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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흠.."

 두번째 오메가 멘탈 부수기 작전에 참여하려하는 인원들의 목록을 받아든 사령관은 고민에 빠져있었다.

 받아든 목록에는 거의 모든 오르카 인원의 이름이 올라있었다.

 사령관은 이정도 상황은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예상했다 하여 곤란한 상황이 곤란하지 않아지는건 아니었다.

 '미안하지만, 어린 신체는 좀...'

 사령관은 지난번 촬영 때의 상황을 생각하여 어린 신체의 신청자들은 제외하기로 했다.

 제외표시를 한 인원들의 이름이 회색으로 바뀌고, 특히 적극적인 닥터의 투정을 받아줄 생각하니 쓴웃음이 지어지는 사령관이었다.

 이전 촬영에서 사령관의 흥분으로 인해 골반이 깨졌던 레모네이드 알파는 아직도 회복중인 상황이기에 그런 상황에서 어린 신체의 대원들에겐 미안하지만 사령관 자신의 생각에도 그녀들과의 촬영은 썩 달갑지않은 상황이었다.

 '....미치겠네.'

 누가 보면 기만하는건가 싶은 고민에 진심으로 골이 썩어가는 사령관이었다.


 몇 일 전의 수복실

 "어, 그냥 탈론허브에 있는거 몇 개 재 편집하면 안될까?"

 레모네이드 알파가 붙인 불씨를 수습하려한 사령관의 다급한 제안은 사령관을 바라보는 인원들의 시선에 깔끔하게 묵살 되었다.

 특히 바로 앞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앨리스의 시선이 특히 따가웠다.

 "...앨리스, 일주일정도 지원자 받아서 목록 보내줘."


 그때 사령관은 이렇게 된거 적어도 내가 고르기라도 하자라는 마음으로 택한 결정이 지금에 도달했다.

 '그나저나, 이렇게 보니까 많긴하네.'

 패널을 바라보며 새삼스레 깨달은 사령관은 사색에 잠기기 시작했다.

 부관인 앨리스부터 시작해 오르카에 있는 바이오로이드들 모두가 그 무엇도 증명되지 않은 자신을 인간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따르고있다.

 그들 중 각인되어있는 바이오로이드로서의 제약으로 따르는 이들도 있을것이지만, 적어도 지금 이 명단에 이름을 올린이들은 진심으로 자신을 따르고 있을것이다.

 애정 없는 이에게 자신의 순결을 바치는 일은 자신이 노리는 바가있거나, 어쩔 수 없는 무언가에 얽혀서 일테니....

 "......어음..."

 생각해보니 여기 이름 올린이들 중 몇몇은 무언가 노리는 바가 있을거 같긴하다는 생각에 갑자기 침울해진 사령관이었다.

 '일단 지금에 집중하자.'

 사령관은 암울한 생각은 일단 제쳐두기로 했다.

 그녀들이 자신을 배신한다면, 자신의 잘못이 있기에 그럴거라고 단정지은 사령관이었다.

 가령, 지금처럼 몇몇에게만 관심과 애정을 주는 상황만으로도 그녀들 중 몇몇은 불만이 있을것이다.

 200명 언저리도 안되는 오르카호 내의 인원 모두에게 한 사람이 골고루 관심과 애정을 쏟는다는건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게다가 오르카호 뿐만 아닌 요안나 아일랜드의 인원들을 합해서 그 개개인들 취향과 각자의 공로까지 계산해 넣다보면 모든이들에게 공평하게라는 사항의 가능성은 희박해진다.

 '가장 오랜시간을 같이한 콘스탄챠마저 그랬으니...'

 이전에 있던일을 떠올린 사령관은 갑작스레 떠오른 생각을 정리하며 굳게 마음먹고서 몇 이름들을 제외하기 시작했다.

 제외의 기준은 한번이라도 자신과 하룻밤을 보냈는가.

 앨리스와 칸, 콘스탄챠가 불평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들려오는것 같지만, 이번만은 참아달라며 비는 수 밖엔 없는 듯 했다.

