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전이고 철탑이고 끊임없이 불려다니면서 노역하던 우리집 볼따구는 변화의 성소에서도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것 같다. 이번 주 패치로 빅 칙 캐논 시리즈의 보호 무시가 삭제되면서 게임을 조금 더 길게 보고 플레이할 수 있게 됐고, 고층에서도 무리 없이 똥덱을 굴려 볼 만 하게 되었음. 그럼 역시 애정캐 실전투입을 망설일 이유가 없잖아? 냅다 들이박았고,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음


꼭 이 덱을 따라해 봐라 이런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나처럼 애정캐 넣고 똥덱을 짜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이 글이 도움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함







일단 이런 덱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설계되었는지 간단히 소개하겠음. 레모네이드 알파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 난 이걸 보고 중장형이지만 절라 빠르고, 1스 AP도 4밖에 안 쓰고, 21스쿼드라는 점에서 최고의 그리폰발사기가 되겠구나 하고 생각을 했거든?



마침 레모네이드의 2스킬과 기동형/중장형 시너지 역시 적의 행동을 제약하는 능력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이 점을 살려서 덱을 짜면 좋겠다고 판단했음. 그래서 이 성격에 어울리는 친구가 누가 있을지 둘러보니까



적에게는 강력한 행동력 디버프와 AP 감소를 걸 수 있으면서도, 기동형 아군들에게는 높은 수준의 행동력 버프를 제공하는 알프레드가 눈에 띄더라. 1스의 이동 불가 효과가 그리폰 1스의 추가 피해를 이끌어낼 수도 있으니 이 조합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인재라고 생각했음



비슷하게 AP 감소와 사거리 감소, 강화해제 등 다양한 방해 유틸을 갖고 있는 네오딤 역시 그리폰발사기로서 채용하게 됐음. 탱커의 몸빵을 보조해 줄 수 있는 점도 게임을 길게 봐야 하는 우리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옵션임. 그놈의 3스택에 거부감을 가지는 친구들도 좀 있겠지만, -1턴을 잡을 수 있어서 어차피 스택 금방 쌓이니 불편함을 느낀 적은 전혀 없었음



그리고 몸빵으로는 원래 세띠가 제일 잘 어울렸는데, 이게 스카우트AK의 2스를 맞을 때 후열을 온전히 지켜 줄 수가 없는 게 거슬렸음. 그래서 세띠 대신 광역기 내성이 좀 더 있는 친구가 누가 있나 둘러보니, 행/열보호와 지정보호를 모두 갖춘 최강지휘관이 있더라. 배치를 잘 하면 어떤 광역기가 날아오든 혼자서 모두 막아 낼 수 있고, 회피/피감 능력이 모자란 것은 레모네이드와 네오딤이 보조해 줄 수 있으니 괜찮다고 봤음





이렇게 비록 화력은 꿀밤 수준에 불과하지만, 적의 손발을 묶어놓고 그 꿀밤으로 존나 때려서 모조리 말려죽이는 끔찍한 팀컬러의 똥덱이 탄생하고 만 것이다... 








주인공 그리폰은 전투 중 적중 400%, 치명 100% 되도록 찍어 줬음. 요즘은 거슬리는 기동형 적들이 늘어났기 때문에, 전용장비의 대 기동 피해량 증가 옵션도 꽤 의미가 있는 거 같아서 좋더라







레모네이드는 전투 중 적중 400%에 올공 찍어줌. 발사기 해야 되니까 행동력 몰빵 해줬는데, 60층 5웹에서 라봄S 상대로 딱 맞는 AP를 잡는 게 좋더라. 더 빠르면 또 곤란해지지 않을까? 안해봐서 몰루겠음


옛날 영전만큼은 아니지만, 기동형 시너지와 2스킬로 적의 사거리를 압수하는 게 꽤나 의미가 있는 상황이 많음. 중장형 시너지인 행동력깎이야 뭐 말할 필요도 없고. 또한 1스의 효저깎과 스킬 사용 불가 효과가 추격자를 상대할 수 있는 핵심 열쇠가 되어 줌


고급인력인 레모네이드가 고작 이딴 덱에 불려가는 것이 썩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뭐 그러려니 하자





알프레드도 전투 중 적중 400%에 올공임. 기동형 아군의 행동력을 확 올려 주면서 1스로 적의 행동력은 압수하고 이동 불가를 걸어 줄 수 있음. 또한 약점 극복 패시브 덕분에 스피커의 공격을 허용하더라도 그 디버프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점이 의미 있는 장점으로 작용함


다만 배치 문제로 인해 후열에 설 수가 없는데, 스피커에 의해 뒤로 밀리면 큰일남. 뒤로 밀기는 50% 확률이라, 효저칩 1개 끼면 확정으로 방어할 수 있는 것으로 보임. 이거는 직접 여러 번 테스트해 봤고 한 번도 밀려난 적 없음. 효저칩 1개 외에는 행동력 몰빵해 주면 됨





