온 것이었다. 

 

“이유? 뻔하다. 분명 권력욕에 미친 것이겠지. 그동안 억눌렀던 고블린 개체 특유의 폭력성으로 인해 두번째 생존자를 죽이고 나니, 더는 거리낄 것이 없어져 다른 방식으로 푸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오르카호에 대한 선전포고라는 결과일테고!”

 

“말이 심하지 않은가!”

 

분노하는 마리를 향해 칸이 소리쳤다. 

 

“말이면 다 인줄 아는가! 그 애는 호드에서 직접 교육시켰다! 폭력성이든 뭐든 그 애의 성격에 대해서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았던 건 나였다. 이런 결정을 함부로 내리는 성격이 아니란 말이다! 분명 뭔가 오해가 있었을 것이다. 사령관, 날 극동기지로 보내다오. 아직 늦지 않았으니 나라면 설득시킬 수 있다.”

 

“그만해 둘 다.”

 

사령관은 그렇게 말하며 신경이 곤두서 있는 마리와 칸을 진정시켰다.

아직 극동기지와 부관의 속내를 알 방도가 없으니, 마리의 주장도 칸의 주장도 어느 쪽이 틀렸다고 말할 수 없었다. 

 

“칸. 평소 부하를 누구보다 아끼는 건 잘 알아. 하지만 이건 별개야. 이건 마리의 말처럼 누가 보더라도 명백한 선전포고야. 더 이상 설득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야. 하지만 마리, 이건 고블린 개체의 폭력성이라고 단순히 치부하기에는 너무 계획적이야. 무엇보다 극동기지의 지휘관은 알바트로스야. 아무리 그 애가 날고 기어도 알바트로스의 허락 없이는 이런 일을 벌일 수가 없어.”

 

사령관이 가장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은 바로 그 부분이었다. 

 

HQ1 알바트로스. 극동기지의 책임자이자, 모든 AGS병력의 지휘관.

이런 민감한 사안을 그가 가만히 묵인해줬을 리가 없었다. 

무엇보다 오르카 호에 어떠한 피해가 갈 것 같으면, 그 전에 즉각 해결하는 것이 알바트로스의 의무였다. 그런 알바트로스가 도대체 왜 오르카 호에 대한 반란을 묵인해준 것일까.

 

단순히 공범이라고 생각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사령관은 바이오로이드에게 자유의지는 선사해줬지만, AGS에게까지는 허락해주지 않았다. 알바트로스 또한 AGS였다. 그런 알바트로스가 사령관을 등지고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웠다.

 

“중요한 문제는 또 있소.”

 

용이 그렇게 말하며 조금 진정된 분위기의 회의장을 둘러보았다.

 

“극동기지의 지휘관은 주군의 말대로 알바트로스요. 다들 잘 아는 그 알바트로스가 맞소. 아마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거라고 생각하오.”

 

용의 말을 들은 지휘관들과 사령관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자리에 있는 모두가 느끼는 알 수 없는 위화감의 정체는 바로 그것이었다.

 

HQ1 알바트로스. 

 

이 이름이 지니는 무게는 너무나도 무거웠다. 

 

약점이 없는 완벽한 지휘관. 모든 전투에서 불패의 신화를 기록하며 그 장소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병력의 사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인류가 만들어 낸 전쟁의 화신. 

대륙으로의 진출을 위해 철충과의 최전선을 담당하는 극동기지에 위치한 그는, 오르카 호의 도움없이 자신들의 5배나 되는 철충 병력을 상대로 제공권도 제해권도 확보 받지 못한 채, 기지를 지켜낸 것은 물론 쳐들어온 병력의 8할을 고철더미로 만들어 주었다.

그렇게 추가된 그의 믿을 수 없는 업적은 그가 왜 모든 지휘관들 중 최고로 불리는지 알게 해주었다.

 

그런 알바트로스가 극동기지에 있었다.

 

아군이었을 때 가장 든든했었던 세력이 적으로 돌아선다는 것은 큰 부담으로 다가오기 충분했다. 

 

“물론, 병력의 수나 보급, 제해권 및 제공권 장악 등 여러 측면에서 우리가 월등히 유리하오. 하지만…”

 

“하지만, 저쪽도 그걸 알고 있다는 거잖아. 그리고 원래 거긴 소수로 다수의 병력을 상대하는 것도 익숙하다는 거고.”

 

메이는 자신의 적발을 손가락으로 배배 꼬면서 말했다.