 "....."

 그리고, 가장 먼저 제외되었던 어린 신체의 인원들을 다시 명단에 넣으려던 중에 사령관의 손이 잠시 멈춰섰다.

 사령관은 잠시간의 고민 끝에 누군가에게 전화를 연결했다.

 "...오빠? 갑자기 전화라니, 무슨일이야?"

 전화를 닥터의 질문에 사령관은 자신의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어느 물품에 대해 질문했다.

 "음.. 그거라면 아직 완성은 아니지만, 이전에 비해 꽤 진전이 있어서 조금만 써도 24시간 정도는 충분히 약효가 유지될거야. 부작용도 딱히 없고."

 닥터의 확신에 찬 대답에 사령관은 물품의 준비를 부탁하고서 통신을 종료했다.

 그리고, 신청인원 중에 가장 먼저 제외되었던, 어린 신체의 인원들도 다시 목록에 추가하였다.

 사령관은 자의로 신청한 이 목록의 모든 바이오로이드들이 스스로 신청한 거라지만, 혹여나 잘못될 상황을 상상하게되자 지금의 상황이 괜찮을 거라는 확신이 들지 않았다.

 아무리 인간보다 튼튼한 신체에 그 물품을 통해 잠시간 성인의 모습을 한다 하여도 마음과 기억은 그대로 이기에 그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해 충격받을 수도 있고, 만에 하나 성장약을 원치않는다면 걱정거리가 더욱 늘어나는 상황이 될것이다.

 "...그래도, 기회는 줘야겠지. 선택은 그녀들의 몫이지만."

 오랜 고민에 끝이없음을 깨달은 사령관은 일단 상황에 맡기기로 했다.

 부딫혀보고 해결해 나가는게 언제나의 자신과 오르카호의 방식 아니었던가?

 사령관은 패널을 통해 이번 작전의 계획 문서를 바라보며 각오를 굳혔지만, 불확실한 미래에 씁쓸한 미소를 감출 수 없었다.

 '뭐, 혹시 모르니 혹여나의 상황에 대한 계획의 수립이나 준비는 해야겠지.'


 "...이상이야."

 다음 날, 평소에 회의에 참석하지 않던 인원들까지 참석한 회의에서 사령관의 입을 통해 발표된 내용은 꽤나 파격적이었다.

 발표의 내용은 두 번째 레모네이드 오메가 멘탈 부수기 작전인 '오르카 허브'에 대한것이었다.

 원래라면 오르카호의 신청자들 중 사령관이 선정하여 진행하려 했지만, 이번에는 오르카호뿐만 아니라 요안나 아일랜드까지 포함하여 추첨을 통해 진행하고, 지원자들 중 사령관과 성교를 경험한 인원들은 우선 제외하기로 하였다.

 그로인해 생기는 참여 인원의 감소는 몇 일 간의 추가지원과 원래라면 받아주지 않았을 어린 신체의 인원들의 신청도 받아주어 어찌보면 차별이 될 수 있는 사항을 최대한 줄이겠다는게 사령관의 말이었다.

 "차별이 될 수 있는 사항을 최대한 줄이겠다라, 일단 사령관님다우시네요."

 옆을 지키던 부관 앨리스는 자신과 사령관의 애정을 과시 할 수 없다는것에 불만을 가진듯 표정이 뾰루퉁 했다.

 하지만, 그런 그녀도 대놓고 불만을 토로할 순 없었다.

 이전에 자신의 언니격인 콘스탄챠로 인해 일어난 일을 옆에서 겪은 바가 있고, 자신마저도 사령관의 관심을 못 받았을 때, 오르카호를 떠날 생각을 했을 정도로 고독했으니 그녀는 어느정도 납득할 수 있었다.

 "어찌보면 오히려 제외된 인원들에게 부당한 일이기도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건 이게 최선이었어, 그래도 이걸 부당하게 생각한다면 사과할께."

 사령관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서 회의실의 모든이들을 향해 고개숙였다.