네오딤은 일부러 적중 500%까지 되도록 줘 봤는데, 400%만 돼도 큰 문제는 없음. 탱커의 몸빵을 보조해 주고, 1스로 디버프 뿌리다가 필요할 때는 2스로 광역 강화해제를 걸거나 스캐럽H의 회피 능력을 무력화할 수도 있음




그리고 -체강-


영전에 비해 변소에는 슬래셔나 라봄S, 스캐럽H 같은 그냥 맞아주기에는 부담스러운 공격들이 많아진 편인데, 이것은 피감과 회피가 모두 가능한 알바에게는 이건 큰 호재임. 다만 회피칩이 아닌 효저칩을 낀 상태로 충분한 회피를 확보하려면 스탯은 사실상 올회피밖에 답이 없음. 이 상태로 전투에 들어가면 공격 안 해도 회피 235%가 되는데, 이는 레모네이드 기동 시너지를 받은 슬래셔의 공격을 확정 회피하는 수치임


행/열보호와 지정보호 덕분에 보호무시 없는 광역기는 전부 혼자서 받아낼 수 있음. 이것은 제너럴이나 스카우트AK, 빅칙캐논을 상대할 때 정말 큰 장점이 됨. 네오딤와 레모네이드의 보조를 받은 덕분에 몸빵도 피감과 회피 양면에서 그럭저럭 괜찮음


어차피 몸빵도 충분하고, 보호도 확실하니 무적싸려고 노력할 필요는 전혀 없고, 공격해서 회피버프나 켜는 게 나음. 그래서 전용장비보다는 방어OS가 더 좋다






이제 이 덱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보자.





58층 1웹


스피커부터 잡고, 레기온Mk2들이 받는 보호를 레모네이드 2스로 풀어 가면서 잡으면 그 뒤로는 별거 없음. 트릭스터 5스택 쌓이는 것만 조심하면 쉬움





59층 1웹


빨리 잡아야 할 적들이 너무 많아서 좀 곤란하긴 한데, 다양한 턴밀 수단이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시간 여유는 많은 편임. 레이더와 스피커들을 해치운 뒤, 슬래셔들에게 계속 턴밀을 먹여가며 천천히 잡으면 됨


영상에서는 레이더를 가장 먼저 잡았는데, 스피커들을 먼저 잡는 게 더 좋았을 것 같다





58~9층 랜덤웨이브 1


스피커랑 매머드들부터 잡고, 치프틴은 반격당하지 않도록 좀 기다렸다가 3라운드에 네오딤이 강화해제를 걸면서 잡으면 됨. 다 잡았으면 제너럴을 레모네이드 2스로 밀어버리셈. 제너럴은 사거리를 압수당해서 여기에 반격할 수 없음


제너럴이 밀려나면 스펙터가 반시계 방향으로 이동할 텐데, 라봄에게서 멀리 벗어나게 한 뒤에 때려잡으면 됨. 스펙터가 피격될 때마다 주변에 적중버프를 뿌리니, 라봄S가 이 버프를 받지 않도록 안전한 수를 선택했음


스펙터가 죽었다면 이제 제너럴을 강화해제한 뒤 일부러 두들겨서 라봄S의 AP를 강제로 주유시키고 딜타임을 잡으면 됨. 마지막에 방심해서 반격 켜진 제너럴을 때리는 실수를 하긴 했는데 뭐 큰 문제는 아니었음





58~9층 랜덤웨이브 2


위와 거의 똑같음. 그래서 실수도 똑같이 했다. 이런 젠장





58~9층 랜덤웨이브 3


빅칙캐논이 보무없찐이 되었기 때문에 아군이 피격되는 경우의 수 자체가 없음. 걍 오토돌리면 이김. 스캐럽이 좀 피한다 싶으면 오토 풀고 네오딤 2스 박고 계속 오토돌리면 됨





60층 1웹


첫 2라운드 동안에는 슬래셔가 피감 95%라서 딜이 안 들어감. 일단 테스투도부터 잡은 뒤, 치프틴과 슬래셔들을 적당히 때려잡으면 됨. 다 잡고 적들이 한 칸씩 앞으로 올라왔으면, 제너럴을 레모네이드 2스로 밀어버린 뒤 사이클롭스는 네오딤으로 강화해제해서 피감무시를 압수하셈. 이번에도 제너럴은 사거리가 깎여서 여기에 반격하지 못함


피감무시 사라진 사이클롭스의 공격은 맞아 줄 만 하니 대충 제너럴 잡고 사클 잡으면 됨. 제너럴이 2스를 쓰더라도 주변에 피감무시 발라줄 친구가 없어서 가소롭기만 함. 다만 사이클롭스가 반피 이하인 채로 라운드가 개시하면 반격이 켜지니, 네오딤이 가장 먼저 때려서 이 반격을 해제해야 한다는 걸 잊지 마셈





60층 랜덤웨이브 1


스피커는 아군이 죽을 때마다 출력 강화가 초기화되는데, 이 초기화를 셀프 강화해제로 구현한 것인지 스펙터가 준 피해 무효화도 같이 사라져 버린다 ㅋㅋ 이 점을 잘 노려서 스피커의 공격을 여러 번 허용하기 전에 해치우면 좋음


