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때와 같이 시작 전, 방송실에 앉아 잡답을 나누는 사령관과 리리스




블랙 리리스: 고구마 먹고 싶어요.

 

 

사령관: 뜬금없이? 지금?

 

 

리: 가을이잖아요. 곳곳에서 낙엽 쓸고 쌀쌀한 바람이 부는 계절이니까!

빗자루로 낙엽을 쓸어모아서 고구마를 구워먹고 싶다 생각했어요.

 

 

사: 아… 리리스는 자주 산책 나가지.

 

 

리: 네~ 아침엔 하치코. 낮에는 펜리르. 밤에는 포이포이.

 

 

사: 아침부터 밤까지?

 

 

리: 네~ 우리 동생들은 기운이 넘쳐서 제가 매번 산책을 시켜주지 않으면 큰 일이 나니까요.

 

 

사: 길에서 소변을 지린다거나 하는 거냐.

 

 

리: 주인님, 저흴 너무 짐승 취급하는 거 아니에요?

 

 

사: 네가 먼저 그런 식으로 말했잖아. 산책을 안 시켜주면 큰일이 난다니. 

 

 

리: 그치만 정말 큰일나는 걸요! 주인님은 모를 거에요.

 

 

사: 벽을 긁거나 밤새 짖거나 하는 거냐.

 

 

리: 아니라니깐요! 주인님은 정말 저한테 감사해야 돼요. 포이 같은 애는 제가 상대해주지 않으면 밤마다 항상 주인님 침소를 덮치러 가니까!

 

 

사: 그건 참… 고맙네.

 

 

리: 하치코는 기운이 너무 넘쳐서 복도를 뛰어다니다가 콘스탄챠 님한테 한소리 듣거나 넘어져서 물건을 깨부수거나! 난리도 아니라구요.

 

 

사: 허… 그런 것치고 컴패니언은 출격 횟수가 적은 부대는 아닌데… 전투나 탐사로는 부족해?

 

 

리: 전투는 전투, 산책은 산책이에요. 

 

 

사: 그렇다네. 반려동… 생을 키우는 모든 언니들은 참고하도록.

 

 

리: 산책은 하루 한 시간씩! 목줄은 매고! 배변 봉투는 지참!

 

 

사: 나한텐 동물 취급하지 말라 했으면서….

 

 

리: 아니~ 은근히 밖에 다니다보면 화장실이 안 보인다니까요?

 

 

사: 멸망했으니까.

 

 

리: 정 안 보이면 어쩔 수 없이….

 

 

사: 리리스 너도 그렇게 해결하는 거야?

 

 

리: 어머, 주인님도 참~ 요정 리리쮸는 화장실에 가지 않는답니다~

 

 

사: 그럼? 계속 참았다가 돌아와서…

 

 

리: 참 주인님! 꽃도 울고갈 귀여운 소녀 앞에서 언제까지 배변토크를 계속 하실 셈인가요! 

 

 

사: 아… 좀 더러웠나. 듣고 있을 분들한텐 미안. 

라디오 벌써 시작했지?

 

 

리: 언제나 탈론페더님이 우리가 잡담하는 사이 제멋대로 시작하니까요.

그럼 노래 듣고 올게요!

 

 

사: 잔나비의 가을밤에 든 생각 

 

 

리: 감성에 빠지기 좋은 계절이죠~

 

 

사: 듣고올게.

 

 

 

 

~~ ♬♬♬♪ ~~~~

 

 

 

 

사: 응, 노래 듣고 왔어.

 

 

리: 이쯤에서 오늘의 게스트 소개할게요.

 

 

사: 힌트는 밤밥이다.

 

 

리: 오늘 점식 식단이었죠~

 

 

사: 응. 이걸 준비한다고 브라우니 친구들이 산에서 밤을 줍고 

주방 직원들이 온종일 껍질을 까서 손에 물집이 잡혔다나.

 

 

리: 참 고생이죠~ 안 해도 될짓을~ 굳이 이 분 때문에.

 

 

소완: 주인께 가을의 맛을 보여드리고 싶었을 뿐이옵니다.

 

 

리: 그럼 당신 혼자서 하면 되지, 뭣하러 여러 명을 고생시키나요?

 

 

사: 좀…… 맛있게 먹었으면 됐잖아. 그런고로 오늘의 게스트 소완이다.

