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울프가 오기로 했는데, 늦네.


들어가도록 하지, 보스.


 

......보스? 그리고 왠 정장?


 

뭐가 문제지, 보스?


 

......


 

아냐.


 

워울프, 일전에 칸이 지휘관 회의로 자리를 비웠을 때 쳐들어온 철충을 발견하고 혼자 무찔렀다며?


 

굉장했어. 덕분에 아무런 피해 없이 철충들을 막을 수 있었어.


 

보상으로 뭔가 해주려고 하는데 바라는 게 있어?


 

......


 

패밀리를 위해선 한 일이야. 대가는 패밀리가 무사한 것으로 충분해.


 

......그래. 그래도 나중에 내가 해주길 바라는 게 있으면 말해줘.


 

그나저나...


 

최근에...마피아 물 영화 봤지?


 

어떻게 알았어?


 

......그냥 척 보니 알겠더라.


 

같이 볼래?


 

음...나중에. 요즘 좀 바빠서 말이야.


 

내키면 언제든지 말하라구.



 

물자 부족은 어떻게든 해소가 될 거야, 칸.


고맙다, 사령관.


최대한 물자를 아끼려고는 하는데...알다시피 바보들이 좀 많지 않나.


 

하하, 그래도 소비한 것 이상으로 활약 해주잖아. 전혀 아깝지는 않아.


 

그나저나 비가 참 잘 내리네.


 

가물다가 내리는 비라 더 각별한 거...


 

......저기 빗속에 누구야?


......


워울프로군.


 

우산도, 우비도 안 쓰고 뭐하는 거지?


 

......춤?




 

워울프.


I'm singin' in the rain


 

Just singin' in the rain


 

What a glorious feeling


 

워울프?


 

어라? 사령관.


 

무슨 일이야?


 

......아니, 시찰 중에 네가 보여서.


 

뭐하고 있었어?


 

I'm singin' and dancing in the rain


 

......우산도 우비도 안 쓰고 그렇게 비 맞으면 감기 걸려.


The sun's in my heart


 

......


 

사랑은 비를 타고 봤지?


 

응? 어떻게 알았어?


 

나도 본 적 있으니까. 상징적인 장면이잖아.


 

그러면...


 

Shall we dance?


 

......아직 일이 안 끝나서 말이야.


 

춤은 조금만 추고 들어갔으면 좋겠어. 감기 걸릴지도 모르잖아.


 

Come on with the rain


 

......나는 그만 가볼게. 얼른 들어가.


 

......


 

......


And I'm ready for love.



 

 

워울프가 병에 걸려서 입원했다.


 

바이오로이드는 어지간해선 병이 안 걸린다고 했는데.


 

가을비 속에서 노래 부르고 춤춘 게 크겠지.


 

......들어갈게, 워울프.


 

들어와...사령관.


 

몸 상태가 많이 안 좋나 보네.


 

목소리가 다 죽어가는 사람 같아.


 

......살아있는 자는 모두 언젠간 죽으니까.


 

......워울프?


 

사령관...손 잡아줘.


 

아...응.


 

그렇게 많이 아파?


 

아냐...괜찮아.


 

콜록! 콜록! 콜록! 콜록! 콜록!


 

괜찮아?


 

...응. 괜찮아.


 

사령관이 옆에 있으니 많이 나아졌어.


 

얼마나 심각한 거야?


 

......


 

......


 

난 괜찮아, 사령관.


 

......


 

우리 전쟁은 언제 끝이 날까?


 

......


 

이 전쟁의 끝을 보고 싶었어.


 

그 때까지 사령관의 곁을 지키고 싶었는데.


 

미안해, 사령관.


 

워울프.


 

사령관...나 소원이 하나 있는데...들어줄 수 있어?


 

당연하지. 얼마든지 말해. 무엇이든지. 들어줄게.


 

......사령관과...사랑을 하고 싶어.


 

...내 소원...이루어질 수 있을까?


 

......


 

물론이지.


 

지금도?


 

지금도.


 

......그러면 지금 나를 사랑해줘...


 

알겠어.



(거사 후)


 

워울프.


 

응?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제일 최근에 본 영화가 뭐야?


 

음...멜로 드라마?


 

......내용은?


 

시한부 여자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을 만나서 인생에 대해서 고찰하고 사랑하는 거.


 

......


 

너 지금 죽을 병 걸린 거 아니지?


 

살아 있다는 것은 죽어간다는 거야.


 

당장 단기간 내에 죽을 병 걸린 건 아니지?


 

응.


 

걱정했잖아!


 

설마 혹시나 싶어서 그러긴 했는데 역시나 였어!


 

하하. 알잖아, 사령관. 나 영화 보면 과몰입 하는 거.


 

화...났어?


 

......화가 나기는 했어도...안심되는 게 더 커.


 

미안해, 그리고 걱정해줘서 고마워.


 

이왕 이렇게 된 거, 이 상태에서 영화나 한 편 때릴까?


 

......이번엔 또 뭐 보려고?


 

공포 영화도 좋고, 판타지 영화도 좋고, 스릴러도 좋고, 전쟁 영화도 좋고, SF도 좋아.


 

하지만 지금 내가 제일 보고 싶은 건.


 

로맨틱 코메디야, 사령관.


 

......


 

이번에도 과몰입 할 거지?


알면서 뭘 묻고 그래?


 

나는 사령관과 함께 로맨틱 코메디의 한 장면을 연출하는 것이 제일 좋더라.


 

그러니 함께해줘, 사령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