 

“상관없어. 잊었나 본데, 우린 군인이야. 명령에 따르는 것이 군인의 미덕 아니겠어? 그리고 우리도 소수로 다수를 상대하는 것 따위 늘상 해온 일이야. 저쪽만 그런게 아니야. 상대가 어떻건 지레 겁먹고서 사기나 떨어뜨릴 거면 다들 계급장이나 반납하지 그래?”

 

메이의 따끔한 한마디에 분위기는 바뀌었다. 

알바트로스만 불패의 신화를 쌓아 올린 것은 아니었다. 사령관을 비롯한 오르카 호의 저항군 세력 또한 철충과의 교전들을 모두 사상자 없이 전승으로 마무리 지은 믿을 수 없는 기적을 선보이며 지금 이 자리까지 도달해왔다. 

 

“메이 말이 맞아. 알바트로스가 대단한 건 맞지만, 우리 또한 이 자리까지 운으로만 온 것이 아니야. 그럼 회의는 이쯤 하도록 할게. 일단 다들 돌아가서 각자 준비해 주길 바래.”

 

사령관이 그렇게 회의를 종료하고, 각자 떠나갈 때 칸은 마지막까지 남아있다가 사령관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이젠 너무 늦은 건가 사령관.”

 

“이미 이건 선전포고나 다름없어. 난 오르카 호의 총사령관이고 그에 맞는 판단을 내려야만 해.”

 

“그래. 그렇군. 나도 안다. 하지만 난, 난…도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군. 그 애는 도저히 그럴 성격이 아니야. 나도 내가 어떻게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어.”

 

칸은 그렇게 말하며 방금 전까지 회의를 하던 탁자 위에 걸터앉았다.

사령관은 침울해 있는 칸의 어깨를 뒤에서 안아주었다.

 

“칸만 그런게 아니야. 여기 있는 모두가 다 그렇게 생각해. 아까 마리의 모습 기억해? 마리 입장에선 절대 뒤돌아서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알바트로스가 그런 행동을 했으니 당황스러워서 그런 모습을 보인 걸 거야. 진심으로 한 말은 아니었어. 메이도 나갈 때 떨리는 걸 간신히 참고 있었고.”

 

칸은 멸망전부터 생존한 개체였다. 그동안 잃어온 부하들의 수만큼 그녀에게 있어서 호드는 단순한 부대가 아니었다. 그녀의 가족이었다. 잠깐이나마 호드에 머물다 간 부관 또한 그녀에게 있어서 색다른 가족이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아픈 손가락과 같은 부관을 간단히 저버릴 수가 없었다.

 

“하지만 아직 기회는 있어. 리앤이 지금 따로 조사하고 있는 것이 있어. 이번 극동기지의 독립선언과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분명 무언가 연결되어 있을 거야. 리앤을 도와줘.”

 

 

•••

 

 

“어서오시게 리앤양! 주군한테서 연락을 받았다네!”

 

요안나 아일랜드. 

 

전투모듈을 떼어낸 비전투인원들이 머무르는 그녀들의 휴식처. 하지만, 사령관의 부름이 있다면 언제든지 다시 용맹한 전사로 복귀할 수 있는 그녀들이 머무르는 낙원.

 

본래 이름은 따로 있지만, 이 섬에 대한 애정이 가장 뛰어난 프레스터 요안나의 이름을 따, 모두 경의와 애칭의 뜻을 담아 이 곳을 ‘요안나 아일랜드’라고 부르고 있었다. 

요안나 자신도 그렇게 불리는 것에 대해 부끄러워하면서 동시에 기뻐한다는 것은 섬에 있는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

 

“먼 길 오느라 고생이 많았겠군. 일단 안쪽으로 들게. 손님은 오랜만이라 정말 설레는군.”

 

리앤은 요안나의 환대를 받으며 요안나가 머무르는 거처로 모습을 옮겼다.

발걸음을 옮기면서 리앤이 구경한 요안나 아일랜드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다.

 

기분좋게 내리쬐는 햇볕과 느긋하게 일광욕을 즐기는 브라우니, 레프리콘들. 세이프티와 티에치엔은 서로 해변가에서 물놀이를 하며 즐겁게 놀고 있었다. 

드넓게 펼쳐진 꽃밭과 과수원은 멀리서부터 그 향기가 은은하게 맡아지고 있었고, 넓게 펼쳐진 밀밭과 논은 이곳이 단순한 휴식처가 아닌 저항군 세력의 전반적인 보급을 담당하는 중요한 곡창지대임을 일깨워주고 있었다.