 

 

소: 저번 화에 이어 두 번째이옵니다. 모두 잘 지내셨는지.

 

 

사: 응, 언제나 우리 주방을 책임지는 특급 주방장. 군기 반장. 모두가 무서워하는 오르카의 고든램지, 소완이야.

 

 

소: 주인… 소첩, 그렇게 무서운 사람이 아니옵니다.

 

 

사: 아, 그래? 미안. 여기 대본에 써있는대로 읽은 거야.

 

 

 

 

소완, 힐끔하고 방송실 외부의 탈론페더 pd를 쳐다본다.

필사적으로 손사래를 치는 탈론페더.

 



 

리: 이 사람, 또 본인의 악명을 증명했는데요.

pd님을 노려봤어요.

 

 

사: 아, 모니터에 메시지가 떴어.

대본을 쓴건 작가라고.

 

 

소: 너무하십니다. 소첩, 방송실이 신기하여 주변을 둘러봤을 뿐이온데.

 

 

사: 그렇다잖냐. pd님도 너무 소완을 무서워하지마. 이래 봬도 얼마나 상냥한 아인데.

 

 

소: 이래 봬도는 무엇인지….

 

 

리: 당신, 생긴 것부터가 무섭잖아요. 눈은 쫙 째져선. 표정은 항상 무표정에.

 

 

소: 제가 그렇사옵니까. 

 

 

리: 거울도 안 보시나요?

 

 

소: 소첩, 너무 바빠 거울을 볼 시간도 없기에….

 

 

리: 거울이 전부 깨져서 그런 건 아니구요?

 

 

소: …… 그게 무슨 뜻인지?

 

 

사: 슬슬 진행할게. 응, 오늘의 코너….

 

 

리: 사연인가요?

 

 

사: 응… 아니, 대본을 보니 오늘은 주방 특집이라고.

 

 

리: 그게 뭐죠? 마음의 편지를 읽는 시간인가요?

 

 

사: 그런 건 아니고… 그 반대랄까. 

모두가 무서워하는 소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하고.

 

 

소: 저말이옵니까?

 

 

사: 모처럼 불렀으니까.

너의 인식을 개선해보자 하는 이야기.

 

 

리: 어떻게요?

 

 

사: 뭐… 여기 소완에 관련된 여러 가지 미담이나 이야기가 있으니까.

읽어보면서 대화 나눠보자고.

 

 

소: 호오, 그렇사옵니까.

 

 

사: 응. 정확히는 주방장 특집. 소완이 실은 얼마나 상냥하고 착한 여자인가.

주방은 얼마나 일하기 좋은 화이트 직장인가 하는.

 

 

리: 정반대 아닌가요? 거긴 블랙….

 

 

사: 그러니까 그 인식을 개선해보자는 이야기.

 

 

리: 우리 라디오… 언제부터 선전용 매체가 된 거죠.

 

 

사: 그게 아니라… 진실을 파헤쳐보잔 거야.

내가 아는 소완은 실제로 굉장히 사려깊고… 마음이 넓은 친구거든.

 

 

소: 부끄럽사옵니다….

 

 

리: 주인님 앞에서만 그런 건 아니구요?

 

 

사: 그게 아니라니깐. 내가 보기엔 정말로 그래.

 

 

소: 소첩, 아무리 다른 분께 오해를 받더라도 주인 한 분만 알아주신다면 상관 없사옵니다.

 

 

리: 그래요. 저는 평생 오해하며 살게요.

 

 

사: 응, 첫 번째 제보.

주방의 마늘까기 담당 브라우니 4302호가 보낸 내용이야.

 

으슬으슬한 어느 가을 밤 

소완 님이 제게 야식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완성된 것은 소고기를 넣고 끓인 매우 맛있는 라면이었습니다. 

최고로 맛있었어요. 

악마라는 소문과는 다르게 소완 님은 상냥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응, 이상이다.

 

 

리: 라면? 당신이?

 

 

소: 이런 건 아무 것도 아니옵니다. 고생하는 직원을 위해 이 한 몸 얼마든지 나설 수 있사옵니다.

 

 

사: 그렇네. 매우 따듯한 위안이 되었다고 나왔으니까.

 

 

리: 흠…….

 

 

소: 리리스 님. 제 미담을 아무리 뚫어져라 쳐다봐도 흠잡을 바는 없사옵니다.