테스투도와 슬래셔, 빅칙캐논도 잡아낸 뒤, 아까처럼 제너럴을 강화해제하고 일부러 두들겨서 라봄 딜타임을 찾으면 됨


여기서도 스펙터는 피격당할 때마다 주변에 적중 버프를 뿌리는데, 이번에는 놈의 이동을 유도할 방법이 딱히 없음. 괜히 스펙터를 너무 많이 때리면 라봄S가 알바에게 공격을 적중시킬 수도 있으니 곤란함. 조심하셈





60층 랜덤웨이브 2


빅칙캐논들의 보호무시 삭제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웨이브임. 빅칙캐논들을 빨리 잡으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어졌으니, 안심하고 디텍터AA와 앰칙들부터 해치울 수 있음. 나머지는 대충 치우고, 사이클롭스는 역시 네오딤으로 강화해제 걸고 천천히 때려잡으면 됨. 반격도 강화해제로 먼저 풀고 때리는 거 잊지 말고




60층 랜덤웨이브 3


최고의 날먹웨이브이자 60층의 수치임. 너무 쉬워서 뭐라 할 말이 없음. 트릭스터 5스택만 조심하자





60층 5웹


추격자의 1스 사거리는 4고, 2스는 내가 먼저 선빵치지 않으면 쓰지 않음. 따라서 레모네이드 기동 시너지가 박힌 추격자는 내가 먼저 때리지만 않으면 팔이 안 닿아서 아무 것도 안 하고 논다는 소리다 ㅋㅋ


1라운드에는 디텍터G부터 잡고, 2라운드에 스카우트AK가 행동하면 그 행동으로 인해 토터스가 주던 보호가 풀리므로 처치할 수 있게 됨. 이 때 이 스카우트AK가 죽으면서 행동력 버프를 뿌리고, 그 버프를 받은 라봄S가 3라운드에 행동하며 그 순간 토터스 보호까지 해제되기 때문에 레모네이드에게 기가 막힌 딜타임이 나옴. 이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언제 다시 딜탐이 올지 모르니 이걸 살릴 수 있도록 행동력을 최적화했음


라봄S를 잘라냈다면 이제 나머지 적당히 잡고, 위협이 안 되는 토터스만 일부러 살려 둬서 추격자를 후열에 계속 둔 뒤 레모네이드의 AP를 모음. 레모네이드의 AP가 20 모였다면 이제 한 턴에 한 번만 추격자에게 1스 박고 대기하기를 반복하면, 레모네이드가 매 턴 AP 20을 잡으면서 추격자보다 먼저 행동하여 계속 스킬 사용 불가를 먹일 수 있음. 이를 반복하면 추격자의 공격을 허용하지 않고 물리칠 수 있는 것임


해냈다면 토터스 잡으면 끝. 와 이겼다!










결론


분량 실환가 ㅅㅂ


옛날 영전에서도 그랬고, 지금 변소 고층에서도 이렇게 보이듯 묶어놓고 꿀밤만 존나 때린다는 컨셉의 덱이 충분히 가능함. 비록 게임을 질질 끌게 되면서 철충들의 심리 같은 정보도 어느 정도 꿰고 있어야 잘 굴릴 수 있긴 한데,  의외로 실전성이 있음. 그리고 나는 그리폰이 그 역할에 특히 잘 어울리는 맞춤형 인재라고 생각함


메인탱으로서의 알바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몸빵이나 보호 능력 부족이 얘의 근본적인 약점은 아님. 수치가 조금씩 부족하긴 하지만, 맞을 건 맞아주고 피할 건 피하는 플레이가 지금도 충분히 가능하고, 변소 고층에서 맞아주기 곤란한 공격이 늘면서 그런 플레이의 가치가 더욱 올랐다고 봄. 또한 행/열보호를 통한 광역기 내성도 아주 뛰어나기에 스카우트AK 같은 놈들을 편하게 상대할 수 있다는 것도 차별화되는 점임. 스킬셋 자체는 뛰어나다 못해 최상급이라는 것임


내가 느낀 알바의 약점은 스킬들의 AP 소모가 너무 크다는 점임. 일단 공격을 해야 방어막이랑 회피버프가 켜지는데, 1스 2스가 AP를 8~9나 처먹으니 제때 이 버프를 켜기가 어렵고, 뎔국 방어막과 회피버프 없이 적의 공격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종종 온다는 것을 느꼈음. 그렇다고 대기하면서 AP를 모으자니, 대기하면 무적싸느라 AP가 다 날라가 버리니 안타까울 따름임


알프레드가 기동형에게 뿌리는 행동력 버프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기대했는데, 배치를 어떻게 해 봐도 알프레드와 알바를 인접하게 할 방법이 딱히 없었다는 점이 슬펐음. 알바 스킬들의 AP 소모를 좀만 줄여 주든가, 알프레드의 1패시브 범위를 전역으로 늘려주든가, 아니면 알바가 기동형이 아닌 아군도 지정보호해 줄 수 있든가, 이 셋 중 하나만 있어도 이 문제점을 해결하고 최고 성능을 낼 수 있을 것 같더라


역시 답은... 개조존버... 꼴까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