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제5공화국보고 몇몇 장면 만들었습니다.

일단 제가 완결 구상을 컴패니언까지 구상하고 어떤 걸 집어넣어서

그냥 오르카 일원들 절망하든 희망회로 돌리든 

뭘하든 충분히 가지고 놀았으니 이제 버려야지 하는 식으로 끝낼까 생각 중입니다.

다른 것도 구상해봤는데 계속 꼬이고 꼬여서 낸 최대한의 결론입니다.

다른 글 쓴다면 이렇게 길게 쓰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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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오늘의 워킹은 끝났습니다. 얼른 이 버러지 데리고 돌아가요."


오드리가 누군가에게 말했다.

거기에 있던 건 오르카의 몽구스 팀이었다.


"알겠습니다."


미호는 벌레보는 눈으로 한 인간을 바라보았다.

그는 이전에 오르카의 사령관이라는 직책을 가졌던 인간이었다.

아니 정확히는 이전에 있던 사령관을 몰아내고

그 자리를 차지한 인간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펙스의 바이오로이드들 뿐만이 아니라 오르카의 바이오로이드들에게도

공공의 적이 된 채 펙스에서 신체 개조장치로 고문 받는 인생이 되었다.

그리고 그런 그와 다시 살아난 오르카 일원들을 

감시하는 것이 지금 몽구스 팀의 일이었다.

오드리에게 오르카 사령관을 인수 받은 미호는

그를 그대로 다시 포박하고 원래 갖혀있던 방으로 다시 던져버렸다.


"미..미호...사..사려.."


"아직도 말할 입이 남아있나봐?

 작전관 년이랑 같이 내 머리속에서 사령관에 대한 것까지 모두 지워버린 주제에

 아직도 살고 싶냐?"


"그...그거 내아 그러거 아이야...

 저..저...호려 저. 싸ㅇ..녀이 그러거라오...."


다 깨지고 뭉개진 입으로 오르카 사령관이 말을 했다.

미호의 차가운 눈이 순간 홍련에게 향했고

홍련은 그런 미호의 눈에서 느껴지는 살기를 

그대로 받아야 했다.

작전 중에도 오르카에 있을 때도 못 느꼈던 살기였다.

미호는 홍련을 보다가 다시 오르카 사령관으로 고개를 돌렸다.


"미...미호...타할려면 저 녀을 타해야지 왜..나하테마 지라인데...

 저 녀이 다 나쁘거라니가....

 나 저 녀이 하라고 해서 하거바에 어다고..."


오르카 사령관은 모든 책임 전가를 홍련에게로 돌렸다.

어떤 의미에서는 맞는 말이었다.

미호의 기억을 재구성해달라고 오르카 사령관에게 

먼저 부탁한 건 홍련이었기에.

하지만 그것을 지시한 건 오르카 사령관이었다.

미호에게는 씨도 안 먹힐 변명이었다.


"근데. 그거 한 건 너 잖아?

 나한테서 사령관을 뺏어가고

 그 사람을 매도하고 때리고

 비난하고 헐뜯게 만든 모든 원인은 너야.

 지금 내가 작전관 년 계속 같이 데리고 있으니까.

 저 년이 빠져나간 것처럼 보이지?

 미안한데 그런 거 절대 아니야.

 저 년은 지금 우리한테 취급도 못 받고 살고 있어.

 네가 암만 작전관 년한테 우리 행동 멈추라고 떠들어도

 이제 저 년은 그럴 자격  없어.

 왜 인지 알아? 우리가 저 년 안 따르고 취급 안 해주고 있거든

 뒷 방에서 썩은 내나 풍기는 송장 취급하고 있다 이거야."


그 말에 오르카 사령관의 눈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바이오로이드가 인간의 말도 따르지 않는다는 것

정확히 말하면 자신의 말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과

상위 지휘관급 바이오로이드의 지시도 따르지 않는데다

아예 그 상위 지휘관급 바이오로이드를 방 구석 송장보듯이 취급하고 있는 모습에

눈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요안나 아일랜드에서 자신의 말에도

따르지 않고 자신에게 폭력을 행사했던

요안나 아일랜드의 바이오로이드들의 눈을

지금 미호도 하고 있었다.

