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 전

 본 창작물은 단순 2차 창작물이고 본 게임 ㅡ토리 진행과 전혀 관계 없음

자캐딸 안 하려고 창작 바이오로이드는 절대 안 넣을 예정


논문 리뷰 끝나면 분량이랑 퀄리티 더 향상해서  써볼게.. 리뷰 기간 틈틈히 쓰느라 뒤질 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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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일 18시 30분 

오르카호 사령관실

 

“이런, 역사 교육이 조금 필요할 것 같군요”

 

현학적인 듯한 목소리가 사령관실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사령관은 목 뒤부터 느껴지는 두통을 애써 참으며 모니터에서 들려오는 한 인공지능의 혼잣말에 가까운 설명을 들어줄 각오를 하였다.

 

사령관은 책상 위에 있던 유리잔의 물을 모두 비운 후 한 숨을 내쉬며 말하였다.

“그래 말해봐.”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 아직 인간님들께서 멸망전쟁 한 가운데 있었을 때의 일이었습니다.”

사령관의 지시가 떨어지자 마자 AI는 기다렸다는 듯이 자기 할 말을 시작하였다. 사령관은 왼손으로 한 쪽 머리를 기대며 설명을 차분히 듣기 시작했다.

 

“멸망 전쟁 전, 오키나와에서 대립했던 덴세츠와 블랙 리버는 철충 침공에 대항하기 위해 구 미군의 오키나와 기지를 요새화하기 결정했습니다. 아 오키나와라는 곳은 지금 사령관님께서 계시는 괌의 북단에 위치한 섬의 이름입니다.”

 

“이미 잘 알고 있어.”

 

사령관은 건성건성으로 AI의 잘난 척에 대응하였다. 모니터 내에서는 이내 헛기침이 몇 번 들린 후 다시 AI의 지겨운 설명이 계속되었다.

 

“흠.. 여튼 인간님께서는 수 많은 공사 및 군사용 바이오로이드를 이곳 오키나와에 배치하여서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요새를 지으려 하셨고,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3개의 AI를 만드셨답니다.”

 

“그 중 하나가 너고 말이야.”

 

“네 맞아요 그 중 최고가 저 Ms. 레베카지만 말이죠.”

 

사령관은 속으로 왜 자화자찬이 심한 AI들은 하나같이 Mr.나 Ms. 같은 호칭을 붙이는지 진지하게 생각하였다. 

 

“하지만 넌 오늘 오전에 우리에게 구조 신호를 보내지 않았나? 최고의 AI께서 왜 우리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군”

 

사령관은 조금 빈정거리는 듯이 말하였다. Ms.레베카는 조금 기분이 상했는지 목소리를 이내 낮추어 말하였지만, 계속하여 정중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사실 제가 기능상 최고의 AI이긴 하지만, 이 요새는 철충 감염에 대비하기 위해 요새화된 오키나와를 3개의 구역으로 나누어 각기 다른 AI가 관리하기로 하였답니다. 그런데 20년 전부터 북쪽을 담당하는 Mr.윌리엄이 이상행동을 보이기 시작했어요.”

 

“이상행동?”

 

사령관은 다시 자세를 고쳐 앉고 Ms.레베카의 말을 경청하기 시작했다. 

 

“20년전 부터 Mr.윌리엄은 모든 통신을 끊고 비정기적으로 공격을 시작했어요. 물론, 유능한 저와 제 부하인 Mr.마이클은 그 동안의 공격을 성공적으로 잘 막아냈지만.. 최근엔 조금 그 강도가 세져 저희가 감당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요는 우리의 힘을 빌려 Mr.윌리엄을 막고 싶다는 것인가?”

 

사령관은 턱을 두 손등에 얹고 모니터를 주시하였다. 모니터에 있는 Ms.레베카의 모델링된 얼굴이 위아래로 끄덕이며 말 없이 사령관의 질문에 답변하였다.

 

“그러면 우리가 너희를 도와서 얻는게 뭐지? 난 우리 얘들이 너희를 무의미하게 돕다가 다치는 것은 보고 싶지 않아.”

 

사령관은 진심으로 Ms.레베카에게 물었다. 사령관의 질문 이후 오랜 시간 정적이 흘렀다. Ms.레베카 역시 깊은 생각에 빠진 것처럼 보였다. Ms.레베카의 얼굴은 미동을 하지 않았으며, 그저 눈을 감은 채로 있을 뿐이었다.

 

침묵을 깬 것은 레베카의 한 마디였다.

 

“사령관님께서 오키나와를 거점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저희가 성심성의를 다해 돕도록 하겠습니다.”

 

무언가 내키지는 않지만, 레베카는 확신을 담은 목소리로 사령관에게 답하였다. 사령관은 그런 레베카에게 반신반의 하였지만 일단은 고려해볼 가치가 있는 제안이라고 생각하였다.

 

“결정은 내일 이 시간에 통보해도 괜찮은가?”

사령관은 레베카를  똑바로 주시하며 말하였다. 레베카는 다시 이내 웃는 얼굴로 돌아가 

“알겠습니다. 그러면 같은 시간 같은 채널을 통해 통신 드릴 수 있도록 하지요.”

라고 답하며 통신을 끊었다.

 

레베카와의 통신이 끝난 후 사령관은 자신의 뒤에 있던 콘스탄챠에게 명령하였다.

 

“콘스탄챠 3시간 후에 지휘관 회의 소집해”


“네 알겠습니다. 주인님.”

 

콘스탄챠는 명령을 듣자마자 사령관실 밖으로 나가 자신의 일을 수행하기 시작하였다.

사령관은 그 뒤 그저 자신 앞에 있던 유리컵을 만지며 깊은 생각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