 

안내를 받아 어떤 오두막집에 들어가 자리에 앉은 리앤에게 요안나가 커피 한 잔을 가져다주었다.

 

“이번에 자매들과 함께 수확한 것으로 만들었지. 맛이 괜찮네.”

 

“고마워. 잘 마실게.”

 

은은하게 퍼져 나가는 커피향기를 느끼며 요안나가 말을 이었다.

 

“주군에게 어느정도 듣긴 했네만, 자세한 내용은 직접 들어보라고 하더군. 누굴 찾는다고 했었나?”

 

“더치걸. 혹시 최근에 이 곳에 새로 들어온 더치걸을 볼 수 있을까?”

 

리앤의 말에 요안나는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음. 그건 조금 힘들군. 알다시피 이 섬에 들어오는 바이오로이드 자매들은 한두명이 아닐세. 적게는 수 십에서 많게는 수 백까지 들어오지. 비전투인원만이 들어오는 것이 아닌 각지에서 발견된 자매들 또한 적응을 위해 이 곳을 거쳐간다네. 더치걸 자매들 또한 여러 명이 들어오기 때문에 이 자리에 전부 불러모으는 것은 쉽지가 않다네.”

 

어느정도 예상은 했었지만 직접 대답을 듣고 나니, 허무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애당초 누가 보냈을지도 모르는 문자 하나에 의존해 이 곳에 온 것이 무모하다는 생각 또한 들었다.

 

‘요안나 아일랜드에서 더치걸을 찾을 것.’

 

발신인이 누군지 제대로 밝혀내지도 못하는 이 문장은 너무 뜬금없었지만, 그렇기에 리앤은 자신 안에 있는 형사의 감이 중요하다고 외치는 것을 무시할 수가 없었다.

단순한 우연 같은 것이 아닌, 분명 극동기지와 어떠한 연관이 있을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반드시 말이다.

 

“혹시 그러면 극동기지에서 온 더치걸은 없었어?”

 

“극동기지? 알바트로스와 그의 AGS부대가 있는 그 곳 말인가? 음…아니, 없는 것 같군. 다들 알다시피 그 곳은 위험해서 바이오로이드가 존재하지 않는 구역이라고 들었네. 알바트로스의 부관인 주군의 아들 한 명을 제외한다면 전부 AGS로만 구성된 군사기지인 것은 유명하지 않나? 그런 곳에서 어떤 자매가 왔다면 분명 기억했을걸세.”

 

요안나는 그렇게 말하며 뒤에 위치한 책상 서랍에서 장부를 꺼내 리앤에게 건네 주었다.

 

“최근 일주일 간 이 곳에 오게 된 자매들의 명단일세. 개체 명, 나이, 출신지 등이 적혀 있으니 한번 찾아보게. 나도 도와주겠네.”

 

리앤과 요안나는 장부를 열심히 찾아보았지만 극동기지는 물론, 한반도지역에서 온 더치걸의 기록은 존재하지 않았다. 

 

역시 헛수고인가? 

 

리앤은 그렇게 생각하며 장부를 덮었다. 역시 무작정 문자 하나에 의지해 이 곳까지 와서 어떤 특징도 없는 더치걸 한 명을 찾는 것은 무리였다. 

요안나의 말 대로 극동기지는 바이오로이드가 존재하지 않았다. 기지의 모든 전투원이 AGS로 구성된 그 곳은 살아있는 유기체라곤 부관 한 명이 전부였다. 만약 극동기지에 어떤 바이오로이드가 머물렀다면 자신이 살인사건에 대해 조사하러 갔을 때 그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을 리가 없었다.

 

똑똑.

 

“들어오게.”

 

노크소리와 함께 방 안으로 들어온 것은 다름아닌 더치걸 모델이었다.

수줍음이 많은 듯 보이는 그녀는 자리에 요안나 만이 있는 것이 아닌 리앤까지 있다는 것을 알게되자, 스케치북을 뒤로 숨겨 다시 나가보려고 했다.

 

“아니, 아니. 괜찮네. 이리 오게. 오늘은 얼마나 배웠는지 내게 알려줄 수 있겠나?”

 

떠나려는 것을 말린 요안나가 더치걸의 손을 잡아 자신의 무릎에 앉히자, 마치 엄마와 아이 같은 따뜻한 분위기가 흘러넘쳤다. 리앤도 그 모습을 보고 혼란스러운 자신의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 지는 것을 느꼈다.

 

“그러고 보니, 여기 자매님도 더치걸 모델이로군. 자매님. 여기는 리앤 자매님 일세. 오르카호 최고의 형사라네. 대단하지 않나?”

