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나앤은 정장이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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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카 패밀리는 보스의 색인 회색을 제외하면, 정장이 어떤 색이든 마음대로 입을 수 있다. 고로 나이트 앤젤이 붉은색 정장을 자주 입은 것도 그녀의 직책에 맞아서 입은 게 아닌, 그저 그 색이 마음에 들어서 입은 것이다. 나이트 앤젤은 패밀리의 해결사고, 일을 할 때, 폭발물을 쓰기로 유명했다. 그렇다고 그녀가 폭발에 희열을 느끼는 변태는 아니였다. 그건 상관인 메이 쪽이었고. 그녀는 메시지를 확실히 전할 방법을 찾다 고른 쪽에 가깝다. 다만 메이의 오른팔은 나이츠 앤젤이고, 메이가 했던 일 혹은 말 중 일부가 나이트 앤젤이 한 것처럼 소문이 났다는 건 그녀는 모르고 있었다. 


나이트 앤젤은 양복집에 걸린 정장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이걸로 10번째 양복점이건만, 이번에도 붉은색 정장은 보이지 않았다. 사실 그녀도 양복점에 갈 예정은 없었다. 다만 패밀리의 해결사는 악명을 쌓기 좋은 직업이고, 악명은 곧 습격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실제로 오늘 아침에도 다른 패밀리에 사주받은 갱들에게 습격받지 않았는가. 물론 습격한 인원은 별 볼 일 없는 어중이떠중이였고, 다친 곳도 없었다, 대신 정장 여기저기에 피가 묻었고, 재킷의 앞 단추가 다 떨어졌다. 피가 셔츠까지 묻지 않은 게, 불행 중 다행이겠지만 오늘은 패밀리 회의가 있는 날, 메이의 측근인 자신이 빠질 수 없는 일이기에, 그녀 나름대로 묻은 피를 지우려고 노력했으나 실패했고 회의가 끝난 뒤, 상관인 메이에게 온갖 욕이란 욕은 다 듣고 새 정상을 사라고 적잖은 돈까지 받았다, 나이트 앤젤은 그날 처음으로 휴일이 아닌 날에 패밀리의 업무에서 제외되었다. 사실 패밀리에 들어온 날부터 휴일에도 쉬지 않고 일했으니, 인생 첫 휴일이나 마찬가지였다. 


나이트 앤절은 20번째 양복점에서 붉은색 정장을 찾았다. 그 정장은 고급 양모로 만들어졌으며 촉감도 마음에 들었다, 다홍색 정장은 나이트 앤젤에게 아주 잘 어울렸다. 어깨는 딱 맞았고, 재킷의 옷깃은 셔츠와 공백 없이 딱 붙었으며, 허리는 약간 여유가 있었다. 그녀는 이 정장이 마음에 들었다, 직원이 건네준 가격표는, 전에 입던 싸구려보단 비쌌지만, 메이가 준 돈으로 계산하지 못할 정도로 비싸지는 않았다. 나이트 앤젤은 노란 넥타이도 같이 계산하고 가게 밖으로 나왔다.



`이제 뭘 하죠?`



손목시계를 보니 어두워지려면 아직 멀었다, 나이트 앤젤은 공원 벤치에 앉아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 한 모금 마시고 내뱉었다. 처음엔 진한 회색이었던 담배 연기가 하늘로 올라가며 연해지더니 이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렇게 한가롭게 있는 건 처음이었다. 평소라면 일을 할 시간이었다. 생각해보니 패밀리 들어온 순간부터 쉴 틈 없이 일했다. 심부름, 밀주 유통, 보호세 갈취 온갖 일을 하다, 메이의 눈에 띄어 해결사가 되었다. 해결사가 되고 나서도 사보타주, 폭탄 테러, 요인 암살 등 쉬지 않고 일했다. 어쩌면 이제 슬슬 마음의 여유라는 걸 가져야 할 때일지도 모른다. 실피드와 언니가 말했던 것처럼 자신을 꾸미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아님 지니아나 밴시처럼 고급 레스토랑을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모른다. 레이스는 혼자 영화나 책을 읽는 걸 보니 함께 어울리는 것도 즐거울지도 모른다. 그리고 메이는 ... 메이는 제외하자. 일이라면 몰라도 일상 생활까지 엮이는 건 싫다. 



