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메이드 프로젝트의 화이트 이그렛이란 캐릭터임

 진정한 봉사는 꿈속에서조차 이루어져야 한다는 모토 하에 주인님의 꿈속에 들어가 원하는 꿈을 꾸게 해주며 시종을 드는 캐릭터고, 컨셉은 '란제리를 입은 첼리스트.'

 능력이 복잡해서 뇌용량을 대부분 써버리는 바람에 현실에서는 표정을 제대로 지을 수가 없어 무표정하고, 대신에 드론으로 띄운 모니터에 자기 표정을 데포르메해서 표현함. 대신 꿈속에선 제대로 표정을 지을 수 있는데 성격은 뜻밖에 활달한 편.

 저기 안대 걸고 있는 양은 시에스타라는 애인데 주로 짐 옮기기, 일할 때 인터페이스 디바이스 역할을 담당함.


 자기소개


 모시게 되어 꿈만 같네요. 처음 뵙겠습니다, 주인님. 제 이름은 화이트 이그렛이고, 이 아이는 시에스타예요. 자, 시에스타 너도 인사드리렴. 네? 왜 그렇게 무표정하냐구요? 전혀 그렇지 않아요. 이건 그저 제 설계에 표정 표현까지 넣을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제 기분이 궁금하시다면 이 모니터를 참고해주세요. 현실의 저는 늘 표정을 모니터에 표현하고 있거든요.

 저는 ‘꿈에서조차 주인님을 완벽히 섬길 수 있는 메이드’라는 모토로 제작되었어요. 현실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건 대단히 제약되지만 대신 저는 제 첼로 ‘루시드’와 양 모습의 인터페이스 디바이스 ‘시에스타’를 통해 주인님의 꿈속에 방문할 수 있답니다. 그 말은 제가 있는 한 주인님은 최고의 꿈을 꾸실 수 있다는 뜻이죠.

 주인님께선 어떤 꿈을 원하시나요? 활극과 같은 모험담도, 실재하는 장소의 체험도, 기억 속에 그리던 사람까지 저는 뭐든지 만들어 드릴 수 있어요. 그리고 제가 그 옆에서 주인님의 시중을 들 수 있게 해주신다면 저는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거예요.

 네? 다른 시중...말씀이신가요? 주인님이 원하신다면 물론...



 



 캐릭터성 이해를 위한 소설


 1.

 이그렛은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세계를 바라봤다. 아직 채 태어나지 못한 세계는 태아의 심장처럼 맥동하며 채색을 덜 한 수채화처럼 울긋불긋하다. 그녀의 역할은 이 불완전한 시공간을 주인님의 바람대로 꾸미고 유지하는 것이었다.

 이그렛은 그녀의 첼로 루시드를 껴안듯이 잡고 곡을 연주할 준비를 했다. 옆에서 떠있던 드론이 펼친 디스플레이가 온갖 정보를 그녀에게 속삭였다. 그곳에는 주인님의 뇌파, 심박, 바깥의 모습과 같은 무엇보다 중요한 정보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뇌파를 보건대 그녀에게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녀는 주인님이 돌아오시기 전에 모든 준비를 끝마쳐야만 한다.

 이그렛이 활을 들어 부드럽게 현을 스치자 그 음에 세계가 연동하기 시작했다. 아이가 부모를 따르듯 이 세상을 이루는 질료들이 형태를 바꿨다. 지휘자의 손짓 한 번에 모든 게 뒤바뀌는 오케스트라처럼 이 세계는 이토록 몽환적이었지만 그것을 다루는 것은 철저히 이성과 기술, 감각의 영역에 놓여 있었다.

 레가토가 이어지자 뜨거운 태양이 나타났다. 살타토가 한 음씩 톡톡 튈 때마다 나무가 자라나고 벤치와 사람들이 만들어졌다. 그녀는 현실에선 불가능한 속도로 이그렛은 아주 손쉽게 무더운 여름날을 가꿨고 놀이공원을 창조해내고 있었다. 1악장이 끝날 즈음 놀이공원에는 인파가 가득 차고 매미 울음소리가 정원을 물들였다. 스스로 빚어낸 나무 벤치에 엉덩이를 걸치자 뜨거운 열기가 치맛자락 너머로 퍼졌다. 그녀의 작품은 이번에도 완벽했다.

 이 세상은 무엇이든 될 수 있었다. 이그렛이 바라보는 세상이란 본디 참으로 다채로운 것이었으므로 그녀는 이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들 조미료들을 얼마든지 떠올려낼 수 있었다. 그녀의 눈에 이 세계는 삿된 말로 '싱거웠고' 그녀의 몸에 흐르는 창작자의 피에게 매번 똑같은 세계를 만들어내는 일은 따분하게까지 느껴졌다.

