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변찮은 가구도 없이 치수도 안맞아서 꾸깃꾸깃 끼워넣은 노란장판 단칸방.



창고에서 먼지털고 가져온 낡은 담요 깔아놓고



휴게실에서 타온 인스턴트 커피를 텀블러에 고이 담아 왔는데



아뿔싸 큰맘먹고 준비한 고급제과점 케이크에 꽂을 초가 없네



두리번 두리번 



먼지 쌓인 찬장너머 보이는 촌스러운 저 빨간초.


임이보고 비웃으랴 걱정하며 


포장지에 딸려나온 리본하나 머리위에 씌우니


이곳이 천국이오.


내가 선물이오.


노나먹는 이 케이크 만찬이 따로 없다.