'뭐, 시간도 많으니까, 그건 천천히 생각할까요?'



나이트 앤젤의 다 타버린 담배꽁초를 던지고, 일어서려다. 배에서 통증을 느꼈다. 손으로 대보니 피가 묻었다. 나이트 앤젤이 반응하기 전에 이번엔 어깨에서 통증이 느껴졌고, 다음엔 전신에 통증이 느껴졌다. 피가 셔츠와 보도블록을 붉은색으로 물들인다. 그날은 나이트 앤젤의 첫 휴일이자, 마지막 휴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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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프리콘은 참전 군인이었다, 그리고 한때 애국자였고. 적어도 참전 수당을 받기 전까진, 그녀가 속한 부대는 대전쟁 중인 유럽 땅을 가장 먼저 밟은 미군 부대였고, 기관총 사수였으나 나중엔 BAR를 쐈으며, 뭣 같은 짬밥을 먹고, 뭣 같은 참호에서 오른쪽 다리를, 제리의 가스 때문에 왼쪽 눈을 잃었다, 그런 그녀에게 돌아온 참전 수당은 고작 60달러였다. 너무나 적은 돈이었다. 심지어 일하려고 해도 아무도 한쪽 다리가 없는 사람을 원하지 않았다. 물론 큰 공을 세워 명예 훈장까지 받았다. 하지만 훈장이 있다고 해서 식당이 밥을 공짜로 주는 건 아녔고, 그래봐야 훈장 있는 장애인이었다. 결국 그녀는 범죄에 손을 뻗어 오르카 패밀리의 행동 대장 중 한 명이 되었다. 전쟁에서 얻은 경험과 교훈은 범죄 생활에 꽤 많은 도움이 되었다.


시계를 보니 슬슬 일하러 갈 시간이었다. 레프리콘은 옷장에서 검은 정장을 꺼내 입었다. 그녀의 정장은 아버지에게 선물로 받은 것이었고, 레프리콘이 평소 입던 옷보다 치수가 컸기에, 입으면 마치 아버지의 정장을 입은 어린애처럼 보였지만 그래도 작은 무기나 추가 탄창을 숨기기엔 아주 좋았다. 



`그러고 보니, 언젠간 말해야 할 텐데...`



레프리콘의 아버지는 그녀가 어디 사무소에 취직한 걸로 알고 있다. 사실 그 어떤 부모가 자식이 마피아 패밀리에 일하고 있다고 생각할까. 어디 번듯한 직장에 다니고 있겠거니 짐작하겠지. 만약 그녀의 아버지가 사실 그녀는 마피아 패밀리의 행동 대장이고 매일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스릴을 느끼며 살아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아마 놀라 자빠질지도 모른다.



`일단, 나중에 생각하죠...`



평소에 입던 하늘색 셔츠 대신 하얀 셔츠를 입고 마음에 든 허리띠 대신 멜빵을, 넥타이는 언제나처럼 검은색을. 그리고 물 대신 비싸고 독한 위스키 한 모금. 사람을 죽일 땐, 맨정신보단 약간 취한 상태가 더 도움이 되니까.


나이트 앤젤이 죽었다. 적대 패밀리인 펙스에 의해 살해당했다. 보스의 측근들은 벤데타를 원했고, 보스는 그걸 수락했다. 그리하여 나이트 앤젤 암살 작전을 짠 레모네이드 오메가를 해결사들이, 실제로 실행한 인원은 행동 대원들이 처리하게 되었다. 실행 날짜는 오늘이었다. BAR을 넣은 기타 케이스를 들고 밖에 나가자, 브라우니가 차를 도로에 댄 채,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남색 정장을 입고 있었다. 치수를 잘못 쟀는지. 조금 몸에 꽉 껴 보였다. 레프리콘은 문을 열어 차에 탔다. 그리고 펙스의 구역으로 향했다. 