 

 

리: 아니, 브라우니 4302호가 당신과 밤에 마주칠 일이 있나요? 

 

 

사: 생활관은 다르니까. 만났다면 주방에서 본 게 아닐까?

 

 

소: 그렇사옵니다. 그게 무슨 문제라도?

 

 

리: 으슬한 가을 밤… 주방… 이거 야근이죠!

 

 

소: 아니옵니다. 저희 주방직원들은 늦은 밤까지 일하지 않사옵니다.

아마도 이 브라우니 4301호분이 착각 하신 거 아닌지.

 

 

사: 아니… 4302호… 아깝게 틀렸네.

 

 

리: 그치만 가을 밤이라 나와있고! 낮밤을 착각할 리가 없잖아요!

 

 

사: 역시 이렇게 되나… 흠집 잡기 대결이….

 

 

소: 야근은 하지 않사옵니다.

 

 

리: 앵무새처럼 같은 말만! 

 

 

소: …… 그런 일은 있죠. 아침 준비를 위해 일찍 일어나 이른 준비를 하는 때는.

 

 

리: 그게 몇신데요?

 

 

소: 다섯 시쯔음… 이겠죠.

 

 

리: 거봐! 새벽 다섯시부터 업무면 최소 네 시에는 일어나야 되잖아!

 

소: 그게 뭐가 어쨌다는 것이옵니까.

모두들 군말없이 나와서 야채를 다듬고 마늘을 까는데 열심인 것을.

다들 불평은 없사옵니다. 

 

 

리: 할 리가 없잖아요. 당신이 날카로운 칼을 들고 시퍼렇게 눈을 뜨고 있는데.

 

 

사: 아니, 아침 식사준비니까… 가끔은 일찍 준비할 수도 있잖아.

 

 

소: 그렇사옵니다. 리리스 님은 이 미담에 담긴 감사의 마음을 읽지 못하시고 트집만 잡으시는군요. 

 

 

리: 새벽 다섯 시라도 야식은 야식이죠. 어쨌든 알겠어요.

 

 

사: 응, 그럼 넘어갈까?

어라, 근데 이거….

 

 

리: 왜요? 

 

 

사: 아… 아니, 아무 것도 아냐. 넘어가자

 

 

소: 주인?

 

 

리: 앗, 알았다. 이거 세로로 읽으면…….

 

 

사: 커흠, 커흠! 

두 번째 제보다.

부주방장 아우로라가 보낸 내용이야.

 

 

안녕, 나는 아우로라야.

주방에선 언제나 소완 님을 도와 요리를 하고 있어.

주방장님에 대한 이야기를 보내달라고 들어서 지금은 이렇게 글을 쓰는 중이야.

소완 님은 일에 있어선 항상 엄격하시고 철두철미한 분이야.

까다로운 기준을 갖고 직원들을 대하시니 조금 오해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엄격하고 높은 잣대를 가지고 행동하시는 멋진 분이셔.

부주방장인 나로서는 언제나 배울 점이 많은 존경하는 선배고.

또 사생활에선 덤벙대면서 귀여운 점도 있는 매력 있는 분니까. 

모두 쉬는 날에는 소완 님께 부담 없이 말을 걸어 봤으면 좋겠어, 어울리면 또 은근히 즐겁고 재밌는 성격을 가지셨거든.

그런 소완 님이 휴일에는 피곤하다고 온종일 방에 박혀서 잠만 자는 게 조금 안타깝기도 해.

그럼 제보는 여기서 마칠게.

오르카 라디오 파이팅. 리리스랑 사령관 님도 힘내!

 

 

리: 상냥함으로 넘치는 글이네요.

 

 

사: 마지막에는 우리한테까지 응원했으니까.

 

 

리: 휴일엔 잠만 자나요?

 

 

소: 자각은 없지만 대체로 그렇지요. 잠이 보약이옵니다.

 

 

사: 그건 좀 안타깝네. 

소완은 그… 혹시…

 

 

리: 친구 없어요?

 

 

사: 솔직하게 물어보는 구나….

 

 

소: ………… 저는 한 마리의 아름다운 백조이옵니다.

 

 

리: 아니, 무슨 뜬금없는 소리세요? 친구 있냐구요.

 

 

소: 혼자 고고하게 강 위를 나다니며 그 자태를 뽐내는 아름다운 백조지요.

