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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음… 시선이 따갑다. 



 레오나의 호출로 방에 들어가자마자, 나를 무릎 꿇리고는, 말없이 내려다보는 레오나. 아무 말 없이 나를 바라보기를 몇 분째. 이제 슬슬 말을 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입을 열어보려 했지만, 레오나의, '나의 발언을 결단코 허락하지 않겠다'하는, 그 시선에 압도되어 가만히 있기만 했다.



 가만히 있기만 하려 하니, 좀이 쑤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시선이 이리저리 돌아가며, 레오나의 방을 보게 된다. 실용적인 것들 위주로 구성 되어 있는 방에 약간은 질릴지 모르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여기저기 귀여운 팬시 제품들이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지금도 레오나의 책상 위에 조그마한 곰돌이 인형이 보이고 있으니까 말이다.



 왠지 아까보다 차가워진 시선이 느껴지는 것을 보니, 레오나가 아까보다 더 차가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마치 '제대로 집중하세요'하고 말하는 눈이다. 더 이상 차가워질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때쯤, 레오나의 분홍색의 입술을 열었다.



 [사.령.관. 저에게 무언가 할 말은 없나요?]



 조금 전에 한눈을 팔았던 것에 대해서인가 생각해 이야기를 하자, 고개를 좌우로 돌렸다. 틀렸다는 말이다. 그럼 뭐가 문제란 거지하는 생각에 머리를 굴려봤지만, 딱히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그 모습에 레오나의 차가운 눈이 다시 반짝이고, 입술이 살짝 열렸다.



 [정말 모르시는 건가요? 아니면 모르는 척? 어느 쪽?]



 필사적으로 생각하려 했지만, 도저히 떠오르지 않았다. 사실 짐작이 가는 게 너무 많아서 필사적으로 모르는 척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레오나가 화가 난 이유가 무엇일까. 

 최근 알비스에게 초코바를 얻어먹어서 그런가? 아니면 좌우좌와 함께 부식 창고를 털었던 것? 레오나와 말없이, 발키리와 샌드걸, 베라와 밤을 보낸 것? 그렘린의 실험을 도와주다가 실패한 것? 안드바리의 충고를 무시한 채 폭사런을 한 것?



 잘 모르겠다는 눈으로 바라보자, 레오나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리고 무언가를 툭하고 내던졌다. 던진 것이 무엇인가 하고 살펴보니.



 【병장 이프리트의 하계 전투복! 대외반출금지! 손대지 마!】



 이라 적힌 것이 눈에 보였다. 그제서야 레오나가 하고 싶은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레오나가 입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실키에게 예비가 있는지 물어보고, 부탁해 받아낸 것을 사령관실에 몰래 두었는데, 그것을 언제 발견하고 어떻게 알았단 말인가. 횡설수설하는 나의 말에 레오나의 얼굴이 고민을 하듯, 살짝 찌푸려졌다가, 살짝 펴졌다. 그리고 큰 결심을 한 듯,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입어줄게]



 그 말을 보충하듯이 빠르게 말을 했다.



 [대신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고, 여기에서만 보고 듣고 말한 거야. 알겠지. 달링?]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레오나의 이프리트 하계 전투복의 효과는 상상 그 이상으로 굉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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