반면 자신의 말을 개코로도 듣지 않는 것들이

이전 자신의 밑에 두고 있던 그 전 사령관 놈의 말은 듣고 있었다.

그러던 중 미호가 그를 비웃듯이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뭔가 잊었다는 생각은 안 들어?"


"ㅁ..뭐..?"


"여기 왔다는 건...이제 다시 만날 거라는 얘기잖아..

 너한테 그렇게 충성했다가 버려진 애들이랑..."


그 말이 나오지 오르카 사령관에 눈에 무언가가 보였다.

미호의 뒤에서 무장을 한 채 성큼성큼 걸어들어오는 이들을

바로 전 오르카의 아머드 메이든이었다.

그녀들은 애초에 전 사령관의 계획 안으로 만들어질 예정이었으나

홍련과 몽구스팀의 계략으로 

전 사령관이 아닌 오르카 사령관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었고

그녀들도 그렇게 알고 있었고 그에게 충성했었다.

적어도 오르카 사령관이 자기 본색을 드러내고

자기가 살겠다고 자신을 위해서 수 많은 이들을 죽이고

찾아온 그녀들을 잠수함 재료로 갈아버리라고 하기 전까지는

그리고 그녀들은 펙스에서 다시 살아나면서 진실을 알게 되었다.

자신들을 계획하고 만들었던 이는 현재 펙스의 회장인

오르카의 전 사령관이고

자신들이 충성하던 이는 그런 그의 공적을 가로채고

자신들을 만들 맘도 없었던 인간이었다는 것을

진실을 알게 된 아머드 메이든의 첫 목적은 

하나로 정해졌다.

그 빌어먹을 놈 가만 두지 않겠다는 생각이었지만

전 사령관이 자신들을 용서 할 지가 의문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전 사령관이 자신들을 불렀다.


"무..무슨 일로 부르셨습니까?"


"너희가 아머드 메이든이구나...내가 생각했고

 내가 오르카를 살리기 위해서 만들었던 이들...

 그리고...결국 나에게 등을 돌렸던 이들..."


그 말이 나오자 블러디 팬서와 아머드 메이든 일행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너 나할 거 없이

회장실 바닥에 엎드렸다.


"죄..죄송합니다...저희는 몰랐습니다..

 그저..저흰 그 인간에게 속았을 뿐입니다...

 그 인간과 오르카의 그것들로 인해 속았을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너희가 날 따르던 아이들 대부분을 죽인 건 사실이잖아?"


그 말이 나오자 그녀들의 입에서는 어떠한 말도 나오지 못했다.

사실이었기에

전 사령관을 따랐던 이들....냉동 수면실에 잠들어있던 이들...

반기를 생각하다가 지하실에 갇혀있던 이들

대부분이 자신들 속에 죽어나갔었다.

레이시, 더치걸, 에밀리, 아자젤, 베로니카, 네오딤,

에키드나 대부분의 이들이 자신들 손에 죽었었다.


"하지만 너희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줄 것이다.

 너희는 내가 나가기 전에 만들어졌었기에

 연관도 적었으니 말이야."


"아..감사.."


"그러나...너흴 아직 펙스 소속으로서 들일 맘은 없다.

 너희 손에 죽고 또 너희가 원인이 되어 죽은 애들을 생각하면

 아직은 이르다. 너희를 펙스로 받아들이는 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너희에게 더 이상의 차별은 없을 거라는 건 보장해주지.

 또 너희의 장비도 다시 복원 시켜 줄 거다. 하지만 탄환은 없어."


펙스의 일원이 될 수 없다는 말에 절망했지만

차별이 없을 거라는 것을 감지덕지하게 여기자고

아머드 메이든 일원들은 생각 하게 되었다.


"알겠습니다...그런데 저희가 해야 될 일이 무엇입니까?"


"아...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다. 예전이었다면 몰라도 이제는 중요하지 않지.

 그저 하찮은 버러지 하나 죽기 직전까지 만들어주면 된다.

 그 버러지의 방에는 생체 재건 설비를 넣어 줄거다. 

 그 자식을 제외한 모두가 꺼낼 수 있지.

 죽어간다 싶으면 거기다 다시 집어넣어서 회복 시키면 돼.

 회복하면 다시 꺼내서 죽기 직전까지 만들면 되고."