 

리앤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더치걸에게 살가워 보이려 했다.

하지만, 처음 본 바이오로이드가 부끄러웠는지 더치걸은 고개를 푹 숙여 요안나의 품 속에서 움직였다.

 

“오늘따라 자매님이 낯을 많이 가리는군. 그보다 이걸 봐주게. 하하! 대단하지 않나? 여기 있는 자매님은 벌써 글을 배우고 있다네. 다른 더치걸 자매님들과는 다르게 학구열이 정말 뛰어난 자매님일세.”

 

요안나는 마치 자신의 일인 것처럼 자랑스럽게 스케치북을 넘겨가며 더치걸이 그간 공부해온 글자들을 보여주었다. 리앤은 그런 요안나의 모습을 재밌다고 느끼며 더치걸의 스케치북을 보았다.

 

 

한글?

 

 

“오. 미안하네. 내가 너무했군. 가봐도 좋다네. 자매님은 정말로 해바라기 밭을 좋아하는군.”

 

팔불출마냥 자신에 대해 자랑하는 것이 쑥스러웠는지 더치걸은 손짓을 하며, 급히 스케치북을 챙겨 밖으로 나갔다.

 

“방금 그건?”

 

“아, 그러고 보니 몰랐겠군. 저 자매님은 안타깝게도 말을 못한다네. 그래서 수화로 의사소통을 대신하지. 안타깝게도 오르카호가 아닌 이 곳에서는 완벽하게 수복을 할 수가 없다네.”

 

찾았다. 

 

리앤은 그렇게 확신했다. 확실한 물증은 없었다. 심증 또한 어설펐다. 하지만 그녀 속에 있는 형사의 감이 그렇게 말해주고 있었다.

 

 

•••

 

 

“알바트로스.”

 

별빛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구름 속 홀로 빛나고 있는 보름달 아래, 부관은 창문을 통해 밤하늘을 바라보며 알바트로스에게 말을 걸었다.

 

“저 쪽에선 어떻게 나올까요.”

 

“전투준비를 하고 있겠지.”

 

“역시 그렇겠죠?”

 

“그렇다.”

 

침묵. 

 

“알바트로스.”

 

“말해라.”

 

“계륵이라는 말 알아요?”

 

“안다.”

 

“삼국지에서 나와요. 한중이란 곳에서 유비와 조조가 격전을 벌이는데, 조조 입장에서 전쟁으로 얻을 이익은 크지 않은데, 버리자니 너무 아까워서 나온 고사성어래요. 재밌지 않아요? 전 이 대목이 좋았어요.”

 

부관은 대답을 기다리지는 않았다. 그저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전 이곳이 계륵 같은 장소가 되길 원해요. 철충한테도, 오메가한테도, 오르카 호에게도. 그런데 그렇게 되려면 당신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하죠. 한 번도 패배를 경험한 적이 없는 알바트로스는 누구에게나 선망이자 공포의 대상이니까.”

 

다시 침묵.

 

이번엔 부관뿐만이 아니라 알바트로스 또한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누군가는 AGS는 바이오로이드에 비해 감정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었다. 

지금 이 순간 말없이 달을 구경하는 둘의 생각은 오로지 그들 자신만이 알 것이다.

 

“알바트로스.”

 

“말해라.”

 

“후회하지 않아요?”

 

“언제나 최선의 방법만을 선택했을 뿐이다.”

 

“당신 최강 맞죠?”

 

“져 본적은 없다.”

 

“잘됐네요. 그러면 기왕 이렇게 된 거 부탁 하나만 더 들어주세요.”

 

부관은 옆에 있는 알바트로스의 팔을 새로 갈아끼운 의수로 툭 쳤다. 

철과 철이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둘 다 고통같은건 느끼지 못했다.

 

“알바트로스. 이번 전투에서 이기지 말아주세요. 부관으로서 드리는 마지막 부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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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야.  일주일마다 올리는 게으른 글쟁이가 다시 찾아왔어!

저번 편에서 다들 유산깡을 극구 말리는 모습을 보고 정말로 감동했다. 그저 고맙다.

다음편은 아마 알바트로스의 무적지휘관 다운 모습을 써야 할것 같은데, 참...

아, 그리고 6화 전보의 내용을 '자립'에서 '독립'으로, 5화 프로젝트 승인 명단에 '라비아타'를 추가했어.

완결까지 이제 얼마 안남았다! 계속 봐주는 라붕이들 너무 고맙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