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전편 : 내 아내는 스틸 드라코 ( 上 )

전편을 보고 오시는 걸 권해드립니다!



샤워를 끝마친 두 남녀가 같은 침대에 걸터앉아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다.
두 사람의 복장은 몸을 싸맨 목욕 가운 하나 뿐.

이제부터 두 사람은 서로를 안을 예정이다.
우정이나 애정을 표하기 위한 것이 아닌, 남녀 간의 농밀한 사랑을 나누기 위해서.


" 우······ "

드라코는 말이 되지 못한 소릴 작게 내었다.
양 손가락을 괜히 만지작거리며 그녀답지 않게 소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어색함에 쭈뼛거리고 있는 것이었다.

" 흠······ "

그리고 어색함에 쭈뼛이고 있는 건 사령관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괜히 가렵지도 않는 자신의 목덜미를 매만지며 드라코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그러게 진전 없는 시간을 수여분.

" 저기, 드라코? "

먼저 용기를 낸 건 사령관 쪽이었다.

" 으, 응! "

자신의 이름이 불렸다.
단지 그것 뿐인데 드라코는 뻣뻣해 보일 정도로 긴장한 모습을 보이며 답했다.

" 왜, 왜왜······왜 불러? "

드라코는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되물었다.
하지만 그녀의 의도와는 달리 그녀의 모습은 너무나 어색해 보였다.

부끄러움에 붉게 물든 얼굴,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하는 두 눈동자.
평소의 천진난만한 드라코와는 어울리지 않는 미소였다.

그렇다고 그런 표정이 보기 좋지 않았느냐?

" 귀여워. "

" 가, 갑자기? "

그건 또 아니었다.
평소 같은 '친구' 드라코가 아닌, '연인' 드라코의 모습 또한 보기 좋았다.

그것도 매일 밤 보고 싶을 정도로.

" 싫었어? "

" 아니?! 전혀!! "

드라코가 격하게 부정했다.
사령관의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강한 부정이었다.

" 오히려 기뻐. 좋아하는 사람에게 그런 말 듣는다는 거니까······. "

드라코와 사령관의 눈이 마주쳤다.

드라코가 한 말은 진심이었다.
머리가 아닌, 마음에서 나온 말이었다.

" 저기, 사령관. "

고작 이런 대화 몇 번을 주고 받는다고 해서 긴장이 풀리는 건 아니다.
드라코는 여전히 긴장한 상태다.
하지만 그럼에도 먼저 손을 뻗어 그의 손을 맞잡았다.

" ······. "

드라코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허나, 그럼에도 알 수 있었다.

드라코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그리고 또─
이제부터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제부터 두 사람은 서로를 안을 예정이다.
우정이나 애정을 표하기 위한 것이 아닌, 남녀 간의 농밀한 사랑을 나누기 위해서.




섹스를 하자고 먼저 이야기를 꺼낸 건 드라코 쪽이었다.
그리고 드라코는 지금, 자신이 했던 말에 책임을 지고 싶었다.

" 그, 그럼······키스······해볼까? "

직접 부딪히고 보는 성격 덕일까?
그게 아니면 그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 덕일까?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드라코는 적극적으로 행동했다.

단지, 문제가 있다면······

" 아, 읏······ 같은 방향으로 고개를 기울여 버렸네······에헤헤. "

이런 쪽으론 경험이 전혀 없다 보니 서툴다는 것이다.
입맞춤을 하려는 것뿐인데 벌써부터 이렇게 삐거덕 거리다니.

' 으, 잘 할 수 있을까? '

드라코는 자신이 첫날밤을 망쳐버리는 게 아닐까 걱정했다.
하지만 얼마 안 가 그런 불안한 생각 따위 날아가 버렸다.
아니, 이 경우엔 깔려버렸다고 하는 게 알맞을 것이다.

드라코는 지금, 불안한 생각을 하거나 걱정할 여유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다시 고개를 맞추고 서로의 입술을 가까이했다.
눈을 감고 고개를 움직이는 이 시간이 끝나지 않을 것처럼 길게 느껴졌다.
그리고 마침내, 닿았다.

마치 전기라도 통하는 것처럼 찌릿거리는 감각이 입술을 통해 전신으로 퍼졌다.

숨을 쉴 수 없었다.
아니, 너무 열중한 나머지 숨을 쉬어야 한다는 걸 잊어버렸다.