 

 

리: 그 백조도 짝이 있고 친구가 있을 텐데… 

그렇다면 당신은 왕따 백조네요!

 

 

사: 아니 공격은 그만해…. 

애초에 소완은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성격일 수도 있잖아.

 

 

소: 그렇사옵니다. 소첩, 여럿이서 꺅꺅 시끄럽게 뛰어다니는 걸 보는 건 주방일로도 충분하오니.

 

 

리: 뭐에요! 지금 우리 동생들 욕하는 거에요? 네?

 

 

소: 그런 말은 한 마디도 안했사옵니다. 

 

 

사: 그렇네. 소완의 사생활. 듣고 있는 청취자들도 잘 모르지?

 

 

리: 궁금하지도 않죠?

 

 

사: 이번 기회에 들어보자구. 

소완은 휴일에는 어떻게 지내?

 

 

소: 흠… 항상 잠이 부족하오니. 

하오나 항상 습관 때문에 아침 여섯 시에는 눈이 떠지지요.

 

 

사: 일찍 일어나네. 응, 장하다 장해.

 

 

리: 저는 아침 아홉 시요!

 

사: 응, 리리스도 장해.

 

 

리: 에헤헤…. 

 

 

소: 일어나선 시계를 보고 잠시 멍하니 있사옵니다.

 

 

사: 멍하니?

 

 

소: 네. 소첩, 가끔씩 그 날이 휴일인지 일을 하는 날인지 분간이 안 갈때가 있사오니.

 

 

사: 좀 슬퍼지는데…. 그래서?

 

 

소: 휴일이란 걸 알게되면 다시 눕고 잠에 들지요.

 

 

리: 진짜 잠만 자나요?

 

 

소: 일어나면 늦은 오후일 때가 많아서. 

다시 시계를 보며 멍하니 있사옵니다.

 

 

사: 왜 자꾸 멍때리는 건데….

 

 

소: 소첩, 잠에서 깬 뒤엔 항상 저혈압이 있사옵니다.

그러다 눈을 뜨면 침대에서 나와 차를 끓이고….

한 잔을 마시며 시간을 보내옵니다.

 

 

리: 정적이네요. 

 

 

소: 차를 마시면 하루가 저물어서 저녁이 되옵니다. 

 

 

사: 한 잔을 얼마나 오래 마시는 거야….

 

 

소: 이래저래 두 시간에서 세 시간 정도는. 

 

 

사: 다 식어버리지 않아?

 

 

소: 상관은 없사옵니다. 그 때가 되면 슬슬 허기가 져서 밖으로 나오지요. 

하오나 주말 저녁은 모두의 휴일, 다른 분들도 바쁘게 시간을 보내는지라.

카페는 가득 차고. 

식당은 혼잡해서.

소첩 갈 곳이 없어 컵라면만 챙겨 다시 방으로 돌아오지요.

 

 

리: 자다가… 차 마시고… 라면을 챙겨 온 뒤에는요?

 

 

소: 먹고… 잠시 독서를 하거나, 내일의 스케줄을 살피고. 

시간이 되어 잠에 들지요.

 

 

사: 너무 삭막해! 

자고 먹고 외엔 아무 것도 없어.

 

 

리: 먹고 자고 싸는 그야말로 동물의 삶이네요.

 

 

소: 그 외에 달리 어떻게 보낸다는 말이옵니까. 소첩은 딱히 떠오르는 게 없사온데.

 

 

리: 이 여자… 다른 의미로는 백조가 맞네요.

 

 

사: 참고로 리리스는 지난 주 휴일엔 어떻게 지냈어?

 

 

리: 저는 동생들과 소풍을 나갔답니다.

도시락을 챙겨서 꽃이 핀 동산에 앉아 경치를 구경하며 이야기를 나눴어요. 

 

 

사: 나는 잠시 조사할 게 있어서 도서관에서 하르페이아랑 자료를 찾았어.

 

 

소: 소첩만 의미 없이 보낸 것이군요.

 

 

사: 아니 어떻게 휴일을 보내던가는 자기 마음이니까… 의미 같은 건 없어도 된다고 생각해.

 

 

소: 하오나 방금 전에 주인께서 삭막하다고….

 

 

사: 소완이 거기에 만족한다면 상관 없지만.

 

 

리: 이 사람, 외로움 타는 거 아니에요?