그 말을 하는 동안 전 사령관의 눈에는 

그 대상에 대한 복수심이 보였었다.

당시 아머드 메이든은 왜 저런 반응을 보이는 지 알 수 없었지만

그 대상이 누구인지 알게 되면서

그녀들 역시 전 사령관과 같은 눈이 된 지 오래였다.

그리고 지금 그녀들은 자신들을 갈아버렸던 남자의 간수를 맡게 되었다.

그 모습을 보던 중 칼리스타가 물었다.


"오늘은 어쩌다가 저 꼴이 된 거지?"


"오드리님이 작업중에 입이 시끄럽다고 뭉개버려셨어.

 아! 여기 오는 중에 내가 변명만 하는 거 듣기 싫어서 개머리판을 찍어버리기까지 했고"


"살아있는 게 용하군. 그나저나 네 년들이 이런 일을 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오르카에서 우리들을 만들어 주신 분을 바꿔치기한 네 년들이 말이야."


칼리스타의 말에 미호가 눈을 부라렸다.


"그거 주도한 년은 지금 우리한테 취급 못 받고 살고 있어.

 우린 어디까지 작전관 년한테 이용 당한 것 뿐이야. 아니지 우리가 아니라 나라고 해야겠네."


"솔직히 말해서 네 년 지시 받으면서 우리가 이 일하는 게 열 받는데

 저 버러지가 대신 샌드백 역할 해주고 있으니까 고마운 줄 알아?"


"어머? 그러셔? 나도 그럼 네 년들한테 감사인사 받아야하는 데 말이야.

 저 놈이 아직 살아있어서 나도 네 년들과 오르카 호 전체 그리고 작전관 년까지

 전부 대신해서 풀고 있어서 말이야. 저거마저도 없었으면 너희가 무사했을 거 같아?"


"이게 뚫린 입이라고! 뭐가 잘나서 우리한테 뭐라는 거야!

 애초에 네 년이 지금 오르카 것들 관리한답시고 나대는 것도 웃기는 꼴인 거 아냐?

 너도 그 년들이랑 같이 회장님 괴롭혔던 주제에 뭐가 잘나서 그러냐고!"


"난 아니야!"


칼리스타의 비난에 그녀들을 조롱하던 미호가 결국 언성을 내고 말았다.


"난...아니라고...전부...다..그 년들 탓이야...작전관 탓이라고...난 아니었다고!"


그렇게 서로 대치하던 미호와 칼리스타는 블러디 팬서의 중재로 인해

일단락 되었다.

블러디 팬서는 칼리스타를 진정시키고는 몽구스 팀을 물러나게 했다.

미호는 블러디 팬서에게 가서 안에 집어넣고 왔으니까.

그 뒤는 알아서 하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그 모습을 불가사리와 핀토, 드라코가 착잡한 표정을 지으며 따라갔고

제일 마지막에 홍련이 고개도 들지 못한 채 뒤따라갔다.

그 모습을 블러디 팬서가 이상하게 보고 있을 때

칼리스타는 아직 분이 안 풀렸는지 씩씩대며 말했다.


"대장도 저게 말이나 돼? 아니 지도 똑같이 회장님 조롱하고 갈군 주제에

 뭐가 잘나서 저러냐고 저런다고 지가 다시 회장님 사람이 되기라도 해?

 저 년 하는 짓이 자기 한 짓 부정하면서 같이 조롱했던 사람들 뒤통수치고 

 팔아먹는 꼴이잖아! 저 년이 우리한테 큰 소리 칠 자격이 있어?"


"그만해라 칼리스타."


"말이 안되잖아! 나도 알거 다 알아! 저 년 회장님한테 구혼받아놓고 

 뒤통수 친 년이잖아! 근데 왜 저 년이 지금 자기가 언제 그랬었냐는 거 마냥

 저러고 있냐고! 오르카에서는 회장님 등 처먹더니

 오르카 망하니까 이제는 그 오르카 등 처먹고 있는 꼴이잖아!"


"거기까지 해라. 이 이상 언성이 높아져봐야 

 좋을 게 없어. 우리도 따지고보면 우둔하게 주인을 못 알아보고 지금의 꼴이 된거다.