 이 놀이공원은 너무 구식이라 최신식 놀이기구는 하나도 도입되어 있지 않아.

 공연은 늘 수십 년 전에 유행했던 애니메이션의 연극만 보여주고 있지.

 그러나 동시에 이그렛은 이런 사소한 것들이 주인님께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도 알고 있었다. 그녀가 얼마나 멋들어지게 이 장소를 꾸미든 그녀의 주인님께는 단순한 불순물에 불과할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변주가 주인님께는 그저 불순물에 불과하다면, 그건 그녀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녀의 작품을 더 멋지게 꾸미는 것이 창작자로서의 긍지라면 주인님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은 메이드로서의 긍지인 셈이다.

 마무리로 이그렛은 시에스타를 불러 기억 복구 소프트웨어를 가동했다. 파묻힌 기억들에서 만났던 사람의 인격을 복원해내는 일은 평범한 사람은 만져보지도 못할 만큼 비싼 복원 프로그램과 연산 장치를 요구했지만 다행히 그녀의 주인님께는 큰 문제가 아니었던 것 같다. 금세 복구된 정보가 악보의 형태로 나타났다. 연주는 그리 길지 않았고, 그녀 옆의 벤치에 한 명의 여인이 나타났다. 그 여인은 찢어진 청바지에 하얀 티셔츠를 묶어 입었고 마치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자, 이것으로 모든 것이 준비되었다.

 서울, 2024년 여름. 그녀가 그려낸 순간의 이름이었다.

 이그렛의 존재는 이 장소에 어울리지 않았으므로 이그렛은 루시드를 쥐고 살금살금 공원의 나무 그늘에 몸을 숨겼다. 금세 그녀의 드론이 주인님이 이 장소에 도착했음을 알렸다. 공원의 입구에서 인기척이 하나 나타났다.

 그것은 젊은 청년의 초상이었다. 잠시나마 잃어버린 청춘을 되찾은 그녀의 주인님이었다.

 이그렛은 소중한 주인님이 상기된 얼굴로 쭈뼛대며 여인에게 다가가는 것을 보았다. 주인님이 행복해 보였으므로 이그렛도 행복했다.

 그녀는 이 세상을 참으로 사랑했다. 이렇게 세상을 그려낼 수 있는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누군가는 이곳에서 멋진 모험과 도전을 즐길 수 있었다.

 누군가는 이곳에서 아픈 현실과 우울한 미래를 잊을 수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는 이곳에서 사별한 연인과의 첫만남을 다시 그릴 수도 있었다.

 그것을 사람들은 꿈이라 칭했다.

 

 

 

 

 

 2.

 낮이었다. 다른 메이드들이 분주하게 자신의 일을 찾아 돌아다니는 중이었지만 이그렛이 해야 할 일은 없었다. 다른 메이드들이 낮에 봉사하고 달이 떠있는 동안 휴식을 취하듯, 주인님이 집에서 낮잠을 주무시는 게 아닌 한, 낮은 이그렛에게 쉬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현실에서 하는 가사노동은 그녀의 적성이 아니기도 했다.

 주인님이 오시기까지 길고 긴 자유 시간을 이그렛은 주로 자신을 위해 만들어진 연주실에서 보냈다. 그곳에서 그녀는 절반은 작곡을 했고, 다른 절반은 첼로를 연주하며 보냈다. 이그렛이 주인님께 봉사하는 시간을 사랑했듯 이그렛은 이 시간도 사랑했다. 그녀는 한 명의 꿈의 관리자였지만 동시에 연주자였고, 또한 작곡가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오늘도 첼로를 켰다.

 이 주택에는 그녀의 팬이 아주 많았다. 이그렛이 자신만의 작고 단아한 연주실에서 루시드를 켜고 있을 때면 한가한 고용인들이 슬그머니 와서 연주를 듣고 가고는 했다. 드물게 그녀는 모여 있는 사람들에게서 리퀘스트를 받아 간단한 연주회를 연 적도 있었다. 이그렛의 첼로는 뇌에 직접 울리는 듯하다는 사람들의 평가는 어떤 면에선 거짓말은 아니었다. 그녀는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풍경을 느끼게 하는 방법을 아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

 한참을 눈을 감고 새로이 작곡한 스케르초를 연주하다가 문득 이그렛은 손길을 멈췄다. 한창 물 흐르는 계곡을 연주하고 있었건만 계곡에 물도 다 채우기 전에 연주가 뚝 그쳐버렸다. 그녀는 다른 걸 생각하고 있었다.