혀를 섞지 않는 순수한 입맞춤.
어쩌면 누군가에겐 별거 아닌 행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드라코에겐 평생토록 기억에 남을 순간이었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는 자신의 첫키스였으니까.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두 사람의 입술이 자연스럽게 떼어졌다.
하지만 서로의 위치는 변하지 않았다.

그는 드라코의 겉에, 드라코는 그의 어깨 안에 있었다.

아련하게 피어오른 꽃처럼 두 사람은 반쯤 뜬 눈으로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다.
꽃말을 부여하자면, 사랑해.
그리고 한 번 더.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입술을 맞대었다.
쪽. 부끄러우면서도 달콤한 소리가 났다.

이윽고 사령관의 큼지막한 손이 드라코의 머릴 감싸 안았다.
마치 도망치지 못하게 하듯, 자신을 떠나가지 못하게 하듯.
그럴 마음, 드라코에겐 조금도 없을 터인데도.

드라코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의 두 팔을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기듯 단단히 붙잡고 있었다.
자신만을 바라봐 달라고 말하는 것처럼.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가슴이 답답해질 정도로 긴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입술이 떨어졌다.
아까처럼 두 사람은 눈을 마주친 상태로 숨을 몰아쉬었다.
서로의 숨이 닿고, 향이 닿았지만 그 누구도 거리를 벌리지 않았다.

" 어땠어? "

드라코가 먼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사령관에게 감상을 물어본 것이다.

부드럽고, 따스했다.
그리고 어째선지 애달팠다.

사령관의 감상을 들은 드라코는 작게 소리내어 웃었다.

" 솔직히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어. "

드라코에겐 애달프다는 말은 어려운 말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 그래도 어떤 느낌인지는 알 것 같아. "

자신 또한 같은 느낌을 느꼈다고 생각했다.

" 있지, 사령관? "

그리고 서로 같은 느낌을 느끼고 있다면······

" 다음으로······넘어갈까? "

오늘 밤, 서로에게 무엇을 하던 괜찮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 응···츗, 츄릅······ "

아까까지 했던 순수한 입맞춤이 주스라고 한다면 지금 하고 있는 건 와인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두 사람은 서로를 껴안은 체 어른의 키스를 하고 있었다.

그의 혀가 드라코의 입안으로 들어와 타액을 건네주고 혀를 얽힌다.
잠시 후 드라코의 혀가 그의 입안으로 들어가 타액을 건네주고 혀를 얽힌다.

어찌 보면 단순한 반복 행위.
허나, 두 사람에게 있어선 그 어떤 일보다 특별하고 뜻깊은 행위였다.

꿀꺽. 드라코가 침을 삼키고 입술을 떼어냈다.
드라코의 입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 끈적한 침이 가늘게 늘어지다 끊어졌다.

어느새 두 사람의 숨은 뜨겁게 달아올라 있는 상태가 되었다.
방안이 추웠다면 분명 입김이 피어올랐으리라.

" 아······♡ "

키스에 열중한 나머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한 탓일까.
정신이 아득해진 드라코는 그의 손길에 저항 없이 넘어가 침대에 쓰러지듯이 누웠다.

안되는데, 내가 해줘야 하는데······

수면 위로 공기 방울이 떠오르는 것처럼 그런 생각이 잠깐 들었으나 금세 사라져버렸다. 
어찌 되던 좋을 것 같다는 게 드라코가 마지막으로 한 생각이었다.

드라코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철없는 모습? 바보 같은 행동?
유감스럽게도 모두 사실이다.

드라코는 어린아이 같고, 철없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성격을 고려했을 때 그런 것이다.

드라코의 몸만을 보자면 그야 말로 완벽한 여성이었다.

운동으로 단련된 건강미 넘치는 라인,
때타지 않은 새하얀 피부,
잡으려고 들면 오히려 손가락을 잡아두는 커다란 가슴,
허리와 보기 좋게 연결된 커다란 골반까지.

만일 드라코의 성격이 달랐다면 그녀를 친구 같은 여자가 아닌, 카리스마 있는 누님계로 생각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키스를 하느라 흐트러진 목욕 가운은 어느새 옷의 역할을 제대로 해주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의 향과 비누 향이 짙게 날 것 같은 가슴 골이 한 눈에 보였고, 그 옆에 가운에 반쯤 가려진 분홍색 유두가 보였다.