"솔직히, 짭새에게 총 맞을까 봐 불안함다."



브라우니가 말했다.



"짭새에겐 뇌물을 먹였으니, 움직이지 않을 거예요. 브라우니."


"하지만 안 통하는 짭새가 있지 않슴까, 그런 년들이 움직일까 불안함다."


"그런 년들이 진작에 이 도시를 떠났거나 바다 밑에 있어요. 브라우니."


"게다가 저희가 가는 곳은 펙스 구역이고, 거기 짭새는 펙스 쪽 뇌물을 먹지 않슴까..."


"그런 건, 보스가 사전에 처리했다고 하니까, 운전이나, 똑바로 하세요."


"힝."


"슬슬, 펙스의 구역에 도착하니까, 안전 운전 부탁드려요."



브라우니의 차는 어느 피자집 앞에서 멈췄다. 주변엔 브라우니와 같은 모델의 차가 5대 정도 서 있었다. 전부 오르카 패밀리의 차였다. 피자집 안에는 어느 여성들이 서로 이야기 중이다. 전원 흰 정장에 완장과 파란 모자를 쓴 걸 보니, 펙스 쪽에서 일하는 년들이고, 나이트 앤젤을 죽인 녀석들이다, 술에 취한 건지 아님. 약에 취한 건지, 그 년들은 레프리콘 일행을 눈치채지 못했다. 



'저런 머저리들에게 나이트 앤젤 씨가 당했다는 믿기지 않는데, 뭐, 어쨌든 우리야, 더 쉽게 복수하고 좋지.'



레프리콘이 내리자, 딴 차들의 문도 열리며 패밀리의 행동 대원들이 나온다. 전원 손에 총을 들고 있다. 몇몇은 화염병이나 수류탄을 들고 있다. 레프리콘도 기타 케이스에서 BAR를 꺼낸다. 조정간은 연발, 맨 앞 모자를 벗은 여자를 조준하고 당아쇠를 당긴다. 총구에서 빠져나온. 7.62mm가 창문을 깨고 여자를 마치 수프 깡통마냥 박살낸다. 그걸 시작으로 다른 패밀리들도 방아쇠를 당겼고 몇몇은 화염병과 수류탄을 던졌다. 피자집 안에 있던 사람들 모두 피를 흩뿌리며 쓰려졌고 다신 움직이지 못했다. 레프리콘과 패밀리 일원들은 오르카 패밀리의 구역으로 돌아갔다. 누구든 오르카 패밀리를 엿 먹이면 대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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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오메가는 기분이 좋았다. 적대 세력인 오르카 패밀리를 엿 먹였고, 병원에서 회장님의 회복 소식을 들었다. 심지어 이번에 손을 댄 신종 마약으로 인해 꽤 짭짭한 돈을 만졌다. 이날은 오메가에게 있어 완벽한 날이었고 그렇게 끝났어야 했다. 누군가 뒤에서 후려치기 전까진... 정신을 차려보니, 낮선 천장 안이었다. 자신의 팔, 다리는 묶여있었다.



"운전을 험하게 했는데, 이제야 정신을 차리네, 어제 느그 회장이랑 떡 치느라, 수면 시간이 부족했나 봐?"



앙칼진 여자의 목소리, 목소리가 들리는 쪽을 고개를 돌리니 붉은 트윈테일에 붉은 정장을 입은 여자가 오메가를 쳐다보고 있고, 주변에 총을 든 호위 병력이 그녀를 지키고 있었다. 



"ㅁ... 메이"


"하, 뭐야, 내 이름을 알고 있네?"


"네년의 계획, 때문에 회장님이..."


"어차피 오늘내일하는 노땅이잖아?, 우린 그저 좀 더 빨리 보내주려고 한 것뿐이라고. 뭐 폭약 계산을 잘못해서 한 방에 못 보내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상관없어, 이번엔 확실히 보낼 거고 덤으로 너도 갈 테니까."


"무슨 말을... 하..."