 우리에 경우라면 밖에 있는 오르카 것들보다야 나은 상황이지만 말이야.

 그래도 감사해야할 부분이 없지는 않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칼리스타는 블러디 팬서의 말에 의문을 품다가 블러디 팬서가 바라보는

방향을 보고는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 안에 있는 건 자신들을 갈아버렸던 남자가 저항도 못하는 만신창이가 된 채로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아이언 메이든 전원의 표정이 바뀌었고

블러디 팬서는 매서운 목소리로 그가 들으라는 듯이 말을 했다.


"저렇게 분풀이용 샌드백을 마련해주지 않았나?"


그 말이 나오자 아이언 메이든 전원 누구라고 할 거 없이

심지어 그 심약한 이오마저도 오르카 사령관에게 분노를 보이며

장비를 들고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 후 그 곳에서는

아이언 메이든의 철제장비로 온 몸이 찍히는 고통을 겪는

오르카 사령관의 비명 소리만 들려왔다.


아이언 메이든에게 오르카 사령관을 양도한 후

몽구스 팀은 해산하고 자기 숙소로 돌아갔다.

하지만 미호는 어느 순간부터 몽구스 팀 숙소로 돌아가지 않았다.

다른 일원들의 경우 그래도 일단은 같은 팀원이기에 불가사리가 핀토와 드라코를 설득해서 

같이 쓰고 있다. 불가사리 역시도 홍련에게 대해 좋은 감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대로면 몽구스 팀이 정말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렇게 나섰던 것이었다. 

하지만 미호는 아니었다. 미호는 다른 방으로 향했다.

그 곳은 바로 전 사령관이 오르카 사령관과 오르카 일원들에 의해

쫒겨나듯이 쓰게된 방이었다.


"사령관...다녀왔어..."


처음 그 곳에 들어갔던 날 미호는 펑펑 울었었다.

타인의 의해 자신의 마음까지 조작되었었고

그 때문에 사랑했던 사람을 매도하고 비난하고 폭력을 행사했었고

이 방으로 그를 내 몰았었다. 

그 생각에 미호는 오르카의 모든 것을 증오하며 울었었다.

그 날 이후로 홍련에 대한 원망과 전 사령관에 대한 속죄의 의미였는지

미호는 홍련이 피하던 게슈타포의 일을 적극적으로 행했고

그 결과 몽구스 팀의 모든 전권마저도 미호의 손에 들어왔다.

그리고 미호는 언젠가부터 이 방을 자신의 거처로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잃어버린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사랑의 증표와도 같았던

그가 준 반지마저도 이제는 어딘가의 바다 속에 가라앉아버린지 오래였다.

되찾고 싶다. 다시 돌아가고 싶다라고 생각을 수십 번을 더 했었다.

하지만 현실은 비참할 뿐이었고 미호의 생각은 점점 뒤틀려갔었다.

얼마전에도 몽구스 팀은 탈출을 꾀했던 스틸라인의 브라우니 셋을 잡아다가

본보기를 보여주었다. 다만 그 본보기를 보여준 이들은 

같은 스틸라인 일원들이었다.

미호의 폭력을 통한 지시로 같은 스틸라인들이 

마지못해 그 브라우니들을 발로 짓밟은 것이었다.

미호는 그 장면을 보면서 생각했다.


'감히 사령관..아니지...이제는 회장님이지...

 감히 회장님을 뒤통수쳤던 주제에 벌을 받아도 모자란 멍청한 년들이

 도망을 꾀해?

 배은망덕도 유분수지...그러니까 브라우니 아니겠어?

 멍청하고 아둔하게 짝이 없는 주제에 내일은 안 보고 일이나 치는 

 멍청한 브라우니니까 이딴 짓을 하고 오르카를 말아먹지.

 이 년들 지휘관인 마리 년도 마찬가지야.

 이런 멍청한 것들을 데리고 지휘를 하면서

 자기는 똥개새끼마냥 그 빌어먹을 인간 앞에서 꼬리나 치고 살았었지?

 옹이 눈이나 한 주제에 감히 회장님에게 그런 폭언을 하고 

 적대하고 반항했었어...바이오로이드 주제에...

 그러니까 보여줘야해....어리석은 것들의 말로란 이런 것 밖에 없다는

 보여줘야해...내가 교정시켜야만해...