꿀꺽.
사령관은 저도 모르게 마른 침을 삼킨 뒤, 그녀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
참을 수 없었다.

" 헤, 사령관······♡ "

드라코는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행복하다는 듯 그의 머릴 감싸 안아주고 미소지었다.
여전히 부끄러움이 묻어 나오는 달아오른 얼굴이었지만.

원하는 바를 이룬 사령관은 얼마지나지 않아 상체를 세우고 자세를 바로 잡았다.
마냥 어리광을 부리는 건 남편으로서의 할 일에 어긋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 읏♡ 뜨거워······이 정도였구나? "

자연스럽게 몸을 세우고 몸을 가까이 붙이자 사령관의 자지가 드라코의 배 위에 올려졌다.
처음엔 사납게 덤벼들어 드라코를 울리는 것에 기여한 녀석이지만 지금은 마냥 듬직하고 사랑스럽게 보였다.

" 이번에는 부드럽게 부탁할게. 아, 그게 싫어도······응, 나라면 받아줄 수 있을 거야. "

공격을 받아내고 아군은 보호하는 드라코에게 걸맞은 대사였다.
그러나 사령관은 적어도 오늘 만큼은 그녀를 부드럽게 대해주고 싶었다.

첫 단추가 잘못 들어갔다고 그대로 놔두는 건 바보 같지 않은가.
최선을 다해 그녀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고 싶었다.

엄지에 침을 발라 드라코의 클리를 문질러 주었다.
이게 기분이 좋을지는 잘 몰랐지만 드라코의 반응을 보니 괜찮은 것 같았다.

" 아, 뭔가······이상한, 기분······♡ "

드라코는 자위 같은 걸 제대로 하지 않는 모양인지 자신이 느끼는 쾌감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붕 뜨는 기분이라던가, 긴장은 되는데 힘을 빼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라는 등, 느껴지는 것을 그대로 표현했다.

그러다가도.

" 자, 잠깐!! "

흐느끼던 드라코가 그의 팔을 잡아 멈춰 세웠다.
갑작스러운 드라코의 행동에 그가 되물었다.
혹시 어디가 불쾌했냐고.

" 아니, 그런 건 아닌 것 같은데······ "

다행이도 그런 건 아니라고 했다.
단지, 드라코는─

" 사령관도 기분 좋아졌으면 해서. "

자신만 기분 좋아지는 건 바라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하여······

" 뭐, 뭔가 부끄러운 자세가 되었네. "

사령관은 아래에, 드라코가 위에.
서로의 성기를 바라보는 자세로 누웠다.
흔히 말하는 69.

"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는 건 처음이라 조금... "

무섭다? 겁이난다? 아닌데.
이럴 때 무슨 말을 해야 하더라?
크기에서 오는 경외감을 느꼈다고 해야하는 건가?

" 아흣?!♡ 가, 갑작스럽게······! 조, 조금만 살살해줘어······ "

드라코는 말로 표현하지 못할 생각을 하다가 자극이 올라와 신음했다.
아래에 깔린 사령관이 혀로 안쪽을 조금씩 핥았기 때문이다.

역시 이상한 기분이야.

혀 뿐만이 아니다.
그의 호흡마저도 드라코에게 있어선 자극이 되었다.

' 이, 이래선 똑같은데······ '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는다면 아까와 같았다.
그래선 이렇게 부끄러운 자세를 잡은 이유가 없지 않은가.
드라코는 자극에 몸을 작게 떨다 눈 앞에 있는 그의 분신에 집중하기로 했다.

가까이에서 봐서 그런 건지, 혹은 그가 한껏 흥분해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정말로 커 보였다.
이걸 삼킨다면 목이 꽉 막힐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 이, 일단은 핥기만······ '

조심스럽게 그의 것을 잡았다.
평소에 쥐던 방패 손잡이 보다 굵고 묵직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뜨거웠다.

아까 배에 올려져 있을 때를 떠올리며 드라코는 조심스럽게 혀로 아래에서 위로 핥아냈다.
뭔가 자극을 주니 움찔하고 떨리는 게 별개로 살아있는 생명체 같았다.

' 맛은······별 맛 안나. '

샤워해서 그런 걸지는 몰라도 딱히 불쾌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지금까지 맡아본 적 없는 형용하지 못할 특유의 냄새가 있긴 했지만 그것 역시 마찬가지였다.