 사령관이 생각하기에 자신의 노력으로서 성교를 경험한 이들에게 있어서 지금의 결정은 기회의 평등을 박탈하는 일이었고, 거기에 불만을 가졌든 안 가졌든 지금의 결정은 어쨌든 사령관의 독단이었다.

 그 독단에 대해서는 자신이 먼저 사과해야만 한다 생각한 사령관이 먼저 고개를 숙였다.

 사령관의 진심 어린 사과에 불만을 가졌던 이들도 한 발 물러서 말 없이 수긍해 주었기에, 속으로 감사를 표한 사령관이었다.

 "뭐, 사령관의 판단이 무조건 잘못되었다고 할 사항도 아니니 그렇게 머리 숙여 사과할 필요까지는 없어."

 상황을 지켜보던 레오나가 평소의 도도한 모습으로 고개숙인 사령관의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이후의 일은 각오하고 있는거지? 달.링?"

 다가온 레오나가 귓가에 작게 속삭인 마지막 말 한 마디가 사령관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어머♥"

 바로 옆에서 지켜보던 앨리스의 감탄과 레오나의 말이 뜻하는 바를 파악한 이들의 야릇한 시선들까지 느낀 사령관은 자신이 지옥에 몸을 던졌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게 논란이 될 수 있었을 회의는 사령관의 희생 아닌 희생으로 깨끗하게 마무리 되었다.

 회의가 끝난 뒤, 오르카 허브 작전 참여 인원 모집에 대한 사항이 오르카 내부와 요안나 아일랜드 전체에 여러 수단을 통해 공지되었다.


 "이거 진짜야?! 나도 해볼수 있는거야?!"

 "에이 결국 운좋아야 되는건데 뭘."

 "에이미, 저 이야기는 무슨말인 것이냐? 이해하기 어렵구나..."

 "아, 공주님께선 아직 받아들이기 힘들 수도 있는일이니 아직 궁금해 할 필요는 없답니다?"

 공지된 내용은 지루한 오르카호 내에서 꽤나 핫한 이야기거리가 되었다.

 "아니, 왜 신청을 안하겠다는 거에요?!"

 날선 누군가의 불만이 둠 브링어 숙소를 강타했고, 붉은 머리 땅딸보 대장은 분홍머리 빨래판 부관 앞에서 고개만 숙일 뿐이었다.

 "그치만..."

 메이가 우물쭈물거리며 언제나의 입버릇을 입에 올렸다.

 "아오! 그 놈의 그치만 좀 안하면 덧나요?!"

 나이트 앤젤은 고혈압으로 쓰러지기 직전이었다.

 "아악! 더 이상은 못참아, 대장 이름도 제가 신청해 놓을 거니까 그리알아요!"

 "너! 그거 하극..."

 "조용히 하세요!"

 패널을 조작하는 나이트 앤젤의 손이 바삐 움직이고, 메이의 말버릇은 나이트 앤젤의 한마디로 묵살 되었다.

 "히잉..."

 그 순간, 고개 숙인 메이가 눈물 흘리기 시작했다.

 평소와는 다른 대장의 반응에 당황한 나이트 앤젤은 말 없이 메이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겁난단 말이야, 만약에... 사령관이 안받아주면..."

 메이의 갑작스런 한탄과 눈물에 그 당당하던 메이가 어쩌다 이런 성격이 되어버린건지 라는 한탄을 속으로 흘린 나이트 앤젤이 일단 메이를 달래려던 순간.

 "..."

 "..."

 이상한 시선에 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고, 그곳에는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해 눈치보며 아무 말 못하고 있는 사령관을 발견했다.

 나이트 앤젤은 잠시 자리를 비워 달라는 뜻으로 수신호했고, 그 뜻을 알아차린 사령관은 조용히 문을 닫았다.

 '내가 너무했나...'

 사령관은 이전까지 메이에게 짖궂게 굴었던 자신을 떠올리며 깊은 고민에 빠졌다.


 며칠 뒤.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오르카 리포터 스프리건입니다!"

