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벤치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며 담배 한모금을 빤다


몇년 전까지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우리 모두가 꿈꿔 왔던 풍경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철의 교황이니 왕자들과 철충들, 펙스에 늙은 망령들과 그들을 따르던 레모네이드, 심해속 별의 아이들 역시 이 지구상에서 사라졌거나 모조리 굴복했다, 그렇다 길고 긴 전쟁끝에 평화가 찾아왔다. 


쨍쨍한 햇빛에 화창한 날씨에 뭐가 그리 즐거운지 떠드는 한무리에 브라우니와 레프리콘들, 나를 도끼눈을 하며 처다보고 가는 안드바리 , 정신없이 전화하며 뛰어다니는 유미...


모두가 바라던 일상이지만  이 평화가  영원할까 하는 불안을 도저히 떨쳐낼 수 없다.

생각에 빠져 입에 문 담배를 다 태워 갈때에 쯤 나를 나만의 세계 속에서 꺼내준건 눈앞에 들어온 거대한 가슴


가슴? 


" 지금 공공장소에서 뭐하는 거에요!!??"


오르카호에서 자주 듣던 명랑한 목소리와 함께 호루라기 소리가 귓가를 찌른다, 가슴에서 천천히 시선을 올리자 선물로 준 산책용 목걸이와 함께 익숙한 얼굴이 들어온다 켈베로스 11번 


"아 미안...켈베로스"


"안드바리씨한티 신고받고 온거라구요, 정말 시대가 어느 때인데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는 거에요? 에티켓도 모르고 있는 건가요?"


'안드바리녀석이 자원을 제조로 꼴박 할때 눈모양을 할 때 진작 도망갔어야 하는데...' 


 오르카호에서 자원을 낭비하면  보였던 모습을 떠올리며 황급히  담배를 비벼서 끄고 켈베에게 '이제 문제없지?' 하는 표정을 짓고 그녀를 처다 봤지만 아직도 날 무섭게만 처다 보고있다.


"왜? 담배 불 껏다고?"


"담배 꽁초는 쓰레기통에 !! 담배꽁초 무단투기는 참치 5개라구요!! 빨리 치워요 길빵충 극혐!! "


생각했던 변명거리를 내뱉을려 했지만, 

촙메이커를 잡고있던 손에 점점 힘이들어가고 있는걸 보고선  발밑에 꽁초를 집어들어 쓰레기통에 집어 넣었고  그제서야 켈베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볼 수 있었다.


" 이번만 봐주는 거에요, 다음 부터는 확실하게 벌금도 받을 꺼라고요 흡연은 지정 구역에서만! 아 옆에 앉을께요?"


"그래 그래  시티가드가 이렇게 땡땡이 쳐도 괜찮아?"


" 이미 사악한 범죄자를 막았으니 문제 없다구요 뭐하고 있었어요?"


"계속 이렇게 평화로울까 고민하고 있었어" 


"철충도 펙스도 별의 아이도 없는데 쓰잘데기 없는 걱정이에요 헤헤" 


" 그러게...   넌 산책하고 있었어?" 


다른 켈베들이 힘이빠져서 늘어져도 꿋꿋이 버티며 나를 탈진 직전까지 괴롭히던 녀석이기에 분명 그렇게 생각했다 


" 아뇨 전 산책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에요 힘들잖아요." 


" 오르카호에서는  하루 종일 산책 했잖아??"


잠시 그녀가 목걸이를 잡고 아무말도 없다 조금 슬픈 표정을 지으며 나를 다시 쳐다 보았다


" 그러게요 ... 사령관과 함께할때는 분명 즐거웠는데, 조금 이라도 함께 하고 싶었는데 헤헤" 


잠시 침묵이 흘렀고 침울한 표정을 짓던 켈베가 언제 그런 표정을 지었냐는듯 함박웃음을 지어주며 자리에 일어섰다. 


" 그럼 이만 여러분의 친구 시티가드는 그만 가볼께요~ 


다음에 또 봐요 고민하는 이상한 브라우니씨 " 


나 역시 웃으면서 그녀에게 손을 흔들어 주고 다시 담배를 물었다다, 그래 켈베가 미친게 아니다.

나는 오르카호를 이끌던 사령관이 아니라 지금은 그저 브라우니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