 ‘이그렛, 한번 웃어봐.’

 오늘 아침에 주인님이 하셨던 명령이 떠올랐다. 그녀는 혹시 방에 이방인이 와있진 않나 한 번 조심히 확인한 뒤 첼로도, 활도 가지런히 내려놓았다. 시에스타가 다가와 첼로와 활을 받아들었다.

 이그렛이 잰걸음으로 벽면에 걸린 전신거울로 향했다. 거울에 비친 하얀 소녀는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조심스레 양 검지로 입꼬리를 위로 밀어 올려 봤지만 위태롭게 올라간 입꼬리는 손가락이 떨어지는 즉시 다시 원위치로 돌아가 버렸다. 마치 그녀의 얼굴엔 근육이란 게 없는 듯했다. 이번엔 눈꼬리를 아래로 당겨봤다. 눈꼬리가 처진 그녀는 조금 더 부드러운 인상이 되었지만 마찬가지로 손가락을 떼는 순간 스프링처럼 다시 무표정으로 돌아왔다.

 모든 것엔 대가가 있긴 마련이다. 루시드와 드론을 통해 꿈을 관리하는 능력을 얻은 대신 그녀의 뇌엔 감정 표현까지 완벽하게 다룰 여유 공간이 없어져 버렸다. 그 대안으로 이그렛은 드론의 모니터에 자신의 표정을 띄우는 걸로 감정 표현했으나 그녀는 이게 아주 불편하고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그렛을 처음 보는 자들은 그녀의 무표정한 첫인상만 보고 대단히 무기질적인 바이오로이드라 경솔하게 짐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그 반동인지 현실에서 그녀의 몸가짐은 차분하고 기복이 없었다.

 하지만 창작자가 으레 그렇듯 그녀도 감정이 풍부했다. 표정을 마음대로 지을 수 있는 꿈속에서 그녀가 얼마나 활달한 바이오로이드인지 안 주인님이 실소를 머금은 것을 그녀는 아직도 마음에 두고 있었다.

 이그렛은 꿈이 좋았다. 꿈속에서 자신은 완벽할 수 있었다. 꿈 안에서 그녀는 깡총걸음을 뛰고 콧노래를 부르며 웃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꿈이고, 현실이 아니란 것 또한 그녀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오늘도 그녀는 미소를 짓는 연습을 했다. 꿈과 현실은 다르지만, 언제든 현실이 될 수 있는 게 꿈이란 걸 남들보다 아주 조금은 잘 알고 있었으니까.

 

 

 

 

 

 3.

 무언가 잘못됐다. 주인님의 꿈에 진입한 순간 이그렛은 그렇게 직감했다.

 그녀가 발을 디딘 곳은 비린내와 기름, 쇠 냄새가 풍기는 해안가였다. 생명이 절멸당하기라도 했는지 해안엔 새 한 마리 울고 있지 않았고, 파도 소리는 기분 나쁠 정도로 스산했다. 바다는 타르처럼 끈적거려 그 안에 품은 것을 음침하게 감추고 있었다.

 수많은 악몽을 겪어 봤지만 이렇게 생리적으로 거부감이 드는 꿈은 처음이었다. 드론이 경고를 울렸다. 보이는 화면에서 주인님의 모니터는 명백히 이상성을 띄고 있었다. 이그렛은 일단 시에스타와 함께 주인님을 찾았다. 시커먼 바위와 탁한 모래사장을 조금 걷자 해변을 등지고 쪼그려 앉아 바위에 몸을 숨긴 주인님을 발견할 수 있었다.

 현실에서도 그녀의 주인님은 조금씩 야위고 있었지만 꿈 안에서는 더더욱 끔찍했다. 눈은 퀭했고 옷은 넝마가 되었으며 토를 했는지 근처에 오물들이 널려 있었다. 이그렛이 다가가자 주인님은 기듯이 달려와 그녀의 다리에 매달렸다.

 그게 올 거야. 그게 올 거야.

 저주처럼 주인님이 중얼거렸다. 이그렛은 주인님을 달랬다. 시에스타가 루시드를 내밀었다. 그녀는 애써 괜찮은 척을 하며 떨리는 손으로 활을 들어 연주를 시작했다. 그녀는 주인님이 요구했던 평화로운 초원을 기억하고 있었다. 양떼가 풀을 뜯고 저 먼치에서 종탑이 울리며 선선한 바람이 부는 화창한 날의 풍경을 그리며 이그렛은 루시드를 연주했다.