오메가가 말을 마치기 전에 메이 옆에 있는 호위 중 한 명이 오메가를 개머리판으로 후려진다.



"상대 조직의 해결사가 할 일은 하나잖아?, 그거 하나 모르면서 이 바닥을 어떻게 살아온 거야?"



메이가 오메가를 비웃는다. 오메가는 어떻게든 더 살아보기 위해 발버둥친다.



"뭐, 아무래도 좋아. 자, 빨리 처리하자."



호위 인원들이 무언가를 들고 온다. 다이너마이트다. 그 다이너마이트를 오메가의 목구멍에 넣은 뒤 불을 붙이고 돌아갔다. 오메가는 어떻게든 끄려고 했으나, 화약이 묻은 심지는 콧김이나, 혀의 침으로 쉽게 꺼지는 게 아니다. 이 날은 오메가 최고의 날에서 최악의 날로 끝났다. 적어도 펙스의 회장보단 빠르고 화려하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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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카엔은 보스가 명령한 일을 끝마쳤다. 꽤 힘든 작업이었다. 보스가 암살팀을 붙어주지 않았다면, 감히 시도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카엔은 대충 세수만 하고 집 앞 카페로 향했고, 거기서 커피와 샌드위치를 시켰다. 카페의 라디오에선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뉴스에선 어제 산 속 작은 병원에서 일어난 화재 사건을 다루고 있었다. 아나운서는 그 병원이 사실 펙스 마피아가 운영한 병원이었고, 의사, 직원, 간호사 전원 펙스 마피아였으며, 행방불명이었던 펙스 패밀리의 수장인 "회장"의 시체가 이 병원에서 발견되었다고 보도했다. 카페 안에 있던 사람들이 "잘 죽었다." "너무 편하게 갔다." 등등 떠들었지만, 카엔에겐 상관없는 이야기였다. 카엔에게 가장 중요한 건 보스의 명령이었으니까. 카엔은 보스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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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후의 희망이자, 만인 모두에게 사랑받으며, 무적의 용에게 세일러 복도 입힐 수 있는, 아무튼 좋은 칭호란 칭호는 다 갖다 붙여도 되는 사령관은 어느 날 탈론튜브를 보다 생각했다. 영화를 찍고 싶다고... 아주 격렬하게 영화를 찍고 싶다고... 그것도 마피아 영화를... 솔직히 아이돌 공연도 했겠다. 안될 일도 아니지 않는가? 고로 그는 회의에서 주장했다. 영화를 찍자고, 자신의 만족감을 채우기 위한 걸 들키지 않기 위해, 프로파간다라 주장하며... 그리하여 오르카 호는 영화 촬영을 하게 되었다. 줄거리는 정의의 마피아 패밀리, 오르카 패밀리가 사악 그 자체인 펙스 패밀리를 몰락시키고 행복하게 산다는 느와르에 맞지 않는 줄거리에 고증에 맞지 않는 무기나 차량이나 옷이 등장했으며, 최종 퀄리티는, 20세기 고전 영화였지만... 


오르카의 모두가 촬영하는 내내, 즐거워 했으니 대성공이나 다름 없었다. 촬영 도중, 펙스 패밀리를 연기할 인원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과 촬영 구역을 찾는데 문제가 있었다, 전자는 오드리와 보련을 중심으로 한 분장팀이 후자는 마키나와 아자즈를 중심으로 한 기술팀을 투입해 해결했다. 사령관은 자신이 만든 영화 때문에 행복했고, 촬영 및 도움 그리고 출현한 모든 바이오로이드는 "개인적인으로 받게 될 포상"을 생각하니 행복했다. 마치 동화처럼 모두가 행복해졌다. 


촬영에 도움 및 출현한 모든 인원들에게 "개인적인 포상"을 줘야했던 미래의 사령관은 과거의 사령관과 이 영화를 보게 될 펙스 상층부 쪽은 빼고, 어차피 내일 일이고 미래의 일이었으며, 사령관은 약속을 했고, 펙스는 저런 취급 받아도 할 말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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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하게 재업, 분량을 추가하고 전개를 약간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