혀끝으로 혈관 같은 것을 훑었다.
고동 같은 게 느껴지는 것이 신기했다.

' 기분 좋으려나? '

평소에 야한 걸 본 적도 없고, 경험도 없다 보니 그의 기분이 어떨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사령관이 자신의 것을 핥아준 게 기분 좋아 따라하고 있었을 뿐이다.

" 읏······♡ 나, 뭔가 이상한 기분······♡ "

그러나 드라코 쪽은 슬슬 참기 어려울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언젠가부터 호흡은 흐트러져 있었고, 저도 모르게 허리를 튕기고 있었다.

애가 탄다고 해야할까.
배 부분 아니, 배 근처가 간질 거리는 것이 참을 수 없는 기분을 느끼게 해줬다.

그런데 무엇을 참을 수 없는 거지?

" 사령관 나······ "

그를 이끌 계획이었으나 더 이상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드라코는 도움을 청하듯 그를 애달프게 불렀다.

아마도 준비는 이 정도면 된 모양이다.



정상위로 자세를 고쳐 잡았다.
아직 삽입 전, 드라코의 좁은 입구에 사령관의 귀두가 닿아 있는 상태였다.

" 괜찮겠어? "

" 응, 이미 한 번 받아들여 봤잖아. 그때보단 안 아프겠지? "

중요한 순간을 앞두고 있지만 드라코가 짓궂은 농담을 했다.
아니, 농담이 아닌가? 사령관은 무안함에 어색하게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 그를 다독이듯 드라코가 손을 깍지 껴 잡아주었다.

" 괜찮아, 사령관. 아까 말한 거 기억나지? 이번엔 전부 받아줄테니까─ "


" ─와줘. "


드라코와 손을 맞잡은 상태로 사령관이 허리를 움직였다.
이미 한 번 자신의 것이 들어갔던 드라코의 안이었지만 여전히 버거울 정도로 좁고 구불거렸다.

" 악, 아윽···! "

드라코가 신음했다.
느껴서 신음한 것 같지는 않았다.
충분히 풀어 놨다고 생각했는데 완전히 받아들이기엔 부족했던 모양이다.

사령관은 급히 허리를 움직여 자지를 빼내려고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드라코가 그의 허리를 다리로 감싸 안았기 때문이다.

" 드라코······? "

" 싫어어엇······가지마, 안아줘. "

눈물이 맺힌 눈으로 호소하듯 그에게 말하는 드라코.
지고 싶지 않을 때면 나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사령관은 두 팔 벌린 드라코의 품으로 파고 들어가 그녀를 안아주었다.

" 멈추지 말아줘. 나도 사령관에게 어울리는 여자가 되고 싶단 말이야. "

남들에겐 자신감 넘치고 인텔리 한 모습을 강조해 보여주는 드라코였지만 침대 위에선 달랐다.
자신의 잘난 부분을 뽐내기보단, 그와 함께하길 바란 것이다.

" 물론이지. "

사령관은 그녀가 적을 할 수 있도록 자지를 삽입한 상태로 움직이지 않고 그녀를 꼬옥 안아주었다.
조금이나마 아픔이 나눠지길 바라면서.

······

시계의 초침이 한 바퀴 돌아갔다.
자신의 안을 찢을 듯이 채우던 불막대의 통증이 다소 잦아들었다.

고통스럽다. 허나, 행복하다.
아픔을 느낄 때, 자신을 꼬옥 안아주는 이가 있다는 사실이.

" 사령관. "

그를 위해 보답하고 싶었다.

" 이제 괜찮아. "

그에게 모든 것을 주고 싶었다.

" 마음대로 해줘. "

사랑하는 이에게 전부를 받치고 싶었다.

드라코의 허락이 떨어지자 사령관이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구불구불하고 끈적한 자신의 안을 그가 휘젓자 그의 움직임에 맞춰 숨을 토해냈다.

" 흐응, 하아···♡ 하으윽······♡ "

하복부에서 느껴지는 얼얼한 통증은 아직도 남아 있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표현하기 힘든 쾌감 또한 있었다.

뜨겁고 단단한 그러면서 사랑스러운 무언가가 제 속을 휘저을 때마다 신경이 붕 뜨는 기분이 들었다.

드라코의 육체는 처음 느껴보는 감각에 어찌할 줄 몰랐다.
하지만 정신은 달랐다.