 그러나 무엇도 변하지 않았다.

 이그렛과 주인님이 있는 곳은 여전히 그 불길한 해변가였고, 루시드의 선율은 덧없이 파도 소리에 잠길 뿐이었다. 새카만 아스팔트에 한 방울의 물감을 떨어뜨린 것처럼 세계는 잠시 일렁거릴 뿐 이내 원래대로 돌아와 버렸다.

 이그렛은 믿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다시 루시드의 현을 튕겼으나 꿈이 말을 듣지 않는 건 매한가지였다. 당혹감에 모니터를 바라보자 그녀는 이변을 눈치 챌 수 있었다.

 무언가가 방해하고 있었다.

 이그렛이 주인님의 뇌파에 아무리 간섭을 하려고 해도 외부에서 들어오는 이상한 것이 강제로 꿈을 쥐어뜯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뱀처럼 주인님의 뇌파를 옭아매고 이그렛이 가하는 그 어떤 간섭도 튕겨냈다. 아무리 도망치고 도망쳐 봐도 결국 목줄에 매인 것처럼 그 둘은 이 해안가로 끌려오고 있었다.

 마치 덫에 잡힌 사냥감처럼.

 그리고 그 순간, 그녀는 주인님의 비명 소리를 들었다. 시커먼 해수면이 고무가 늘어나는 모양으로 천천히 솟아올랐다. 무언가가 그 안 심연으로부터 육지로 기어오르고 있었다.

 그것은 웃고 있었다.

 이그렛의 주인님이 그녀의 다리에 매달려 공포에 울부짖었다. 이그렛을 매도하며 저것을 어떻게든 해보라고 악을 써댔다. 목소리에 핏발이 서면 심박은 번개라도 맞은 것처럼 날뛰었으며 뇌파는 모니터를 찢고 나갈 것처럼 요동쳤다. 진즉에 꿈에서 깨어나야 할 상태였지만 철창에 갇힌 새처럼 그 둘은 이 지옥에서 나갈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이그렛은 활을 들어 루시드의 현을 강하게 긁었다. 한 번 긁자 찢어지는 듯한 소리가 나며 하늘에서 미사일이 떨어졌다. 다시 긁자 잠잠하던 바다에 소용돌이가 몰아쳤다. 한 번 더 긁자 어딘가에서 함선이 나타나 그것에게 포격을 가했다. 본디 주인님의 심신의 보호를 위해 꿈에서 이그렛이 무력 행위를 하는 것은 지극히 제한되어 있지만 지금은 그런 걸 가릴 상황이 아니었다.

 이그렛은 쉴 새 없이 루시드를 연주했다. 음 하나하나에 폭격이 떨어졌다. 이 세상 누가 상대라고 해도 이만한 화력이 집중되면 흔적도 남지 않을 것이었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이그렛이 만든 모든 것은 저 기어오르는 것의 몸부림 한 번에 모래성처럼 무너졌다. 폭풍은 가라앉고 배는 침몰했다. 너무나 허무했고, 또한 무서웠다. 그리고 이그렛이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흘리면서 다시 활을 문대는 순간, 루시드의 현이 팅-하고 끊어져 버렸다.

 그것은 얼굴을 천천히 들이밀면서 몸을 꿈틀거리고 있었다.

 손에서 활이 미끄러졌다. 시에스타도, 드론도 어느새 사라져 있었고 이 심연에는 오직 셋만이 남았다.

 아아…….

 이그렛이 망연자실히 중얼거렸다.

 꿈은 그녀의 세상이었고 그녀가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것이 그녀의 자긍심이었다. 그러나 이번만은 그녀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봐도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로서는 이런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 지옥도의 안에서 이그렛은 그 무엇보다 무력했고, 그녀의 자랑스러운 루시드는 단순한 고철 덩어리에 불과했다.

 그것은 팔을 뻗어 그녀를 쥐며 가라앉았다.

 몸이 힘없이 바다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깊은 어둠 속에서 그것의 시뻘건 눈만이 번득했다.

 바다는 끝을 모르고 깊이깊이 잠겨 들어갔다. 차갑고 끈적하고 쓰라린 해류를 따라 이그렛은 일말의 저항도 못하고 딸려 들어갔다.

 그리고 저 깊이 가라앉은 심해에 모여 있던 그것‘들'과 눈을 마주쳤을 때, 비로소 이그렛은 비명을 질렀다.

 바이오로이드도 악몽을 꾼다. 이그렛도 예외는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