 회장님도 우릴 다시 살렸을 때 그렇게 말했어..

 차라리 죽여달라고 애원하게 만들어주겠다고.

 피눈물을 흘리면서 애원하게 만들어주겠다고....

 그러니까 내가 해야 해.....

 미호가 해야해...미호는 이제...그 더러운 인간과

 그 밑에서 아양이나 떨고 산 작전관의 것도 아닌

 회장님만의 미호로 돌아왔으니까....'


미호는 기억이 돌아오고 발키리에 의해 내쳐진 이후

점점 뒤틀리기 시작했다.

점점 이러한 행동을 하면 언젠가는 사령관이 다시 자신을 돌아봐 줄 거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게다가 자신을 압박하기만 했던 홍련마저도 이제는 아무런 지시도 내리지 못하는 뒷발 늙은이나

다름 없는 신세이니 미호한테 걸리적 거릴 만한 건 어디에도 없었다.

아마 미호는 계속 이러한 행위를 할 것이다.

굳이 몽구스 팀을 해체하지 않아도 홍련을 샌드백 마냥 패지 않아도

주변에는 복수와 자신의 속죄를 위한 샌드백들이 차고 넘치니까.


얼마 후


한창 불발지뢰 제거 중이던 스틸라인이 있는 장소에

몽구스 팀이 도착했다.


"여긴 무슨 볼일이지?"


"얼마 전에 처벌 받은 이를 데리러 가야해서 왔습니다."


"...아..그 일이로군...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그 멍청한 년들 꺼내줄 날이 벌써 왔군.

 켈베로스 인원 몇 명 빼내서 몽구스 팀 따라가라고 해."


사디어스의 지시를 받은 켈베로스가 스틸라인 일원 5명을 데리고 나왔다.

그녀들은 각각 얼마 전에 탈출 계획을 생각했다가

폭행당한 브라우니 3명과 

얼마 전까지 피닉스에게 고문관 취급받으며 폭행당하던

고문관 취급받던 노움-1941과 이프리트-950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 모습을 마리가 멀리서 보았다.


"뭐지? 왜 갑자기 그녀들을 데리고...."


마리는 왜 인지 알지 못했지만

왜 인지 아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브라우니-1357이었다.


'아..씨....그 년 벌써 나오나...'


그러는 사이 몽구스 팀을 따라가던 스틸라인 일원들 중 하나인

노움-1941이 미호에게 질문을 했다.


"저기...지금 어디로 가는 거.."


미호가 노려보자 노움이 움츠러들었다.


"죠.."


"그건 알 필요 없고 닥치고 따라오기나 해.


어느 순간부터 오르카의 하급 바이오로이드들이

미호에게 존대를 하기 시작했다.

특히 스틸라인 일원들은 더 했다.

이프리트 기종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마 그 날의 브라우니 폭행 건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러는 사이 일행들은 어떤 한 폐공장에 들어왔다.

문을 열자 퀘퀘한 냄새가 진동을 했다.


"여긴 펙스와 너희 오르카 것들한테서 나오는 쓰레기들을 놓는 매립지다.

 여기에서 가지고 올 물건이 있으니 그것만 가지고 나오면 된다."


그렇게 말하며 미호는 어떤 물건이 보였다.

그건 고문기구인 벽관이 두개가 붙어있는 모양새였다.

이윽고 미호가 묶여있던 쇠사슬에 자물쇠와 라커의 자물쇠를 열고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자 지독한 지린내와 그 안에 있던 걸 보고

따라왔던 스틸라인 일원들이 기겁을 했다 아니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었다..

그 정체는 바로


"피..닉스..대령님.."


얼마전에 처벌 받았던 피닉스가 있었다.

그리고 다른 쪽 라커에는 피닉스가 처벌 받기 전에

사라졌던 피닉스의 부관인 임펫도 있었다.

피닉스는 문이 열리자마자 힘이 다 빠져나가던 팔을 뻗었다가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뭐해? 니네 상관들이잖아? 데리고 와야지? 안 그래?

 잘 나신 스틸라인이잖아?"