사랑하는 이와 연결되어 있다는 그 기분은 그 어떤 상황보다 그녀를 감격스럽게, 그리고 안심되게 해주었다.

" 사, 사령···앙♡ "

어느덧 그의 움직임이 변했다.
천천히 조심스럽게 움직이던 그의 허리는 좀 더 깊고, 좀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아기방의 끝을 때리는 그의 귀두를 느끼며 드라코는 힘겹게 입을 열었다.

" 키스, 헥, 헤우-♡ 키스해줫♡ "

그는 드라코의 요구를 기꺼이 들어주었다.
그러면서도 움직임은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더 빨라졌다.

" 흡, 츄릅···후에···후아하♡ "

불과 몇 분 전까지 했던 순수한 키스를 덧씌우듯, 두 사람은 입 밖으로 혀를 내민 상태로 혀를 얽혔다.
숨을 쉬고 있는 건지, 침을 삼키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드라코는 정신이 몽롱해지는 것을 느끼며 제 몸이 자신의 제어를 벗어나고 있음을 느꼈다.

찌걱찌걱 쯔북, 쯔부북-

물에 젖은 살이 힘껏 부대끼는 부끄러운 소리가 방안을 가득 채우고,
신경을 태워가며 흐르는 쾌감이 드라코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의 등을 안고 있던 드라코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찌릿, 찌릿-
머리속에서 정제되지 않은 쾌감이 튀어 오르다 이윽고,

" 윽! "

자궁안을 가득 채우는 백탁액처럼 머릿속을 새하얗게 만들었다.

" 헤윽···헤으응······♡ "

드라코는 엉망이 된 얼굴로 멍한 눈을 보였다.
사령관의 허리는 꺼져버린 발전기처럼 점차 느려지더니 멈추었다.

두 사람은 그렇게 호흡을 되찾아 갔다.
맞잡은 손을 놓지 않은 체 여운을 느끼는 것이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거사를 끝낸 두 사람은 침대에 평온하게 누워 있었다.
드라코는 그의 팔을 베고 누워 있고, 그는 드라코를 제 품에 안아든 상태였다.

" 감상은······? 좋았어? "

" 두 말하면 입아프지. "

" 어, 그럼 제대로 듣고 있어야겠네. 으, 내가 좀 많이 요구했나? "

" 그런 뜻이 아니지만······. 뭐, 좋았어. 엄청. "

결과적으로 드라코는 이번 일을 계기로 크게 변하지 않았다.
사령관 역시 마찬가지다.
그녀를 대하는 태도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허나, 마음 가짐엔 차이가 있었다.
사령관의 마음은 고요한 호수처럼 평온하게 찰랑였다.
그 어떤 불순한 것도 없는 고요하고도 투명한 호수다.

드라코의 마음 또한 마찬가지다.
다만 그처럼 평온하진 않았다.
그의 마음이 호수라면 그녀의 마음은 이무기와 같았다.
호수를 무척이나 사랑해 용이 되기를 포기한 이무기 말이다.

" 사령관? 입 아플텐데 부탁하나만 해도 돼? "

" 그러니까 그거 아니래도. 그나저나 무슨 부탁? 키스? "

" 그, 그것도 좋지마안······ "

드라코의 얼굴이 다시금 달아올랐다.
이미 알몸이고 뭐고 다봤는데 아직도 이런 걸로 부끄러워 한다니.
이런 천연스러운 모습이 참 귀여웠다.

" 그, 사랑한다는 말···말이야.

" 음, 드라코가 먼저 해주면. "

사랑한다는 말은 얼마든지 해줄 수 있었다.
하지만 기왕 한다면 서로에게 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또, 그녀의 진심을 다시금 보고 싶었다.

" 으, 정말······어쩔 수 없네. "

다른 누구도 아닌, 사랑하는 아내의 진심을.

" 사랑해, 사령관. "

아름다운 밤이다.
오늘 만큼은 두 사람을 위한 밤이었다. 

───내 아내는 스틸 드라코, 끝




장시간 작성하던 저희집 드라코의 이야기가 끝났습니다.
모든 건 저 대사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제발 내 사랑을 알아차려줘 철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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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편은 특히 쓰기 어려웠네요.
몰입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노력해서 꾸역꾸역 썼으니 재밌게 봐주세요.

피드백은 언제나 감사합니다.
그리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