 오르카 내에서 언제나 방송에 얼굴을 비치는 스프리건의 오프닝이  TV를 보는 모든이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오늘의 방송은 오메가 멘탈 부수기 작전, 통칭 '오르카 허브' 작전에 참여할 대원들을 뽑기 위한 추첨방송이었다.

 사실, 말이 작전이지 실상을 살펴보면 사실상 복권이나 다름없는 추첨이었다.

 참여 인원은 사령관과 즐겨 본적이 없는 인원들 중에 선출되며, 참여자의 의향이 최대한 반영된다는 점에서 평소 도태되었던 자들이 '한 방'을 노리기에는 딱 인 그런상황이었다.

 """"....""""

 화면에 집중하는 모든이들의 얼굴은 긴장감과 기대감으로 고조되어 형언하기 힘든 아우라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럼, 오늘 추첨을 진행해주실 사령관님에게로 가보겠습니다!"

 스프리건의 진행에 따라 화면에 비치는 사령관의 모습은 평소의 부드러움과는 꽤나 거리가 있었다.

 "사령관님! 이번 추첨에 대한 간략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사령관은 스프리건이 마이크를 얼굴에 들이대다시피 하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아, 이번 작전인 '오르카 허브' 작전은 이전에 진행했던 작전의 후속으로 팩스사의 오메가에게 정신적인 충격을 가하기 위해 진행하게될 작전이야."

 사령관도 자신의 말이 어이없다는 걸 아는지 멋 쩍게 웃어보였다.

 "..아무튼, 이번작전에 자원해준 모든 인원에게 기회가 돌아가지 못하는건 미안해. 그리고, 이런 작전에 동의하고 양보해준 모든이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

 언제나의 모습 그대로인 사령관의 진심 어린 행동에 오르카 호와 요안나 아일랜드의 모두가 이해해주기로 마음먹었다.

 "그럼, 기다리던 추첨을 시작할게."

 방송화면은 사령관에서 바뀌어, 추첨을 위해 특별 제작된 프로그램을 비추고 있었다.

 화면에는 과거 엑셀이라 불린 프로그램에 참여자들의 이름과 각자의 번호가 쓰여있었고, 그 옆에 켜진 프로그램창에는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조잡하게 그려진 대포 하나가 배경인 하늘을 향해 조준되어 있었다.

 """......"""

 거기에 왠지 모르게 활기찬 음악까지 더해져서 기묘한 분위기를 만들었고, 그 조잡함에 할 말을 잃은 모두가 침묵했다.

 '그럼 시작할게요, 사령관님!'

 그리고, 화면 한쪽 구석에 주황색 무언가가 담긴 컵 모양의 캐릭터의 말풍선 마냥 띄워진 메모장에 누군가가 타자로 방송을 진행했다.

 "어... 음.. 그래. 잘 부탁할게 오렌지에이드"

 이번 추첨을 오렌지 에이드에게 맡긴 사령관은 애써 침착을 가장해 답했다.

 그날의 방송은 '오렌지 에이드의 라이브 이브닝', 통칭 '오라이' 로서 오르카 호와 요안나 아일랜드에 영상기록되었다.


 오라이가 끝난 뒤의 사령관실 안에는 어색한 공기만이 흐르고 있었다.

 "...."

 "...."

 오늘 오라이를 통한 추첨으로 당첨된 멸망의 메이가 사령관과 마주하고 있었다.

 "...저기, 이번 촬영에서 원하거나 하는 사항 있어?"

 사령관이 애써 침묵을 깨며 먼저 말을 건냈지만, 대답없이 사령관을 마주하고 있는 메이의 얼굴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그때에 이어서 본방으로 넘어가 달라할까? 그치만..'

 사령관을 마주한 메이는 애써 차가운 표정을 유지하며 머릿속으로 이것 저것 고민하기 바빴다.

 과거에 메이는 사령관 앞에서 언제나 당당하게 리드하는 사람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사령관 앞에만 서면 부끄러움에 쪼그라들어 그치만을 연발하는 존재가 되어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애써 침착을 가장하여 속으로 그치만을 연발하는 상황이었다.