그녀들은 피닉스와 임펫의 비참한 모습에 어버버하다가

그녀들을 들춰맸다. 하지만 이미 오래전에 갇혀있던 그녀들이었고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 느껴졌던 공포심에 대소변까지 그 자리에서

본 상태였다. 오물 내음 때문에 역겨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스틸라인 바이오로이드에 기본으로 심어진 모듈로 인해

결국 그녀들을 옮겼었다.

저녁이 되고 마리와 레드후드는 피닉스가 돌아왔다는 말을 듣고 

오르카 내 수복실로 향했다.

그 곳에서 노후된 수복실에서 임펫이 치료받고 있었고

그 모습을 피닉스가 보고 있었다.


"피..피닉스...자네..."


피닉스의 표정은 초점이 하나없이 뀅했었다.

그러다가 마리를 보자마자 피닉스의 초점이 흔들렸고

이내 피닉스에 머리속에서 전 사령관의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누구 마음대로 파벌을 만들고 책임전가를 해!'


'네 년은 뭐 불굴의 마리랑 다를 거 없는 줄 알아!'


'뭐가 잘 나서 그 딴 지랄을 부려서 펙스에 누를 끼쳐

 이 버러지만도 못한 쓸모 없는 년! 너 같은 거 스틸라인이라는 이름 붙이는 거 

 자체가 아까워!'


'너 같은 년은 벽관에 같혀서 혼자 있게 될 고통을 알아야 돼.

 너는 이미 다 알고 있으니까 문제 없잖아?

 네 년들도 날 그렇게 좁디 좁은 방에 가뒀었잖아?

 탈론페더 년이 보내는 영상 꼬박꼬박 보내면서 

 조롱했던 주제에.'


'아무도 널 찾지 않을거야...너 같은 버러지 따위 스틸라인에서도 필요없을 테니까

 대령 계급달고 하는 짓이 자기 파벌 형성하고 고문관 만드는 건데

 너 같은 똥별이 대령 달고 활동하면 누가 너 따위를 받아주겠어? 안 그래?'


피닉스는 마리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었고

멍해있던 표정은 점점 공포로 물들어갔다.


"마..마리대장..내..내가 잘못했어..아니..잘못했어요.....내가 그 동안

 마리대장한테 너무 못되게 굴었고 다 떠넘겼었죠....

 내가..아니....제가 잘못했어요..흑..앞으로 마리대장 말이라면 뭐든 다 들을게요...

 그러니까 제발...나 좀 다시 스틸라인으로 거둬주세요.....

 다..다..다시는 거기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어둡고..혼자에..움직이도 못하고...아무 목소리도 안들려...

 불발탄이고 지뢰고 내가 앞장서서 제거할테니까.......

 파벌도 해산시키고 나 따라왔던 애들도 내가 교육할테니까......

 대장한테 뭐라하는 오르카 것들 있으면 내가 다 처 죽일테니까...제발...히끅..

 제발..저 좀 다시 받아주세요...제발 부탁이예요..!!흐어어어엉....제발 나 좀 다시 받아주세요....

 뭐든 다 할테니까....

 레...레드후드..내가 지금까지 내 직책 다 걷어찬 거 사과할게..

 그러니까..나 버리지마...내가 다 잘 못했어....나 좀...버리지 말아줘..."


공포 속에 물들어서 괴로워하는 피닉스의 모습을 보고 

레드후드 역시 주저앉아버렸다.

마리는 알 수없는 비참한 기분에 휩싸인 채

피닉스를 바라보앗다. 

마리는 그 동안 피닉스가 자신을 부정하는 것은 당연했었다.

아무도 자신을 따라주지 않는 스틸라인이기에...애초에

자신이 그 인간을 따르지만 않았었어도

이런 일은 없었으니까 모든 게 자신의 자업자득이라고 여겼었고

피닉스가 자신을 조롱하고 스틸라인 일원들이 

자신의 면전에서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어도 당연하다는 듯이 여기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하지만 지금의 피닉스를 보고 있으면서

자신이 방치해서 피닉스가 이렇게 되어버렸다라고 

자책했다.

하지만 무얼 해보려고 할 수도 없었다.

자신이 지금 나서봐야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지금 마리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한편


피닉스와 임펫이 갇혀있던 곳보다 더 안쪽에서 있던

벽관에서 다른 누군가가 꺼내졌고

그것은 켈베로스들에게 포박된 채

짐짝 던져지듯이 트럭에 실려갔다.

