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 산(예루살렘 인근에 있는 산 이름) 근처 들판에서 예수가 설교하고 있을 때였다.
베드로가 예수에게 물었다.
"선생님.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까지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
예수가 대답하였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 일곱 번, 일곱 번을 일흔 일곱 번씩이라도 해야 한다. 내가 말하지 않았느냐? 너희가 마음 속으로부터 너희들 서로를 용서하지 아니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도 너희를 용서하지 않으실 것이다."
그러자 옆에 있던 요한이 물었다.
"그렇다면 선생님. 실장석이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까지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솔직히 저는 한 번도 간신히 할 수 있을까 말까 합니다. "
요한의 말에 군중들이 술렁거렸다. 2천년 전 그 시대에도 실장석이 골칫거리인 것은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맞아. 그것들은 사람에게 피해만 주는 짐승이야. "
"짐승? 짐승이 아니라 마귀새끼지."
예수의 가르침을 들으러 온 군중들 모두 서로 치를 떨며 실장석에 대한 험담을 했다. 예수의 제자들 역시 스승에게 되물었다.
"스승님, 스승님도 사람들을 괴롭히는 마귀를 내쫓으실때는 자비없으시지 않습니까? 실장석 놈들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예수는 입을 다문 채 가만히 사람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 때였다.
"랍비여. 이걸 보시오."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몇몇 사람들이 무언가 들어있는 자루를 질질 끌고 왔다. 자루는 흡사 살아있는 것 마냥 꿈틀대고 있었다.
자루를 가지고 온 사람들이 자루의 내용물을 땅에 쏟았다. 반죽음이 된 실장석 가족이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피투성이가 된 어미실장은 그래도 어미랍시고 서너마리 쯤 되는 새끼들을 온 몸으로 껴안고 있었다.
"데... 데스으... "
"랍비여, 이 놈들을 보십시오. 이것들은 어느 가난한 가정에 들어가, 항아리에 들어있는 빵을 훔치려다 걸린 놈들입니다."
"모세의 율법에 따르면 도둑질을 한 자는 팔을 잘라야 하고, 부정한 동물은 돌로 쳐 죽여야 한다 했소이다. 랍비시라면 이 짐승을 어찌 하시려오?"
군중들 사이에서도 '옳다! 돌로 쳐죽여야 한다! ' '실장석은 마귀나 다름없다!' 라는 소리가 들려 왔다.
예수가 어미실장에게 다가가 물었다.
"너는 어찌 그 집에 들어갔느냐?"
"뎃... 자들이... 자들이 굶어 죽어가느라 어쩔 수 없었는데스.. 빵 쪼가리 하나만이라도 가져가려 했는데스... "
"남의 것을 훔쳐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몰랐느냐? "
"니.. 닝겐상의 것을 건드리면 큰일 난다는 건... 와타시의 마마한테서 들어서 알고 있었던데스... 하지만 이번 여름은 너무 가물어서 올리브 열매도 풀도 없는데스... 그래서 처음에는 자들과 함께 지나가는 닝겐상들에게 먹이를 나눠달라고 공손히 부탁해본 데스... "
".... "
"그렇지만 닝겐상들은 무시하거나 와타시들에게 아픈 짓을 한 데스... 부탁했을 뿐인데... 그래서 정말, 정말 어쩔 수 없이 죽을 각오로 닝겐상의 집에 들어갔데스.... 죄송한데스... 정말 죄송한데스... 와타시는 죽어도 자들은... "
어미실장의 말을 묵묵히 듣던 예수가 입을 열어 사람들에게 말했다.