 "...메이야?"

 메이가 한동안 말이 없자 사령관은 걱정된다는 얼굴로 메이를 불렀고, 메이도 그제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저, 혹시 나랑 촬영하는게 부담된다면 다른 사람에게 넘겨도 돼."

 사령관의 말 한마디에 메이는 울컥했다.

 자신은 사령관과의 시간을 어떻게 해야 좋을지 이렇게나 고민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에게 기회를 넘기라는 사령관의 말이 그녀의 심기를 거스른 것이다.

 "일단은 데이트야, 한 시간 뒤 부터 데이트할거니까 나를 만족시켜봐!"

 메이는 갑자기 선언하듯 말하고는 자리를 떠났다.

 사령관은 갑작스런 선언에 놀라 멍하니 메이가 떠나간 문쪽을 바라보았다.

 "하아....."

 그 모습을 탈론페더의 몰래카메라를 통해 바라보던 나이트 앤젤은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 시간 뒤, 데이트를 위해 사령관이 데이트를 위해 깔금하게 챙겨입고서 메이의 방으로 찾아왔다.

 "어..어서와."

 사령관이 메이방의 초인종을 누르자, 데이트를 위해 스웨터를 차려입은 메이가 문을 열고 나오며 사령관을 맞이해 주었다.

 그 후로는 전형적인 데이트가 시작되었다.

 함께 손을 잡고서 언제나 봐왔던 오르카호를 누비고, 목 마를땐 카페를 찾아 마실걸 마시고, 배고파지면 분위기있는 식당을 찾아가 식사를 들며 웃고 떠들었다.

 "....."

 그 모습을 여전히 몰래카메라를 통해 바라보던 나이트 앤젤은 복잡한 얼굴이었다.

 자신이 모시던 대장이 저렇게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그런 대장을 보채던 자신이 너무나 미련해 보였기에 쉬이 웃을 수 없었다.

 함께 웃고 떠들고 함께하길 몇 시간, 바닷속을 비치던 창밖은 검게 물들어 하루가 끝나가고 있음을 말해주었다.

 "저기, 오늘은 만족스러웠어?"

 늦은 시간이어서 그런지 인적이 드물어진 광장에서 나란히 앉아 창밖을 바라보던 둘 중 사령관이 먼저 입을 열었다.

 "...만족스러웠어."

 메이는 잠시 고민하다가 웃으며 답했다.

 그 후 이어진 잠시간의 침묵이 둘 사이의 미묘한 긴장을 고조시켰다.

 "...아무래도, 안될거 같아."

 침묵을 깨고 메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

 "함께 하는것 만으로 이렇게 기쁘면서도, 정작 다음으로 가기에는 너무 겁이나."

 그녀의 얼굴은 방금까지의 미소와는 반대되는 침울한 얼굴이었다.

 메이의 말에 지켜보던 모든이들이 한탄했다.

 "...그럼 언제고 기다릴게."

 그때, 사령관이 입을 열었다.

 "얼마나 걸리건 괜찮아. 그러니, 마음이 정해지면 찾아와줘.

 사령관의 말에 놀란 얼굴이던 메이가 이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그날의 데이트는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

 이전에 받았던 고수위의 영상과 달리 이번에 레모네이드 오메가에게 보내진 영상은 코메디가 섞인, 메이와 사령관이 주역인 담백한 데이트 영상이었다.

 하지만, 그 영상을 본 오메가는 묘하게 뒤틀린 표정이었다.

 '무슨 감정인지는 모르겠지만, 짜증나...'

 오늘도 오메가의 증오는 쌓여만 갔다.



 오랜만에 돌아온 망상 유니버스 소설이야.

 한동안 일도 있고해서 미루다보니 이제야 완성돼서 올리는 글이야.

 메이는 아무리 생각해도 아다를 유지하는게 우주의 섭리일거같더라.

 지구 1102823쯤 가면 메이가 아다가 아니지않을까?

 아무튼 두서없고 전문적이지도 않은 소설 봐줘서 고마워.

 너희가 최고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