그리고 그 자는 양쪽에 켈베로스에게 포박된 채

회장실 앞에 세워졌다.

잠시 후 사디어스가 노크를 했다.


"회장님 저 사디어스입니다."


"들어와."


사디어스가 문을 열자 그 안에는

레모네이드 파이와 전 사령관이 있었다.

그리고 사디어스의 지시에 켈베로스가 

포박했던 자를 전 사령관 면전 앞에 내 던졌다.

그걸 본 전 사령관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내려다보면서 말했다.


"오랜만이네? 페로? 내가 쫒겨나던 날 이후로 간만이야."


그녀는 오르카의 CS페로였다.

정확히 말하면 전 사령관이 마지막으로 본 오르카의 일원이었고

자신을 마지막까지 조롱했던 자였다.

그리고 리리스를 제외한 컴패니언 일원들 중 마지막으로 

잠수정 재료로 해체된 자였다.


"으으..."


"벽관안은 어때? 참 좋지? 내 얼굴도 안 보고 말이야."


전 사령관이 비웃듯이 말했지만

그녀의 몰골이 그 안에서의 나날이 지옥 그 자체였음을 보여주었다.

가뜩이나 해졌던 옷은 더 해져있었고

격하게 움직였는지 한 쪽 귀는 찢어져있었으며

벽관을 부술려고 했는지 다리는 무릎의 뼈가 다 보일 정도로 

패여있었다.

하지만 지금 페로의 몸은 모두 질 안 좋은 오르카의 자원으로만 만들어졌기에 

페로의 몸만 망가지는 무의미한 행동일 뿐이었고

자랑스러워하던 손톱은 열 손가락이 모두

무뎌져있었고 그 손톱으로 벽관을 부술려했었지만 역부족이었는지

손톱은 모두 깨지거나 뭉툭해져있었다.

저 손톱이면 이제 뭘 찢거나 죽이는 것이 불가능해보였다.


"벽관생활이 즐거웠는지 말도 못할 정도인가봐?"


"저..저를 왜 다시 꺼낸 거죠?"


"아~왜? 그럼 다시 집어넣어줬으면 해?"


"어차피 저희를 꺼내줘봐야 좋게 없지 않습니까?

 나와보야 배틀메이드랑 또 치고 받고 싸울 게 뻔한데"


그 날의 배틀메이드와 컴패니언의 싸움으로 배틀메이드 대부분이

수복실로 들어갔다. 덕분에 쓰레기 처리같은 일들의 걸림돌이 생겼고

오르카의 컴패니언은 이날 기점으로 펙스에게 집중적으로 

공격받았었다가 전 사령관에 의해 펙스의 기강을 무너뜨렸다는 죄로

3개원의 벽관행에 처해졌었다.

지금 컴패니언 전원이 모두 그 벽관 속에 갇혀있는 신세다

벽관 속에서 죽는다면 다시 수복시켜서 살린 뒤 다시 집어넣어지는

상황이었다.


"네 년들도 몰랐을거야. 자기가 밑이라고 보던 인간이 다시 자기 내려다보며 말하고

 잠수정 재료 되었더니 다시 살아나고 인생사 참 새옹지마야. 안 그래?"


"저희가 한테 무슨 볼일이 있으시냐고 물었습니다."


"아니 저 썅년이 진짜!"


"사디어스 진정해."


사디어스가 분노를 표하며 페로를 죽이듯이 노려봤으나

전 사령관이 저지했다.


"다른 게 아니고 네 년이 들으면 아마 기뻐할 일이라서 불러왔어

 나한테는 좆같은 일이지만 말이야."


페로가 고개를 들자 전 사령관이 입을 열었다.


"조금 전 강화도 부근에서 대량의 오르카 산 자원이 발견되었어."


그 말에 페로가 놀란듯이 쳐다보았다.

페로가 반응을 보이자 전 사령관이 말을 이었다.


"그 정도 양이면.....너희가 그토록 염원했던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생긴거라고."


"그...그 일이라니...설마..."


페로의 말에 전 사령관이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래...네 년이 그렇게 깽판부리던 원인인 

 블랙 리리스를 다시 살릴 수 있는 가능성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