"비유를 하나 들겠다. 만일 어떤 가난한 사람이 자기 아이들을 데리고 길거리에서 먹을 것을 나누어 달라고 구걸하고 있을 때, 너희가 집에 식구들이 먹고 남는 것이 있다면 그들에게 나누어 줌이 모세의 율법에 합당하지 않느냐? 율법에는 가난한 자들과 고아, 과부를 돌보라 하지 않았느냐? "
"그렇습니다. "
"만일 너희가 집에 식구들이 먹을 식량밖에 없어 그들에게 나누어 줄 것이 없다 한들, 그들을 두들겨 때려 내쫒는 것이 옳더냐?"
"그렇지... 않습니다."
"만일 어떤 가난한 사람이 굶주림을 이기지 못해 너희의 집을 도둑질하려다 들켰다고 하자. 그가 너희에게 자비를 베풀며 용서를 청한다면...베드로야. 내가 어찌 하라고 너희에게 가르쳤느냐? "
"용서를 청한다면.... 용서하라고 하셨습니다, 스승님. "
예수가 실장석들의 머리에 손을 얹으며 목소리를 높였다.
"너희는 얼마 전에 빌라도의 로마 군사들이 죄 없는 사마리아 사람들의 제단을 피로 물들였다는 소식을 나에게 말해주었다. 너희는 그들을 불쌍히 여기는 것 처럼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그들이 이방인이요 이교도들이라는 이유로 우쭐대며 '잘 죽었다' 하며 우월감에 빠진다. 부자에게 길러지며 호의호식하는 실장석들이 들에서 뼈빠지게 살아가는 실장석들을 보며 우쭐대는 것과 무엇이 다르더냐? 또 너희는 성문 밖에 나앉은 문둥병 환자들을 보며 마치 그들이 하느님의 벌을 받은 죄인처럼 여기며 더러워하고 침을 뱉는다. 들에 사는 실장석들이 알몸이 된 실장석들을 업신여기고 그들에게 똥을 던지는 것과 무엇이 다르더냐?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들이 실장석들보다 더 의롭게 살아가지 못한다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을 것이다."
사람들이 침묵에 빠졌다. 예수의 말을 듣고 묵묵히 생각에 잠기는 사람들도 있었고, '아무리 그래도 실장석은... ' 하며 예수의 말을 불편하게 여기며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사람들이 흩어지자 예수는 실장석에게 물었다.
"얘야. 너에게 죄를 묻던 인간들이 다 어디로 갔느냐? "
".... 가버린 데스. "
예수는 미소를 지으며 야생실장 일가를 한 마리씩 입을 맞춰 주었다. 그들의 상처는 씻은듯이 사라져 있었다.
"나도 너를 용서한다. 열심히, 성실히 살아가거라."
어미실장은 예수를 가만히 바라보다 두 눈에서 눈물을 뚝 뚝 흘러내렸다. 수도 없이 감사를 표하며 실장석 일가는 올리브 산 속으로 사라져 갔다.
며칠 뒤, 새벽 기도를 하러 예수와 제자들은 올리브 산으로 올라가는 중이었다.
어디선가 떠들썩한 소리가 들려왔다. 가만히 다가가 보니 셀 수 없이 많은 실장석 무리가 모여있었다. 데스데스 테치테치 소리가 시끌벅적한 가운데, 무리 정 중앙에 단상을 쌓고 한 실장석이 목소리 높여 말하고 있었다.
".... 그러므로 와타시들은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의 사육실장이나 다름없는 데스. 와타시의 말에 절대 복종하고 먹을 것을 가져다 바치면 오마에타치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서 우마우마한 콘페이토와 스테이크를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데스. 데프프픗! "
다른 실장석들은 너도 나도 그 실장석에게 온갖 것을 가져다 바치고 있었다.
".... 베드로야. 밧줄 좀 가져 오너라. "
그날 올리브 산은 해골 3개를 받았다.
예수께서 몸소 채찍 두 개와 몽둥이 다섯 자루로 산실장들을 오천 마리 넘게 구제하시니, 싹쓸이 하고도 남은 실장들만 열두 광주리 가득 한 바, 그들은 자비로이 용서해 주셨다 하더라.
예수와 실장석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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