 

 

사: 소완, 그런 거야? 

 

 

소: ………….

 

 

리: 아- 아- 친구를 찾습니다. 이름 소완. 국적 대만. 나이 불명. 취미는 아랫 직원 갈구기. 직업은 주방장입니다.

소완 씨와 친구가 되고 싶은 분은 아래 게시판에 글을….

 

 

사: 아니 섣불리 나서지말고.

확실히 여기 아우로라의 제보에도 나와있기는 했지만.

휴일에 할 일이 한두 가지쯤 있어도 나쁘지는 않겠는데. 

 

 

소: 그렇게 들으니 제게 문제가 있는 것도 같사옵니다.

 

 

사: 소완은 취미가 뭐야?

 

 

소: 차를 마시는 걸 좋아하옵니다.

 

 

리: 한 잔을 세 시간 내내 마실 지경이면 말 다한거죠.

 

 

사: 아… 그러면 다과회에 가입해보는 건 어때?

요전에 생긴 동호회인데. 

여기라면 소완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 같은데?

 

 

리: 주인님, 거긴 그냥 차를 마시고 디저트 먹고 노는 모임인데요?

 

 

사: 응? 그러니까 차를 마시니까….

 

 

리: 아니~ 좀 더 뭐랄까~ 차를 마신다기 보다는 친목회… 걸즈토크~ 같은 느낌으로.

 

 

소: 소첩, 떠들썩한 분위기는 싫사옵니다.

 

 

리: 맞아요~ 거긴 오렌지에이드나 유미나 후사르 같은 애들이 모여서 윗사람 뒷담까는 수다 모임이라구요~

 

 

사: 뒷담화는 몰라도… 확실히 수다스럽기는 할 것 같네.

 

 

리: 그러니까 소완 님에게는 안 어울릴 거에요. 그 애들도 벌벌 떨거고.

 

 

사: 흠 그렇다면…… 아! 여긴 어때? 얼마 전에 들어온 엘리라는 아이가 신청한 동호회인데. 

차 모임이야. 그 아이도 차 마시는 걸 좋아하거든.

 

 

리: 아… 그 금발의 작고 귀여운 아이요?

 

 

소: 식당에서 본 적은 있사옵니다. 인사를 나눈 적은 없지만.

 

 

사: 착하고 예의 바른 아이거든.

차모임 이란 곳도 여러 종류의 전통 차를 마시며 그 맛을 즐기고 탐구하는 동호회라고 해서. 

여기라면 괜찮을 것 같은데. 어때?

 

 

소: 흐음… 소첩은 괜찮사오나 그쪽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싶사옵니다.

 

 

리: 이 사람 은근히 소심하네요.

 

 

사: 아니, 이해는 가… 엘리는 작은 아이니까. 

그치만 차모임을 열었다는 시점에서 이미 마음이 열려 있는 게 아닐까?

이런 저런 차이는 상관 없이 관심사가 같은 친구를 찾고 싶은 거야.

 

 

리: 아… 그 아이가 같이 노는 또래의 안드바리나 LRL과는 티파티를 즐기기 힘들겠죠.

 

 

사: 앉아서 조용히 뜨거운 차를 마시는 일엔 흥미가 없는 아이들이니까.

 

 

소: ……… 고민은 해보겠사옵니다.

 

 

사: 응, 기대할게.

 

 

소: 소첩… 주인이 기대하신다면 거기에 부응할 수 밖에 없사옵니다.

 

 

사: 아… 미안. 이건 말실수. 딱히 부담가지지 않아도 되니까. 정말이야. 

 

 

리: 그 차모임… 리제도 조금 관심 있어보이던데. 괜찮을까요?

 

 

사: ……… 아니. 그런 건 나중에 생각하자.

 

 

리: 그럼 이쯤에서 잠깐 쉬어갈까요? 

 

 

사: 좋아, 노래 듣고 올게.

Frank Sinatra 의 come fly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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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몇 달 전에 


사령관과 바이오로이드가 매주 한 번씩 라디오를 진행한다는 컨셉으로 써본 시리즈인데 


중간에 끊겼다가 


오랜만에 다시 써보고 싶어서 올려봄


엘리 퀵핸드는 홍차나 티파티를 좋아한대서 


영국산인줄 알았는데 그런 건 안나와있네 




쓴 거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