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발로 걷기 시작한 이후로, 여자들의 젖가슴은 어쩔 수 없이 전방을 향하게 됐다. 가엾은 일이다. 크고 무겁고 밀도가 높고 팽팽하고 늘어지지 않은 가슴만이 아름답다고, 남자나 여자나 모두 그렇게 세뇌되어 있다.

 그러나 불행이도 크고 무거운 것들은 아래로 늘어지게 돼 있다. 늘어지려는 것을 자꾸만 끌어올리니까 부작용이 생긴다. 생명이나 자연은 인간이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이미 스스로 본래 그러한 것처럼 아름답고 편안하다. 그러니 젖가슴이 좀 늘어지기로 무슨 걱정할 일이 있겠는가.




김훈 -라면을 끓이며-

거유학개론은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